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의 4학년 2학기 건축설계 프로젝트는 '리노베이션' 이다.


교수님께서, 올해에는 대구를 벗어나 경북으로 눈을 돌려보는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고, 그 중에서도 청도의 가능성에 대해 소개를 해주셨다. 그리고 우리는 청도군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일부 자료는 원제작자나 출처를 표기했다.


청도의 중심은 읍성이 있던 화양읍이었으나, 지금의 청도읍에 경부선 역사가 생기면서 새로운 중심지로 급속히 이동하게 된다.


먼저 청도역 주변과 청도시장 일대를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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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역앞에 비늘판벽으로 마감된 일식 건물이 있다. 꽤나 널널한 땅에 똑같이 생긴 두개의 건물이 있는데, 관사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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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시장 곳곳에서도 다양한 건축언어의 근대건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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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역 뒷편은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많은 일제시대 주택이나 한옥이 남아있다.




유천 (내호리, 유호리 일대)



청도읍내를 더 살펴 보기 전에, 우리는 청도 시내가 아닌 밀양으로 내려가는 길에 위치한 유천이라는 곳에서 놀라운 건물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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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보아도 이 건물의 정체를 어느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영화관이다. 건물 곳곳에서 많은 정성이 들어간 건물이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있다.

마치 2차대전으로 폐허가 된 영국의 교회에서나 볼 법한 내부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엄청난 시간의 두께가 몸을 애워싸는 기분이었다. 


처음 경부선이 개설 되었을때, 밀양과 청도읍 사이의 이곳에 유천역이 존재했다. 이제 그 흔적을 찾기도 어렵지만, 현재 유호리 라고 불리는 이 곳은 강줄기가 만나고, 길이 모이는 곳으로써 고려시대부터 물류와 행인이 모이는 곳이었다. 이러한 자연적 특성 덕분에 여러 양조장이 있었다고도 한다.



일제의 전통주 탄압정책으로 많은 양조장이 사라졌고, 유천역은 독립군의 폭파사건 등으로 지금의 상동역으로 위치를 옮기게 되면서 유천은 쇄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영화관이 있을 정도로 번화가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재는 몇 안되는 세대 수의 노인들만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 유천이 고향인 시조시인 이호우의 시에서 옛 유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은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 살구꽃 핀 마을, 이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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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양조장이었던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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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우, 이영도 시인 남매의 생가.




와인터널이 된 성현터널


청도의 유명한 관광지 중 와인터널이 있다.

청도에서 생산된 감으로 와인을 만들어서 그 곳에서 보관과 판매를 하고 있다. 오래된 터널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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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사진이니 지금은 또 다른 모습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금의 모습이 아닌, 이곳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 이다. 


성현터널이 와인터널로써 현대적인 쓰임새를 갖게된 것은, 어쩌면 잘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 터널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안내하고 있는 친절한 표지판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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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의 입구에는, 완공 후 일본군의 한 장군이 썼다는 대천성대 라는 현판을 아직 붙어있다.

일본은 당시 경부선 터널을 뚫으면서 몇몇 터널에는 이렇게 현판을 달았다. 특히 성현터널의 경우 경부선 전체 공사중에서도 가장 험한 공사 중 하나였다. 그 공사를 완공 한 후 일본은 하늘(혹은 천황)을 대신해서 이루어 냈다는 현판을 달아놓은 것이다. 

일본이 터널 하나를 완공한데에 대해서 자축까지 한 이 공사에는, 사실 수많은 조선인을 강제로 노역시키고 총살까지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악명 높았다. 



성현터널 공사가 이렇게 힘들었던 이유는 일본이 러일전쟁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독부는 '경부철도 속성명령'을 내렸고, 군용물자가 빠른시간에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 올 수 있도록 노선을 가능한 직선화 시켰다.

그 과정에서 청도 성현의 험난한 산맥을 가로지르는 약 1.5km의 터널을 계획한 것이다.



http://prologue.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j10913&logNo=50099113893&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공사장으로 이르는 길이 협소하고 험악하여 공사 재료를 운반하기가 곤란하자, 일본은 5.7km 길이에 8개의 스위치백으로 터널의 남북 양 입구를 오가는 우회가선을 만든다. 기차가 8번이나 후진과 전진을 반복하며 이동하는 임시선로를 설치했다는 의미다. 

이는 당시 일본에서도 전례가 없던 시도로, 이 가선을 설치하는데에만 약 2개월 간 대략 1만~2만명을 투입했다. 성현터널의 완공과 함께 이 가선은 철거되었고, 지금은 그 흔적도 찾기 어렵다.


성현터널은 이정도로 고난도의 공사였고, 많은 희생이 있었던 터널이다. 





고수구길


우리 반은 공통 대상지로 청도 시내와 유천 중 한 곳을 정한 뒤 각자 건물을 선정 하기로 했고, 장고 끝에 일반인들에게 청도 근대건축물의 가능성에 대해 알리고자 하는 목적의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청도읍 고수구길로 결정했다.

고수구길은 청도역 뒷쪽에서 청도군청까지에 이르는 약 1km의 길로, 청도의 근대역사에서 가장 번화했던 길이다.

상업의 중심이었을 뿐만 아니라 일제의 소방서, 경찰서, 우체국, 전매시설 등 관공서가 밀집해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원활한 교통을 위해 청화로라는 새로운 대로를 닦았고, 이후부터 청도읍의 중심상업가로는 청화로로 이동하며 고수길은 쇠락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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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소방대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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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부터 2000년까지 경찰서가 있었던 부지. 



당시 일본은 수 많은 치안시설을 빠른 시일에 짓기위해서 공통된 몇개의 도면으로 전국에 '찍어'냈다.

국가기록원에서 그 도면과 상세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 - 일제시기 건축도면 건축도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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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덤불을 뒤로 2000년까지 경찰서 건물로 사용했던 3층짜리 콘크리트 건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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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특별한 이름이 있다.

'무덕관'이다. 무덕관은 일본이 조선인들을 일본 문화에 물들도록 하기 위한 목적 중 하나로 만들어진 건물이다.

무덕전, 무덕관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 만들어졌고 일본의 무예, 특히 검도를 가르치는 용도로 쓰였다.

주로 경찰이나 군인이 무덕관의 책임자인 경우가 많았고, 경찰서 부지 내에 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무덕전에서 독립운동가들을 붙잡아 취조하거나 고문을 했다는 증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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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건물을 이번 학기 대상 건물로 선정했다.

그리고 이 건물에 대해서 조사를 하면 할 수록, 파면 팔수록 놀라운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번 포스팅에서...




Nate Kornegay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 각 도시별로 산재해 있는 일제시대와 근대 건축물에 아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이 있다.

Nate Kornegay는 건축을 전공하거나 한국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근대 건축물을 바라보는 식견이 놀랍다.

네이트의 블로그에서 청도에 대해서도 더 많은 자료와 사진을 확인 할 수 있다.


https://colonialkorea.wordpress.com/2015/08/16/che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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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시장에 대한 설명과 분석을 담은 이전 글


2016/06/23 - 시대를 담은 아파트 - 1. 대구 남문시장 2지구




남문시장에 대한 작업 이후에도, 자료조사를 계속했다.


그러다가 부산 국가기록원에서 남문시장 건립계획서와 계획도면을 소장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직접 방문해서 열람한 후 도면의 사본을 챙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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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동의 블록형 상가아파트로 계획 된 모습.

3층 이상의 주거부분은 도로에서 상당히 물린 후 중복도형으로 계획했던 점을 볼 수 있다.

실제로는 가운데 3개 동이 조금씩 다른 중정형으로 지어졌다.


공중에서 브릿지를 통해 동이 연결되는 모습이 계획 되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1층 상가의 층고가 굉장히 높고 개방감을 줄 수 있도록 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모든 상행위는 내부공간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이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전에 대한 고려나 보차구분에 대한 고려가 좀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우리나라에 지어진 대부분의 상가건축물이 자연채광이나 오픈스페이스를 많이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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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청사진으로 인화된 도면을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계획도면이라 실제 건설된 것과는 일부 차이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청사진 도면을 최신식 대형 복사기를 거쳐 사본으로 만든 후, 가슴에 안고 대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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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것은 없애고 새로운 것으로 대치시켜야 할 것이 아니라, 다듬고 개선해야 할 대상이다.


오랜 역사에 굴곡이 많다할지라도, 그것을 왜곡하거나 새롭게 써서는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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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남문시장을 알게 된 때는 2학년, 2009년 이었다.

