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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밤과 함께 이번 일본건축배낭여행의 짧은 일정이 끝을 보인다. 물론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곳과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의 특별한 경험들은 결국 다시 한 번 재방문을 기약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와지섬에서 나와 오사카로 향한다. 이번 여행이야기로는 많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도시에 이제 막 적응하려던 시점에 대도시로 다시 버려져... 우리는 길을 잃었다... 그리고는 몇시간을 길에서 보냈고, 계획과 많 틀어졌지만,  여행의 최종목적지 마루젠&준쿠도에서 책을 사는 것은 성공했으니 만족한다. 혼돈의 시작 오사카로 다시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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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8:20_ KUROMON MARKET


오사카 서민의 식탁이라고 불리는 구로몬시장. 시장이 문을 닫기 전에 저렴하게 참치회와 고베규를 먹기 위해서 호텔도 이 곳과 가까우면서 최고의 번화가 '도톤보리'와 인접한 곳에 예약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고베에서 기차역을 잘못찾아 오사카에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으며, 우리의 참치와 고베규는 셔터문으로 닫혀있었다. 많은 상점들이 슬슬 문을 닫고 있는 중에 얼추 우리랑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외국인의 표정 또한 마치 우리의 모습을 거울로 보는 듯 했다. 그래도 역시나 유명한 시장이라서 그런지 꽤 역동적인 시장이이었다. 요즘에 나이와 함께 여행의 횟수가 늘어나면서 살짝 비린내도 나고 위생적이지 않더라도 사람의 정이 느껴지는 전통시장을 찾게 되는데, 그 도시를 쉽게 알 수 있는 서민들이 만들어가는 곳이라 많은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오사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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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8:50_ HEPFIVE


구로몬시장에서의 아쉬움을 남기고 세계 최초의 빌딩 일체형 대관람차가 있는 헵파이브를 가기로 했다. 물론 이날은 우리가 오사카 주유패스 1일권이 있어서 이 곳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최대한 노을이 지는 모습을 감상하며 로맨틱한 오사카의 모습을 감상하고 싶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오사카에서 갑자기 길치로 변해버린 나는... 또다시 길을 헤맸다. 결국 찾았지만... 오늘 운행이 취소 되었단다... . 안되려고 하니 모든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이 또한 여행의 매력이겠거니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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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9:10_ UMEDA St.


헵파이브에서 나와 오사카에서 꼭 가봐야되는 우메다 공중정원을 가야했다. 적어도 1일권 주유패스를 유용하게 쓰려면, 우리와 같이 계획하면 안될 것 같다. 오사카성 - 헵파이브 - 우메다 공중정원 정도는 기본적으로 입장료가 무료이면서 장소들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꼭 다녀왔어야 했는데... 우리는 오사카성은 시간이 늦어 못갔고, 헵파이브는 휴무였으며 마지막 희망인 우메다 공중정원을 가기 위해 도착한 우메다역. 또 다시 이곳에서 우릴 기다리는 혼돈의 시간이 다가왔고,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도시의 고층건물밀도가 높았으며 오사카가 이정도면 도쿄는 어떠할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고층빌딩들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어서 우메다 지역에서 가장 높아 보였던 우메다 빌딩은 계속 보이지 않았다. 정말 정신이 나갈것 같았던 우메다. 역은 또 어찌나 크던지... 실내공간도 모두 휴먼스케일을 벗어난 압도적인 긴장감을 나타냈다. 그 도시의 풍경 잠시 감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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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9:44_ KIRIN ICHIBAN GARDEN, JR OSAKA St.


