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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대도시에서 여유를 부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유라기 보다는 지난 날의 일정이 너무 힘들었고 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들이었기에 사람냄새도 잘 맞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오히려 그래서 처음 고베에 도착했을때 적응이 안되었다. 분주한 사람들의 움직임, 3개의 기차노선이 하나의 역이름(산노미야)으로 존재하며, 지옥의 신도림역을 방불케 하는 블랙홀과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베에서 꼭봐야 할 야경은 이 곳의 여느 청춘남녀의 데이트 하는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즐기니 잠시 들떠 있었던 여행의 설렘과 흥분을 잠시 안정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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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8:35_ JR SANNOMIYA St.


 고베 포트타워 호텔로 향하는 무료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산노미야역으로 왔다. 이 곳은 내일 일정을 위해서라도 똑똑하게 길을 잘 숙지해야 했던 역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차 노선의 3개 구간이 만나는 곳이자 JR, HANKYU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서 다음날 많이 혼란을 겪었다. 그럼에도 쉽게 관광객정보센터와 함께 코인락커를 쉽게 찾았으니 다행이다.  다행히도 직원이 호텔셔틀을 타는 곳을 알고 있어 이 곳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약 30분을 기다리니 일어로 적혀져 있는 호텔셔틀이 왔고 물론 우리는 이 차가 호텔차인지 모르고 멍때리고 있다가... 순간적인 예감에 들이대정신으로 물어보니 맞단다... 웃긴게 이 차에는 어느 곳에도 고베 포트타워 호텔이라고 적혀있지 않았다. 물론 영어로...얼추 고동색과 금색의 오모한 색상의 봉고차 같은 셔틀이니 혹시라도 이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은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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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1:35_ FISHERMAN'S MARKET, RESTAURANT


오늘 한끼도 못먹었다. 판단착오와 함께 밥을 먹을 상황과 기회도 계속해서 어긋났다. 그래서 결국 둘은 폭발했고, 잠시 어색한 시간을 가졌다. 솔직히 나도 안먹었고, 힘든상태인지라 많이 짜증이 난 상태이지만 화낼 힘도 없고 화내는데 열량소모와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았다. 최초에는 고베야경을 보는 수변공원쪽에 독일식 펍이 있는 줄 알고 갔으나... 망했는지 못찼았던건지 패스하고 바로 입구 앞에 웅장한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씨푸드뷔페가 있었다. 가격대가 조금 나가 잠시 고민하고, 우리는 한끼도 안먹었고 야경을 반찬삼아 천천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로였고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인기메뉴가 대게인 것 같아서, 미친듯이 먹었지만 북극해 연안에서 그대로 잡아올려왔는지 아직도 식지않고 차가웠고, 식감도 좋지 않았다. 배고프다고 뷔페를 선택하는 착오를 다음부터 하지 않을 것이고, 좋은 교훈을 남겨준 곳이지만 나름대로 야경을 감상하는데 뷰도 훌륭하고 내부공간도 크고 분위기도 좋아서, 맛보다 분위기라고 생각되면 나쁘지 않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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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2:20_ HARBOR LAND


배도 부르겠다. 소화도 시킬겸 하버랜드 산책을 해본다. 조용한 분위기의 수변공원과 함께 고베항의 야경이 펼쳐져 있다. 몇 개의 건축물 혹은 조형물들이 은은하게 조명이 들어오면서 바다물에 그대로 반영된다. 가족들과 연인들이 삼삼오오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 평화롭고 일상적인 풍경들이다. 천천히 둘러보니 나도 바다냄새도 맡고 자라다 보니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고베는 내가 자란 도시 여수보다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여기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방부제가 들어가 있는 음식과 같은 느낌? 도시에서의 삶이나 시간이 축적된 고즈넉한 풍경보다는 애초에 계획되고 몇 명의 도시나 건축업자에 의해 그려진 모습이다. 그래서 크게 감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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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2:45_ EARTHQUAKE MEMORIAL PARK, MERIKEN PARK


시간도 늦었고, 많이 피곤했던 관계로 호텔 넘어 위치한 고베의 차이나타운 '난킨마치'는 가지 않는 것으로 하고, 지진피해 메모리얼 파크와 메리겐 파크에 있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안도 다다오가 함께 설계한 피쉬댄스를 보고 숙소로 북귀하기로 했다. 95년도 1월 효고현 남부에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고베항은 동서 120KM의 해안선이 파괴되었다. 그 이후 2년 뒤 고베 개항 130년 기념식을 통해 대지진으로 부터의 부흥을 선언했다.


고베항은 3개의 공원이 오픈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변과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하버랜드, 전시와 전망 및 산책을 위한 메리겐파크, 과거 고베의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고스란히 남겨둔 메모리얼파크. 3가지의 표정이 균형을 이뤄가며 바다를 안고 있다. 메모리얼 파크를 지나서 보이는 피쉬댄스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실제로 보아도 큰 감흥이 없었다. 한가지 썰이 있다면, 고베시에서 녹이 슬어 보기 싫었던 이 조형물을 핑크색으로 도색하려다가 그 소문이 게리한테까지 가면서 프랭크 게리는 고베시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물론 혼자가 아니라 안도와 함께 '무슨 교양없는 짓이냐며' 날을 세웠고, 결과적으로는 철갑을 두른 한마리의 생선은 다행히 껍질을 벗겨내 핑크빛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다... 



TIP : JR 간사이와이드패스를 이용해서 고베에서 아와지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버스요금은 따로 정산을 해야하지만 JR패스 구간이 마이코역까지 해당되므로 아와지섬을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팁일 것이다. 물의 절까지 가기가 무리라면 유메부타이에 내려서 지금 한창인 꽃 박람회를 보고 오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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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20_ MAIKO St.


아와지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일찍 고베에서 나왔다. 전날 숙지해 두었던 산노미야역 코인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마이코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갔다. 아카시해협을 감상하며, 저 멀리 등장한 아카시해협대교 아와지시와 아와지섬을 잇는 다리 전체길이로는 3.9K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라고 한다. 예전 티비에서 본 기억이 났지만, 실제로 보니 어마어마한 규모였으며, 기차에서 내려 터미널을 가기위해 교량의 밑을 통해 가야했는데 그 스케일을 느껴볼 수 있는 사진을 담아보았다. 마이코역의 터미널은 교량 위에 있으며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계단을 통해 올라간다. 애초에 이 곳에 터미널이 계획된게 아니라 차후에 생겨난 것처럼 보이는 철제구조물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와지고속버스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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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0:20_ WATER TEMPLE


나오시마 섬에서 나와 가장 기대되었던 건축물. 건축가 안도 다다오물의 절(혼푸쿠지)이다. 아마도 오늘의 첫 방문객 인 것 같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작품 중 대표작품을 꼽는다면, 빛의 교회와 물의 절이 있다. 물론 더 많은 작품이 있지만, 스케일면에서나 전체적인 건축어휘를 녹여낸 작품 중 최고로 꼽는다. 그래서 더욱 깊이있게 감상하고 싶었다. 그의 건축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건축적 스토리를 느껴야 한다.


그의 건축에는 배치에서 부터 재료까지 모두 상황과 의미를 부여한다. '건축의 본질'에 대한 강한 관찰과 의지가 엿보인다. 건축물의 입구에 들어서기까지 몇 번의 장면의 교차가 발생한다. 그가 잘하는 표현이다. 건축물을 쉽게 보여주지 않고 마치 축구 선수로 치면 가벼운 기술을 통해 상대를 따돌리는 것 처럼 주변의 풍경을 보여준다. 상-중-하의 명확한 표현으로 땅과 숲 그리고 하늘을 통해 속세와의 안녕을 강요한다. 