동기들과 학교 프로젝트의 대상지 선정을 위해 대구 이곳저곳을 답사하던 중 처음 알게 되었다.

이 건물의 매력에 큰 감흥을 받은 나는, 이후로도 종종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영국에서 귀국한 뒤, 다시한번 들려온 남문시장 재개발 움직임에 너무 속이 상했다. 

이 곳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서, 4학년 1학기 친환경건축물 설계 프로젝트로 이 건물을 선정했다.


이번 글에서는 그 동안 작업한 사진과 프로젝트 자료를 담아 남문시장을 소개하고, 나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남문2지구 - 시대를 담은 아파트




대구의 지리적, 상업적 중심지인 중구에 위치하고 있고 대구도시철도 3개 노선이 모이는 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중구에는 현재까지 서문시장을 포함해 약 4개의 전통시장이 남아있다. 이 시장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대형마트가 중구내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전통시장과 상호협약을 맺어야 하는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가 이 조례 때문에 입점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


남문시장 일대는 대구읍성의 남문 앞에 위치해 있었고, 민간신앙에서 중요한 곳으로 여겨졌던 남산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천주교 대구교구청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리적 중심지이다 보니 헌책방골목, 인쇄골목, 자동차골목과 같이 특색을 가진 상가 골목이 모여있다.


이와 동시에 오래전 부터 형성된 주택가가 남아 있다. 낙후된 동네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 들어 재개발사업으로 고층주상복합 아파트들이 하나둘 세워지고 있다. 

이육사가 대구에 머물렀을때 지냈던 집의 위치가 이 일대였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하는 등, 오랜 역사와 많은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남문시장 아파트는 1972년 1지구를 시작으로, 1975년에 2지구가 완공되었다. 5지구까지 차례로 주상복합 혹은 상가로써 건축 되었다.


 


남산동일대는 말할 것도 없고, 시장 내에도 1940년대에 지어진 도시형 개량 한옥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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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당연히) 길마다 난전이 펼쳐져있다. 그래서 시장이 깊어질 수록 차량의 진입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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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측면에서 1층 내부 상가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출입구가 좁고 어두워서 인지성이 떨어진다. 쉽게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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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들어가면, 영업중인 상가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모두 문을 닫았다. 

채광과 환기가 잘 되지 않으니, 쓰레기가 쌓이고 냄새가 나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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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장 상가일 수록 화재에 취약한데, 가장 큰 원인은 낡은 전기시설과 복잡한 배선 때문이다.

공공화장실 또한 사용하기가 영 꺼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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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뒷편에는 램프가 있어서, 상부층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 40년전에 지어진 건물 답게 엘리베이터는 설치가 되어있지 않고, 램프 역시 휠체어나 장애인이 사용하기에는 법적 요건보다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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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정면에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경사로와, 2층 주거부분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다행히 2지구의 지하주차장은 어느정도 활용이 되고 있다. 3지구의 지하주차장은 난전으로 인한 차량 진입이 어렵고 관리가 어려워서 인지 폐쇄되어 있다.

 

활기차지만 번잡한 난전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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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한번 꺽어 2층으로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하고 이웃끼리 마주 볼 수 있는 네모난 중정이 나온다. 

하늘로 시원하게 뚤린 중정 덕분에 햇살이 쏟아진다. 

이런 도시 한복판에서, 오히려 현대 건축물에서는 체험하기 힘든 시퀀스와 공간감이다.


유명 건축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건축물은 아닐지라도, 도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아파트가 실험되었던 6-70년대의 시대적 배경이 낳은 건축물이다. 

도시의 네모난 블럭 속에서 많은 집을 품으면서, 동시에 좋은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한 실험 중 하나가 중정형 아파트다.

특히 이 곳은 대상지가 시장인 만큼, 밖이 번잡하고 시끄럽기 때문에 내부 지향적인 중정을 입주자들이 공유하며 마당으로 사용 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멋지다.



이곳에 시대의 변화와 건축 역사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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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이면 이 속에 하늘이 담기고 구름이 흘러간다.

밤에는 보름달이 걸리고, 눈이 오면 눈송이가 살포시 내려앉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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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넘어가면서 중정에 비치는 그림자의 모습도 달라진다.

중정 너머로는 고층아파트들이 하나둘 솟아나고 있다. 40년 전에는 최첨단 이었던 이 아파트가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새것 만을 최고로 치는 우리는, 작은 집들을 허물고 솟아난 저 아파트들도 언젠가 퇴물 취급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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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에는 오래전부터 살아온 가족들이, 자식들은 분가시키고 두 노부부만 지내는 집이 많다. 

아이들이 많지 않아서, 중정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의 모습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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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보는 밤하늘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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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위치가 좋은 탓에, 이 곳은 오래전부터 재개발 움직임이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의 반대와 전통시장 보호에 부딪혀 번번히 실패했다.


최근, 조합을 설립하면 아파트 재개발이 훨씬 쉬워지는 법을 이용해서 재개발 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조합이 설립되면 거주자의 절반만 동의를 해도 재개발 사업이 진행된다.




                   



서두에서 설명 했듯이, 중구에는 남아있는 시장이 많지않다.  

서문시장이나 교동시장 등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찾는 큰 시장이 대부분이고, 실제 인근 거주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 찾을 수 있는 시장은 많지 않다.


전통시장 보호를 위한 조례가 있기에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남문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문시장마저 사라져 버리면, 인근 주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서 무조건 차를 타고 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교통량이 많은 중구에서 차량통행을 더욱 부추긴다면, 교통문제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시대를 역행하게 된다. 



또, 남문시장 자리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바로 옆에 위치한

헌책방골목, 자동차골목, 인쇄골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요즘 도시들은 모두 특색있는 거리와 관광자원을 개발하는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문시장의 납작만두와 대구 3대 통닭으로 꼽히는 진주통닭 등을 모두 없애버리고, 특색있는 골목을 고사시키는 행위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원본 자료 출처 :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 장림종_박진희, 효형출판사



남문시장 2지구 아파트는, 우리나라에 지어진 중정형 아파트 중에서도 중정의 폭이 상당히 넓은 덕에 채광이 유리하고 거주환경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대표적인 중정형 아파트들의 중정 체적. 가장 오른쪽이 남문2지구 아파트.


동대문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중정의 폭이 좁고 환경이 그리 좋지않음에도,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서 보존 하기로 결정되었다.



45살 동대문아파트, 예술공간으로 ‘회춘’-한겨레


서울시가 26개 뉴타운 지구 가운데 오래된 아파트를 철거하는 대신 직접 사들여 리모델링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진희 연구원은 “국내에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중정형 아파트를 보존함으로써 무조건 철거한 뒤 재개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도시 재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대문 아파트 ⓒ박종오 기자






남문시장을 위한 제안



이런 문화적, 건축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남문2지구 아파트가 재개발로 철거 된다는 것은 너무나 속상한 일이다.

이 건물에 대한 애정으로 한 학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건물에 대해 더 알고, 사람들에게 가치를 알릴 수 있길 기대했다.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싶었다.


구청과 시청에 다 연락을 해보았지만, 도면을 구할 길이 없어서 실측을 하기로 했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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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친환경건축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학기말 작업을 마무리 했다.

친환경, 지속가능성, 탄소발생최소화 등의 목적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도시농업 등 다양한 친환경 요소를 도입했다.


여기까지의 작업은 1단계라 하고싶다. 

2013년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기존 아파트의 증축이 가능하므로, 수직 증축이나 공간적인 개선 등 더 많은 것을 풀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친환경적인 요소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이 건물에서 가장 개선이 시급한 부분을 중심으로 나의 제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1층 상가의 채광과 환기의 어려움으로, 상가 내부가 활용되지 못한 채 어둠과 쓰레기로 가득 찬 것에 대한 공간적 개선이다.

2층의 중정 바닥에서 채광이 가능하도록 뚫어주기만 해도, 전기설비없이 충분한 채광이 가능하다.


상행위가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에는 이곳에서 플리마켓(벼룩시장)이나 시장상인, 거주민과 연계한 쿠킹클래스(요리교실) 같은 프로그램을 열어 반월당이나 동성로로 부터 젊은 층을 끌어모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단순히 시장에 아케이드만 설치하는 한계를 넘어, 진정한 시장 현대화가 될 수 있다.