헵파이브에서의 아쉬움을 풀고자 계획상에는 적어두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기린 이치방가든이 눈 앞에 보였다. 기린맥주의 팝업스토어로 최근에 서울에도 상륙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맥주거품을 영하로 얼려 슬러쉬로 갈아내 안그래도 시원한 생맥주 위에 자비없이 올려둬 맥주의 탄산과 풍미를 달아나지 않게 잡아준다. 갈증해소는 물론 스트레스까지 풀렸던 프로즌비어. 실내에는 자리가 없지만, 실외에 스탠딩테이블과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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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0:30_ UMEDA SKY BUILDING


오사카를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꼭 가야하는 우메다 스카이 빌딩의 공중정원. 이번에 알게된 건축가 하라 히로시의 작품이다. 생소한 건축가이지만, 일본 내에서는 유명한 건축가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처럼 보이는 건물들이 길을 걷다보면 한두번 정도는 보게 된다. 건축가 단게 겐조가 그의 스승이라고 하니 조금은 그의 건축어휘가 보이는 것 같다


그가 선호하는 하이테크 디자인은 최초의 리차드 마이어, 노먼 포스터, 렌조 피아노의 느낌과 전혀 상반되는 느낌이다. 미래적 이미지와 일본 전통의 미학적인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설계를 하는 것 같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구글링을 통해 본 건물들을 보면, 이전의 하이테크 건축의 선구자들과는 다소 다른 느낌이다. 정확한 지식은 없지만, 유추해보면 메타볼리즘의 영향을 받은 건축가로 추측된다그러지 않고 이렇게 신기한 디자인을 해내다니... 하기야 스승이 메타볼리즘의 선구자이니 영향을 안받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이 곳은 실내외에서 오사카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실내에서도 다양한 레벨에서 각자 선택적으로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 재미있다. 외부 공간은 마치 우주에 와있는 것 처럼 형광입자들로 복도가 꾸며져 있다. 참으로 독특한 풍경 속에서 이 곳을 제외한 독특할 것 없는 오사카 야경을 둘러본다. 마치 법적으로 정해 놓은 것만 같은 빌딩들의 빛들은 아름답기 보다는 딱딱해 보인다. 멋진 풍경이지만, 건축물의 이질적인 느낌과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신기한 건축물 앞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힘들어서인지, 얼마 안있어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시도조차 못할 것 같은 건물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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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1:45_ MARUZEN & JUNKUDO


유명한 우메다 스카이 빌딩도 찾아서 가는데 거의 40분을 할애했는데 이 서점은 어찌 찾아갈꼬... 했지만, 신은 아직 우리편였다. 22시까지 운영하는데 정확히 15분전에 도착했고, 사고자 했던 책을 찾으려고 서적검색대로 갔지만, 영어는 지원이 안된다. 그래서 직원에게 책의 사진과 제목을 보여주고 기다렸다. 미리 한국에서 제고 파악을 하고 간 상태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고, 점원 또한 5분만 기다리면 가져다 준다니 하...그래도 다행이었다. 그리고 한바퀴 돌아보는데 1층에 비치된 안도 다다오의 서적들... 한칸을 독점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우메다 마루젠 & 준쿠도 서점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다


외관에서는 슬래브와 구조 기둥들이 외부로 노출이 되어있다. 기둥은 마치 나무처럼 보일 정도로 건축경계선을 따라 배열되어 있다. 내부에는 최소한의 기둥과 벽으로 건축물을 지지하고 있다. 서점건물이라 크게 벽들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로 파사드(입면)를 신경쓰지 않아도 창들을 모두 슬래브 끝선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 있으며 외부 동선을 추가시켰고, 불필요한 치장들을 덜어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멋들어 보이지만, 구조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절제된 건축물이다. 이 곳에서 발견한 특이한 점은 건축가의 서적이 눈에 잘 띠는 곳에 비치되어 있었다


물론, 안도 다다오에게만 그 자리를 허락한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일본에서 혹은 오사카에서 안도 다다오의 위상은 대단했다. 오죽하면 노출콘크리트 마감상태만 보고도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작품인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오사카 내에는 많은 건축물들이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나는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건축작품집을 구매했다. 최근에 발매된 책이며, 2015년도까지의 작품을 다룬 건축작품집인데, 역시나 상당히 재미있는 작업들이 내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목표 달성은 했으니, 이제 마지막 밤을 만끽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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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2:45_ DOTONBORI


