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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인식이 만들었던 고립된 공간에 감추어졌던 소중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축 : 여수 애양병원 한센기념관 





약 5년 간의 광주생활을 정리하고 잠시 고향에 내려왔다. 광주에 있을 당시 꼬박꼬박 읽어 보았던 SPACE 2015, 10월호 중 특집 기사로 다루었던 김종규 건축가의 작품 중 여수에 있는 한센기념관을 여수에 있을 때 한 번 다녀오기로 했다. 여수지역 사람들에게 애양병원에 관한 인식은 과거에는 한센병 치유를 위한 병원, 현재는 피부나 인공관절 수술로 명성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의학적 명성만큼이나 건축적 가치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그 큰 이유로는 접근성으로 꼽고 싶은데 거리가 생각보다 멀다. 여수공항 활주로를 'ㄷ'자로 둘러가면 나오는 감추어진 동네에 애양병원은 여수에 이런 곳이 있었어? 라고 궁금증을 폭발 시킬 만큼 아늑하고, 풍경 또한 일품이었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의 답사였지만, 따스한 빛이 스며들어와 더욱 포근했던 한센기념관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짧게 애양원을 소개한다면, 한국 최초의 한센병 치료 병원으로 20세기 한센병사를 증언하는 역사의 현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회로 부터 버림받았던 한센병 환자들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인간다운 존엄성을 회복해 간 흔적들과 함께 근대 의료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곳이다.




ⓒ 여수관광문화 흠페이지


이번의 리노베이션 이전에 애양병원 역사박물관의 형태이다. 유리벽을 통해 기존의 재료를 가리지 않고 투과시켜 박제의 형태로 건축물이 보존되었던 걸로 추측된다. 철분함유량이 많은 유리여서 인지, 푸른 빛에 의해서 어두컴컴하게 보여서 미관적으로는 좋아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유리를 제거하고 건축물 본연의 모습을 자연에 그대로 노출시켰다. 왜 이렇게 붙였다 떼내었다가를 할까? 그 이유는 이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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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상의 지붕아래 2층 규모의 석조병원 건축물은 1926년에 건립되었으며, 지금은 근대건축물로 지정된 예전 애양병원의 본관이다. 현재는 애양병원의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말끔한 콘크리트와 대조시키며 과거와 현재를 오버랩 시킨다. 새로운 콘크리트 외벽은 캔버스처럼 바로 앞의 나무들의 그림자를 이제 막 한지에 새긴 수묵화처럼 흡수하고 있었다. 더불어 오후 4~5시 사이의 일몰이 촉매제로 작용하며 더욱 진한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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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벽과 수평슬래브의 결합부가 형태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위태롭게 보이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저기 보이는 크랙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정말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캔틸레버 형태지만 사실, 나름 시공적으로나 구조적으로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적으로도 탁월한 최선의 결과물로 나왔다. 바로 밑에 사진을 보면 이녀석들의 역할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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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하늘로 열린 비워진 공간아래 자리 잡은 얕은 수공간과 수공간을 둘러있는 두 개의 공간(카페테리아, 세미나실)은 더욱 차분하게 인위적으로 조직된 새로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미니멀하게 조각낸 풍경은 지형의 단차이용과 함께 건축기능적인 측면으로 어느하나 틈 없이 생성되어 있어서 더욱 풍부해보였다. 나의 리뷰는 수사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 한다면, 정말 절제되어 있으며, 하나의 수사적 표현이 없을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다. 혹시, 다음 방문객들이 갈때에는 수공간에 물도 채워져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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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등고차를 이용해 애양교회, (구)애양병원, 한센기념관 순으로 배치가 되어 있다. 물론 앞선 두 개의 건축물은 기존에 존재했고 마지막으로 자리잡은 한센기념관에 대해서 배치는 상당히 배려가 있어보인다. 앞선 두 개의 건축물의 풍경을 담아내려고자하는 자세는 경사가 시작되는 초입부 메인 입구를 통해서 소화해내었으며, 그 대신 새로운 건축물은 배치의 축선 상에서 튀거나 돋보이려는 자세보다는 질서를 선택한다. 마치 개념있는 군대후임을 만난 그 느낌이랄까? 동선을 연결하는 방식도 기존 건물과의 관계가 유연해보인다. 이전에 언급한 것 처럼 크게 수사적 어휘로 꾸며내지 않고 절제하고 절제했다. 그래서인지 아쉬웠던 점은... 


