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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차


이번주는 목요일에 일찌감치 두개의 프로젝트를 모두 끝냈고, 건축주의 최종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비슷한 두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오가며 진행을 하다보니, 어느 프로젝트의 업무인지 헷갈릴때가 있다.

도면을 직접 그리는 나보다는, 확인과 검토를 해주는 Alex가 특히 혼란스러워 했다.

각 프로젝트 별로 집중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결국 소장님이 하나를 먼저 끝낸 뒤에 다음으로 넘어가자고 하셨다.

아마 앞으로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일이 별로 없을 듯 하다.


이번주 프로젝트 중 하나는 굉장히 간략화 된 단 한장의 도면으로 카운실 허가를 준비했다.

한장에 우리의 계획안과 도면을 이해하기 위한 모든 정보를 담아야 했다.


이번주에도 이소장님은 명언을 남기셨다.

"건축가의 여러 업무 중에서도, 몇장의 종이에 모든 정보를 담는 일. 그것은 마치 예술과 같다."



목요일에 프로젝트 두개를 모두 끝내고, 금요일은 Alex의 프로젝트를 도왔다.

나는 지금까지 계획단계의 작업만 했는데, 이 프로젝트는 Tender Package입찰도면을 그리는 단계다.

게다가 나는 단독주택만을 진행했으나, 이 프로젝트는 그보다 규모가 큰 주거시설로 여러 가구를 동시에 확장하는 프로젝트다.


계획도면은 건축주와의 의견조율과 카운실의 허가에 주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작은 오류는 이후에 바로 잡을 수 있고, 변경이 이루어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입찰을 위한 도면은 Contractor에게 넘어가는 이후 부터, 발견되는 오류에 대한 책임과 손실은 모두 건축가가 떠안아야 한다.

그렇기에 굉장히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그래서 이름도 Tender인가보다.


내가 맡은 일은 기존에 진행이 완료된 다른 프로젝트에서 창호도나 상세도면을 복사해오거나, 실측도면과 모델링을 일치시키는 정도의 일이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그런데, Alex의 지시대로 도면을 작성하던 중에

소장님 두분이 Tender Package 일부를 내가 작성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백소장님이 Alex에게 Tender Package는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한 도면인데, 나에게 맡기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냐는 이야기를 하셨고, 

Alex는 기본적이고 간단한 일이라 충분히 내가 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며, 본인이 꼼꼼히 확인하겠다고 응수했다.

백소장님은 여전히 염려를 가지고 있으신 듯 하지만, 어째든 내가 진행 하던 부분은 끝을 내기로 했다. 


Alex는 매주 월요일에 Bartlett에서 수업을 듣기 때문에 월요일에 내가 할 업무까지 알려주었다. 


또 한주가 바쁘게 지나갔다.



새로운 보금자리


이사를 한 뒤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있다. 걸으면 35분 정도, 자전거로는 10분 정도가 걸린다.

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아서 좋을 뿐 아니라, 공원을 지나고 골목길을 지나며 아침 공기를 마시는 출근길은 참 기분이 좋다.


퇴근 후 집에 와서는  정리를 조금씩 계속해서 하고 있다.

이전에 살던 방은 세가지 원색으로 가득한 방이라 발랄하고 아늑한 느낌인데, 새 방은 갖 흰색 페인트와 흰 창호로 보수가 된 방이라 횡하고 차가운 느낌이다.

지금은 커튼도 없고, 제대로 구색을 갖춘 조명도 없다. 아마 일년은 이 방에서 지낼테니 Floor Lamp도 사고 방을 좀 꾸며야겠다.


그래도 Canary Wharf의 고층빌딩이 보이는 개인 발코니가 있는 것은 정말 최고다!!!


SONY | SLT-A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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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Teo


6주차


주택 확장 프로젝트들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어쩌면 나는 이 소규모 주택 프로젝트들만 계속 진행할지도 모르겠다. 

이번주는 두 프로젝트를 왔다갔다하며 동시에 진행했다. 특별히 시간에 쫓기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여유로운 한 주를 보냈다.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할 때, 좀더 내 능력이 한껏 발휘고 왠지 모르게 재미도 있다. 아마 내가 바쁜 것을 즐기는 것 같다. 

한가지 일을 마무리 하면 바로 다음 일을 진행하고, 틈새의 시간에 또 다른 일을 진행하고. 

시간에 쫓기거나 누군가의 지시로 움직이기 보다는, 나 스스로의 페이스에 맞춰서 여러 일을 진행 할때가 즐겁다.


사실 지지난주에 계속 일정에 쫓기면서 일을 할때는, 엄청 바빴음에도 시간이 빨리가서 좋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었다.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닌데 이러면서 일을 해야하나 싶더라. 


재작년에 학교를 다니면서, 공간학생기자 활동과 동아리 운영 등의 여러 활동을 했을때가 기억 난다. 쉴틈 없이 계속해서 무언가를 해야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바빴던 것이 즐거웠고 뿌듯했다. 다만 공간학생기자 활동을 더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소장님도 직원 전체의 회의시간에 (물론 영어로) '비록 작은 프로젝트지만, 태호가 프로젝트를 3개나 진행하고 있다니 놀랍다!'며 칭찬 해주셨다 흐흐.

(카운실에서 검토 중인 것 까지 포함하면 3개가 된다.) 

당근 전략이다. 곧 또 채찍이 올거다...



금요일 오후에 한번 시간에 쫓긴 적이 한번 있긴 했다.

그 프로젝트는 이미 건축주의 요구대로 도면을 모두 작성했고, 카운실에 허가를 받을 준비까지 끝낸 상태였다. 건축주의 최종확인만을 남겨둔 것이다.

그럼에도 소장님의 한마디로 우리는 다시한번 바쁘게 움직이게 되었다.


건축주의 요구는 이미 충족 시켰지만, 우리가 좀더 매력적인 디자인을 제시해 볼 수 도 있지 않겠냐는 말씀이셨다.

주말동안 건축주가 가족과 함께 계획 안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퇴근 전까지 추가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소장님은 Bi-Fold Door나 천창에 색다른 매력을 주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나와 Alex는 급하게 제안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의 확장안은 기존의 지붕과 천창을 가능한 남기고, 확장이 필요한 곳에는 동일한 재질의 마감을 하고 천창도 가급적 동일한 것으로 하나 더 넣어주고자 했다. 그런데 입면상의 문제로 기존과 동일한 것은 불가능 했다.

기존의 천창은 피라미드 형태의 굉장히 큰 천창이었다. 만약 확장되는 부분에 동일한 천창을 만들면, 2층의 창 일부를 막게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비슷한 크기의 평평한 일반 천창을 삽입해 뒀다. 가급적 비슷하게 맞추었다고는 하지만 시각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되지 못했다.

공간의 밸런스가 안맞는 느낌이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내부 공간에 색다른 제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주방을 확장하면서, 면적이 넓어진 것은 좋으나 너무 과하게 넓어져서 오히려 불필요할 만큼의 확장이었다. 공간의 활용도가 너무 떨어지는 것 이다. 

주방은 엄청나게 넓지만 1층의 간이화장실은 간이 일 뿐이긴 하지만 굉장히 협소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일단은 건축주가 아주 큰 주방을 요구한 상태이고, 시간이 3시간정도 밖에 없었기에 내부공간의 새로운 대안을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나도 천창 디자인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나는 확장되는 부분의 지붕을 기존의 마감과 동일하게 만들지 않고, 아예 전체를 유리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장되는 부분이 형태적으로는 통일감을 가지면서, 재질상의 대비를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어중간한 언밸런스가 아닌, 극명한 대비를 준 것이다.

그런데 모델링을 하고 프레임까지 넣고 보니, 온실 같더라; 그래서 우리는 그 안을 GreenHous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ㅋㅋ 


Alex는 원래 우리의 제안보다 작은 천창 두개를 넣어서, 계속해서 남아있게 되는 천창의 전체폭과 맞춘 대안을 제시했다.