사진으로 보는 오사카에서 빠지지 않았던 도톤보리. 인공수로을 기점으로 좌우로 펼쳐진 상점들은 서로 경쟁하듯 간판으로 호객행위를 한다. 인공수변으로는 건축물들의 배면이라 거의 간판으로 치장한 것 같다. 그래서 수변을 산책하다보면 마치 홍콩의 골목에서나 볼 수 있는 낡은 건물들이 보이는데 나름 분위기가 조화롭게 어울린다. 이 물이 흐르는 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색이 탁했다. 악취는 나지 않았다. 도시에서 수공간의 역할은 상당한 것 같다. 서울의 청계천도 그러하듯, 인공수로를 따라 걸으며 산책을 하면 빠듯한 도시 속 삶을 살짝 이완시켜주는 기능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심리적인 효과인데, 인간은 태아때부터 물과 친숙한 관계였기에 그런 것 같다. 기대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으며, 늦은 시간까지 운영했던 오코노모야키를 먹으며 마지막 밤을 즐겼다. 알고간 것은 아니였지만, 찾아보니 치보라는 가게인데 맛집이라고 한다. 난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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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25_ OSAKA CASTLE


간사이공항으로 가기전 조금 서둘러서 어제 가지 못했던 오사카성을 가기로 했다. 아쉽게도 시간과 재정상 천수각은 가지 못했지만, 니시노마루 정원에 들어가 잠시 아주 잠시 여유를 즐겼다. 5월이라 그런지 현장학습 또는 소풍과 단체관광객이 어울러져 상당히 복잡했다. 실제로 오사카성을 보게 되면, ...웹상에서 너무 자주 봐서 그런지 크게 감흥이 없었고, 오히려 엄청난 규모의 해자를 보니 더욱 신기했다. 해자를 넘어 보이는 도시의 풍경은 어제 느꼈던 빡빡한 고층빌딩의 밀도를 다른 풍경으로 만들어준다. 서둘러 짐을 찾고 공항으로 향했다. 5일간의 여행은 이렇게 알차면서도 아쉽게 끝났다.




COMMENT


날씨로 인해, 혹은 길을 헤매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여행을 계획한 곳보다 적은 곳을 보고 왔다. 항상 그렇듯... 이제까지 가보았던 유럽이나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오사카에서의 건축물이나 유명하다는 관광지는 도시의 운집된 고층빌딩밀도로 인해 전이감을 상실되게 만들었고, 그래서인지 내 기대와 다르게 실망감을 주었다. 물론 도시의 풍경자체가 비슷한 경제성장을 했던 우리와 묘하게 닮았지만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쉬움을 남긴 여행이었지만, 나오시마여행에서의 즐거움과 추억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짧은 스케쥴이 아닌 조금은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돌아본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도쿄를 가보지 않았지만, 일본의 진정한 매력은 작은도시에서 보여지는 것 같다. 작년에 다녀온 도토리현에서도 느낀 것 처럼 이번 오사카는 나에게 더욱 긴장감을 심어줬으며, 아직도 복잡하다... 


6편으로 연재해본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일본건축배낭여행이라고 지칭했지만, 일반적인 여행과 다르지 않다. 그냥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가? 여행테마를 잡아간다. 나에게는 건축없는 여행이란...아직은 상상해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다른목적의 여행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1편에 기록해 두었던 여행 경로는 나쁘지 않으니 5일정도 오사카와 나오시마를 보는데 유익한 도움이 될 것 같다. 2번의 다음 메인페이지 소개도 영광스러웠고, 스스로도 정리하고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어서 만족한다.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 기대해보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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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간의 나오시마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이제 이누지마 섬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원래 계획은 테시마섬을 들려서 테시마 미술관과 함께 이에프로젝트를 둘러 보고 싶었으나, 지추미술관과 일정로 대체를 하며 테시마섬에서는 내리지 않고 바로 이누지마 섬으로 향했다. 나오시마에서 테시마 - 이누지마로 향하는 페리는 쾌속선을 이용한다. 시원한 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우리는 지금은 폐허가 된 구리 제련소가 있는 섬 '이누지마'로 향했다.