기존에 버려진 공간을 적극 활용해, 전국 어디에도 없는 특색있는 시장을 보여줄 수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유럽에서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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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스페인 발렌시아 / 스페인 바르셀로나




겨울철에는 중정으로 인해 에너지 손실이 많은 만큼, 지붕을 덮어주는 아이디어를 더한다면, 조금 더 환경이 개선 될 수 있다.

위 그림의 연출은 아이디어적인 측면이 강하고, 현실적으로는 좀더 고민이 필요하다.


중정 내부에는 거주자만 들어올 수 있도록 동선의 분리가 되어야 한다.




단면의 모습은 이렇다.

우측을 보면 기존의 경사로를 털어내고, 엘리베이터와 비상계단을 신설한 것을 볼 수 있다.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배려 뿐 아니라, 차후에 수직증축을 위해서도 엘리베이터가 필요하다.



여기까지가 1단계 작업이고, 각 세대의 평면 개선이나 증축 등에 대해서 충분히 더 많은 작업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남문시장 전체를 개선하고, 전통시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아이디어 스케치도 해 둔 상태다.







남문시장은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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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지금, 구시대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좋은 사례들을 볼 수 있다. 


근대건축물이 즐비한 북성로 일대에 리노베이션 사업을 적극 장려헤서 특색있는 거리로 탈바꿈 중인 [북성로의 재발견 프로젝트]와 대구의 근대적 유산과 이야기를 잘 활용한 [근대로의 여행] 등이 그것 이다.

철거와 재개발이 아닌 보존과 가치 재발견의 좋은 사례가 되었고, 문화컨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남문시장 일대 또한 관광상품으로도 가공할 수 있는 좋은 컨텐츠들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남문2지구는 공간적으로 잠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남문시장을 통해 대구에서 또 한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음을 믿는다.



남문시장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그 가치의 재발견으로 이어져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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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시장 재개발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시는 분들의 생각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건축과 도시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남문시장이 철거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남문시장의 가치를 알리고,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재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만큼, 재개발을 막아야 할 이유도 있습니다.


김태호(teo@archist.kr)





*마침 2016리모델링 건축대전 학생부문 공모분야가 '정비 및 개량이 필요한 도심 재래시장, 구역 또는 거리' 입니다. 남문2지구 도면이 필요하신 분은 실측한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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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ham Multi-story Car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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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전, 바이올린 연주가 너무 듣고 싶어서 런던에서 가까운 시일에 있는 공연을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장의 사진에 시선이 꽂혔다. 

거친 콘크리트와 공연을 하기엔 천장고가 그리 높지 않은 공간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Bold Tendecies라는 곳에서 주최하는 Multi-story Orchestra Concert가 그것이었다.

런던 남쪽의 Peckham에 있는 약 7층 높이의 주차장 건물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 중 하나였다.

입장료는 단돈 5파운드. 표가 매진될까 서둘러 예매를 하고 공연날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본 공연을 시작하기 전, 주차장 건물 이곳저곳에서 연주자들이 오늘 연주 될 베토벤 교향곡 7번에 해설을 곁들여 짦막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거리 공연의 자유스러운 낭만과 클래식 공연의 고상함, 그 중간 어디쯤에서 느끼는 재밌는 공연이었다.


지휘자의 열정적 지휘가 인상적이었던 본 공연은 한시간동안 쉼없이 진행됐다.

이따금 기차소리와 도시의 잡음이 들렸기에 한 순간도 빼지 않고 몰입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훌륭한 연주를 들으면서도, 런던이라는 거대한 메트로폴리탄 속에서 있음을 인지 할 수 있었기에 이 도시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순간이었고, 특별하고 인상적인 체험이었다.


© Bold Tendencies


우리 회사에서는 이런 거대한 Multi-story carpark[각주:1]주거용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고 있다.

런던시의 자가용 억제정책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면서, 활용도가 낮아진 주차장 건물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 하다.


그냥 부숴버리고 오피스텔 쯤을 새로 지을만도 한데, 이런 볼품없는 콘크리트 덩어리라 여길법한 건물마저 그것이 가지는 공간적 특성 혹은 구조체를 활용해 새로운 용도로 쓰려는 시도들이 인상적이다.



  1. 여러층으로 된 주차장 건물, 주차타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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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15, Selgascano



매년 런던의 여름을 기다리게 라는 또하나의 이유.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Serpentine Gallery의 Pavilion을 직접 보고 왔다.

2014년 Smilzan Radic의 파빌리온 리뷰 -  2014/07/13 - Serpentine Pavilion 2014와 Abramović의 퍼포먼스



올해에는 스페인의 Selgascano가 선정되었다. Selgascano는 마드리드에서 함께 공부한 José Selgas와 Lucía Cano 두 사람의 이름을 땄다. 

같이 일하는 Luis로 부터 셀가스카노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들의 런던 사무실 겸 레스토랑이 우리 회사와 아주 가깝기도 하다.


José Selgas와 Lucía Cano / 런던 오피스 / 스페인 오피스

©Selgascano



The serpentine Gallery Pavillon 2015, Selgascano



...

The Pavilion is an amorphous, double-skinned, polygonal structure consisting of panels of a translucent, multi-coloured fluorine-based polymer (ETFE) woven through and wrapped like webbing. Visitors can enter and exit the Pavilion at a number of different points, passing through a ‘secret corridor’ between the outer and inner layer of the structure and into the Pavilion’s brilliant, stained glass-effect interior. 

..

Serpentinegalleries.org


© Steven Kevin Howson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올해 15주년을 맞았다. 

15년 전 후원의 밤 행사를 위해 자하 하디드의 파빌리온이 처음 만들어졌던 것을 시작으로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첫 스페인 건축가이고, 건축가에게도 이 파빌리온은 영국에서의 첫 구조물이다. 

올해의 파빌리온 건축가로 선정이 되려면, 영국에 프로젝트를 완성한 적이 없는 건축가이어야 한다. 그것이 서펜타인이 만든 선정 조건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무소 겸 레스토랑은 파빌리온 공개 한참 전부터 이미 사용이 되고 있었다. 

서펜타인 측에 따르면, 올해의 건축가로 선정될 때는 완공 전 이었고 선정 된 후에 완공이 되었다고 한다. 어째든 이걸로 별 태클을 거는 사람은 없나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젊은건축가상 수상자 중에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팀이 있다고 말이 나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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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가스카노는 켄싱턴가든에 파빌리온을 만들기 위해 어떤 구조와 재료를 써야할지 고민했고 방문자들이 구조물, 반투명, 그림자, 빛, 형태, 민감함, 변화, 놀라움, 색 그리고 재료를 통해 건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여러 출입구, 이중외피, ETFE라는 합성화합물을 재료로 다양한 색깔과 불규칙적인 형태를 만들어서 그 경험을 주고자 했다



마침 우리 사무실에서 매달 진행하는 이벤트가 파빌리온이 일반에 공개되는 날과 같아서, 소장님께 이번달 이벤트로 Kensington Gardens 피크닉을 제안했다. 

기쁘게도 소장님께서 승낙을 하셨고, 우리는 평소보다 일찍 업무를 마무리한 뒤 다함께 켄싱턴가든으로 갔다.

날씨도 피크닉을 하기에 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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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온 내에 카페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설계조건에 포함되어 있다. 이 카페는 Serpentine의 큰 수입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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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남자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했는데, 올해는 여자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올해는 특별히 위험해 보이는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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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스밀한 라딕의 파빌리온의 개념을 어느정도 계승했다고 했다. 외부의 공원을 향해 방출시키는 듯한 이 형태도 작년과 꽤 닮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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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테잎이 풀어진 모습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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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임과 동시에 빛을 반사하기도 한다. 빛의 놀이터라는 표현도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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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펜타인 갤러리의 주장에 다르면, 그들의 행사가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건축디자인전시로 열손가락에 든다고 한다.

일단, 런던에서 열리는 많은 이벤트 중에서도 서펜타인의 파빌리온이 상당히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Time Out 런던의 여러 이벤트를 소개하는 잡지와 사이트에서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꽤나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파빌리온은 그 성격 상 한정 된 기간에만 볼 수 있고, 매년 여름 새롭고 실험적인 형태로 설치된다. 덕분에 맑은 날씨에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꽤 매력적이다. 

건축계에서만 기다리는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 서펜타인 파빌리온이 더욱 주목받으며 지속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흔히 볼 수 없는 형태이기에, 파빌리온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사람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현대국립미술관 X 현대카드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Bosim


우리나라에서 서펜타인 파빌리온과 유사한 이벤트라면,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카드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을 들 수 있겠다. 규모나 완성도 등 서펜타인 보다도 뛰어난 점이 많다. 