그리고 다다른 수반과 같은 형태의 물의 절. 본당은 이 연못 아래에 위치해 있다.  아직 내부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엄청난 전이를 예고한다. 속세와의 경계가 너무 뚜렷하기에 마치 성당의 문을 열기라도 한 듯 강한 종교적 기운을 발산해 낸다. 창 하나 없는 두터운 벽 사이의 계단은 천천히 심리적인 콘트라스트를 유도한다.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으로 어두운 공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본당은 원형으로 빨강페인트로 칠해진 목재로 감싸져 있다. 은은한 빛의 유입으로 내부는 금새 법당에 와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천천히 돌아 들어간 법당에서는 경건하기 보다는 소박한 곳으로 꾸며져 있다. 한번 정도는 그립을 푼 공간에서 편안하게 참배하면 된다. 그리고 다시 나와 콘크리트 벽과 본당사이를 걷게 되면 자연광과 함께 창살과 창살로 이내 재료가 변화되면서 내외부의 경계를 허무는 장소로 만들며 깔끔하게 여운을 닦아낸다. 


마침내 마지막 지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올라가는 계단(하)과 하늘(중) 그 넘어 속세와 잠시동안의 단절로 부처님(상)을 보게 된다. 마치 신이 있음을 이 곳에서 증명하고 필연적으로 조우하게 된다. 사실 속으로는 더 깊이있는 체험을 했지만, 종교건축에 관한 더 많은 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구체화 된 언급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최대한 사진과 함께 안도 다다오가 물의 절에서 보여준 건축적 스토리를 느껴볼 수 있도록 기록해 본다. 


마지막으로, 근대적 건축재료인 콘크리트가 과연 불교건축의 현대화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었을 까? 라는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향했던 물의 절은 우리가 경험했던 법당의 분위기와 색채, 대웅전 가는 길 등 여러가지 불교건축의 디테일 한 건축어휘를 복합해서 이질감 없이 녹여냈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적어도 군더더기 없는 이 곳의 종교시설은 전통건축에 관한 현대적 해석에 관한 교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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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2:00_ HIGASHIURA BUS TERMINAL


물의 절에서 나와 히가시우라 버스터미널에서 다시 유메부타이(꿈의 무대)로 향하는 길. 애초에는 마을버스가 가격이 싸서 타려고 했지만, 버스 배차간격도 1시간에 한 대라고 해서 시간을 잘 맞춰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마을버스를 타러 가는 길이라고 했던 곳에 다른 버스터미널이 등장. 당황했지만, 유메부타이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하니 10분 남짓 기다리다가 버스를 탔다. 기약 없는 기다림보다 돈을 더 내더라도 빨리 유메부타이로 넘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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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30_ AWAJI YUMEBUTAI


유메부타이에 도착과 동시에 또다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물론 우산은 없었고 시원한 비세례를 맞으며 앞으로 향했다. 실내부분과 실외부분을 적당히 눈치껏 돌아보며 비와의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아쉽게도 마지막 백단원에서 폭우가 쏟아져 안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멋진 광경을 사진으로라도 잠시 담아보고자 해서 촬영을 하고 바로 철수. 가장 많은 사진을 찍었던 이 곳에서는 그만큼 큰 규모의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건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원과 꽃들의 향연을 볼 수 있다. 또한 지금 한창 박람회기간이라 사람들도 많아서 분위기도 좋다. 


많은 미사여구보다 한마디로 이 곳은 '안도 다다오 건축박물관'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선굵은 건축형태와 배치, 계획 등이 총망라한 곳이다. 자세히 보면 정말 자신의 작품의 디테일과 조형적 요소, 빛, 수공간 등 여러가지 건축어휘들을 다 가져왔다. 하지만 이들이 번잡하지 않고 적당히 잘 섞여 있는 모습이 볼만하다. 더많은 건축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양의 공간들이 숨겨져 있어 사진과 함께 상상해보면 좋을 것 같다.




COMMENT


아와지섬에서 마주한 안도 다다오의 대표작들인 물의 절과 유메부타이. 종교시설과 복합문화리조트시설과 함께 추모공간이 마주하고 있다. 다양한 기능들 만큼이나 안도의 다양한 건축어휘로 채워나간 이 두작품은 보기위해 오사카의 여행시간을 양보했다. 물론 후회가 없을 정도로 좋았으며,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라는 아카시해협대교를 건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육중한 건축물이라기 보다는 하나하나 장인정신이 깃든 핸드메이드 아니 웰메이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다양한 조형적 요소와 건축어휘들이 한 곳에서 마치 안도 다다오 백화점처럼 진열이 되어있다. 심지어 평면도와 스케치까지...


일본 내에서도 안도 다다오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복도에도 그의 스케치들이 하나의 작품처럼 액자 안에 모셔져 있기에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데 그만큼 일본인들 속에 안도 다다오는 깊게 자리잡고 있으며, 하나의 생활 그 일부분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음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 사진은 유메부타이 내부에 있는 안도 다다오의 바다의 교회 그리고 그가 디자인 한 의자. 의자도 그의 콘크리트 앞에서는 작품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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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간의 나오시마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이제 이누지마 섬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원래 계획은 테시마섬을 들려서 테시마 미술관과 함께 이에프로젝트를 둘러 보고 싶었으나, 지추미술관과 일정로 대체를 하며 테시마섬에서는 내리지 않고 바로 이누지마 섬으로 향했다. 나오시마에서 테시마 - 이누지마로 향하는 페리는 쾌속선을 이용한다. 시원한 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우리는 지금은 폐허가 된 구리 제련소가 있는 섬 '이누지마'로 향했다.



ⓒ BENESSE ART SITE NAOSHIMA



ⓒ BENESSE ART SITE NAOSHIMA


나는 4번과 15번의 항로를 통해 이동했다. 이 곳에서는 칼같은 시간관리를 하며 여행을 즐겨야(?) 한다. 안그러면, 섬에서 갇히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는 색칠된 시간을 선택해서 이동했다. 이누지마를 나와서 바로 고베로 이동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통해 전날 밤 계산을 했지만 지추미술관도 보고 테시마 - 이누지마를 하루만에 다 둘러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우리 다음스케쥴과 연동해야 했기에... 자세한 배편은 베네세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될 것이다. 



Tip : 테시마와 이누지마를 거쳐서 호덴항을 통해 다른 도시로 이동 할 경우 걱정되었던 짐보관소과 과연 있을까? 라는 의문점이 있었다. 사전조사로 테시마에서는 짐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이누지마에서는 어떠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들이대 정신으로 향했다. 다행이도 이누지마 티켓센터에서 무료로 짐을 맡길 수 있다.  




ⓒ BENESSE ART SITE NAOSHIMA



Tip : 항구에서 내리면 다들 티켓센터로 가서 표를 사고 짐을 보관한다. 그리고 나서 거의 세이렌쇼 미술관으로 향한다. 하지만 우회해서 이에프로젝트를 먼저 보는 것이 오히려 좋다. 뭐 정해진 순서는 없지만, 남들과 반대로 동선을 가보는 것. 그래서 처음으로 "Art House Project" / I - Art House 를 먼저 갔는데 작전은 성공. 우리 앞-뒤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 섬에서 우리는 거의 모든 작품들과 세이렌쇼 미술관은 단 둘이서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고, 작품감상하는데 있어서 몰입도도 좋았었다. 하지만 지도를 잘보고 작은 섬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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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15_ INUJIMA ART HOUSE PROJECT, I-ART-HOUSE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I-ART-HOUSE" 이 섬에 있는 이에프로젝트는 건축가와 예술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현재까지는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가 선정되어 작업을 하였으며, 최초의 작가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이누지마에 거주하며 참여를 해 온 예술가 야나기 유키노리가 작업했다. 이 작품은 유스케 코무라가 작업 한 작품. 내부는 역시나 사진촬영 금지. 허나 협소한 공간에서 굳이 사진을 남기고 싶은 생각도 없고 작품 감상하는데 있어서 넋이 나가 있었던 관계로 굳이 사진에 연연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건축물과 작품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작은 꽃밭인데 봄이라서 그런지 여러가지 종류의 꽃들이 만개를 한 상황이라 아름다웠다. 이 또한 정원디자이너(아카류 헤야)의 작품이었다니... 이 섬에서 대충이라는 것은 없다. 완벽하고 계획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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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33_ INUJIMA ART HOUSE PROJECT, C-ART-HOUSE