ⓒ BENESSE ART SITE NAOSHIMA



ⓒ BENESSE ART SITE NAOSHIMA


우리는 4번과 15번의 항로를 통해 이동했다. 이 곳에서는 칼같은 시간관리를 하며 여행을 즐겨야(?) 한다. 안그러면, 섬에서 갇히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는 색칠된 시간을 선택해서 이동했다. 이누지마를 나와서 바로 고베로 이동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통해 전날 밤 계산을 했지만 지추미술관도 보고 테시마 - 이누지마를 하루만에 다 둘러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우리 다음스케쥴과 연동해야 했기에... 자세한 배편은 베네세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될 것이다. 



Tip : 테시마와 이누지마를 거쳐서 호덴항을 통해 다른 도시로 이동 할 경우 걱정되었던 짐보관소과 과연 있을까? 라는 의문점이 있었다. 사전조사로 테시마에서는 짐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이누지마에서는 어떠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들이대 정신으로 향했다. 다행이도 이누지마 티켓센터에서 무료로 짐을 맡길 수 있다.  




ⓒ BENESSE ART SITE NAOSHIMA



Tip : 항구에서 내리면 다들 티켓센터로 가서 표를 사고 짐을 보관한다. 그리고 나서 거의 세이렌쇼 미술관으로 향한다. 하지만 우회해서 이에프로젝트를 먼저 보는 것이 오히려 좋다. 뭐 정해진 순서는 없지만, 남들과 반대로 동선을 가보는 것. 그래서 처음으로 "Art House Project" / I - Art House 를 먼저 갔는데 작전은 성공. 우리 앞-뒤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 섬에서 우리는 거의 모든 작품들과 세이렌쇼 미술관은 단 둘이서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고, 작품감상하는데 있어서 몰입도도 좋았었다. 하지만 지도를 잘보고 작은 섬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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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15_ INUJIMA ART HOUSE PROJECT, I-ART-HOUSE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I-ART-HOUSE" 이 섬에 있는 이에프로젝트는 건축가와 예술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현재까지는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가 선정되어 작업을 하였으며, 최초의 작가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이누지마에 거주하며 참여를 해 온 예술가 야나기 유키노리가 작업했다. 이 작품은 유스케 코무라가 작업 한 작품. 내부는 역시나 사진촬영 금지. 허나 협소한 공간에서 굳이 사진을 남기고 싶은 생각도 없고 작품 감상하는데 있어서 넋이 나가 있었던 관계로 굳이 사진에 연연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건축물과 작품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작은 꽃밭인데 봄이라서 그런지 여러가지 종류의 꽃들이 만개를 한 상황이라 아름다웠다. 이 또한 정원디자이너(아카류 헤야)의 작품이었다니... 이 섬에서 대충이라는 것은 없다. 완벽하고 계획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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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33_ INUJIMA ART HOUSE PROJECT, C-ART-HOUSE


역시나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에 의한 전시관이다. 이 곳에서의 건축물들은 고압적이지 않고 마을과 잘 어울린다. 그만큼 마을과도 대화하고 관람객과도 대화할 수 있는 포근한 건축물. 하지만 포근함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일반민가를 개조한 작품들은 구조적 디테일과 함께 오래된 구조물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시간의 켜를 여과없이 보여주며, 긴장감을 유지시켜준다. 이 작품에서는 오래된 목조구조물과 함께 어울려져 있는 해먹과 순수히 계단을 오브제로 사용하며, 마치 수사학적으로 이 곳을 유추해 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리고 현관에는 왠지 마을주민이 키우는 채소밭이 있는데 이런 조화들이 섬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예술과 삶이라는 이야기는 이 곳을 보고 하는 소리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참고로 또래로 보이는 이 곳의 봉사자는 상당히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른 장소에서도 마주치면 인사를 해주는 모습에 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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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40_ NAKANOTANI GAZEBO, LOUNGE