다만 서펜타인은 런던이라는 세계적 메트로폴리탄이 전세계 건축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한국의 젊은 건축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이벤트도 앞으로 영향력이 커져서 세계 건축계가 우리의 젊은 건축가에 주목할 수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작년 문지방의 신선놀음이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올해 SoA의 작품도 기대가 된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과 작년 문지방의 작품에 대해 잘 정리가 된, 이웃 블로거 Bosim의 글을 링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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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온이 일반에 공개되기 전, Archidaily 등 을 통해 파빌리온이 완성된 모습의 사진이 올라왔었다.

그리고 상당한 악플이 달린 것을 보았다. 악플의 내용은 대게가 보기에 너무 저렴해 보이고 허접하다는 것이었다.

당장에라도 변경을 하지 않으면 혹평을 면치 못할 것이고, 영국에서의 프로젝트가 이것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협박아닌 협박도 있었다. 도대체 어떤 위치에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기에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렌더링 이미지와 재료만 공개 되었을때도, 저렴한 재료때문에 가치가 없어보일거라는 예상이 있긴 했다.

임시구조물이고 실험적인 파빌리온에서 왜 저렴한 재료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지, 그리고 더 비싼 재료를 써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는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서펜타인의 파빌리온이 운영되는 것을 보고, 셀가스카노의 파빌리온을 직접 보고 온 나의 감상은 이렇다.

그냥 놀이터같고, 다소 장난스럽다는 느낌은 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와 거의 유사한 재료와 구법이다보니 햇빛이 쨍쨍할때는 내부가 상당히 덥다.

건축적으로 아주 심도있는 고민이나 이야깃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험적인 시도에 중점을 둘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도 전혀 없었던 건축적 실험은 아니다.


공원 속에서 다양한 색깔을 가진 비정형의 형태가 내려앉아있고 그 안에서는 형형색색의 빛이 공간을 감싸고 있어서 이것은 비일상적인 경험이 되고 그들의 렌더링이 주는 느낌과 같이 동화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하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 내부 공간은 마치 팝스타의 뮤직비디오 촬영 스튜디오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주 훌륭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썩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 순위를 매겨본다 작년보다는 나은 것 같다. 스밀한 라딕은 요즘 뭐하려나.


서펜타인 갤러리의 홈페이지에서는 셀가스카노가 이번 파빌리온을 위해 만든 스터디모형도 판매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설치 될 파빌리온을 위해 만들어진 세상에 하나뿐인 모형이긴 하지만...

저걸 100파운드(17만원)가까운 가격에 판다니.... 돈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별로 비싸게 생각하진 않을 듯 하다. 분명 몇달 후 부터 먼지가 쌓이겠지만. 

혹시 아는가, 셀가스카노가 지금의 자하 하디드만큼 잘나가는 건축가들이 될지?! 


어째건, 서펜타인 갤러리는 매년 파빌리온을 만들어서 그들의 갤러리가 전세계에 홍보되고 후원도 받고 카페로 수익금을. 게다가 올해는 한정판 모형까지 판다.

선정된 건축가는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실험적인 구조물까지 만들어 볼 수 있다.

대중은 비일상적 건축디자인에 대경험과 판단의 기회를 갖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디자인에 노출 된 대중은 디자인에 대한 안목도 높아질 것이다.

새로운 건축, 디자인, 예술 행사가 많이 열린다는 이 점이 런던이 부러운 가장 큰 이유다.


내가 모두까기이긴 하지만 딱히 깔게없다. 아키데일리의 악플을 본 뒤로 감싸주고 싶은 감정이 생긴 것 같다.

어쩌면 이날 날씨가 너무 좋았던 덕에,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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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온을 다함께 본 뒤 맥주, 와인과 함께 피크닉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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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여름은 정말이지 천국이다ㅜㅜ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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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부터 28일까지 런던 Metropolitan University의 Cass Bank Gallery에서 


OUT OF THE ORDINARY 라는 이름으로 한국 젊은건축가상 수상작들의 전시가 열린다.



그리고 지난 5일, Pre-opening 행사를 다녀왔다. 초대된 손님과 함께해야만 입장 할 수 있는 행사였는데, 마침 내가 일하고 있는 사무소의 소장님이 초대를 받으셔서 신입사원 Welcome Drink를 가진 후에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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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 소식을 가장 먼저 나에게 알려준 것은 0Fany형이었다. 그리고 또 순한형까지.


런던 한복판에서 한국 건축가들의 전시를 볼 수 있다는 소식이 굉장히 기뻤.


그리고 드디어 전시가 시작되는 날이 다가왔다.



익숙한 건축가의 이름, 잡지나 책, 인터넷을 통해 여러번 접한 작품들의 사진과 설명.


그것들이 이곳 런던에서, 영어로 쓰여진 설명을 읽으며 외국인들과 함께 전시를 보는 것은 참으로 묘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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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참가한 작가 및 사무소는 디림건축(임영환, 김선현), 로컬디자인(신혜원), 와이즈건축(장영철, 전숙희), 유타건축사무소(김창균), 이애오건축(임지택), 오우재(김주경, 최교식), 제이와이아키텍츠(원유민, 조장희, 안현희), 조호건축(이정훈), 최-페레이라 건축(최성희, 로랑 페레이라) 이다.

그리고 사진작가 신경섭과 Thierry Sauvage의 작업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큐레이터는 배형민 교수님과 박정현 건축평론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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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행사여서, 한국맥주나 와인을 핑거푸드와 먹으면서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분위기였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건축가들의 전시 행사인데도, 꽤 많은 외국인들이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은 사실 나에게는 다소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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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자체만으로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다소 있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 전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 많았을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큰 흠이 되지는 않을 듯 하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 던져진 문제상황들 속에서 이 젊은 건축가들의 생존 전략과 에너지를 보여 준 이 전시의 전반적인 흐름은, 지금 한국 건축의 분위기를 어렴풋이나마 보여주기에는 적당했던 것 같다.


조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와이즈건축에서 자신들의 조적조 작품 사진과 런던 곳곳의 조적건물의 사진을 병치시켜 구성한 책이었다.


이 책이 이번 전시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 흥미로웠다.


지반의 특성과 내화성을 갖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런던의 벽돌 건물과 와이즈건축의 조적에 대한 연구 결과물이 나란히 놓아놓은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사실 나는, 한국젊은건축가들의 전시를 런던에까지 가져와서 전시를 하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까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전시를 한다고 해서, 영국에서 이 건축가들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거라는 기대는 별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닝 행사에 참석을 하고 난 뒤에는 생각이 좀 달라졌다.


사람들을 초대하고, 초대 받은 사람은 2명까지 지인을 데려올 수 있었기에 이 갤러리 전체가 그야말로 한국과 영국 건축계의 교류의 공간이 된것이다.


전시의 내막을 알고보니 2007년 독일에서의 한국현대건축전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기획되었던 해외교류전의 일환이라고 한다.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활동을 시작한 많은 건축가들이 그 기반을 잡아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들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가 이런 이벤트를 통해 응집 됨으로써 우리의 건축가를 해외에서 더욱 파급력 있게 알릴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작년 건축계의 기쁜 소식 중 하나였던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도, 해외에서 우리를 알리기 위한 이런 다양한 시도들이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는 수 많은 사람들이 바라 마지않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배출을 위한 초석이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런던에서 체류 중이라면, 이 전시에 방문해서 세계 속 우리 건축의 작지만 강한 에너지를 느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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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서쪽 Bois de Boulogne볼로뉴 숲 공원에 위치한 Foundation Louis Vuitton 이다.


Frank Gehry의 최신작으로 작년 10월에 개관하였다.


Schooners 라고 부르는 범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게리 측에서 내세운 이 이미지와 건물이 꽤 유사한 느낌을 주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설명을 보기전부터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역시나 이번에도 물고기에서부터 나온 형태가 아닐까 싶었다.

오래전부터 게리가 동경해오던 물고기의 유연한 신체가 물위로 튀어오르는 듯한 형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물고기를 모방한 건축을 계속해서 만들어 오고 있다.


특히 초기 작품에서는 아예 대놓고 물고기를 만들기도 했고, 후에 큰 명성을 가져다 준 Guggenheim Museum Bilbao나 Disney Hall 등에 쓴 외장재인 티타늄 역시 물고기와 같은 유연한 곡선을 만들기 위한 기술적 방법이자 물빛에 반짝이는 은빛 비늘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재료였다. 