역시나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에 의한 전시관이다. 이 곳에서의 건축물들은 고압적이지 않고 마을과 잘 어울린다. 그만큼 마을과도 대화하고 관람객과도 대화할 수 있는 포근한 건축물. 하지만 포근함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일반민가를 개조한 작품들은 구조적 디테일과 함께 오래된 구조물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시간의 켜를 여과없이 보여주며, 긴장감을 유지시켜준다. 이 작품에서는 오래된 목조구조물과 함께 어울려져 있는 해먹과 순수히 계단을 오브제로 사용하며, 마치 수사학적으로 이 곳을 유추해 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리고 현관에는 왠지 마을주민이 키우는 채소밭이 있는데 이런 조화들이 섬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예술과 삶이라는 이야기는 이 곳을 보고 하는 소리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참고로 또래로 보이는 이 곳의 봉사자는 상당히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른 장소에서도 마주치면 인사를 해주는 모습에 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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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40_ NAKANOTANI GAZEBO, LOUNGE


볼록하게 솟은 철판지붕이 만들어 낸 그늘막은 이 곳을 찾는 방문자나 혹은 주민들에게 좋은 휴식장소이다. 가 세지마 카즈요의 작품이며, 이 곳에서 설치된 토끼모양의 의자도 그녀의 작품이다. 이 의자는 이 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앉아서 휴식을 취해본다. 그리고 이 안에서 대화를 해보는데... 소리가 엄청나게 울린다. 구부려진 철판지붕이 공명현상을 만들어 내며, 마을 곳곳으로 우리의 대화가 퍼져 나갈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불편하다기 보다는 차분하고 조용한 이 섬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이누지마의 주민은 대략 50명 정도. 대부분 75세 이상이다. 잠시나마 그들과 귓속말을 하는 장소로서 알맞는 휴게소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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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40_ INUJIMA ART HOUSE PROJECT, A-ART-HOUSE


천천히 이 곳을 둘러보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나오시마의 지추미술관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의해 작품을 위한 보이지 않는 건축을 했다. 그렇다면 이누지마의 이에프로젝트는 '열린 전시관'을 위한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의 공간에 예술가들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느낌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곳 또한 동그란 아크릴 유리에 담겨져 있는 꽃의 텍스쳐를 내부에서는 360도로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의자는 한 곳을 응시하는 데 이는 지나가는 주민과 같은 관람객을 오버랩 시켜 볼 수 있는 나만을 위한 객석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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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52_ INUJIMA ART HOUSE PROJECT, S-ART-HOUSE


마을의 틈새에 자리잡은 투명한 전시관. 골목길을 통해 연결이 되어있고, 언제 생겼는지도 모를 오래된 가옥들 사이로 한쪽은 물방울, 한쪽에는 꽃잎들이 걸려있다. 결국은 정지되어 있고 고정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진으로 보니 묘한 착각을 일으킨다. 골목길 사이로 마치 향이 퍼지듯 스며드는 물방울과, 꽃잎들... 이질적인 풍경보다는 왠지 모를 낯설음이 마을과 묘하게 닮아 있다. 내가 왜 일본여행을 와서 작은 시골 어촌마을에 와 있는지 그 낯설음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에 이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았을까? 시골이다. 소도시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예술과 문화를 경제적인 자본논리로 회의적 시선으로 바라봤던 우리 사회와는 조금 다른 이 곳에서의 마스터플랜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한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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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57_ FORMER SITE OF A STONECUTTER'S HOUSE


가옥들을 지나 몇 곳의 집에는 부엌이 밖으로 나와있다. 궁금하다...그리고 작은 터가 보인다. 작품이름을 보아하니 예전에 마을의 석공이 살던 집터이다. 섬 곳곳에 흩어져 있던 집주인의 손길이 닿았던 기둥을 모아 그의 집터에 다시 배치시킨 작품. 잠시나마 이 곳이 간직한 역사와 기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얀 패턴의 일부분은 마을주민들이 그렸다고 하는데... 왠지모를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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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04_ INUJIMA ART HOUSE PROJECT, F-ART-HOUSE


이에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곳에는 예술작품보다는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민가를 있었던 자리에 전시관을 만들기 위해 리모델링을 했다. 목구조의 건축물은 부재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데, 그 흔적을 보강하기 위한 일본에서 볼 수 있었던 나름의 보강방식으로 목구조를 재활용한다. 작년에 일본의 전통건축 복원기술자를 잠시 뵐 수 있었는데 내 또래의 청년이 장인과 함께 전통건축을 복원하는 현장에서 본 비슷한 부재들... 존경스럽다. 어느 한 곳에도 못질을 한 흔적 또는 접착을 위한 흔적없이 모든 것을 깔끔하고 정갈하게 보강과 복원 그리고 새로운 방식으로의 건축을 완성해 놓았다. 같은 목재이지만 조금씩 다른 텍스쳐를 통해서 새살을 명확히 표현한다. 내부에서 통하는 두개의 마당공간은 스테인리스로 보이는 철판을 구부려서 동물상과 식물상을 전시해 두었다. 이 작은 건축물에서 세심한 고려와 함께 건축에도 감성이 존재함을 느꼈다. 공간에서 주는 감흥이 아니라 섬세한 마감들을 통한 감흥들... 사진에서 보면 내가 왜 이 장면을 찍었지? 라고 상상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감탄사를 던지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었는데 왠지 이 친구도 건축덕후냄새가 난다. 이리저리 디테일 사진을 담아가는데... 사실 이 곳에서 작품과 공간은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건축이 압도를 해버리는 상황. 가보지 않고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도 건축을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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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와 잔디 그리고 그 경계를 나누는 유럽에서 온 듯한 돌담. 색감이 너무 인위적이지 않아서 편안하게 다가 온다. 돌담을 따라 굴뚝이 솟아 오른 폐허가 된 구리 제련소. '세이렌쇼 미술관'으로 향한다.  



ⓒ WORLDARCHITECTUREFESTIVAL



전경사진이 없으면, 사진이 제한되어 있는 이 곳을 이해하기가 힘들 것 같아서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이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예전 이 곳은 구리 제련소. 1909년 조업을 시작한 오래된 제련소인데, 구리 가격 폭락으로 10년 만에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 이후 일본 근대화의 모순과 역사가 응축되어 있는 이 작은 섬에 산업폐기장이 세워질 계획이었는데 이 곳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예술가 야나기 유키노리의 기획서에 의해 산업폐기장의 계획을 무산시켰다. 그는 "폐허가 가지고 있는 힘, 가능성, 역사, 섬의 자원, 그것을 이용하여 예술의 힘으로 재생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던 베네세 홀딩스의 이사장이자 나오시마 이에프로젝트를 구상했던 후쿠타케 소이치로는 이 섬을 매입했다.