지붕을 지지하는 보가 천장아래로 내려온 부분이 있었는데 이는 확장 후에도 여전히 남게 된다.

그래서 Alex는 확장되는 공간의 천장을 더 낮게 만들어서 보를 가려줌과 동시에 다른 공간감을 줄 수 있는 대안을 만들었다.


그리고 미팅때문에 먼저 퇴근한 소장님에게 메일을 보냈다.

소장님께서 두 안 모두 좋으니까, 바로 건축주에게 보내자고 승낙을 하셨고, 건축주에게 이메일을 보낸 뒤 퇴근을 했다.


3시간만에 급박하게 진행 된 아이디어였기에 완성도는 떨어졌지지만, Revit의 3D뷰가 그럭저럭 괜찮게 나와주었다.

한동안 도면 그리는 업무만 계속 하다가, 잠깐이나마 디자인 안을 만드니까 괜히 신나기도 했다. 

금요일이었기에 더 빨리 퇴근하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ㅋ 여튼, Alex와 즐겁게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근했다.


다음주는 화요일까지 Alex가 휴가라고 하는데.. 아 심심하고 우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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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봄이 왔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면서, 작년 바베큐 파티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에는 좋은 곳을 물색해서 5월쯤에 1박2일로 가면 좋겠다고 의견이 종합되었다!

그리고 기획은 막내인 내가 하는 걸로..... 여행계획을 짜는 것을 좋아하지만, 부담스럽다......





East London에 새로운 집을 구하다!


드디어 걸어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싸고 좋은 집을 구했다.

런던의 유명한 운하인 Regent Canal이 흐르고 요트와 Houseboat가 정박되어 있는 Basin도 있는 동네다!! 


이전에 살던 집이 워낙 집세가 저렴했지만, 아침 출근시간의 지옥철과 교통비 때문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집세는 조금 더 올랐지만, 교통비가 안들게 되므로 생활비는 오히려 줄어들게 되었다!!

런던 생활을 할 수록 생활비를 아끼는 노하우가 계속 늘어가고 있다. 초기에 비하면 약 30%를 절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이 저렴한 이유는, 역시나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방에서는 잠만 자고, 노트북 놓을 작은 테이블만 하나 있으면 충분하다. 이미 작은 방에 익숙해졌기에 나에게는 충분했다.

새 방은 오히려 지금 지내는 방보다는 약간 더 넓고, 심지어 개인 발코니가 딸려있어서 정말정말 최고다!! 단점이라면 건물보수를 위해 임시로 설치한 비계가 아직 철거가 안되었다는 건데... 아마 곧 철거할 것 같다. 보수공사가 끝이 난 듯해 보였다.


돈을 송금하고나서도 집주인이 혹시 사기꾼은 아닐까 의심을 했을 정도 나에게는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가격의 방이다.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이고, 가벽을 세워서 추가로 작은 방을 만든거라 방음이 완벽하지 않은 등, 저렴한 이유가 있긴 하다ㅎ


사진은 이사가 끝난 뒤에 올리는 걸로!!



Cockney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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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Bank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웨스터민스터를 향하게 되고, 동쪽으로는 Canary Wharf를 향하게 된다.

현재 카나리워프는 Bank를 대체하는 새로운 금융중심지 이지만, Wharf의 단어가 의미하듯이 원래 선착장이 있던 곳이다.

카나리워프 뿐만 아니라 East London에는 굉장히 많은 선착장이 있었다. 로마시대 이후로 런던은 무역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런던 탬즈강의 바닥은 진흙으로 되어있고 배들이 다니기에도 그 폭이 충분해서, 내륙임에도 항구도시로 발전하기에 최적이었다고 한다.

East London에 항구가 많았던 만큼, 이곳은 노동계층이 많이 살았던 곳이다. 빈민촌에 매음굴이 있었고 런던에서 굉장히 낙후 된 곳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개발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고, 다양한 문화가 섞이게 되면서 오히려 런던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 할 수 있는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Shoreditch일대와 Brick Lane이다.


노동계층이 많이 살았던 지역인 만큼, 지금도 오랜 역사의 동네 펍들이 많다.

내가 이사를 하게 될 이 곳을 다니다가 우연히 한 펍에 들어가게 되었다. 

커튼도 쳐져있고 밖에서 보기에 썩 들어가보고 싶은 펍은 아니었다. 그런데 친구와 나는 일단 문을 열어보기로 했다.


그 순간,

마치 영화처럼 펍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우리를 쳐다봤다.

대부분이 백발의 백인 할아버지들이었다. 일단 우리는 펍의 분위기가 어떠한지 둘러봤다. 역사가 오래되었음이 느껴졌고, 생각보다 분위기가 꽤 좋았다.

우리가 돌아다니는 동안 할아버지들이 계속 우리를 주시했다ㅋㅋ

그리고 맥주를 마시러 왔느냐 어디서 왔느냐 질문을 자꾸 하시는거다ㅎㅎ

그런데, 특히 영국 악센트가 굉장히 우리에게 낯설어서 알아듣기가 힘이 든데, 이 할아버지들의 말은 더 알아듣기가 힘든거다;

단순히 영국 악센트도 아니고 정말 너무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심지어 Nice to meet you를 3번이나 듣고서야 알아들었다. North you라고 하는 줄 알았다ㅋㅋ 


이 펍에 동양인들이 온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면서 여러 할아버지들이 우리에게 굉장히 관심을 가졌다.

런던은 한국인을 환영하고, 만나서 반갑다면서ㅎㅎ

마치 할아버지들이 손자,손녀를 귀엽게 보는 듯한 느낌이기도 했고, 우리가 신기해서 그런 느낌이기도 했다ㅎㅎ

동양인이 아예 없는 동네는 아닌데, 아마 그 펍이 주로 토박이 할아버지들이 많이 가는 곳 이었던 모양이다ㅎㅎ

뜻밖의 환영과 관심에, 외로운 워홀러 둘은 마음이 따뜻해졌다ㅋㅋ



알고보니까 Cockney English라는 것이 있더라.

London East-End 태생인 사람을 Cockney라고 부르고 그들이 쓰는 영어를 Cockney English라고 한다.

East London에 사는 노동계층이 쓰는 사투리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참고로 영국에서는 런던말도 사투리다. 그도 그럴것이 런던에는 토종 영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살고 있으니.

영국의 표준어는 '일정 수준의 교육을 통해 얻게 된 말'을 표준어로 친다. 어렵다... 인구의 6%정도가 구사 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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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차


수없이 많은 수정을 거친 뒤 Semi Detached house를 통째로 확장하고 평면을 변경하는 프로젝트를 끝냈다.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부터 그냥 무시하거나 덮어두고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다. 

CAD로 도면을 그렸기에 더 많은 실수가 있었고, 나의 꼼꼼하지 못한 성격을 탓하기도 했다.



Victorian Semi-Detached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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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의 절반이 밖으로 돌출된 형태를 가진 집이 Victoria 여왕 때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Victorian Style이라고 한다. 

Victorian Style이 아닌 것 보다 좀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친다.

Semi-Detached는 두 가구가 한 건물에서 대칭으로 붙어있는 주택을 말한다. 우리에게 땅콩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주택의 원형이다.



과연 내가 건축가가 될 수 있을까? 이게 정말 내 평생의 일일까?

이 고민을 시작한지 어느새 5년이 가까워 오는 것 같다. 아직도 답은 내리지 못했다.

사무실에 앉아서 하루종일 모니터만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정말 답답해 미칠 것 같고, 평생 이 짓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건축가의 수많은 업무 중에 일부일 뿐이지만 일단 지금 내가 맛보고 있는 건 그것 뿐이니까.

나의 성격이나 감각 그리고 인생의 가치관에 있어서 건축가가 나의 길일까..



소장님과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눈 적이 있었다.

직원들과 프로젝트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이 길이 너의 길이 아닌 것 같거나 당연히 해야할 것을 못하겠다면 빨리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는게 서로를 위해 좋은 것이라고 농담같은 진담을 하신다.