역시 사람은, 큰 건축가는 하나만 죽어라 파면 언젠가는 성공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게리는 물고기만 아주 죽어라 물고 늘어진 물고기성애자다.




















© Iwan Baan

공원의 컨텍스트? 파리의 건축적 분위기? 그딴거 다 필요없다. 그냥 온전히 독립적인 조형적 건축이다. 나는 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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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만 해도 하늘이 참 예뻤는데, 이후로 흐려져서 아쉬운 사진이 많다.


입장권을 구입해야 들어갈 수 있다. 모든 전시를 보기위해서는 학생기준 10유로 이고, 전시를 제외하고 건축물만 둘러보기위해서는 4유로다.

엄청 고민했다. 사실 건축을 보려고 간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전시를 안봐도 될 것 같지만 전시공간 또한 건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지금 전시 중인 현대미술도 나의 흥미를 끌만 했기에 결국은 전시를 포함한 입장권을 샀다.


모두 둘러본 느낌으로는, 전시에 관심이없다면 4유로만 내도 상관없다. 전시실 내부에는 건축적으로 볼만한 것이 딱히 없다. 

하지만 전시가 꽤 훌륭하기 때문에 전시를 같이 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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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과는 무관하게 내부공간의 구성은 이런식이다. 

방향감각이나 위치감각 따위는 쓸모가 없어지고, 지도를 들여다 보면서도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헤매는 경우도 생긴다.

지도 조차도 관람객들의 동선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그저 각 갤러리의 층별 위치만 표시되어 있는 것에 불과하다.


특히 로비에 들어선 이후로는 당최 어디로 이동을 해서 전시를 봐야하는지, 내 발걸음은 어디로 옮겨야 하는지 당황스럽다.

공간과 매스의 배치에 대한 고민은 어느정도 있는 듯 하지만, 효율적인 동선에 대해서는 거의 고민이 없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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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게리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다. '나는 잘나가는 건축가라 여행을 많이 다니는 물고기성애자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메뉴판은 보지도 않았지만 생선만 있을까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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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으로 가장 멋졌던 것은 거대한 구조체 혹은 장식적 구조물들이 결합되는 모습들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등에서 볼 수 있는 휘감기는 듯한 볼륨감을 가진 그의 건축은 비정형의 형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쓸모없이지는 내부 공간이 많이 생긴다.

또한 외부의 형태나 질감 따위가 내부로 연속되지 않는 등의 점에서 그의 건축은 외부형태적 조형성만을 크게 강조 되었다.


루이비통 미술관에서는 투명한 재질의 외피를 이용하였다. 

외부형태는 얇은 막과 같이 건물의 전체적인 형태만을 만들어 내고, 그 막 속에 내부 공간을 위한 매스가 배치되어 있다.

투명한 막과 매스 사이에서 형성되는 반외부공간에서는 전시실과 전시실 사이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설치작품이 전시 되기도 한다.


그 막이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된 구조체들은 동시에 장식적인 역할도 하면서 건축적·구조적 아름다움을 준다.

실제로는 구조적 역할을 하지 않지만 장식을 위해 사용된 것 들도 간혹 섞여있는 듯 했다.


특히, 단순히 철제 구조체로 남겨둔 것이 아니라 나무를 입힌 것을 적절히 섞어 둔 것이 인상적이다.

명품을 만드는 루이비통 재단의 미술관이기에 건축자체가 매우 고급스럽고, 정성을 들였다는 느낌을 확실히 주고있다.


프랭크 게리의 기존 작품들이 그저 구겨진 티타늄조형물 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어느정도 진일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게리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 개인적인 감상조차 완전한 비교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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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을 중시하기 보다는 조형성이 강한 건축을 많이 하는 그의 건축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장면의 연출은 멋지다고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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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구조체와 목재구조체의 만남이 썩 어울리고 멋지기까지 하다. 나무는 그냥 껍데기 불과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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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휘어진 결을 보라. 얼마나 정성을 많이 들였는가 느낄 수 있다.


어쨌건, 멋지다. 그건 인정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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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리 자매결연 10주년으로 만든 서울공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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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Ellsworth Kelly의 작품 일부인지 게리가 가져다 걸어놓은건지 정확히 모르겠다..

어쩌면 게리 할아버지가 아무래도 요즘, 손자와 색종이 접기를 많이 하시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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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의 설계과정도 전시되고 있다.

퐁피두 센터에서도 게리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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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올리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스터디 모형들이 있다.

게리도 작업초기에는 정형의 공간으로 디자인을 하더라. 

그 다음부터 매스를 비틀고 비정형의 볼륨을 입히고 다시 비틀어가며 수정하는 과정으로 설계를 하더라.

처음부터 비틀어놓고, 날라다니는 스케치에서 시작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근데 어쩌면.. 게리는 날라다니는 스케치를 해놓고 놀러다니면, 밑에 직원들이 필요한 공간설계부터 시작해서 그 스케치에 점점 맞춰가는 과정을 진행하는 건 아닐까.... 아마... 그럴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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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아니라 이무기 한마리가 내려앉은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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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한 조각들이 흩날리고 공중에 떠있는 건물의 표피가 썩 신비롭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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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로는 Alberto Giacomatti, Ed Atkins와 백남준 등의 작품을 볼 수 있으며, Olafur Eliasson 이라는 작가의 특별전시가 이루어 지고 있다. 

이번에 처음 알게된 작가인데,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들이었다. 위의 사진 3장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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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많이 벌어서 게리 레스토랑에서는 고등어구이를, 하디드 레스토랑에서는 달팽이무침을 사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White 와인이랑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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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스트나 외부로의 뷰를 그닥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파리 어디에서나 지겨울만큼 보이는 에펠탑 조차 시원스래 볼 수 있는 곳이 없다.

그나마 좁은 틈으로 보이는 에펠탑이, 석양에 보랏빛으로 물든 이 곳이 파리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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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에서 1유로를 내면 탈 수 있는 미니 셔틀버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Les Sablons에서도 꽤 걸어야 하기때문에 귀여운 맛에라도 1유로 내고 타볼만 할 듯 하다.

하지만 난 무조건 걷는다.


파리를 들르게 된다면,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식상하고 사람 많은 유명 관광지에 지친다면.  지금 파리는 공기반 한국인반

Foundation Louis Vuitton루이비통 미술관을 가볼 것을 추천한다.



Frank Gehry와 Bernard Arnault


Foundation Louis Vuitton 건물은 당초 계획으로 1,348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은 금액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1,348억원도 상상이 안가는 금액인 건 마찬가지다.

실제 얼마가 투자되었는지 묻는 질문에 LVMH그룹의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대답이 정말 멋지다.


"꿈의 가격을 매기려고 하지마라"


캬아... 역시 다르다.

요즘 사람의 인성은 돈으로 결정된다고 했던가..


1500억원이 넘었을 건물 앞에서 10유로 입장권을 살것인지 4유로 입장권을 살 것인지 고민했던 내 자신이 참... 난 자랑스럽다. 쳇.


그래서 게리는 얼마받았을까...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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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보군이 런던의 Design Museum에서 Louis Kahn의 전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디자인뮤지움이라면 '거대건축이라는 욕망The Edifice complex'와 '사물의 언어The Language of things'라는 책으로 접했던 건축비평가 Deyan Sudjic이 관장으로 있는 미술관이라는 사실로 잘 알고 있었다.

데안 수딕이 관장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런던에 오면 가보고 싶은 미술관 중 하나였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다녀왔다!


London Bridge역에 내려서 Themes 강변을 따라 런던시청과 타워브릿지를 지나 조금만 내려가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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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즈강 바로 옆에 위치해있는 작은 규모의 미술관이었다.


우리나라의 딱 대림미술관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Kensington에 지금의 3배 규모로 신축 중이라고 한다. 켄싱턴이라니.. 돈 좀 벌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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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생겼다. 홀에서의 공간감은 나쁘지 않았는데, 완공되어 봐야 알겠지?


건축비평가가 건축주라니...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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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뮤지움이 100% 다 꽁짜인건 아니다... 사립 뮤지움 중에 무료입장인 곳이 있지만, 이곳은 입장료가 있더라 ㅜ


그래 건물 새로 지으려면 입장료가 필요할거다....



전시실 입구에는 루이스칸의 활동을 시간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루이스칸의 대부분의 작품은 마지막 20년에 집중되어 있기에, 젊은 시절의 작품은 주로 그림으로 채워졌다.