 

그 후 건축가 산부이치 히로시와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폐허의 재생'이라는 예술가의 생각과 '자연 에너지가 일체화 된 미술관'이라는 건축가의 생각을 수렴시키기 위해 그들의 아름다운 노력은 이 곳에 뿌리내렸다. 그들은 자연을 착취해 에너지를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기존의 근대적인 발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혜로운 제안을 하기로 한다. 최종적으로 이 곳의 자재를 예술 작품으로 활용해 건축과 일체화 시키자는 쪽으로 결정했다. 긴시간 동안 건축가와 예술가의 협업이 가능했기에 그들은 경계없는 작업을 통해 더욱 완성도를 높혔고, 건축가와 예술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던 건축적 기능과 예술이 융합된 세이렌쇼가 실현되었다




ⓒ WORLDARCHITECTUREFESTIVAL


건축가는 처음 이 곳을 왔을 때부터 굴뚝을 상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굴뚝에 치마처럼 유리를 두르면 공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원리로 태양과 굴뚝을 이용해 완전한 자연 에너지만으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 WORLDARCHITECTURE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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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과 작품을 2주전에 관람했지만, 평면도와 단면도를 보니 꺼진 모니터를 켜지듯 기억이 바로 떠오른다. 신기할 정도로 평면과 단면이 읽힌다. 한층이라서 더 쉬울 수도 있지만, 동선과 공간 곳곳이 모두 작품과 관계를 맺고 있어서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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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50_ INUJIMA SEIRENSYO ART MUSEUM


와보지 않는 이상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는 이곳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없는 곳 '세이렌쇼', 정확히 인간의 감각 중 어느 일부분 만으로 즐기는 미술관이 아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느낄 수 있는 곳. 이곳으로 오기까지 겉은 투박하고 남성미가 넘치는 굴뚝들과 허물어 있는 벽과 담장의 모호한 존재들. 그리고 흩뿌려진 이상한 재질의 벽돌들...일부로 전이를 만들기에는 으스스한 한기가 맴도는 분위기에 끝에 작은 입구가 나오고 안내직원이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고 간단한 설명과 함께 거울에 반사된 빛을 통해 어둠의 동굴 속으로 깊이 들어간다. 


그리고 터지는 작가의 라이트 펀치. 정신을 못차리겠다. 더군다나 우리 둘 밖에 없는 미술관에서 느껴지는 예술의 기운은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이다. 그 이후 이어지는 묵직한 펀치들...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뒤섞여서 작품을 감상하게 되는 야나기 유키노리의 '히어로 건전지와 이카로스 타워' 전시의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 곳이 주는 '장소성'을 주된 이야기로 세이렌쇼는 감각과 감성을 동원해 이리저리 펀치를 날리는데 나로서는 이녀석이 인파이터인지 아웃복서인지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두둘겨 맞게 된다. 


건축물의 깊이와 우아함, 공간의 다이나믹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이거 뭐지?"라고 느껴질 정도의 '건축의 예술화, 예술의 건축화' 모호한 상황 속에서 전시는 깔끔하게 끝난다. 그리고 화장실에서도 계속해서 메시지를 건낸다. "아...어쩌라고!" 관람객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양반들 뭐하는 사람들인지 우리는 이정도로 잘했다. 어쩔래? 너네는 세이렌쇼에 왔다고! 세이렌쇼가 뭐냐고? 뭘 물어 구리 제련소였다니까! 한치의 흐트러짐없는 시퀀스다. 하... 너무 좋다. 이 거대한 작품은 건축이라 불러도 좋고 예술품이라 불러도 좋다. 마지막으로 이쯤에서 다시 궁금해진다. 건축이 예술인가? 인문학인가? 공학인가? 아니면 그냥 건축은 건축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예상치 못한 답변으로 설레게 해준다. 


그 답은 내가 적는 것 보다. 직접가서 느끼고 오는게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알차게 예술의 섬들에서의 여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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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5:40_ HODEN Pt.


이분들이랑은 마치 패키지 여행처럼 함께 다니게 되었다. 물론 의도치 않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면 이런 점도 예술의 섬을 여행하는 관람객들과의 관계맺기를 시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르면 물어보고, 여행계획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문제가 있으면 같이 해결하는 지속적이지 않더라도 잠시동안 여행객들과 알고 지내게 되고 함께 일본을 알아가는 것은 여행이 주는 교훈이다.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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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6:30_ SAIDAIJI St.


우여곡절 끝에 모든 외국인들이 사이다이지행 버스에 탑승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내가 왜 이버스를 타야하는지 모르고 탔다. 우리는 오카야마역으로 가서 신칸센 노조미를 타고 고베로 가야했는데 이버스는 사이다이지역으로 간다. 하지만 우리 뒤에 앉았던 중국인 친구들이랑 의심에 의심, 와이파이 나눔을 통해 정보를 알아내 기차환승편을 알아냈으며, 무사히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국인 친구들은 다시 나오시마로 들어가야 한단다...역시 배편 시간을 제대로 몰라서 이런 경우가 생겼다고 하는데... 역시... 이부분은 나오시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꼭 챙겨야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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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7:06_ OKAYAMA St.


약 10분 정도 기다리고 신칸센 노조미를 탔다. 이제는 도가 텄는지 얼추 시간이 척척 맞아 들어간다. 퇴근시간이랑 맞물려 자유석에 앉지 못했지만, 그래도 서둘러 기차를 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늘 하루는 정말 피곤했다. 




COMMENT


여정이 길었던 만큼 이날은 3편으로 포스팅 될 것이다.. 그만큼 많이 보았고, 많이 이동했다. 배를 타고, 마을버스를 타고, 재래식 기차도 타고, 신칸센도 타고...심지어 호텔셔틀버스를 타고 고베로 갈 예정이다. 다행인 점은 오늘은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라는 점이고 그렇게 많이 걷지도 않았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오늘 나는 한 끼도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베에 가면 만찬을 즐길 것이다. 물론 맛집 따위는 알아보지 못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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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나오시마의 밤은 비가 그치면서 어느새 수 많은 별과 달빛들로 채워져있었다. 그리고 맞이하는 아침. 싱그러운 봄날의 색감으로 가득차 있는 나오시마의 한적한 마을은 처음 이 곳에 도착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마지막 몇 시간 동안 이 곳에서 함께 할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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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05_ NAOSHIMA BATH(I♥湯)


 어제는 물에 빠진 생쥐꼴이라 작품이고 뭐고 감상할 여유 없이 바로 탕으로 향한 기억으로 오늘은 외관을 천천히 내부공간과 연관지어 둘러본다. 모자이크의 패턴과 함께 콜라주 기법 그리고 낯설게 하기 등. 상당히 이국적이면서도 그 이국이 어디인지 모르는 도발적인 작품이다. 외관의 4개의 면은 마치 여러가지로 뻗은 골목에서 한 컷 한 컷 마주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정말 궁금한 것은 이러한 재료들을 어디에서 구해왔는지가 궁금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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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15_ FERRY TERMINAL, NAOSHIMA


지추미술관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향한 미야노우라항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약 20분 동안 어제 비가와서 제대로 보지 못한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작품인 Naoshima Pavilion 과 건축가 듀오 SANAA(니시자와 류에 + 카즈요 세지마)의 여객선 터미널을 둘러 보기로 했다. 우선 나오시마 여객선 터미널은 정사각형의 평지붕과 그것을 받치고 있는 얇은 철제봉으로 가볍게 보인다. 그리고 그 안은 거울과 투명유리 노출콘크리트로 조금 채워 넣었다. 지붕으로 들어오면 금새 양과 음의 전환을 맞이하며, 내부가 아니지만 내부로 들어온 듯 착각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보이는 주변의 장면들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작은 어촌마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땅과 바다, 움직임과 멈춤, 투명성과 불투명, 가벼움과 무거움 등 모든 풍경이 대비를 이루고 있지만 비례감 있는 어울림으로 약간의 저울질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더욱 포근하다. 결국에 이 모든 장면을 만들어 낸 것은 재료에 있다고 생각한다. 저철분유리와 얇은 유리프레임, 그리고 육중한 지붕을 들고 있는 스키니한 기둥들. 풍경을 담기 위한 절제는 그다지 많은 공간을 필요하지 않는 여객선 터미널의 공간을 최소화 시키면서 풍경을 담아낸다. 멋지다. 단층의 건물을 이렇게 훌륭하게 만들어 내다니... 쉽게 지나치기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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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33_ NAOSHIMA PAVILION