그런데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내가 좋은 건축가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하셨다.

아마 첫날에 내가 트레싱지에 미친듯이 많은 평면을 그렸던 것이 나에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시게 한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나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시려고 그냥 하신 말인지도 모른다.


소장님 말고도 내 작업을 본 뒤 좋은 건축가가 될 자질이 보인다고 말해준 분이 한 분 더 계신다.

내가 만약에 건축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혹여나 인생에 좌절을 맛보게 된다면 그건 다 두 분 때문이다ㅋㅋㅋ 



BIM이 등장한 이래로 CAD로 도면을 그리는 건 정말 무식한 방법이 되버렸다.

평면과 입.단면이 서로 유기적이지 않은 도면 작성은,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수많은 오류를 만들기 쉽다.


그에 반해 BIM은 도면과 모델링 등이 실제로 건물을 짓는 것과 같이, 완벽히 유기적이다. 

그래서 정작 도면 한장을 출력하기 위해서 더 많은 품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Revit으로 작업을 할 것인지 CAD로 작업을 할 것인지 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Revit을 다루는 것이 실무에서 쓰기에는 아직 조금 부족하기에, 내 손에서 완벽하게 제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3D에서부터 출력 된 2D 도면 위에 추가로 2차원의 선이나 면을 덮어서 디테일한 부분을 수정해 도면을 출력하기도 다.


완벽히 제어를 할 수 없는 툴을 사용하는 것은 그것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에 소장님은 차라리 CAD로 도면을 작성하면 어떻겠냐는 말씀이셨다.



나는 CAD를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앞으로 건축설계는 모두가 BIM으로 분명히 넘어갈 것이고, 가깝게는 내가 학교에 복학을 한 후에도 모든 프로젝트를 Revit으로 진행 할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어떻게든 Revit을 더 많이 만지고 더 익숙해 지는 것이 필요하다. 

2년 전, 앞으로 Revit만 쓰겠다고 결심한 이후로 항상 유효하다.

일단 CAD는 프로그램을 켜서 선을 긋는 순간부터 원시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만지기기 싫어진다. 

Revit에 버릇이 들어버린 것이다.



실무에서는 나 개인의 사정보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나는 소장님을 설득해야 했, 사무실에는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BIM을 사용할 때 모든 도면이 유기적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실수나 오류를 줄일 수 있음을 어필하며, 앞으로는 제대로 된 모델링으로부터 출력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소장님과 나는 좀더 생각을 해본 뒤 다음날 아침에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날 출근을 하니, Alex가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하기에,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Revit으로 스윽 진행 해버렸다ㅋㅋ

소장님도 특별한 말씀을 하지않으셨기에 일단 두고 보시는 것 같다.



이번에 맡은 네번째 프로젝트는 내가 했던 모든 실수를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그리지 않은 것부터 모든 것을 꼼꼼히 체크했다.

그리고 허가를 받기위해 필요가 없는 부분은 과감히 버렸다.


소장님께서 자주 하는 비유 중에, 변호사와 판사의 재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변호사는 의뢰인이 재판에서 이기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다.

이를 건축가에게 대입을 하면, 우리는 허가를 받기에 유리하도록 도면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지, 사실성에 중점을 두고 그대로를 완벽하게 그리는 것은 스스로를 재판에서 불리한 방향으로 내몰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도면을 허위로 작성한다는 것이 아니라, 표현방법에 있어서 충분히 유리한 방법으로 표현을 할 수 있다.

또한, 불필요한 것을 도면에 모두 그려서 판사를 혼란 스럽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주방을 뒷쪽으로 1.5m정도 확장하고 천창을 만드는 작은 프로젝트라서 몇일 만에 끝이 났다.

그리고 이제 다음엔 또 어떤 프로젝트를 하려나 했더니, 벌써 그 다음에 내가 진행할 프로젝트는 이미 정해져 있더라.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주방을 확장하는 프로젝트다.


200년 넘은 주택이 수두룩한 런던에서는 주택을 개조하는 프로젝트가 정말 많이 진행되고 있다.

집은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다듬어지고 변화되면서 그 생명력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건강한 문화다.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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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집은 런던의 북쪽이고, 사무실은 동쪽에 있다.

그래서 출근하는데만 거의 한 시간이 걸린다.

지하철로 환승을 한번 해야하고 걷는 시간까지 하면 넉넉히 그정도다.


아침 출근시간에는 서서 지하철을 탈때가 많고, 많은 사람들이 나와같은 방향을 가거나 혹은 나와 반대방향을 향해 바삐 움직인다.


사람들이 많은 공간과 길을 벗어나, 사무실로 가는 마지막 골목길은 나에게 왠지모를 편안함을 준다.

단순히 도착지에 다와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길은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나의 발바닥 정도 크기의 돌들이 깔려있다.

아침이면 10살 남짓의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등교를 하는 길이고,

저녁 6시가 되면 저 작은 펍에 직장인들이 복작복작 모여 하루의 피로를 푸는 길이다.


그냥. 소박한 사람들의 소박한 삶이 있는 길이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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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차


런던에 온 이래로 가장 시간이 빨리 간 한달이었다.

평일은 사무실에서, 토요일은 Take-away[각주:1] shop에서 일을 하고, 일요일은 친구를 만나거나 할 일을 하느라 쉴세가 없다.


이번 주도 계속해서 두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CAD로 도면을 그리던 Extension 프로젝트를 최우선으로 진행을 했다.

저번주부터 담당소장님이 금-월 휴가를 쓰셨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Mike도 몇일간 휴가였다.


우리회사만 총 3명이 휴가를 썼고, 협력 회사들도 요즘 휴가쓰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 

영국은 1년에 28일 이상의 유급휴가가 보장된다. 

12월말에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었고, 그 다음으로 큰 명절인 이스터[부활절]연휴가 4월경에 있으므로 일년 휴가를 골고루 분배를 하면 지금쯤인가보다. 


여튼, 그래서 Mike가 없을땐 소장님과 도면을 상의하고, 소장님과 Mike 두분 다 없을때는 Alex와 상의를 해서 도면을 그렸다.


그랬더니... 누구는 도면에 해치를 넣으라고 하고 누구는 빼라고 하고.. 해치를 세로로 넣으라고 했다가 가로로 넣으라고 했다가.....

회사생활이나 군생활 등 사회에서는 상급자가 여러명이면 아랫사람이 곤란해지는 상황이 종종 생기지 않는가..

이번이 딱 그랬다. 사실 소장님 말만 따르면 제일 확실하긴 하지만, Mike가 지시한 것을 매번 소장님에게 다시 여쭤 볼수는 없지 않는가..

그래서 이번주는 똑같은 작업을 세배로 해야했다..


도면 그리는 일이야 사실 그렇게 문제는 아니었다.

정말 큰 문제는.. 건축주로부터 터졌다..


내가 도면상에서 확인하지 못한 문제를 건축주가 찾아냈고, 허가신고를 할때 불리한 영향을 줄까 걱정스럽다며 메일이 온 것이다.

특히 이 건축주는 이미 작년에 한번 계획안을 카운실에 신고 했다가, 이웃집에 비해 너무 큰 확장공사라며 퇴짜를 맞았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는 이웃집까지 끌어들여서 계획안을 진행하고 있기에 예민하게 하나하나 확인을 했던 것이다.


우리 사이트의 대지경계선 밖에 있는 이웃집과의 거리에 대한 부분이었다.

우리가 진행하는 집의 도면만 잘 신경쓰면 될 것 같지만, 영국에서는 인근 건축물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건축주가 문제를 발견해서 우리에게 알렸다는 것은 수치스럽고, 우리에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일이 두번 연달아 일어났다는 것이다..

소장님과 Mike가 다른 프로젝트로 워낙 바쁘기때문에 내 도면을 검토하면서도 모든 부분을 꼼꼼히 하진 못했던 것이다.