볼록하게 솟은 철판지붕이 만들어 낸 그늘막은 이 곳을 찾는 방문자나 혹은 주민들에게 좋은 휴식장소이다. 축가 세지마 카즈요의 작품이며, 이 곳에서 설치된 토끼모양의 의자도 그녀의 작품이다. 이 의자는 이 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앉아서 휴식을 취해본다. 그리고 이 안에서 대화를 해보는데... 소리가 엄청나게 울린다. 구부려진 철판지붕이 공명현상을 만들어 내며, 마을 곳곳으로 우리의 대화가 퍼져 나갈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불편하다기 보다는 차분하고 조용한 이 섬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이누지마의 주민은 대략 50명 정도. 대부분 75세 이상이다. 잠시나마 그들과 귓속말을 하는 장소로서 알맞는 휴게소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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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40_ INUJIMA ART HOUSE PROJECT, A-ART-HOUSE


천천히 이 곳을 둘러보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나오시마의 지추미술관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의해 작품을 위한 보이지 않는 건축을 했다. 그렇다면 이누지마의 이에프로젝트는 '열린 전시관'을 위한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의 공간에 예술가들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느낌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곳 또한 동그란 아크릴 유리에 담겨져 있는 꽃의 텍스쳐를 내부에서는 360도로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의자는 한 곳을 응시하는 데 이는 지나가는 주민과 같은 관람객을 오버랩 시켜 볼 수 있는 나만을 위한 객석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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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52_ INUJIMA ART HOUSE PROJECT, S-ART-HOUSE


마을의 틈새에 자리잡은 투명한 전시관. 골목길을 통해 연결이 되어있고, 언제 생겼는지도 모를 오래된 가옥들 사이로 한쪽은 물방울, 한쪽에는 꽃잎들이 걸려있다. 결국은 정지되어 있고 고정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진으로 보니 묘한 착각을 일으킨다. 골목길 사이로 마치 향이 퍼지듯 스며드는 물방울과, 꽃잎들... 이질적인 풍경보다는 왠지 모를 낯설음이 마을과 묘하게 닮아 있다. 내가 왜 일본여행을 와서 작은 시골 어촌마을에 와 있는지 그 낯설음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에 이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았을까? 시골이다. 소도시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예술과 문화를 경제적인 자본논리로 회의적 시선으로 바라봤던 우리 사회와는 조금 다른 이 곳에서의 마스터플랜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한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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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57_ FORMER SITE OF A STONECUTTER'S HOUSE


가옥들을 지나 몇 곳의 집에는 부엌이 밖으로 나와있다. 궁금하다...그리고 작은 터가 보인다. 작품이름을 보아하니 예전에 마을의 석공이 살던 집터이다. 섬 곳곳에 흩어져 있던 집주인의 손길이 닿았던 기둥을 모아 그의 집터에 다시 배치시킨 작품. 잠시나마 이 곳이 간직한 역사와 기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얀 패턴의 일부분은 마을주민들이 그렸다고 하는데... 왠지모를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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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04_ INUJIMA ART HOUSE PROJECT, F-ART-HOUSE


