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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4.03 대구 고산도서관 기공식을 했다는데... (5)

지난 2012년, 대구건축비엔날레의 일환으로 국제공모전이 열렸다.

UIA가 인증하고 대구건축문화연합이 주최한 '대구 고산 공공도서관 국제공모전'이 그것이였다.


국내외에서 학생, 기성 건축가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작품이 접수 되었다.

사이트가 우리집에서 가깝고 자주 지나다니던 곳이라 나도 관심이 많았지만, 당시 군복무 중이라 참여할 수는 없었다.



공모요강에서 설명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땅에서 상당히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옆이 시장이라는 점이다.

매주 목요일이면 장이 서게 되는데, 당연히 장이 설때와 그렇지 않을때는 상당히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러한 점이 도서관 설계에 적극 반영되었다면, 동네 도서관으로써 더 좋은 안이 나올 수 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모전 결과로는 스페인 건축가 Gorka Blas가 당선 되었다. Zaha Hadid Architects 에서 일하며 DDP의 설계과정에 함께 했다고 한다.







주변 상가의 스케일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유닛을 기본으로 짜여진 내부공간과 단순하고 깔끔한 외관이 돋보인다.


특히 사방으로 트인 1층은 주민과 어린이들이 거부감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으며, 주변과 적극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SONY | SLT-A57


Gorka Blas가 고산 공공도서관에 당선 된 이후, 실시설계를 위해 한국에 체류를 했었다.

그리고 계명대학교에서 설계 과정을 보여주는 특강이 있었고, 같이 학생기자 활동을 하던 심명보 군과 함께 취재를 했었다.


[SPACE Webzine : 대구고산도서관 설계의 실현과정]


특강과 인터뷰를 통해 느낀 Gorka Blas는 젊은 건축가다운 건축에 대한 열의와 학교 형같은 친밀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다.


Gorka의 특강 마지막은 실시설계에 대한 이야기 였다.

실시설계 과정에서 발주처가 더 많은 면적의 설계를 요구하였고, 기존 공모요강에 명시되지 않았던 몇가지를 요구하면서 설계안이 상당히 변경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과정상 에서 피치못하게 변경되는 것은 이해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당선안이 망가지는 사례를 너무나 많이 봐왔다.


공모요강이 처음부터 완벽하지 못했던 것과 그로 인해 당선자의 설계안이 상당히 변경되는 점이 매우 아쉬웠다.

특히, 국제공모전으로 세계적인 이목을 이끌고 UIA와 UNESCO가 인증한 공모전임에도 불구하고 당선안에 많은 변경을 요구하고, 그를 당선자로 확실한 대우를 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와 뒷이야기들은 여전히 우리 건축계의 부끄러운 부분 이였다.


Gorka Blas 역시 당선안과 당선자의 의견을 비교적 우선시 하지 않는 우리의 관행을 과정 상의 힘든 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지난 28일 고산도서관의 기공식이 열렸다.


[매일신문 : 수성구에 3번째 구립도서관 생긴다…고산권도서관 기공식]

(국내 최초의 스페인풍 공공도서관이란다-_- 수성구청 블로그에도 그런 표현을 쓴것을 보니 보도자료를 뿌렸거나 블로그가 기사를 따라쓴것 같은데 스페인 건축가가 설계하면 스페인풍이고 한국건축가가 설계하면 한국풍의 건축 인것인지. 건축문화에 대한 식견이 아쉽기만 하다.)


Canon | Canon EOS 400D DIGITAL

역시 기공식은 아직도 정치인들의 행사


그리고...



실시설계 이후 이번에 공개된 투시도를 보고 실소를 했다.

CG전문회사에서 돈을 받고 작업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대구 인근 건축전공 대학생들이 많이 가는 CG학원이 있는데, 그곳에 다녀오면 딱 이정도 수준의 CG가 가능하다;;


사실 한장의 투시도 보다 중요한 것은 외장재였다.

설마 외장을 복합판넬로 하려고 저런 그리드를 그어 놓은 것일까? 

설마설마하며 실시설계를 담당하는 쪽에 알아보니 'EPS흰색복합판넬'로 시공된다고 확인했다 -_-



공모전 이후, 발주처의 이런저런 요구와 시공상의 편의를 위해 많은 부분이 변경되었다.

특히, 나즈막하게 1층이 들여올려진 느낌의 기존안에서 대강의 그 형식만 유지하게 된 실시설계 후 모습이 아쉽다.


국제공모전까지 열어서, 그 중에서도 가장 깔끔하고 명쾌했던 설계안을 1등으로 준 까닭이 의심스럽다.


우리 동네에 국제공모전으로 당선된 좋은 건축이 생긴다는 것에 지나치게 큰 기대를 했기 때문일까. 너무나 아쉽다.




오늘도 나는 '모두까기'가 되어버렸다;;;


실시설계의 과정에서의 아쉬움은 있지만,

우리 동네에 좋은 도서관이 생길 것 같다는 점에서는 너무나 기쁘다. 동네마다 아이들을 위해서, 주민들을 위해서 좋은 도서관은 꼭 필요하다.


내가 영국을 다녀오면, 우리동네에도 좋은 도서관을 이용 할 수 있을거라는 상상을 하면 벌써부터 행복하다.


부디, 잘 완공되기를... 아...EPS복합판넬이라니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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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chist _Teo 트랙백 0 : 댓글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