나도 내가 파일을 받았을때부터 그려져 있던 것이니 또 그러려니 했고....

다른 사람이 하던 프로젝트를 받아서 하면서, 은연 중에 그 도면의 모든 것이 맞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자꾸 생기고 있다. 


3명의 상급자가 있건, 다른 사람이 진행하던 프로젝트건 간에..

결국 도면을 그린 사람에는 내 이름이 들어가고, 영원히 영국 Council에 남게된다. 그리고 누구든 그 도면을 열람할 수 있게된다.

해치를 세로로 그리라고 하든 가로로 그리라고 하든 결국은 나의 도면이고 왜 그리는지를 알고 그려야 하는 것이다.

확실히 알수 없는 선을 긋지 말아야하고, 남이 그린 도면이라도 내이름이 적힌 도면에 들어가는 순간 거기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다.


건축주로부터 두번의 오류지적 메일을 받고나서는 소장님께 배운 모든 노하우를 동원해서 도면 구석구석을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또다른 오류를 몇개 발견했고, 그럼에도 Mike가 또 하나의 오류를 찾아 주었다.


예정했던 것 보다 늦게서야 건축주에게 보낼 수 있었고, 소장님께는 정말 면목이 없었다.

이번주는 그렇게 끝이 났다.


금요일은 다들 일찍 퇴근한다.

나와 Mike는 내 프로젝트를 마감한 뒤 같이 퇴근을 했다. Mike는 늘 퇴근을 일찍하는 편인데 나때문에 더 기다려 준것이다.

퇴근을 하며 헤어지기 전 Mike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씩 웃으며 뭐가 고맙냐고 대꾸 하길래.. 

"Everything..."


Mike랑 썸타는건 절대 아니다. Alex면 또 몰라도......




February Public Event


이번주는 우리 사무소에서 매달 마지막주 목요일에 진행하는 Public Event도 있었다.

보통 한명의 외부인을 초청해서 간단한 PT를 본 후 이야기도 나누고 와인과 맥주를 즐기는 자리다.

참석하는 분들은 런던에서 건축을 하고 있는 분들이 주축이지만, 패션업계, 공무원, 런던 여행객 가리지 않고 서로의 인맥을 타고 다양하게 온다. 그래서 재밌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즐겁다.


이번달은 우리 사무실에서 실시설계를 진행할때 구조적인 부분과 상세도면을 작성하는 Ray가 PT를 맡았다.

현재 TfL(Transportation for London런던교통국)에서 CrossRail을 담당하고 있고, 우리 사무실에는 저녁에 하루, 이틀만 출근한다.

이번 PT의 주제는 Ray가 담당하고 있는 CrossRail에 대한 이야기였다.


CrossRail은 현재 유럽에서 진행중인 가장 규모가 큰 공사다.

도심에 40km에 이르는 터널을 만들어서 기존의 철도노선과 연결하는 공사다. 런던을 가로질러 동쪽과 서쪽을 잇게된다.



분홍색으로 된 구간이 지하터널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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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굴착한 터널과 도심의 기존 터널이 만나는 순간



Greater London이라고 부르는 런던의 규모가 지금도 굉장히 크고, 지하철과 열차 덕분에 시민들의 생활반경이 굉장히 넓은편인데 CrossRail 덕분에 런던의 생활권 거리가 훨씬더 넓어질 것 같다.


엄청난 돈이 쏟아져들어갔는데, 완공 후에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지 의구심이 들긴한다.


2012년에 올림픽을 개최했고, 월드컵도 한번 더 개최하려 애쓰고 있으며, 건축규제도 최근에 많이 풀어진 상태다.

세계의 수도 역할을 하며 수많은 인종이 함께 살고 있는 런던은 아직도 성장에 목말라하는 듯 하다.

그럼에도 항상 역사와 흔적을 존중하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려 노력하는 모습이 멋진 런던이기도 하다.




  1.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Take Out이라는 표현 대신, 영국에서는 Take away라고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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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드디어 Roof floor extension 프로젝트가 끝이 났다. 우리말로 주택 증축이라 하면 되겠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문제점을 모두 바로 잡았다.
그 과정에서, 같은 동네의 다른 집의 사례를 더 찾아보았다.
그동안 옆집만 참고하며 계획안을 만들고 있었는데, 진작에 다른 사례도 많이 찾아봤어야 했다. 

같은 거리에 있는 다른 주택에서 지붕경사면을 최소로만 뒤로 물리고 내부의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한 것을 찾았다.

덕분에 내부공간이 다소나마 넓어졌고, 테라스로 나가는 문의 폭이 좀더 여유가 생겼다.


Planning Package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도 모두 끝을 냈다.

이 과정에서도 배운 것이 많다. 허가를 받고, 건축주와 협의를 위한 도면상 표현의 전략이랄까?

완성된 Package로 건축주에게 최종 승인을 받고, Council Planner구청 건축담당자에게 제출할 여러 문서의 작성을 Alex의 도움으로 완성했다. 

Planner의 특별한 요구나 거부가 없으면 계획단계는 모두 끝이 난다. 제바알ㅜㅜ!!

Alex와 퇴근하는 길에, 3주째 계속 디테일한 부분에서 다시 수정하고 또 수정하기를 반복하다보니 너무 지겹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8개월 동안 그 짓을 해봤으니 3주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이건 위로인지 약올리는 건지 모르겠다.

여튼!! 드디어 나의 첫 프로젝트가 끝이 났다!!
소장님이 고생했다며 토닥토닥을 해주셨다a
시공 과정과 완공 후에 직접가서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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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테라스에 빛 한조각이 들어오는 순간이 가장 좋다. 어서 그 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새로운 프로젝트도 두개 맡았다.
두번째 프로젝트도 전과 비슷하게 집의 평면을 변경하고 한 층을 증축하는 프로젝트다.
소장님이 이미 건축주와 조율이 끝난 스케치를 그대로 CAD로 옮기는 작업이었다.

하루하고 반나절 만에 끝.
소장님께서 생각보다 빨리 끝냈다며, 이제 일이 손에 좀 붙은 것 같다며 또 약간의 당근을 주셨다ㅋㅋ
Mike가 대강의 틀을 이미 그려 둔 상태여서 더 빨리 끝났다.
UCS가 잘못 설정된 상태로 그려진 도면이라, 아주 미세하게 돌아간 선들 때문에 꽤 애를 먹었다.
소장님과 상의 후에 그냥 내버려두고 새로운 선만 제대로 그리기로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은 시간을 뺐겼다.
소장님께서 말하시길, Mike가 휴가에서 돌아오면 일 좀 똑바로 하라고 따끔히 한마디 하라셨다. 내가 감히 어떻게 ㅋㅋㅋ
알고보니 Mike, Alex 둘 다 자기 사무소도 경영한 적이 있단다ㅎㄷㄷ

이 작업이 빨리 끝난 덕에, 또 다른 프로젝트를 받았다.
주택의 1층 뒷쪽 주방을 확장하는 프로젝트인데, 이미 건축주에게 보여 줄 4개의 설계안이 만들어진 상태였다.
그런데 돌연 건축주가 사진 한장을 들고오더니 그것처럼 공간 디자인을 해달란다.

덕분에 다소 변경이 필요해져 그 일이 나에게 온 것이다.

이전보다도 훨씬 작은 부분이지만, 다시 평면계획을 하게되어서 기분이 좋다.

컴퓨터와 씨름하기 보다는 차라리 펜들고 선을 긋는게 훨씬 좋다.
몇주 내내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아주 죽을맛이었다.
목요일 오후 쯤 되니까 술이라도 마신것 마냥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확실히 난 스트레스에 취약한 것 같다.
이래서 건축을 계속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ㅋ
줌토르나 스페인 건축가 누구처럼 어디 산 속에 사무소 만들고 작품성 있는 프로젝트 몇개만 하며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의 건축가들이 꿈꾸는 생활이겠지ㅋㅋ

목요일에 마침,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인 이소장님과 같이 퇴근 했다.
덕분에 펍에 들러 맥주를 얻어 마셨다.
이제야 왜 영국애들이 그 복작복작한 펍에서 다리도 안아픈지 서서 맥주를 마시는게 이해가 간다.
열심히 하루 일과를 끝낸 후 펍에서 맥주 한잔은 정말 기가 막히다.