전반적인 전시의 구성은 City, Landscape, Structure/Science, House, Community 등으로 건축의 기능적 분류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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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시는, 루이스 칸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전시였다.


루이스칸의 주요 작품의 사진, 모형, 스케치, 짧막한 설명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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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새롭게 다가온 부분은, 칸이 과학과 구조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그에 대한 깊은 연구를 했다는 점이었다.


역시 훌륭한 건축가라면 훌륭한 구조기술자 이기도 해야하는 것이 맞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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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다란 모형은 실현되지 않은 프로젝트의 모형이다.


근대의 마지막 거장에게서 현대의 고층 빌딩에 뒤지지 않는 구조미를 느낄 수 있다니..;


특히 Norman Foster의 HSBC Building이나 Hearst Tower가 연상되는 형태였다.


당시 시공기술만 뒷받침 되었다면, 노먼 포스터 경이 최근에서야 설계한 형태를 1900년대 중반에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갖게된 생각은 건축가들의 영감과 Reference 그리고 전통의 계승에대한 부분이다.


요즘 읽고 있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중에 팔라디오가 계속해서 언급된다. 


팔라디오는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십서를 열심히 연구하고 전통의 계승과 발전을 중요시 했던 건축가다.


칸 또한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의 혁신적 건축으로 승화시키는데 성공한 몇 안되는 건축가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루이스 칸 전,후의 여러 건축들이 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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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es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과 Norman Foster의 Vieux Pavilion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노먼 포스터는 칸의 영향을 좀 받았나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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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에 칸이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모습이다. 


사실, 삼각트러스는 구조적 해결을 위해서 쉽게 많이 쓰이지만 건축가에 의해 그 구조미를 살렸을때 비로소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NIKON | COOLPIX P5100


영남대학교 상경관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우리과 교수님이 칸의 작품을 레퍼런스로 설계하시진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우리학교에서 공간감이 좋기로 손에 꼽히는 장소..!




칸의 명작 중에 하나 Exeter Library다. 가운데 중정 위로 보이는 X자 구조물을 비롯해 고딕양식의 교회에서 전통의 형태를 계승하고 있다.



외관의 모습.


그리고 떠오르는 건축물들.




우선 이은영 건축가의 슈투트가르트 시립 도서관이다. 


같은 도서관의 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의 공간구성도 다소 닮은점이 있다.


Exeter Library Section


Stuttgart Library Section


학교에서 이은영 건축가의 특강이 있었을 당시, 건축가는 '책의 신전'이라는 표현을 했다.


전체 공간 속에서 책 자체가 공간감을 만들도록 설계한 부분에서 분명 칸의 영향을 받았으리라.



그리고 떠오르는 또 하나의 건축물.



Palazzo della Civiltà Italiana(이탈리아 문명 궁전)이다. 


전통의 계승이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이탈리아인 만큼, 고전건축을 현대화 시킨 노력의 결과로 완성된 작품이다.



결국, 세작품 모두 전통 건축에 대한 연구와 계승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나란히 두고보면 베낀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지만, 최소한 여기에 나열된 작품들은 각각의 독립적인 건축임이 분명하다.


전통의 계승이나 참고를 했을지는 건축가만이 알겠지만, 건축가 자신만의 생각과 개념으로 발전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건축물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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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움의 2층에서만 칸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3층에서는 또 다른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동그란 프레임을 통해 보이는 런던의 모습이 재미있다.




전시의 구성에 있어서는 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정기용 아카이브와 이타미 준 전시가 훨씬 뛰어났다고 생각된다.


정기용 전시의 경우 아카이빙에 가장 큰 의미를 두었지만, 루이스 칸의 경우 이미 엄청난 아카이빙이 이루어져 있는 것을 모았을 뿐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작업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기록을 보관하는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 부럽긴했다.



루이스 칸이라는 건축가를 소개하고, 그의 작품을 쭉 한번 훑어볼 수 있을. 딱 그 정도의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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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브릿지 역 바로 옆에 위치한 유럽 최대 높이의 빌딩 The Shard. 


Renzo Piano가 설계했다. 최상층 전망대의 형태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완공이 되지않은 걸로 생각하기도 하더라;


일명 '낯설게 하기'전략..... 


그러고 보니... 얘는.. 북한의 류경호텔을 떠올리게 한다;;




검색을 해봤더니, 둘의 유사성을 주장하는 웹페이지가 꽤 많았다;


심지어 높이, 완공예정연도 등 외관 외에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 건축계의 평행이론이 될 판;;;



세계 각국의 피라미드형 건축물을 비교한 그림.



류경호텔이 젤 높다는 건 좀 충격; 하지만 폭도 넓으니까 시공 난이도는 낮아질 듯.


하지만 또 임대면적이 어마어마하게 넓다는건 추추충격;;;;

 

아무리 독재자가 통치한다지만 뭘 채울지 생각은 해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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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dford Square에 위치한 AA.


내가 일하는 곳과 아주 가깝다. 지난번엔 파빌리온과 서점만 둘러보았다. 학기중이라 곳곳을 돌아다니기엔 눈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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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들어가도 되는지 난감한데, 그냥 이 문 밀고 들어가면 된다. 


지금은 전시기간이니까 마음껏 둘러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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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왔을때는 없었던 아이들이, 전시 기간임을 알려준다.


과정과 학년별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너무 당연한건가.




과정에 관계없이 전체적인 AA의 느낌을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 가겠다. 과정별로 섞여서 사진이 묶여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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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컴퓨터의 계산과정을 통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Parametric과 생물조직스러운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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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렉탈이라고 하긴 어렵고 Tessellation이라고 표현해야 할것 같다. 타일맞추기나 보도블럭을 생각하면 될듯. 


우리말로는 쪽매맞춤으로 번역 한다는데, 쪽매맞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Escher의 도마뱀. 에셔가 바로 테셀레이션의 아버지다.


©mcescher.com


©danceswithferrets.org

테셀레이션은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각형으로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다. 3개의 접점은 필수요소.


에셔의 도마뱀도 알고보면 정육각형을 변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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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에서 전시중인 작품의 스터디과정을 보면, 이 역시 정육각형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 더 복잡한 형태로 발전된 것을 볼 수 있다.


...는 내 추측;;;;


그 외에도 육각형의 크기를 변형해가며 구조를 이루고, 그에 맞게 기능하는 형태도 볼 수 있었다.



금은 자하의 파라메트릭 디자인이 최신유행... AA에서 파라매트릭 디자인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해야지요. 암요. 





아이폰 앱중에 Monument Valley라는 게임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Apple Design Award 2014를 수상 하기도 했다.


©monumentvalleygame.com


이 게임 역시 에셔의 공간적 Paradox를 그린 여러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게임이다.


©mcescher.com


건축-장식학교를 다녔던 에셔는 건축을 잠시 공부했지만, 담당교수의 권유로 그래픽아트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테셀레이션과 같이, 주로 수학적 연구를 통해 그림을 그렸다. 

평면상에서 입체를 그려내고 다시 그것이 평면속에 갇히는 그림, 바닥이 벽이되고 벽이 다시 바닥이 되는 공간적 패러독스를 표현하기도 했다.

각자의 중력을 갖는 상대성의 공간이라고 볼수도  있다.


여튼 내 머리속에서도 제대로 정리 안 된 이런 이야기를 자꾸 하는 이유는,

그런 것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 몇몇 보였다는 거다.


평면상에서 입체처럼 보이도록 표현하기도 하고, 입체표현에서 평면적 표현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 그냥 내가 오늘 에셔에 꽂혔다. AA 애들이 에셔 덕후가 아니다....



에셔 이외에도 National Gallery에서 본 Samuel van Hoogstraten 등의 예술가에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작품이 꽤 보였다.


SONY | SLT-A57©mcesc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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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원근법으로 그려진 그림은 누가봐도 당연하고, 익숙한 표현법이다.


그래서 현대에는 오히려, 보는이로 하여금 낯설음을 느끼도록,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기도 한다.


Axonometric이 꼭 그런 의도로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액소노매트릭을 이용한 의도적 왜곡 표현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었고,


다수의 왜곡 투시도가 걸려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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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품 하나하나의 의미와 과정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했다. 언어적 이유와 나의 수준의 한계로..ㅜㅜ


하지만 전반적인 전시 구성이나 AA의 전체적 분위기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우선, 전시방식이 매우 자유로웠다. 결과물의 포맷이나 형태, 전시방식 모두 자유분방 하다.


아마도 클래스별로 어느정도의 방향성은 가지고 있겠지만..... 