나오시마에서 아직 식지 않은 가장 최신 작품이다.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나오시마 파빌리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토대로 "미래의 건축은 기하학적 구름과 같은 장소이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자신이 나아 가야 할 거대한 포부를 작은 스케일로 직접 담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은 작품처럼 보였다.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으로 하여금 커뮤니티 장소이자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든 작품인데... 왠지 앉을 수 있을 만한 곳처럼 보인 곳에 살짝 무게를 실어보니 살짝 불안했다. 구조체가 기둥으로 박혀있는 구조가 아니라 얹혀져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떨어질 것만 같았다. 런던에서 보여줬었던 2013서펜타인 갤러리와는 조금 차이가 나는 디테일들과 마감은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복잡한 구조체를 어떻게 만들었지? 라는 의구심과 함께 용접공에게 경의를 표할 정도이다. 이 디자인은 나오시마의 29번째 섬을 만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불규칙한 돌과 같은 형태로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하나의 건축물처럼 벽과 바닥 지붕을 단일화 된 모양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내부에서는 편안한 휴식을 위한 시청각적 감각을 이용해 새로운 풍경과의 조응을 기대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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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8:00_ BENESSE HOUSE ART SITE, NAOSHIMA


지추미술관을 가기 위해 베네세하우스로 왔다. 이 곳에서 무료셔틀을 이용해서 지추미술관 첫 입장을 위해 약 1시간 반 정도 이 곳을 둘러보았다. 시간관계 상 이우환미술관과 베네세뮤지엄은 이번에 생략하기로 하고, 인근에 작품들을 둘러 보기로 했다. 시원한 파도소리와 함께 이 곳에서 편안하게 숙박을 했던 사람들과 지추미술관을 가기 전 우리와 같이 대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 목적의 뚜렷한 두 무리가 어색하지만 이 곳에 생명력을 더한다. 곳곳에 뿌려진 다양한 작품과 함께 이 곳 저 곳 보물찾기 하듯 찾아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걸어가기에 적당한 규모의 이 곳은 자유로운 동선을 지향하는 하나의 미술관과 같다. 하지만 외부에 안도 다다오의 노출콘크리트 거대한 벽과 함께 외부에 전시 중인 월터 드 마리아의 Seen/Unseen Unknown/Unknown이 문이 닫혀져 있어서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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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0:50_ CHICHU ART MUSEUM, NAOSHIMA


2004년 완공이 된 지추미술관. 자연에 둘러싸인 건축, 풍경을 계승하고자 하는 주제를 한층 더 부각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땅속에 묻었다. 땅속의 어둠 속에서 공간을 떠오르게 하는 것은 ''이다. 이 거대한 미술관은 오로지 빛을 의지하고 클로드 모네와 월터 드 마리아, 제임스 터렐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공간 하나 하나가 예술가와 건축가의 최상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무엇보다 배치를 통해 세토 내해의 자연경관을 매우 드라마틱하게 관람객으로 하여금 조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왠지 이 곳에서의 작품과의 만남도 설레였지만, 사계절 그리고 다양하게 변하는 빛과 하늘을 통해 담아 낼 이 곳의 모든 공간이 궁금했다. 건축 또한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남아있기에 이 곳은 입구에서 부터 출구까지 한 군데도 놓칠 수 없는 건축물이다. 곳곳에 전이공간들은 관람객으로 지속적인 메시지를 보내온다. 나는 과연 이 곳에서 단순히 작품만 감상하는 미술관으로 여기기에는 부족하고 오히려 그 이상의 공간이라고 생각되었다.



COMMENT


과연 태풍이 오는 날씨에서의 지추미술관은 어떠한 모습으로 있었을까? 사실... 상상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지추미술관은 날씨와 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술관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거나 혹은 비를 맞고 이동 해야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오히려 어제는 여러가지 상황들로 부터 우리를 방해를 해 가지 못하게 한 이유가 바로 오늘의 지추미술관은 과연 1365일 중 가장 아름다울 때다. 라고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된다. 보이지 않는 건축을 통해 건축을 알게되고, 건축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나오시마의 아름다운 선물을 두둑하게 가슴 속에 담아내었고, 테시마 섬을 건너뛰고 이누지마 섬으로 향했다. 과연 이 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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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12_ Shin-Osaka St.


 HAKATA 행 신칸센 NOZOMI를 탑승하기 위해 일찍 역으로 나왔다. 맥모닝과 도시락을 사들고 기차 안에서 끼니를 채우기로 결정했고, 순조롭게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철도의 왕국인 일본에서의 아침풍경은 다소 생소했다. 한국에서도 기차보다는 버스를 선호하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나에게는 아침의 역사의 풍경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했다. 간사이 와이드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자유롭게 JR노선을 포함한 신칸센 몇 구간을 자유석으로 이용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점이 JR이라 하면 철도회사 중 한 개에 속한 것이며, 오사카로 들어올 때에는 잘 확인하고 이용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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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8:00_ OKAYAMA St.


NOZOMI는 약 45분 정도 걸리는 시간으로 오카야마역에 도착을 한다. 180KM 떨어진 거리를 45분에 도착한다. 꽤 빠른 속도이면서 우리나라의 KTX보다는 훨씬 자리도 넓고 안락한 편으로 여행을 즐기는데에 좋은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퇴근시간과 출근시간에 맞물리면, 자유석을 차지하는데 있어서 힘들었다. 오카야마역에서 차야마치역으로 환승 후 우노재래선으로 우노역으로 향한다. 이 곳으로 가야지 나오시마로 향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는 항구가 있다. 재래선으로 환승하는 데 있어서 몇 번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으나 역무원의 도움으로 쉽게 플랫폼을 찾았다. 이때부터 인터넷의 정보보다는 길은 물어물어 가는게 확실함을 알 수 있었던 계기였으며, 앞으로 우리는 역무원에 의지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그들은 상당히 친절했으며, 통역어플로 직접 한국어로 알려주려는 배려들로 무한 감동을 받았다. 전날에는 퇴근시간을 지나서까지 제대로 기차를 탈 수 있도록 기다려주려는 역무원도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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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22_ UNO Pt.


아침 5:30 쯤에 기상해서 우노항에 오기까지 계획에 차질없이 왔어야 했고, 다행히도 우노항에서 나오시마(미야노우라항)으로 향하는 09:22 여객선을 탈 수 있었다. 마치 정교한 시계의 태엽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면, 오사카에서 나오시마로 가기까지 잉여시간이 생기게 되는데 그 시간이 아깝기에 교통편의 시간을 알아보는 것은 일본여행에서 필수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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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42_ MIYANOURA Pt.


배로 약 20분을 가면 나오시마 섬의 관문인 미야노우라항이 보이기 시작한다. 항구에 도착하기 전부터 슬슬 이 곳에서 예술의 향기가 풍겨온다. 보일 듯 말듯 투명성을 강조한 유리와 수평형 지붕으로 만들어진 건축가 듀오 SANAA(니시자와 류에 + 카즈요 세지마)의 여객선 터미널과 함께 중간에 운석이 떨어진 것 같은 하얀 조형물은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건축가 후지모토 소후가 완성한 작품이자 3년을 주기로 열리는 2016 ART SETOUCHI를 기념 한 파빌리온이다. 그리고 오른쪽에 빨간 호박은 나오시마의 상징이자 예술가 쿠사마 야오이의 작품이다. 3가지의 작품이 마치 자석의 끌어당기는 힘인 자성처럼 나를 예술의 힘으로 끌어 당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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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50_ LITTLE PLUM, GUEST HOUSE


미리 예약해 둔 게스트하우스 '리틀 플럼'에 짐을 맡기고 체크인은 17시 이후에 하기러 했다. 그리고 자전거도 빌렸는데 이 날 뻔히 태풍이 온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오시마 = 자전거여행' 이라는 생각을 고수하며, 빌렸다. 하지만, 이때부터 나에게 닥칠 불길한 기운을 알면서도 부딪쳤다. 주인 할아버지께서도 당연히 취소할 것 같은 반응이었으나... 젊음이란 무엇인가? 사서 고생하더라도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시간 아닌가?.... 태풍이 불러 온 나의 패기는 판단력을 삼켜 버렸고, 이 날 이후 나는 솜사탕과 같은 멘탈을 가지고 태풍 '노을'과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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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0:00_ FERRY TERMINAL, NAOSHIMA 


나오시마의 관문에 위치한 건축가 듀오 SANAA(니시자와 류에 + 카즈요 세지마)의 작품으로 2006년에 완공했다. 2010년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안도 다다오 이후 일본건축 3세대가 세계로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에도 2013, 2014 이토 도요, 반 시게루가 연이은 수상하게 된다. 지금까지 보고싶어도 SANAA의 작품을 접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현대건축에서 부터 전통건축의 리노베이션, 의자까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다음에는 꼭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를 방문해야겠다. 이 날은 사실 날씨도 흐리고 자전거 대여와 동시에 나오시마섬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서 제대로 살펴 볼 시간도 없이 떠나야 했으나, 다음날 이곳에서 배를 타야했기에 다음 일정에 보다 더 면밀한 관찰을 하기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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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1:00_ YAMAMOTO UDON, RESTAURANT


이번 여행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 유부우동 이다.