이미 머리가 어질했지만, 소장님이 사주시는 맥주를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나!!
사실 맥주보다는,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20살때부터 선배들이 있는 자리는 빠지지 않고 다 찾아다녔고, 그 덕분에 지지난주 목요일을 사무실 바닥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잠을 잤었지만, 또 그런 내 이상한 취향 덕분에 이 사무소까지 올 수 있었기도 하다.

소장님은 나를 학부생으로 보지 않고 자신과 동등한 수준의 건축가로 생각하고 나를 대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아직 어리다는 것을 감안해 그러려니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사람의 가치를 객관적인 한계에 묶어두지 않고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사람으로 믿고 대할때, 그 사람의 능력으로는 이루지 못할 것 같은 일도 해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더욱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냥 맞는 말이다 싶지만, 아랫사람을 진정으로 믿으며 그렇게 대하는 것은 쉽지않은 일 일듯 하다.

다시한번 이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게 해준 나의 모든 우연과 인연들에 고마움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지하철에서 잠이 들어 두정거장이나 지나쳐서 정신이 들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은 가뿐했다.



영국의 법체계



영국은 우리가 영미법이라 부르는 법체계를 따른다.

영국에서 시작되어, 그들의 식민지국가나 미국 등에서 채택한 법 체계로써 가장 큰 특징은 유사 사례의 판례를 가장 우선시 하는 판례법주의 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륙법을 따르고 있는데, 이는 로마법에 기초하였으며, 독일과 프랑스로 대표된다. 

입법 기관에 의해 제정, 공포되어 문서화 된 법체계인 성문법이 큰 특징이며 판사에 의해 적용되고 해석된다.

현대 국가의 대부분은 극단적으로 한쪽 체계만 따르기 보다는 장단점을 수용하여 어느정도 혼합 된 법체계를 이룬다.

출처 : 위키피디아


건축법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영국의 모든 건물의 변경사항에 대한 도면과 자료를 누구나 해당 Council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어서 몇몇 사례의 도면과 문서를 보았을때,

대륙법, 성문법에 기초를 둔 우리나라처럼 '어디까지는 된다, 무엇은 안된다' 하는 식이 아닌 듯하다.

우선은 경관을 고려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크게 보고, Planner가 판단 해서 허가를 내 주는 것 같다.

유사하게 기존에 허가가 난 사례가 있다면 그 계획안은 거의 확실히 허가를 받는다고 보면 된다.

허가신청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처럼 인허가 과정에서 모종의 협상(?)이 이루어지기도 하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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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 SLT-A57Vicenza의 아침


지난 9월, 18일 간의 일정으로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각 도시마다 여행경로와 사진 등을 블로그에 쓰려고 했으나.. 그 많은 사진과 데이터를 정리하기가 힘들어 미루고 미루다보니 어느새 5개월이나 지나버렸다.


우선, Vicenza 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비첸차는 이탈리아 북부의 아주 작은 도시이지만, Andrea Palladio의 건축물들이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바르셀로나가 가우디의 도시라면, 비첸차는 팔라디오의 도시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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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a Palladio (1508 ~ 1580)


팔라디오는 비첸차와 베네치아 사이의 파도바 출신으로 주로 비첸차에서 활약했다.

비트루비우스와 알베르티의 저서를 연구하여 당대 건축의 권위자가 되었다. 

팔라디오는 설계한 건물만으로도 건축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1570년에 《건축 사서》를 출판하면서 진정한 명성을 얻는다. 동시에 고전 건축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파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어 팔라디오 양식(Palladianism)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건축 사서》는 간결한 형태의 문장과 다양한 도판을 활용하여 건축에 관한 최초의 대중서로 볼 수 있다.

1994년과 1996년에 ‘비첸차 시와 베네토 주의 팔라디오 빌라’(City of Vicenza and the Palladian Villas of the Veneto)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출처 : Wikipedia



Google Map의 장소 '저장'기능은 PC와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활용가능 하기때문에, 여행 계획과 길찾기에 유용하다.

지도에 ★표시가 된 곳의 대부분이 비첸차 내에서 볼 수 있는 팔라디오의 건축물이다.


팔라디오의 건축물은 비첸차, 파도바, 베네치아 등을 포함하는 Veneto 지역 곳곳에 분포되어 있지만, 특히 비첸차 도심에 20채 이상이 밀집되어 있고 아주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물은 도보를 이용해 찾아 갈 수 있다.



열차를 이용해서 밤늦게 비첸차에 도착해서 역앞으로 나온 나는, 가로등 불빛 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도시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지도에서 보이는 것 처럼, 기차역 바로 앞에 공원이 있고, 중심가는 조금 걸어들어가야 나오기 때문이다.


로마나 밀라노 등의 대도시처럼 소매치기나 집시가 많은 도시가 아니기때문에 조금은 안심해도 될거라 생각한다. 안심은 해도 방심은 금물!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금새 포탑이 보이고 도심으로 접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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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림짐작으로도 수백년이 지나보이는 르네상스풍의 석조건물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고... 그리고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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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illica Palladiana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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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숙소에 체크인을 해야 했지만 금새 발을 뗄 수 없었다. 조명도 참 잘 해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실리카 팔라디아나는 모르고봐도 너무 아름답고, 알면 알 수록 그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우선은 숙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비첸차에는 저렴한 호스텔이 단 하나 밖에 없다. 


Ostello Olimpico Vicenza

국제호스텔연맹에도 가입된 곳이고 합리적인 가격과 시설 등을 갖추고 있기에 지내기에 무리가 없는 곳이다. 1박에 21유로 정도다.

단, 숙소예약이 늦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자리가 없을 수도 있기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겠다. 호스텔스닷컴 등에서 예약할 수 있다.


나는 2박을 예약해야 했으나 실수로 1박만 예약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서, 1박은 AirBnB를 통해 알게된 집에 머물렀다.

비첸차에서 저렴한 AirBnB 방은 20~25유로 정도면 구할 수 있다.


AirBnB

도미토리의 불편함을 생각하면, 여행 중 몇번 쯤은 약간의 돈을 더 내고 개인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갖는 것도 좋다.

AirBnB는 특히 호스텔이 없는 소도시에서 가장 유용하다

호스트에 대한 정보와 이용자들의 후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도 거의 없으며, 대부분 돈을 벌기위한 숙박업을 한다기 보다는 남는 방을 제공하는 것이므로 때로는 생각보다 방이나 집이 매우 좋을때도 있다.

내가 이용했던 곳은 Melinda의 집인데 더블침대에 저렴하고 깔끔하기까지 한 방에서 아주 편하게 보냈다.


비첸차는 아니지만 Siena에서 만난 AirBnB 호스트 Vincenzo의 집은 정말이지 호화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그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저렴한 슈퍼마켓, 멋진 레스토랑 등 시에나 곳곳을 알려주었고, 그가 알려준 시에나 근교 San Gimignano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발견이었다. 

이런 것이 바로, 실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호스트로부터 틀에 박히지 않은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AirBnB의 큰 매력이다. 


비첸차 Melinda의 더블베드룸 - https://www.airbnb.co.kr/rooms/3983023

내가 갈땐 없었는데, 싱글베드룸은 좀더 저렴하게 이용 할 수 있다. 


위치는 Ostello Olimpico 호스텔이 올림피코 극장 바로 옆에 있고 시내를 좀더 편하게 다닐 수 있다. 

대신 기차역에서는 Melinda의 집이 더 가깝다. 낮에는 기차소리가 꽤 들리지만 밤중에 불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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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이나 관광안내소에서 비첸차 관광안내지도를 얻을 수 있다.


아래는 나의 스캔본. 클릭하면 원본사이즈로 확대됨.