우리와 함께 방문했던 다른 단체 관람객들은 역사박물관에서 바로 발길을 돌려 나가 버렸다... 그 이유를 꼽자면 'T'형 건축물에서 꼬리로 뻗은 부분은 사실 어두컴컴하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매력적으로 끌어당기는 것 보다 음침해서 자동적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점이 있다라고, 개인적으로 판단해본다. 아쉬운 점이다. 그 정도로 메인 입구에서 보게 되면 뒤에 한센기념관의 존재감은 업다라고 해도 무방하다. 창문너머로 보이긴 하나 어르신들이 보면 말끔한 콘크리트 벽이구나 착각할 만큼 너무 잘 다듬어 져있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꼬리 부분의 조명과 큐레이팅을 조금 수정하면 어떨까? 라고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마치 회랑처럼 보이는 복도는 전이의 과정으로 새로운 풍경으로 인도하는데 이 곳에서 맞이하는 기념관은 음각으로 조각된 건축물을 조망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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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침투한 하야안 기운 애양병원 역사박물관 내부


애양병원 역사박물관에는 그 동안의 애양병원의 발자취과 더불어 한센인 환자들의 기록들이 엄청난 양으로 전시가 되어있다. 공간에 비해 너무나 많아서 인지 사실 차분하게 순서를 따라가 흐름을 읽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 방문목적이 단순히 호기심과 관심정도 였다면, 충분히 이해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금 무서웠기에 내 시선은 최대한 공간쪽으로 돌리려 노력했다. 분명히 용도는 박물관으로 변했는데 예전의 기억처럼 병원을 온 느낌처럼 사진들을 보면 가슴 한 구석이 아파왔다. 또한 공간은 기존의 흔적을 유추하기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 있다.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너무나 많은 데이터를 소화하고 있었다... 이 또한 나에게는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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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되어 있는 행동에 감춰져 있었던 장난끼가 보이는 한센기념관


길게 뻗은 복도를 마주하는 풍경은 몇 조각의 콘크리트들이 무언가 이유가 있어보이는 포지셔닝을 하고 있으나 단숨에 알아차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ㄷ'자의 전시관 배치에 살짝 각을 틀어놓은 정사각형의 매스는 동선이 중첩되는 로비와 비슷한 공간의 조형적 요소를 더해준다. 하지만, 문이 닫혀져 어떠한 공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궁금했었다. 또한, 기념관은 애양병원에서 명의들이 행해 온 여러가지 수술기술들이 마치 건축가로 빙의해 이 곳에서도 수술을 해놓은 것 처럼 재미난다. 물론 비정형과 새로운 파사드를 원하는 이들에게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 노을을 흡수한 콘크리트와 그늘로 생긴 음영으로도 사실, 이 곳은 풍부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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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있고, 핏한 수트와 함께 포인트를 어떻게 줘야하는지 아는 중후한 60대의 기운이 느껴지는 건축


영화 '인턴'이 생각이 난다. 영화 속 로버트 드 니로의 농익은 연기만큼이나 그의 마인드와, 그 안에 녹아있는 정체 모를 멋이 이 곳 또한 담겨져 있다. 자로 잰 듯한 콘크리트의 형태들은 처음 보는 장면들이다. 의장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거리감이 있는 이유 있는 치수와 질서는 오래간만에 원초적인 감성을 선사한다. 누군가에게 감동의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기 보다 평소의 건축관을 어김없이 보여주는 모습인 것 같아 더욱 차분하게 보인다. SPACE 2015, 10월호에도 나왔지만, 건축가 김종규의 작품들은 거의 다 이런 모습일 것 같다. 절제 속에 담긴 미학찾기를 퀴즈내듯 곳곳에 설치해두었다. 


매너 있고, 핏한 수트와 함께 포인트를 어떻게 줘야하는지 아는 중후한 60대의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을 "오 멋지네, 간지난다."라고 지나갈 것인가? 아니면, 한 번쯤 대화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선택해야 될 부분이지만, 적어도 이 곳에서의 대화는 나에게 정말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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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좋은 건축물들을 보면 참 다양한 감정과 복잡미묘한 생각들이 들었다. 그 기억들을 잘 정리해서 메모해 두는 편인데, 이번에는 오히려 가깝기에 더 멀게 느껴졌었던 내 고향 여수에 있는 건축물을 답사하며, 이 곳에서는 그 많은 감정들을 수반할 필요없이 한 줄 평을 정리가 되었다.


"빛과 그림자는 미니멀리즘의 최고의 재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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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0Fany 트랙백 0 : 댓글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