소박한 우동 한 그릇에 담긴 정성에 첫 번째로 반하고, 맛에 반하며, 우동을 먹는 소리를 가득 메웠던 조용한 공간에서 매료되는 신기한 음식점이다. 사전에 알아두었던 가게라 몇 번 길을 헤매다가 힘들게 자건거를 이끌고 찾았던 우동가게.

 

나오시마에서 우동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생각된다. 너무 구석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곳이라 많은 기대를 하고 갔다. 마치 시골마을의 동네 어르신만 이용하는 식당처럼 서로 조용한 눈인사 후 주문하고 조용히 우동면발을 흡입하는 소리만 들리는 이 곳. 관광객임을 느끼신 주인아주머니께서 영어로 된 메뉴판을 들고 나오신다. 주문 후 바로 면을 만드는 이 곳은 육수의 맛보다 면발이 압권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휴게소 우동과는 차원이 다른 곳. 직접 면을 반죽하고 삶아 낸 뒤 차가운 물에 여러번 헹궈 낸 뒤 육수를 얹어서 나오는데 시골의 우동 장인이 내 놓은 엄청난 깊이감이 있었으며, 아직도 여운을 남기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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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2:00_ HONMURA LOUNGE & ARCHIVE, ART HOUSE PROJECT TICKET OFFICE


자전거를 타고 나오시마 이에프로젝트를 위해 처음으로 간 곳은 혼무라 라운지. 이 곳은 나오시마에 참여한 아티스트와 건축가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는 곳인데, 이에프로젝트의 티켓이나 관련 상품도 판매하고, 여행자로 하여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이다.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가 설계한 이 곳은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 같다. 여러가지의 부재들이 절단되어 있는 면을 과감하게 보여주면서 이 곳에서 일어났었던 이에프로젝트를 담기 위한 공간들의 대부분이 재활용에 의해서 재탄생 되었음을 보여주는 재료적인 레토릭을 반영했다.






나오시마 여행지도


나오시마 이에프로젝트를 둘러보고 츠즈지소에서 베네세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로 계획했지만... 태풍과 함께 흐려진 판단력과 함께 계속해서 길을 잘못가는 머릿 속 나침반의 오류로 우리는 결국... 지중미술관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를 눈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미친 듯이 페달을 밟고 따라 갔지만, 신은 내편이 아니였고... 다음 기회를 노려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여튼 생각보다 지도에 비해 섬의 규모는 작았고, 스케일 감이 사라진 내게 많은 시련을 주었다. 여튼 나오시마 지도를 보고 루트를 잘 짜야한다. 우리는 계획은 정말 환상적으로 짰지만,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거나 길을 잘못 찾아갔을 경우 오는 정신적인 혼란이 모든 걸 망쳐 놓았다. 태풍이 나의 뇌 속 까지 파고들었다.


TIP - 미야노우라항에서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현재 보이는 지도 상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혼무라항 쪽으로 횡단으로 왕복하는 것이 좋다.만약 지중미술관으로 바로 가는 방향으로 자전거를 탄다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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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2:50_ GOKAISHO(碁会所), ART HOUSE PROJECT 03


고카이쇼는 원래 공터였기 때문에 주변의 건물 외관을 고려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맞은편은 촌장의 집이었는데, 이곳에 살았던 은자가 마을 사람들과 바둑을 두곤 했다고 하여 건물의 이름을 "기원"이란 뜻의 고카이쇼로 정했다고 한다. 이 집은 목조 작가 스다 요시히로가 맡았다. 고카이쇼의 뜰에는 작은 동백나무가 심어져 있다. 정원 반대에 위치한 두개의 다다미 4장 반짜리 공간을 2개로 만들어 대칭시키는 작품이다. 한 곳에는 동백꽃 조각을 뿌려놓았다. 서로 대칭을 이루는 공간 안에 차별을 둔 동백꽃 조각 만이 동백나무를 향하는 열린 창으로 부터 관람객으로 하여금 예술의 기운을 뿜어낸다. 하지만 너무 협소한 내부와 더불어 비가 오니 관람하는데 다소 불편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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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07_ HAISHA(はいしゃ), ART HOUSE PROJECT 02


하이샤는 "치과의원"이었다가 버려진 집을 오오타케 신로가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오오타케 신로는 마치 집을 콜라주 방식으로 가득 채워 넣었다. 벽을 칠하고 주워온 오브제를 조합한 추상화 같은 것 옆으로 일본식 통풍공간을 남겨두었다. 오오타케는 여행 작가다. 사람이나 물건과의 만남 속에서 스스로를 촉발시켜 작품을 만들어가는 타입이다. 정주형인 집을 내부에는 선박을 유추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곳 저곳에 배치 시켰다. 그래서 마치 집 내부에서 항해하는 느낌을 주며, 마지막 2층에 도착하면, 우리는 마치 배를 타고 뉴욕에 온 착각을 불러 이르킨다. 1층에서의 어두움과 함께 낡은 통풍 공간을 통해 나오시마에서의 작가의 영감을 환기 시킬 수 있는 매개공간으로 작품을 즐기기 위해서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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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30_ MINAMIDERA(南寺), ART HOUSE PROJECT 06


이에프로젝트의 대부분 작품은 방치되어 있는 가옥을 개조해 현대미술작품으로 만들었다. 미나미테라의 경우는 신축건물로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예술가 제임스 터렐이 작품을 설치한 작업이다. 안도는 최초에 카도야를 보고 매우 높게 평가했으며, 터렐 역시 마을 안이라 좋다며 일상생활과 예술이 직접 관련된다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하지만, 터렐의 작품이 워낙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안도는 카도야가 아닌 신축을 결정하고 공터를 찾았다. 


안도는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으며, 섬의 역사가 담긴 장소가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 원래 절이 있었던 곳을 알게 되었고, 본당이 있던 곳에 미나미테라를 짓기로 결정했다. 안도는 미나미테라의 외부마감재로 야키스기 판을 사용했다.  나오시마 목조 건축에는 일반적으로 야키스기 판이 사용되었는데, 안도 역시 주변의 경관을 고려해 신축건물이 돋보이기 보다는 담담하게 마을에 녹아들기 위한 설계를 했다. 


안도의 작품 중에서 보기 드문 지역성이 살아 있는 목조 건축물이다. 뿐 만 아니라 내부에는 터렐의 <달의 뒤편 : Backside of the moon>은  암순응을 이용한 작품이다. 이번 이에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작품 중 하나인데... 외부 목재로 마감이 되어 있어도 작은 틈이 있을 텐데 실내는 조금이라도 틈이 없어서 암실과 같은 공간이 있다. 대략 목재 안쪽 표면은 노출콘크리트로 벽체를 세워 놓은 것으로 예상된다. 그 벽체에 의존하며, 관람자들은 눈이 아닌 촉감을 동원하여 내부로 흡수된다. 칠흙과 같은 어두움 속 잠시동안의 침묵을 유지하면, 일렁이는 빛을 발견하게 되는데... 직접가서 체험해 본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전시일 것이다. 터렐은 처음에는 실내가 조금은 보이도록 구상했지만, 본래 하고 싶었던 것은 완전한 어둠에서의 시작이었다.