© Provincia di Vicenza


© Provincia di Vicenza


비첸차에서의 첫 일정은 Villa La Rotonda로 정하고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상쾌한 기분으로 아름다운 비첸차의 아침 출근길을 마주 했으며 예쁜 오솔길을 따라 걷기도 했다.


내가 비첸차에 머무른 동안 날씨가 너무나 완벽했고, 그저 매일같이 뜨는 태양이지만 이 날은 왠지모르게 특별했다. 


그래서, 작은 도시 비첸차는 나에게 햇빛을 담은 보석같이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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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무궁화가 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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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la La Rotonda


빌라 로톤다는 팔라디오의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월요일에는 관람이 불가능하고, 건물 내부는 수요일과 토요일만 공개한다.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 정도로 제한적이며 경우에따라 변동이 있으므로 방문가능한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Villa La Rotonda Official Site 


마침 수요일에 비첸차에 있었던 나는, 오전 내부공개 시간에 맞춰 빌라 로톤다로 향했다.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지만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역앞에서 버스를 타고 인근까지 갈 수도 있다.

여행을 할때 때로는 불필요할 정도로 많이 걸어다니는 나는, 당연~히 걸어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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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로톤다로 걸어가는 길에 Villa Valmarana ai Nani라는 집도 있다.

난쟁이 조각상들이 굉장히 많아서 지어진 이름이다.


딸이 난쟁이여서 시종들을 모두 난쟁이로 고용해 딸이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게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다가 말타고 지나가는 멋진 남자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가 자신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는 자살을 했고, 그 시종들이 모두 슬퍼하다가 돌이 되었다는... 슬픈 결말로 마무리된다....


내부 벽화로 유명한 집이기도 한데, 입장료도 있고 로툰다를 가는게 우선이기에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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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막 도착할때 정문이 열렸다. 기다리고 있던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아이처럼 기뻐하며 뛰어가는 모습이다.


유럽에서는 나이많은 노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여행을 다니는 것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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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디오의 제자, Vincenzo Scamozzi가 추가로 지은 건물을 오른편으로 두고 예쁜 정원길을 따라 오르막을 오른다.


저 멀리 드디어 바로 그!! 빌라 로툰다가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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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디오의 건축 자체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그 중에서도 빌라 로툰다가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물이다.


팔라디오의 건축양식이 영국에서 가장 큰 각광을 받았고 팔라디아이즘 이라는 이름까지 갖게됐다.

지금도 RIBA영국왕립건축가협회를 비롯해서 영국이 팔라디오에 대한 도면과 자료 등의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팔리디아이즘이 미국으로도 그대로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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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로툰다의 사면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동일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을 발견 했는데, 각 모서리가 정확하게 동서남북 각 방위를 가르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각면이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을 가능한 동일하게 해서 건물의 보존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실용적인 이유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4면의 모습이 동일한 것 뿐만 아니라 방위까지 정확히 맞춘 모습을 보고 순간 소름이 돋았다.


©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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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다 둘러봤음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건축물을 만날때가 있다. 빌라 로툰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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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면의 차이점이 있다면 패디먼트 아래에 적힌 현판의 글이 다르다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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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으로 탁 트인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는 빌라 로툰다는 정말 그 위치부터 걸작이 나올만한 곳이었다.


저 멀리 Santuario di Monte Berico 도 보인다.


저기를 지름길로 가겠다고 까불다가 산을 하나 넘었다... 내가 미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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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사진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특히, 카메라는 비닐에 넣어서 들고다녀야 한다;


팔라디오가 완공을 한지 한참 뒤에 화려한 벽화들이 빈틈없이 빼곡히 그려져서 내부는 엄청나게 화려하다.


사방으로 트인 전망을 바라보며 여러사람들이 함께 연회를 즐겼을 상상을 하니, 정말 부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지금도 빌라 로툰다를 통째로 빌려서 행사를 갖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돈이 많아야겠지.


윗층은 아예 올라갈 수가 없어서 침실은 구경할 수 없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팔라디오의 작품들의 프린팅 된 티셔츠, 수건, 엽서 등의 기념품을 살 수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물건들이 꽤 있다.


결국 나는 티셔츠 하나와 엽서를 몇 장 샀다.




-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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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2주차


어느새 또 한 주가 끝이 났다.

지난주에 평면을 확정 지었고 이번 주 부터는 건축주에게 최종검토를 받을 Full Package와 우리나라로 치면 구청Council에 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를 했다.

최종 Full Package에는 Site Location, Block Plan, 현황사진, 평면을 비롯한 입면, 단면 등의 도면이 포함된다.

그래서 평면 이외의 도면도 준비해야 했다. 


Revit을 이용해 BIM설계를 할 경우 모든 도면과 모델링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CAD보다는 손이 덜 간다.

하지만 그렇게 기대했던 것은 나의 오산........


처음 이 BIM 모델링 작업을 시작한 것이 내가 아니었기 때문에 모델링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각 부분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래서 단면과 입면을 확인하면 할 수록 자꾸자꾸 문제가 쏟아져 나왔다...

건물의 실측을 한 사람과 모델링을 한 사람도 달랐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입면에서 발견된 문제를 바로잡으면, 단면에서의 문제가 발견되고, 단면에서의 문제점을 바로잡으면 계단에서 또 문제가 발생하고...

계속해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반복되는 피드백으로 정신적으로 힘이 들기도 했다.

Revit을 웬만큼은 다룰 수 있지만 실무에서의 사용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매번 물어보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다.

Alex가 친절히 알려 주지만, 그도 그의 프로젝트가 있기때문에 늘 미안하다.

Alex가 목요일에는 작업을 급히 마무리하고 Meeting을 가야 했기 때문에 그때는 쪼끔 짜증을 냈던 것 같다ㅋㅋ



미생에서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옥상을 자주 갔는지 이해가 된다. 사무실 테라스에 텐트치고 살고 싶다ㅋ



이번 주의 업무에서는..


평면 계획을 위해서 한 주를 썼던 것과 같게 허가와 결과물을 위해 한 주를 투자했다.

평면 위주의 계획이었지만 단면, 입면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과 Package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많은 시간이 들어갔다.

역시 계획만큼이나 결과물의 완성도가 중요한 것이다. 

결과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때로 건축가 모든 과정을 결과물로 압축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덧붙임 1.

점심시간에 친구를 만나서 같이 밥을 먹기로 했는데, 업무때문에 두번이나 약속을 제대로 지킬 수 없었다.

하루는 예정했던 곳이 아닌 곳에서 급하게 식사를 해야했다. 그럼에도 점심시간에 만나서 같이 점심을 먹는다는게 참 행복했다.

그리고 금요일 퇴근 후 저녁에나마 가려고 했던 곳에서 같이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번 주는 업무 외적으로, 

머릿속을 괴롭히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슬픈 사실을 알게 되면서, 머릿속이 복잡한 한 주 였다.

어서 내 자신으로 돌아와야겠다.



덧붙임 2.

이 시리즈의 제목은 원래 'OOOO에서의 n주차' 라고 하려고 했다. OOOO은 사무소의 이름.

그런데 'OOOO'로 우리 사무소를 검색했을때 내 글이 뜨는것이 아무래도 염려가 되어 글에서 사무소 이름을 다 뺐다ㅋㅋ

그리고 '런던 건축사무소 일기'라고 하려니 제목이 너무 심심하다.

그래서 제목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상의 시집 '건축무한육면각체'에서 따와...........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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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roduction



사무소에서 일을 하게 되기까지.


2월 2일, 드디어 건축사무소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런던에 도착한지 약 10개월만에 드디어 영국 건축업계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것이다!!

사실 런던에 오기 전부터, 건축일을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테지만 큰 기대는 하지않았다..

졸업을 하지 않았으며 영어도 유창하지 않은 내가 유수의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을 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건축보다는 출판이나 전시 등 새로운 분야를 알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사무소 일을 하게 된 것은 그 과정에서부터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내가 일하는 회사는 AA를 졸업한 두 분이 파트너로 운영하는 사무소이다. 이소장님과 백소장님이 그 분들 이다.