우리학교의 전시포맷을 생각하면... 하.. 과연 여기가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곳인지 회의감이 든다.


우리학교에서는 창의적 사고와 독창적이고 실험적 과정과 결과물 보다, 보편적이고 효율적인 건축만을 배운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런 건축교육을 지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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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스터디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내용을 완벽한 한권의 책으로 묶어낸다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다.


사실, 건축학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학기의 짧은 설계과정 동안 수집하는 데이터와 사고량은 엄청나다. 


하지만 그것을 정리하여서 묶고 자신의 생각을 정립시켜서 글로 녹여낸다는 것은 그것에 몇배의 에너지와 시간이 소모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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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AA Archive라는 이름으로 오래전 AA를 거쳐간 사람들의 스케치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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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대한 연구를 한 학생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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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작품들은 Foundation 과정의 학생들 작품 전시.


각각 하나의 완벽한 작품으로 보기는 부족함이 많은지 이렇게 군집으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전체가 만들어내는 느낌이 꽤 괜찮다.


다만, 저 속에 수많은 작품들도 하나하나에 쏟아낸 열정이 엄청났을텐데, 내가 다 아쉽다.




AA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배울까 생각해 봤다.


가시적인 결과물만 대충 훑어봤을때 느낀점으로는,


그들은 다양한 표현방식을 몸에 익히는 것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작업 수단이 컴퓨터가 되든 수작업이 되든, 혹은 작업의 재료가 나무가 되었든 금속이 되었든,


자신이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은 바를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연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스케치를 할 수 있지만


톱을 다를 수 있는 사람만이 나무의자를 만들 수 있다. 



건축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머리 속에서만 가지고 있어서는 그것을 실현시킬 수 없다.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표현 수단이 필요하다.


그 점에서 AA는 학생들이 표현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교육을 한다.



각종 공구, 기계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레이저커팅기 3D프린터... 부럽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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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 평가 때 학생들이 샹파뉴를 마시던 테라스에서 올려다 본 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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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 건축관이든 옥상의 느낌은 비슷비슷하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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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작업공간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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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왼쪽의 어둑한 곳은 수면공간ㅋㅋㅋ 이 정도면 5성 호텔급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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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공간은 여러건물이 연결되어 있어서 상당히 복잡하다. 마구 돌아다니다가 나와보니 뒷골목;;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은 최초의 YMCA가 시작 된 곳 이기도 하다.


주변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큰 규모의 건축인 만큼, 주변의 작은 골목길도 배려를 한 형태가 인상적이다.


물론 내 주관적인 생각






AA의 전시를 둘러본 뒤, 바로 다음 블럭에 위치한 Building Centre를 다시 찾았다.


런던의 도시계획에 대한 전시가 이루어 지고 있는데, 저번에 우연히 찾았을때 내용을 찬찬히 보지못해서 다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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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중심지 사이트 모형. 15명의 모델러가 수개월이 걸렸다고...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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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발전 과정, 앞으로 개발예정지역 등을 전시 하고 있다.


그중에서 눈여겨 본 부부은 도시조망과 건축유산에 대한 부분, 그리고 CrossRail이라는 새로운 대중교통. 사실 그냥 지하철.



런던의 스카이라인을 보면 고층빌딩은 Bank와 Canary Wharf 등에 모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점이 바로 런던의 도시계획에서 중요한 한 부분이다.


주요 지점에서 도시를 보았을때 건축 유산이나 런던 중심부를 향한 조망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며 게획을 하고 있다. 


나는 St. Paul 대성당을 조망을 위해 주변에 고층빌딩을 지을 수 없도록 하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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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망을 위해서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은, 도심에서 떨어져 런던의 중심부를 보았을때 보이는 스카이라인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거다. 


건축 유산의 보존을 위해 고층건물의 무분별한 건설을 막는 것 뿐 아니라, 고층건물이 만들어내는 현대적 도시의 모습 또한 고려를 한다는 이야기다.


Primrose Hill이나 Hampstead Heath, Greenwich Park에서 감탄하는 런던의 풍경은 건축유산이 아닌 스카이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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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런던 중심부에 계획 중인 초고층 건물들을 생각해보면, 다소 우려가 되긴하지만..


도시가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 개발을 피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런던시는 보존과 개발의 줄다리기를 잘 타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도 잘 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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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찾았을때는, 런던을 소재로 한 오래된 스케치에서부터 최근의 일러스트 작품까지를 전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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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CrossRail에 대한 선전.


런던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새로운 지하철인 듯 한데, 기존 런던의 튜브보다 터널이 훨씬 넓고 전동차도 더 커지고 빠르단다.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공사라고...; 총 공사기간은 8년인가 10년인가?? 이거때문에 옥스포드 스트릿 통행하기 불편함... 






배가 고파서 Fitzrovia 일대를 헤매다가 깔끔하고 가격도 비싸지 않은 태국 음식점을 들어갔다.


스터터와 메인디쉬 2코스는 8파운드, 디저트를 추가하면 10파운드. 


음료는 Thai Iced Tea를 시켰는데. 이거 뭐지?! 맛있다!!


약간 밀크티나 짜이랑 비슷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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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맛있긴 했는데....


멍청한 실수로 앞니에 금이 갔다..


GP등록하고 NHS 치과 예약 잡아야겠다......ㅜㅜ





몇일전 티스토리에서 안드로이드용 티스토리앱을 런칭했다.


iOS용은 8월중 런칭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흠. 두고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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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ine Galleries를 다시 찾았다.


지난번 찾았을때 완성되지 않았던 올해의 Pavilion이 드디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Zaha Hadid의 작업도 보고, 행위예술가 Marina Abramović의 퍼포먼스도 체험하고 싶었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Hyde Park 내에 두개의 건물을 가지고 있다.




자하가 작업을 한 곳은 The Magazine(무기고) 였으며, 후원자의 이름을 따서 Serpentine Sackler Gallery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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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내부에는 Ed Atkins라는 작가의 다소 섬뜻한 디지털 작업이 전시 중이다.


자하가 디자인한 사진 좌측의 증축 공간은 The Magazine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며 레스토랑으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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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하 건물이다. 이것도 뭐 솔직히 자하가 직접 디자인 한건지 사무소의 누군가가 작업 한건지는 모르겠다.


내부에는 천창도 있고 공간감이 꽤 좋아보였다.


영화 속 미래의 우주선같은 곡선이 멋들어지긴 했지만 별 감흥은 없었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2000년, 후원의 밤 행사에 임시로 쓸 천막이 필요했고, 그 당시 주목받기 시작한 자하에게 디자인을 맡기게 된다.


행사가 시작되면서 천막의 디자인이 엄청난 관심을 끌게 되었고, 건축가를 초청해 파빌리온을 공개하는 것을 연례 행사로 만들었다.


이때 자하와의 인연으로 사클러 갤러리도 그녀와 함께한 것이다.



Serpentine Pavilion 2000, Zaha Hadid



서펜타인의 파빌리온 작가 선정은 영국 내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한 적이 없는 해외의 건축가를 소개한다는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영국이 아시아 국가나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했을때 다양한 현대 건축가의 프로젝트가 흔하지 않기에, 해외 건축가의 작품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토요 이토, 오스카 니마이어, 프랭크 게리, 렘 쿨하스 등의 건축가가 서펜타인 갤러리와 함께 파빌리온 작업을 했다.




올해는 칠레의 건축가 Smiljan Radić이 선정되었다



4년 전 그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이기적인 거인'에 등장하는 거인의 성을 컨셉으로 마스킹테잎을 이용해 모형을 만든 적이 있다고 한다.


손으로 투박하게 만들어진 그 모형의 느낌이 썩마음에 들었는지 그때의 작업을 떠올리며 이 파빌리온을 만들었단다.




이번 파빌리온과 오스카 와일드 소설 속의 '거인의 성'은 개념적으로 관계는 없는 듯 하다.



이기적 거인은 누구나 읽어봤을 법한 내용이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정원에 담장을 치고 아이들이 놀지 못하게 했더니 겨울이 계속 되었고, 아이들이 다시 들어오자 봄이 돌아왔다는 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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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혹은 동양인이라면 이걸 보고 고인돌을 떠올릴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서양인들은 전혀 고인돌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인지, 건축가가 의도적으로 고인돌이라는 표현을 회피하는 것 인지.


건축가는 '채석장의 큰 돌위에 깨질 듯한 조각을 올려 놓은 형태'라고 표현하고 있다.