그는 인간뿐 만 아니라 일본인들의 습성까지 간파하며 참을성이 많은 그들로 하여금 괜찮을 것으로 판단해 처음으로 이상적 전시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안도 다다오와 제임스 터렐의 멋진 협업작업은 지추미술관에서 또 한 번 선보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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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20_ ANDO MUSEUM


미나미테라에서 멀지 않는 곳에 안도박물관이 있다. 이 곳에서는 말 그대로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를 이해할 수 있는 박물관인데, 우리나라에도 '건축가 김중업'의 박물관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건축가 박물관을 비교하면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규모 상으로는 비슷했다. 아니 비슷하다기 보다는 김중업 박물관은 소장품들을 아낌없이 전시가 되어 있는 반면에, 안도박물관의 대부분 이 곳 나오시마에 지어진 자신의 작품과 함께 초기 작품들의 모형들이 실제 재료를 통해 구현이 되어 있으며, 이 작은 공간에 조금 이나마 자신의 건축술을 보여주는 여러가지 공간구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자신의 박물관을 위해 지어진 공간(안도박물관) 혹은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우연히 들어온 공간(김중업박물관)은 서로 다른 성향으로 구축된 공간이지만,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축가 본인의 실제 건축표현방식을 도면과 모형, 사진 등으로 함께 보면서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혹시 김중업박물관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글을 참고.


2014/12/03 - [0Fany/Architecture] - [서울건축배낭여행] Episode.03 - 완결편


개인적으로는 역시나 안도 다다오의 박물관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매끄로운 노출콘크리트와 휴먼스케일을 완벽하게 이용한 개구부와 개구부간의 상관관계와 중력과 빛을 이용하는 그 만의 방식으로 해석된 공간은 작지만, 풍부했다. 신축건물이 아니라 기존의 가옥을 재활용해서 설계되었다니 더욱 감동이 크게 온다. 물론 그의 대표작을 제대로 만나본 적 없었던 지난 시간을 반성하며, 단순히 노출콘크리트를 잘 사용하는 건축가라고, 현재에는 조금 물리는 건축가라고 선입견을 갖고 이었던 나에게 처음으로 어퍼컷을 날렸던 공간이었다. 다음날 지추미술관에서 카운터펀치를 날리는데 그는 역시 복서였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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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55_ GO'O SHRINE(護王神社), ART HOUSE PROJECT 05


고오진자는 섬에서 씨족신을 소중히 모셔온 신사이다. 다 쓰러져가던 이곳을 어떻게든 보기 좋게 하고 싶다는 현지 주민들의 요청으로 이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재건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존의 민가를 재활용하는 것과 다르게 공동체가 가지는 정신적 역사에 접하게 되는 이 곳은 약간 까다로운 과정을 지나왔다. 예술가 스기모토 히로시의 작업으로 이 곳을 전통 종교 미술의 조형적 해석과 함께 건축적인 이해의 접점을 통해 의미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사실 이 곳에 도착했을 때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이라 작품을 제대로 관람하기 힘들었다. 진흙탕에서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금세 보고 다시 내려가려는데 관리자가 손전등을 주면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란다. 우리는 올라올 때 나무가 쓰러져 있어서 다른 길로 가라고 안내해주는 것으로 착각했다. 걸어가면서 왜 손전등을 주지? 하면서 내려가니 어깨폭도 안되는 상당히 좁은 굴이 나왔다. 마치 비밀통로와 같은 곳으로 비스듬히 들어가 걸어갔다. 


어두움과 함께 심리적으로 점점 불안해질 때즈음 유리로 된 계단이 나오며 지하를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뒤돌아서 나오는 통로를 통해 새토 내해가 훤히 보이는데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위에 사진은 극명한 빛의 대조로 마치 엄숙해보이지만, 저 뒤로 보이는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단순히 동선을 갔다가 오는 방식으로 이와 같은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구현된 고오진자 아래의 석실은 예전부터 고분이 발견된 예가 많아 참고했다고 한다. 신사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정신적인 측면과 함께 지역의 현상에 대해서 특유의 방식으로 엮어나가는 고오진자는 악천후 속에서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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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5:15_ HONMURA LOUNGE & ARCHIVE, ART HOUSE PROJECT TICKET OFFICE


라운지로 다시 돌아왔다. 이에프로젝트 카도야와 긴자, 이시바시가 더 남았지만, 카도야는 사진도 없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이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긴자는 운영하지 않았으며, 이시바시는 지도상으로 꽤 거리가 있어보일 뿐 만아니라 지추미술관으로 가는 동선과 반대여서 가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굳이 아픈기억 꺼내서 기록하고 싶지 않아서 포스팅하지 않으려고 한다. 정말 오랜만에 지붕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순간이라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내가 입었던 우비는 사이즈도 안맞고, 단추도 불량이어서 그냥 쓰레기 봉투 뒤집어 쓴 사람처럼 보인다. 하...사진을 보니 슬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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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7:00_ NAOSHIMA BATH(I♥湯)


점점 사진(?)의 화질이 구리거나 없는 상황이다. 그날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서 기억에 더 오래가지 싶다. 지추미술관으로 향하는 마지막 셔틀버스를 놓치고 나서 천천히 숙소로 귀가했다. 체크인을 하고 서둘러 나오시마 목욕탕인 "I(아이러브유)"로 향했다. 나오시마의 대중목욕탕인 아이러브유는 예술가 오오타케 신로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 이 곳의 외관과 내부는 에로틱하고 그로테스크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향 모두가 작가의 어릴 적 목욕탕의 기억이라고 하니 재미있다. 그는 목욕탕말고도 하이샤를 작업했는데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 하면 콜라주 기법으로 건축을 하나의 캔버스처럼 사용한다라는 점인데 목욕탕 역시 강력한 자성을 가지고 작가가 의도한 생각들을 무한대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무질서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동네목욕탕을 이용하는 할아버지와 손자, 여행객, 혹은 한 번도 목욕탕을 이용해보지 못한 외국인으로 하여금 판타지 욕망을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남탕과 여탕을 구분하는 코끼리 조각상(사다코)는 순수한 눈으로 남녀의 탈의를 지켜본다. 뭐 이런 공간이 있나 싶지만, 탈의실에서 부터 타일과 수도꼭지까지 세심한 구성들로 알찬 이 목욕탕에서 잠시 반신욕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데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PM 19:50_ LITTLE PLUM, PUB


오늘 하루를 리뷰하며 펍에서 저녁 밥과 함께 맥주 한 잔으로 마무리했다. 밥은 생각보다 맛있었으나, 미리 사전조사했던 혼무라 인근에서의 저녁만찬을 즐기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이 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즐겼다. 나오시마의 밤은 비가 그치면서 어느새 수 많은 별과 달빛들로 채워져있었다. 그렇다 내일은 말도 안되게 날씨가 좋아서 나오시마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지? 이렇게 나오시마에서의 하루가 지나갔다.

 

 


COMMENT:


나오시마의 이에프로젝트와 지추미술관 등 여러 곳은 사진촬영에 있어서 많은 제한이 있다. 물론 작품을 감상하는 데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인데, 이렇게 까지 엄격하게 제한을 두는 것은 사실 먼 곳에서 찾아 온 관객객들로 하여금 비싼 관람료를 내고 얻는 부분이 상당 부분 갈증이 난다. 물론 훌륭한 작품들이 나오시마에서 예술이 방출되는 기운을 받을 수 있지만, 미술관이나 전시관이라 함은 대중들에게 작품을 박제를 통한 공개도 있지만, 관람객으로 하여금 기분 좋은 기억과 영감을 주는 훌륭한 장소이면서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니 엄격한 촬영제한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는 적절한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술에 대해서 너무 감추려고만 하는 나오시마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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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노을'이 세토 내해를 지나가는 자정 무렵 나오시마의 게스트하우스 'Little Plum'에서 지추미술관을 보기 위해 여행 일정을 수정했던 아픈기억.