나는 백소장님을 통해 사무소와 직접적인 인연을 맺게 되었다.

백소장님은 또 어떻게 알게 되었냐 하면, 블로그에 언급한 적이 있었던 건축설계연구동아리 Archiphilia의 김OO 선배님을 뵙게 되면서 부터다.

선배님은 현재 한 건축사무소의 쿠웨이트 지사장으로 계셔서, 한국에서 얼굴 한번 뵌적이 없는 20년 위 선배다.

하지만 재작년 내가 동아리의 운영진을 맡으면서 메일과 SNS를 통해서 연락을 주고 받기 시작하였고, 내가 런던에 있는 것을 알고 있던 선배님께서 런던 출장때 나에게 연락을 주셨다.

그렇게 지난 10월, 선배님과 AA스쿨 후배였던 백소장님을 Leceister Square의 와인바에서 처음 뵈었다.


선배님과 함께 백소장님을 만나뵌 이후에도, 사무실에서 매달 이루어지는 Public Event와 Christmas Party를 통해 몇번 더 얼굴을 뵈었다.

두 분의 소장님은 매번 런던 건축계의 여러 사람들을 나와 연결해 주려고 직접 나서서 소개를 해주시기도 했다.

백소장님은 특히나 내가 전공을 살려 일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워 하셨다. 

그리고는 몇 달의 시간이 지나, 사무실에서 올해 인력충원을 예정에 두고 있다고 연락을 주셨다. 

서로 몇번의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침내 나도 사무실에서 일을 해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일련의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인연이 새로운 인연과 사건으로 이어졌다.

내가 Archiphilia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운영진을 맡지 않았다면, 김OO 선배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백소장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사실상, 영국생활에서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여행을 통해 유럽의 건축과 건축문화를 느끼고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 여행을 위한 자금은 오롯이 런던에서 빡세게 모은 돈에서 생활비를 제한 뒤의 저축으로 감당하고 있었다.

여행을 위한 자금을 모으는데에 중점을 두고 생활해왔지만, 런던의 건축사무소에서 일을 하게 되는 것은 크나큰 경험이 될 것이 자명했다. 

나의 목적과 생활의 방향을 다소 변경해야 했고,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고민의 시간을 가진 후에야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드디어, 그 첫 주가 시작되었다!!




 영국 건축실무에서 자격의 단계

영국 건축가의 자격은 3단계로 나누어진다.

RIBA Part 1, 2, 3로 부르는데, 인증을 받은 학교에서 3학년을 마치면 Part 1 

학사학위를 받으면 Part 2

Part 1, 2 취득 후 2년 이상의 경력을 쌓고 시험을 통과하면 Part 3 로써 우리나라 건축사에 해당하는 자격을 갖게 된다.

Part 1에 해당하는 3학년 수료 혹은 4학년 수료 후에는 1년정도 인턴으로 실무 경험을 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Apple | iPhone 5첫 출근날의 아침, 신비로웠던 여명


런던 건축사무소에서의 첫 주



스페인에서 학교를 졸업한 Luis와 함께 신입사원으로서 월요일 첫 출근을 했다.

사무소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서버에 저장된 프로젝트 파일을 관리하는 요령을 교육받았다. 굉장히 강력하고 깔끔한 체계가 구축되어 있음에 놀랐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금새 나에게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Roof Extension 프로젝트로, 지붕아래의 다락을 제대로 공간이 갖춰진 Master Bedroom으로 변경하는 프로젝트 였다.

영국에서는 흔하게 이루어지는 주택 리노베이션 중에 하나다.


한국에서 졸업을 하고 취업이 되어도, 사무소에서 평면을 짜게 되는데까지는 수개월이 걸린다고도 하는데, 고작 Part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나에게 바로 도면을 그리는 프로젝트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굉장히 감사했다.

나에게 일을 가르치기 위해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작은 프로젝트를 맡겨보신게 아닌가 싶다.


건축주는 테라스와 화장실, 넉넉한 수납공간과 세탁기, 건조기를 위한 공간을 요구했고 심지어 침대는 Super-King Size 를 놓길 원했다.

화장실의 배치는 특히 건축주가 요구하는 위치가 있었기에 공간을 짜는데에 제한이 많았다.

그리 넓지 않은 면적이어서 이 모든 요구를 만족시키기가 힘들었다.

몇일 간 프리핸드스케치로 평면도를 20장은 넘게 그린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이런저런 방법으로 시도 해도 건축주를 완벽히 만족시킬 안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도면을 그리면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은, 건축주에게 이 공간에서 이런 배치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납득 시켜서 테라스 면적을 줄이거나 침대크기를 줄이면 어떻겠냐고 설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일째 되던 날..

그제서야 나는 공간을 한정시키고 있던 요소들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

대표적으로는 계단이었다. 계단참을 없애고 단이 계속 이어지면 계단이 끝나는 지점을 좀더 물릴 수 있을테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위한 공간정도는 확보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계단참에 관련된 건축법규가 영국에서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시공상에서 약간의 품이 더 드는 것에 대해서 조율이 될지 나 혼자 판단 할 수가 없는 문제였다.

게다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던 소장님은 온종일 외근 중이셨다ㅜ

우선은 다른 소장님으로 부터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뒤 그에따라 도면을 그렸다. 일부의 요구는 충족시킬 수 있었지만 여전히 완벽하지 않았다.


나는 건축주를 설득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았다.

건축가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노력하는 서비스 직종으로 볼 수도 있지만, 공간을 왜곡시켜서 모든 걸 때려넣을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니지 않은가.

내 나름대로 최선의 안을 몇가지 만들어서 소장님께 보여드릴 준비를 했다


소장님에게 내가 그린 평면을 첨부해서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곧 통화를 하게되었다...

소장님은 내 메일에 녹아있는 행간의 의미에서 문제해결 보다는 건축주를 설득하려는 생각을 읽으신 것 같았다.

건축주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이 건축가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라는 얘기를 하셨다.

지금 나의 태도는 건축가로써 문제해결을 하려고 하기 보다는 건축주에게 부정적인 답변만을 들려주려는 태도임을 정확히 집어내셨던것이다.

결국 문제는 좁은 면적이 아닌 나의 태도였다.


마침 소장님께서 이 프로젝트의 건축주와 미팅을 가지셨고, 스케치를 해서 저녁에 보내둘테니 다음날 출근하면 그 스케치대로 BIM모델링을 해보자고 하셨다.

(군대를 전역한 직후 Revit을 익히고 복학 후에는 Revit으로만 작업을 했던 것은 정말 신의 한수였다!!)

통화가 끝난 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끓어오르는 감정으로 평면을 한장 더 그렸다. 

어째든, 그날까지의 진행상황을 소장님께 보여드릴 준비를 마친 후 퇴근했다.


그리고 소장님으로부터 도착한 메일의 스케치는 나에게 묘한 희열과 아쉬움을 동시에 주었다.

내가 최종적으로 만들어놓은 평면과 소장님의 평면이 거의 같았던 것이다!

계단참을 없앴고 세탁기와 건조기의 배치방식은 완벽히 일치했다!

거의 해답에 가깝게 문제해결을 했다는 것의 희열, 그리고 그것을 소장님에게 보여드리지 못한 아쉬움.


소장님의 스케치 대로 모델링을 했다.

그럼에도 침대 사이즈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계단에서 찾아낸 공간으로도 침대를 위한 충분한 공간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스케치대로도 온전한 공간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소장님에게 알렸다.

여전히 나의 태도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며, 공간을 한정시키고 있는 숨어있는 Inch를 찾아내야 한다고 하셨다.

자꾸만 문제의 벽에 부딪히고 힘이 빠졌던 나는 다시 한번 가슴이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소장님이 전화통화로 말씀하신 건축가로써 가져야 할 태도는 정말이지 가슴을 파고드는 이야기였다.