이에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곳에는 예술작품보다는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민가를 있었던 자리에 전시관을 만들기 위해 리모델링을 했다. 목구조의 건축물은 부재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데, 그 흔적을 보강하기 위한 일본에서 볼 수 있었던 나름의 보강방식으로 목구조를 재활용한다. 작년에 일본의 전통건축 복원기술자를 잠시 뵐 수 있었는데 내 또래의 청년이 장인과 함께 전통건축을 복원하는 현장에서 본 비슷한 부재들... 존경스럽다. 어느 한 곳에도 못질을 한 흔적 또는 접착을 위한 흔적없이 모든 것을 깔끔하고 정갈하게 보강과 복원 그리고 새로운 방식으로의 건축을 완성해 놓았다. 같은 목재이지만 조금씩 다른 텍스쳐를 통해서 새살을 명확히 표현한다. 내부에서 통하는 두개의 마당공간은 스테인리스로 보이는 철판을 구부려서 동물상과 식물상을 전시해 두었다. 이 작은 건축물에서 세심한 고려와 함께 건축에도 감성이 존재함을 느꼈다. 공간에서 주는 감흥이 아니라 섬세한 마감들을 통한 감흥들... 사진에서 보면 내가 왜 이 장면을 찍었지? 라고 상상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감탄사를 던지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었는데 왠지 이 친구도 건축덕후냄새가 난다. 이리저리 디테일 사진을 담아가는데... 사실 이 곳에서 작품과 공간은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건축이 압도를 해버리는 상황. 가보지 않고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도 건축을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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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와 잔디 그리고 그 경계를 나누는 유럽에서 온 듯한 돌담. 색감이 너무 인위적이지 않아서 편안하게 다가 온다. 돌담을 따라 굴뚝이 솟아 오른 폐허가 된 구리 제련소. '세이렌쇼 미술관'으로 향한다.  



ⓒ WORLDARCHITECTUREFESTIVAL



전경사진이 없으면, 사진이 제한되어 있는 이 곳을 이해하기가 힘들 것 같아서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이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예전 이 곳은 구리 제련소. 1909년 조업을 시작한 오래된 제련소인데, 구리 가격 폭락으로 10년 만에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 이후 일본 근대화의 모순과 역사가 응축되어 있는 이 작은 섬에 산업폐기장이 세워질 계획이었는데 이 곳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예술가 야나기 유키노리의 기획서에 의해 산업폐기장의 계획을 무산시켰다. 그는 "폐허가 가지고 있는 힘, 가능성, 역사, 섬의 자원, 그것을 이용하여 예술의 힘으로 재생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던 베네세 홀딩스의 이사장이자 나오시마 이에프로젝트를 구상했던 후쿠타케 소이치로는 이 섬을 매입했다.

 

그 후 건축가 산부이치 히로시와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폐허의 재생'이라는 예술가의 생각과 '자연 에너지가 일체화 된 미술관'이라는 건축가의 생각을 수렴시키기 위해 그들의 아름다운 노력은 이 곳에 뿌리내렸다. 그들은 자연을 착취해 에너지를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기존의 근대적인 발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혜로운 제안을 하기로 한다. 최종적으로 이 곳의 자재를 예술 작품으로 활용해 건축과 일체화 시키자는 쪽으로 결정했다. 긴시간 동안 건축가와 예술가의 협업이 가능했기에 그들은 경계없는 작업을 통해 더욱 완성도를 높혔고, 건축가와 예술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던 건축적 기능과 예술이 융합된 세이렌쇼가 실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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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처음 이 곳을 왔을 때부터 굴뚝을 상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굴뚝에 치마처럼 유리를 두르면 공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원리로 태양과 굴뚝을 이용해 완전한 자연 에너지만으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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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과 작품을 2주전에 관람했지만, 평면도와 단면도를 보니 꺼진 모니터를 켜지듯 기억이 바로 떠오른다. 신기할 정도로 평면과 단면이 읽힌다. 한층이라서 더 쉬울 수도 있지만, 동선과 공간 곳곳이 모두 작품과 관계를 맺고 있어서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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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50_ INUJIMA SEIRENSYO ART MUSEUM


와보지 않는 이상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는 이곳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없는 곳 '세이렌쇼', 정확히 인간의 감각 중 어느 일부분 만으로 즐기는 미술관이 아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느낄 수 있는 곳. 이곳으로 오기까지 겉은 투박하고 남성미가 넘치는 굴뚝들과 허물어 있는 벽과 담장의 모호한 존재들. 그리고 흩뿌려진 이상한 재질의 벽돌들...일부로 전이를 만들기에는 으스스한 한기가 맴도는 분위기에 끝에 작은 입구가 나오고 안내직원이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고 간단한 설명과 함께 거울에 반사된 빛을 통해 어둠의 동굴 속으로 깊이 들어간다. 