고인돌이 아닌 '고인 껍질'이란 말이다.


사용된 재료와 구축방식을 보면 틀린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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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는 간단한 음료와 음식을 팔 있다.



묵직해 보이는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주 가볍고 반투명한 유리섬유를 이용해 만들었다.


건축학도라면 누구나 익숙한, 미색의 종이테이프가 떠오른다. 그가 테이프로 만들었던 모형과 유사한 느낌을 내는데에는 성공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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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가 고인돌을 닮았다고 생각해서인지, 내부는 먼 옛날 인류가 살았을 동굴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건축가에 말에 의하면 저 창은 공원과 소통하고, 내부의 인테리어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프레임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자동차와 큰 가로수 뿐이어서, 창이 향한 방향 때문에 전혀 설득력이 없게 느껴졌다. 개념적인 제스쳐일 뿐이었다.



외부에서 볼때는 뭔가를 뿜어내는 듯한 느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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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과 갤러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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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참 보기 좋지만, 사실 저 사진을 찍은 직후 뒷쪽에서 뛰던 아이가 넘어졌다.


파빌리온 내부로 연결되는 데크와 지면의 높이차이 때문에 발을 헛디딘 것이다. 바닥이 흙이라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 이었다.


잠깐 머물렀음에도 그보다 위험한 순간은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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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가운데에 개방된 부분이 보일 것이다. 


가느다란 난간이 멋들어지게 붙어 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난간에 기대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 분이 난간 아래로 떨어졌다!


한쪽 다리가 데크에 걸렸고 정말 크게 다칠뻔 한 사고였다. 다시 올라올 수 있게 친구들이 도왔지만 떨어지면서 바닥과 난간에 부딪혀, 고통스러워 했다.


비록 임시 구조물 이지만 군데군데 안전사고가 일어날 여지가 많았다.


내가 찾았을때는 개장한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큼 안전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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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물체가 아래에 있다


더 크고 묵직해 보이는 물체가 마치 떠 있는 듯 하다



직해 보이지만,


어쩌면 깨질 듯 얇은 껍질과도 같



사람들이 주변에 모인다.



흙을 쌓아 외부를 반쯤 감싸안은 언덕을 오르면


휘감기듯 내부로 들어간다.



내부를 향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동시에 뿜어내려는 듯 하다



잘 가공된 금속테가 내부공간을 감고 있지만


덕지덕지 붙은 반투명 조각들이 외부형태를 완성한다



형태와 공간은 칼같이 떨어지지 않는다.




비를 피하고, 바람을 피하고


포근하고 얼금얼금한 빛 속에 안긴다.




그걸로 충분하다.






스밀한 라딕은 건축계에 그의 이름을 확실히 알리게 되었고,


서펜타인 갤러리는 올해도 새로운 건축가를 소개하며 주목을 받았으며, 카페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 까지도 성공했다.



좋은 작품이긴 했지만 크게 감흥이 느껴지진 않았다.


직접 내 눈으로 보고 공간을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가설 건축물임에도 너무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명확하지 않은 개념과 칼같이 떨어지지 않는 형태가 익숙치 않아서일까.



서펜타인은 좋은 작가를 소개했고, 건축가는 최선을 다했다.


이제 스밀한이 어떤 새로운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지 기대 해 볼 차례가 아닐까.





- 스밀한 라딕의 작품들 







파빌리온에 머물고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 못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갤러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Marina Abramović의 퍼포먼스 작품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현재 활동 중인 가장 유명한 행위예술가 중 한명이다.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있었던 퍼포먼스의 영상을 통해 그녀를 알게 된 사람이 꽤 많을 것 같다.

무려 3개월 동안 매일같이 진행된 이 퍼포먼스는 참가자들과 1분씩 눈을 마주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수많은 사람들과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어김없이 한 남자가 그녀의 앞에 마주앉았다. 

갑자기 그녀의 표정에 변화가 생기며 묘한 웃음과 함께 눈물이 터진다.

그는 동료이자 연인이었던 Ulay다.





그들은 10여년간 사귀어 왔지만, 함께 찾았던 중국에서 울라이는 새로운 연인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 이후 그녀는 힘든 시간을 보냈고, 점차 자신의 경력을 쌓아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이 퍼포먼스로 울라이를 재회한 것이다. 

많은 순간들이 그녀의 눈앞을 스쳤을 것이고 눈물이 터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나도 이 퍼포먼스를 통해 그녀를 알게 되었다.

Ulay를 재회한 1분은 다를 것 없는 60초의 순간이지만 그때 그녀의 표정은 다시는 재현될 수 없는, 10여년을 한번에 담는 1분이었다.





여튼,


SONY | SLT-A57



SONY | SLT-A57




줄을 서서 내 순서를 기다린 후 입장했다.

관객이 직접 체험하는 퍼포먼스 이기에 내부에 인원을 통제 했던 것이다.


이 퍼포먼스의 이름은 512hours.

64일간 계속되는 이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시간이다. 

핸드폰과 카메라를 포함한 전자제품과 소지품은 락커룸에 모두 보관해야 한다.


내부로 들어가자 아주 고요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채 서서 눈을 감고 명상을 하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손을 이끌었다.

무리 속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는 눈을 감은 뒤 천천히 숨을 쉬라고 속삭였다.


이 상황이 너무나 낯설었고,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언제까지 그렇게 있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결국 명상은 커녕 잡생각만 가득한채 3분도 채 되지 않아 내려왔다.


이게 뭘까 혼란스러웠다.


명상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양쪽으로 하나씩 방이 있고, 각각의 또다른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먼저 가본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책상에 앉아 두종류의 곡식을 분류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눠준 종이게 뭔가를 체크하는 듯한 사람도 있었다.

역시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 기다린 뒤 빈자리로 안내를 받았고, 두 곡식을 분류하고 갯수를 세라고 속삭였다.

맙소사. 다른 관객들도 정말 이걸 모두 분류하고 세었단 말인가??

하.. 그래 일단 해보자. 베트남 쌀과 그보다 조금더 큰 검정색의 또다른 곡식을 서로 분류했다.

나는 아예 하나는 포기하고 쌀알만 세기로 마음 먹었다.

세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마치 군복무 기간에 야간 경계 근무를 서면서 온갖 생각이 들듯이 말이다.

게다가 나는 지금 가족, 친구와 떨어져 이 먼곳에서 지내고 있으니 더욱 그럴 수 밖에.

그리고 마침내는 슬슬 잠이 오기 시작했다..... 어찌어찌 졸면서 분류를 끝냈고, 쌀알의 갯수를 세었다.

졸면서 했으니 정확하지도 않았다. 나눠준 종이에 쌀알의 갯수를 적었고, 간략한 소감을 적었다.

너무 졸렸다고-_- 갯수는 1000개가 넘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의 퍼포먼스가 이루어 지던 방으로 왔다.

이제는 이 퍼포먼스들이 차츰 익숙해졌고, 왠지모를 평온함을 느꼈다.

백색으로 칠해진 그 방에 쏟아지는 따뜻한 햇살과 전자기기가 내는 소리나 사람들의 말소리도 없는 그 공간에서

온전히 나 자신에 집중 할 수 있는 명상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서로의 숨소리가 서로를 위안했다.


이제 이 퍼포먼스에 나도 빠져들고 있음을 느꼈다.

또다른 방에서는 사람들이 아주 천천히 걷고 있었다.

안내자는 나에게 숨을 천천히 쉬도록 유도했다.

그 숨결을 느끼며 아주 천천히 한발 한발, 행동 하나하나를 이어나가게 했다.

평소에 발걸음이 빠른 나에게, 그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마침내, 발걸음을 옮기는 나의 지극히 일상적인 행동에 온 정신을 집중해 그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즐길 수 있었고, 그 순간 너무나 평온했다.


모든 퍼포먼스를 체험한 뒤, 사람들이 명상하는 것을 한쪽 구석에서 지켜봤다. 그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런데 그때,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보였다!!

그녀 역시 이 퍼포먼스의 일부로 그 행위들을 하고 있었고, 안내자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녀를 직접 보게 될 줄이야!



한장의 사진도 남길 수 없었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경험이었다.



파빌리온을 보기위해 서펜타인을 찾게 된다면,

그녀의 퍼포먼스에도 꼭 동참해 보길..!

서펜타인의 홈페이지에서 그녀가 남긴 동영상을 보니까, 항상 그녀가 퍼포먼스를 함께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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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chist _Teo 트랙백 0 :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