평면만 들여다보고 있던 나는 단면도를 1:50 으로 인쇄했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숨은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지붕의 경사 때문에 잃게되는 공간을 활용 할 수 있지 않을까 검토했고, 그 사이 소장님이 사무소로 돌아오셨다.
그리고 소장님이 바로 문제를 해결 해주셨다ㅋㅋ 파라펫의 두께를 줄이고 화장실의 배관을 옆으로 돌려서 폭을 줄였다.
당연히 외벽두께와 파라펫두께가 같아야 할거라는 나의 어설픈 추측과, 화장실 평면을 샘플도면보다 작게는 수정 할수 없다는 동료의 원칙적인 말에 갖혀서 문제해결을 위한 Inch의 공간을 찾아낼 수 없었던 것이다.
소장님께서는, 내가 아직 경험이 적고 아는 것이 많지 않으며 혼자 결정내릴 수 없으니 이해는 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원래부터 정해져있거나 이전에 작업을 하던 사람이 모든 것을 잘 알고 도면을 그렸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하셨다.
모든 부분에서 재검토를 하며 그것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하셨다.
내가 수없이 그리던 평면은, 소장님과 건축주의 미팅 그리고 소장님의 해답 제시로 결론에 도달했다.

단 5일간의 프로젝트 진행은 나에게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했다.
그리고, 소장님께서 나를 다그치지않고 북돋아주시고 깨우치도록 이끌어 주신 점이 너무 고마웠다.
이제 건축주 손에 들어간 도면이 다음주에 어떤 회신으로 돌아올지 기다려진다.
그리고, 또 어떤 다른 일을 하게 될지 너무 기대된다.
아마 혼이 나는 일도 생길 것 같다.


목요일 퇴근 후 Welcome Drink를 마시고, 전시회 Pre-opening행사에 참석한 뒤 늦은시간의 뒷풀이까지 소장님과 함께 했다.

다음날 점심은 소장님과 단 둘이, 해장을 위해서 Pho를 먹었고 회사의 비전과 곧 시작될 Project, Reserch, 많은 이야기로 이번주는 마무리 되었다.


하루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도면을 그리고 또 그리다 퇴근을 하면 수많은 런더너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템즈강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 업무로 뜨거워졌던 머리가 차가워지지만, 내 프로젝트가 런던 어딘가에 하나 둘 만들어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은 뜨거워진다.




나의 옆자리 Alex


사무실에서는 영어만 사용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장 크다.

내가 가장 큰 도움을 받고 있는 사람은 그리스에서 졸업을 하고 지금은 바틀렛에서 공부 중인 Alex다.

아마 그리스는 졸업 후에 바로 건축사 자격을 갖게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Alex는 이미 건축사 다.

내가 매번 모든 것을 소장님에게 직접 다 물어볼 수는 없기 때문에, 혼자 해결해 보려고 하다가 힘이 들때면 옆자리 Alex에게 도움을 청한다.

무언가를 물어볼때 마다 그는 항상 답을 가지고 있고, 문제 해결을 도와준다.

귀찮은 내색이나 머뭇거림이 전혀 없이, 언제나 내 옆으로 다가와서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그의 인성에서 이미 사람을 위한 좋은 건축가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좋은 교수가 되는 것도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Alex는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려다가 어떤 연유로 건축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바틀렛에서도 Computation Architecture를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점이 나와 조금 닮기도 했다. 왠만큼 컴퓨터의 문제에 있어서는 스스로 해결을 못한 적이 잘 없는데 벌써 몇번이나 Alex에게 도움을 받았다.

늘 유쾌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재밌는 친구다.

매일매일 고마웠고, 앞으로도 가장 고마울 친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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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부터 28일까지 런던 Metropolitan University의 Cass Bank Gallery에서 


OUT OF THE ORDINARY 라는 이름으로 한국 젊은건축가상 수상작들의 전시가 열린다.



그리고 지난 5일, Pre-opening 행사를 다녀왔다. 초대된 손님과 함께해야만 입장 할 수 있는 행사였는데, 마침 내가 일하고 있는 사무소의 소장님이 초대를 받으셔서 신입사원 Welcome Drink를 가진 후에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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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 소식을 가장 먼저 나에게 알려준 것은 0Fany형이었다. 그리고 또 순한형까지.


런던 한복판에서 한국 건축가들의 전시를 볼 수 있다는 소식이 굉장히 기뻤.


그리고 드디어 전시가 시작되는 날이 다가왔다.



익숙한 건축가의 이름, 잡지나 책, 인터넷을 통해 여러번 접한 작품들의 사진과 설명.


그것들이 이곳 런던에서, 영어로 쓰여진 설명을 읽으며 외국인들과 함께 전시를 보는 것은 참으로 묘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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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참가한 작가 및 사무소는 디림건축(임영환, 김선현), 로컬디자인(신혜원), 와이즈건축(장영철, 전숙희), 유타건축사무소(김창균), 이애오건축(임지택), 오우재(김주경, 최교식), 제이와이아키텍츠(원유민, 조장희, 안현희), 조호건축(이정훈), 최-페레이라 건축(최성희, 로랑 페레이라) 이다.

그리고 사진작가 신경섭과 Thierry Sauvage의 작업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큐레이터는 배형민 교수님과 박정현 건축평론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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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행사여서, 한국맥주나 와인을 핑거푸드와 먹으면서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분위기였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건축가들의 전시 행사인데도, 꽤 많은 외국인들이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은 사실 나에게는 다소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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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자체만으로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다소 있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 전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 많았을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큰 흠이 되지는 않을 듯 하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 던져진 문제상황들 속에서 이 젊은 건축가들의 생존 전략과 에너지를 보여 준 이 전시의 전반적인 흐름은, 지금 한국 건축의 분위기를 어렴풋이나마 보여주기에는 적당했던 것 같다.


조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와이즈건축에서 자신들의 조적조 작품 사진과 런던 곳곳의 조적건물의 사진을 병치시켜 구성한 책이었다.


이 책이 이번 전시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 흥미로웠다.


지반의 특성과 내화성을 갖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런던의 벽돌 건물과 와이즈건축의 조적에 대한 연구 결과물이 나란히 놓아놓은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사실 나는, 한국젊은건축가들의 전시를 런던에까지 가져와서 전시를 하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까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전시를 한다고 해서, 영국에서 이 건축가들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거라는 기대는 별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닝 행사에 참석을 하고 난 뒤에는 생각이 좀 달라졌다.


사람들을 초대하고, 초대 받은 사람은 2명까지 지인을 데려올 수 있었기에 이 갤러리 전체가 그야말로 한국과 영국 건축계의 교류의 공간이 된것이다.


전시의 내막을 알고보니 2007년 독일에서의 한국현대건축전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기획되었던 해외교류전의 일환이라고 한다.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활동을 시작한 많은 건축가들이 그 기반을 잡아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들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가 이런 이벤트를 통해 응집 됨으로써 우리의 건축가를 해외에서 더욱 파급력 있게 알릴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작년 건축계의 기쁜 소식 중 하나였던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도, 해외에서 우리를 알리기 위한 이런 다양한 시도들이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는 수 많은 사람들이 바라 마지않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배출을 위한 초석이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런던에서 체류 중이라면, 이 전시에 방문해서 세계 속 우리 건축의 작지만 강한 에너지를 느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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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뷔제 색연필

2015.02.05 09:25 from Teo/Essey

​​​​X Teo



파리에서 마지막날 샀던 꼬르뷔제 색연필을 깎았다.

사용하기 위해서 깎고 나면 원래와 같은 모양도 아닐 것이며 Le Corbusier라고 쓰인 글씨도 깎여 나갈테니까 사진을 남겼다.

깎고 나니까 역시 종전만큼 예쁘지가 않다.
사용하기 위해 다듬은 것 보다, 사용할 수는 없는 새것인 상태가 더 보기에 좋다니...

마치 실제 생활하기엔 불편하다는 거장들의 작품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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