그리고 터지는 작가의 라이트 펀치. 정신을 못차리겠다. 더군다나 우리 둘 밖에 없는 미술관에서 느껴지는 예술의 기운은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이다. 그 이후 이어지는 묵직한 펀치들...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뒤섞여서 작품을 감상하게 되는 야나기 유키노리의 '히어로 건전지와 이카로스 타워' 전시의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 곳이 주는 '장소성'을 주된 이야기로 세이렌쇼는 감각과 감성을 동원해 이리저리 펀치를 날리는데 나로서는 이녀석이 인파이터인지 아웃복서인지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두둘겨 맞게 된다. 


건축물의 깊이와 우아함, 공간의 다이나믹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이거 뭐지?"라고 느껴질 정도의 '건축의 예술화, 예술의 건축화' 모호한 상황 속에서 전시는 깔끔하게 끝난다. 그리고 화장실에서도 계속해서 메시지를 건낸다. "아...어쩌라고!" 관람객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양반들 뭐하는 사람들인지 우리는 이정도로 잘했다. 어쩔래? 너네는 세이렌쇼에 왔다고! 세이렌쇼가 뭐냐고? 뭘 물어 구리 제련소였다니까! 한치의 흐트러짐없는 시퀀스다. 하... 너무 좋다. 이 거대한 작품은 건축이라 불러도 좋고 예술품이라 불러도 좋다. 마지막으로 이쯤에서 다시 궁금해진다. 건축이 예술인가? 인문학인가? 공학인가? 아니면 그냥 건축은 건축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예상치 못한 답변으로 설레게 해준다. 


그 답은 내가 적는 것 보다. 직접가서 느끼고 오는게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알차게 예술의 섬들에서의 여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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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5:40_ HODEN Pt.


이분들이랑은 마치 패키지 여행처럼 함께 다니게 되었다. 물론 의도치 않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면 이런 점도 예술의 섬을 여행하는 관람객들과의 관계맺기를 시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르면 물어보고, 여행계획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문제가 있으면 같이 해결하는 지속적이지 않더라도 잠시동안 여행객들과 알고 지내게 되고 함께 일본을 알아가는 것은 여행이 주는 교훈이다.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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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6:30_ SAIDAIJI St.


우여곡절 끝에 모든 외국인들이 사이다이지행 버스에 탑승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내가 왜 이버스를 타야하는지 모르고 탔다. 우리는 오카야마역으로 가서 신칸센 노조미를 타고 고베로 가야했는데 이버스는 사이다이지역으로 간다. 하지만 우리 뒤에 앉았던 중국인 친구들이랑 의심에 의심, 와이파이 나눔을 통해 정보를 알아내 기차환승편을 알아냈으며, 무사히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국인 친구들은 다시 나오시마로 들어가야 한단다...역시 배편 시간을 제대로 몰라서 이런 경우가 생겼다고 하는데... 역시... 이부분은 나오시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꼭 챙겨야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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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7:06_ OKAYAMA St.


약 10분 정도 기다리고 신칸센 노조미를 탔다. 이제는 도가 텄는지 얼추 시간이 척척 맞아 들어간다. 퇴근시간이랑 맞물려 자유석에 앉지 못했지만, 그래도 서둘러 기차를 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늘 하루는 정말 피곤했다. 




COMMENT


여정이 길었던 만큼 이날은 3편으로 포스팅 될 것이다.. 그만큼 많이 보았고, 많이 이동했다. 배를 타고, 마을버스를 타고, 재래식 기차도 타고, 신칸센도 타고...심지어 호텔셔틀버스를 타고 고베로 갈 예정이다. 다행인 점은 오늘은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라는 점이고 그렇게 많이 걷지도 않았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오늘 우리는 한 끼도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베에 가면 만찬을 즐길 것이다. 물론 맛집 따위는 알아보지 못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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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0Fany 트랙백 0 : 댓글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