Prologue.

 

오사카성을 풍경 삼아 벗꽃을 즐기는 낭만적인 여행을 꿈꾸었다. 하지만, 가난한 백수건달에게는 성수기 항공권은 얻기 힘들었으며 여러가지 일정과 상황을 보고 판단해 여행기간을 잡았다. 무려 2개월전에 구매한 항공권. 피치 못해서 탄다는 일본의 저가항공 '피치항공' 김해-오사카를 왕복권으로 일단 구매하고 천천히 일정을 잡아보기러 했다. 이번에는 특별히 여자친구와 동반하게 됬는데 이 친구는 외국여행도 처음이고 비행기도 처음 탄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일본에 도착하는 순간 그녀의 능력은 어마어마하게 발휘되었다.

 

45일간의 일정이지만, 말이 45일이지 여행시간으로 따지만 약 4일도 안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만큼 위기의 순간도 자주 다가왔고, 그 상황을 즐기다보니, 계획대로 못가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2006년 부터 시작된 나의 배낭여행 중 가장 기억이 남는 여행이라고 생각된다.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앞으로의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기록하려고 한다.

 

이번 글에서는 간략한 이번 여행일정과 계획, 그리고 계획이 아닌 실제로 다녀온 곳에 대해서 피드백을 해봐야겠다









여행 이동경로

 

이동경로에 관해서는 각자 개인차가 있겠지만, 이번 여행컨셉은 '도시, 건축, 예술'을 바탕으로 했기에 짧지만, 조금이나마 단 시간에 도시를 이해하기 위한 경로를 계획했지만, 물론 45일 동안 무엇을 이해하겠냐만은 다음에 재방문을 위해 사전학습 정도로 생각하고 여행을 다녔다. 그래서 짧은 여정기간 치고 피곤한 일정을 계획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추억도 많았다.

 

항공권(피치항공)에서 부터 간사이 와이드패스를 통해 일본에서 가장 빠르다는 신칸센의 노조미부터 재래선 이용, 페리, 마을버스, 자전거,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 사용된 우리의 다리는 이번 여행에 있어서 히어로였다. 여행 이동경로는 위 사진에 함께 기재해놓았다. 이동시간에 대해서는 몇 개는 정확하지 않는 시간일 수 있으니 참고만 해야한다.

 

일본 여행에 있어서 기차시간, 버스시간들 모두 완벽하게 체크하고 다닌다면, 그 만큼 대기시간을 줄이고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부분에서 몇 번의 착오가 있었지만, 그 또한 여행의 매력이지 않는가? 그래서 일본의 기차시간을 조회해볼 수 있는 http://www.hyperdia.com/ 를 추천한다. 우리는 호덴항에서 사이다이지역을 가는 도중 중국인 관광객의 도움으로 알게되었다.

 

마지막으로 최초에 계획했던 계획에서 어긋난 부분은 '테시마'를 못간 것이다. 물론 갈 수도 있었지만, 전날 태풍과 길을 잃어버리는 실수 등으로 가지 못했던 '지추미술관'을 가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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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통해 만나보고 싶었던 건축가들(안도 다다오, 카즈요 세지마, 후지모토 소우 등)의 작품과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여행의 깊이감을 더해주었다. 태풍의 영향도 오히려 도시의 태풍이 아니라 한적한 섬에서 만나서 새로운 기억을 얻어가게 되었으며 뿐 만 아니라 태풍이 있었기에 나오시마의 어둠을 밝히는 별들을 볼 수 있었고, 다음날 화창한 날씨를 통해 나오시마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다.

 

이 작은 섬에서의 매력은 예술도 있지만, 한 번 마주친 사람은 여러번 보게 되는 마치 작은 섬들이 하나의 박물관처럼 느껴질 정도로 정이 넘치는 예술섬이기에 혼자 여행을 온다면, 다른 여행자들과 친해져 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어떨까?

 

앞으로의 포스팅은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정보전달의 성향보다는 사진과 함께 그 날의 여정을 회상하는 에세이를 통해 담아낼 예정이다




15.05.11 - 15  Island of Art ,  Naosh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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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을 침투한 실험적 공간, 틈새호텔 



 

광주폴리 프로젝트 중 유일하게 체험하지 못한 '틈새호텔' 2015년도 상반기 1차 체험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예약을 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오후 5시 체크인을 시작해 다음날인 22일 9시 체크아웃까지 어쩌면 이렇게 오랜시간 함께하는 폴리작품은 처음이기에 간략한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사실 틈새호텔은 지난 2012년도에 처음 공개되었다. ‘틈새호텔 마크I’을 통해 체험운영을 해왔다. 그리고 2013년도 이후에는 새로이 업그레이드된 ‘틈새호텔 마크II’로 보다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운영되었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로봇수트의 버젼을 연상시키는 ‘틈새호텔 마크II’를 경험해보면서 앞으로 진화 될 ‘틈새호텔 마크Ⅲ'를 기대해본다. 




틈새호텔이란?



 2012 광주 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서아키텍스의 서을호, 설치 미술과 서도호의 아이디어와 함께 기아자동차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도시의 틈새를 새롭게 인식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로 도시의 틈새를 쓸모 없는 곳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들을 잇는 하나의 매개체로서 공간화를 시도한 작업이다. 사이공간에 이동식 호텔을 통해 색다른 시간과 경험을 하게 해준다. 

ⓒ서도호+스튜디오 와이+어바인덱스.랩


서도호 작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틈새호텔은 기아자동차의 봉고 Ⅲ 1,2톤 트럭, 호텔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맡은 서아키텍스 등 다양한 사람들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우선 광주의 역사적이고 물리적인 면을 리서치 해 이 도시에 위치한 틈새들을 찾아내는 것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호텔에 적합한 3~5m 폭을 가진 공간을 찾고, 주변의 환경과 편의 시설등을 고려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했다. 총 3개월 동안의 리서치 과정을 통해 추려진 후보지들은 최종적으로 틈새호텔의 이웃이 될 지역주민들과의 만남과 이해 과정을 거쳐 호텔을 설치하게 된다. 


투숙객들은 광주라는 도시의 의미에 대해서, 지역 사람들과 공간과의 만남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것은 거대한 틀 속에서 지나쳐버렸던 사람들의 삶이자, 우리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 틈새호텔은 호텔뿐만 아니라 500m 내에 위치한 편의 시설들을 'In Between Hotel Supporter'라는 이름을 붙여 호텔의 일부를 만들어주었다. 광주 전역에 퍼져 있는 틈새호텔의 모습들

ⓒ서도호+스튜디오 와이+어바인덱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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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7:00_ CHECK IN


올해 상반기 틈새호텔의 설치 장소는 2 곳으로 정해진 것 같다. '틈새 1'과 '틈새 2'로 동구 불로동과 남구 양림동이 설치 장소인데, 숙박 전 담당자로 부터 장소변경 문자를 받았다. 불로동에서 동명동으로 바뀌었는데 장소섭외 과정에서 사정이 있지 않았나 추측이 되지만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광주에 살면서 최근에 동명동에 많은 호감을 갖고 있어서 오히려 더 설레였다. 체크인을 위해 찾아간 장소는 생각보다 큰 틈새였다. 틈새라기 보다는 공용주차장에 자리잡고 있었던 틈새호텔.


심지어 틈새호텔차량 옆에는 인근 건물에서 일하는 직원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순천으로 출장을 갔다고 하니 더욱 애매한 위치에 설치가 되고 있었다. 여튼 위 사진은 '틈새호텔'이 최종 설치된 모습이다. 사진으로 보면 생각보다 주변과 오묘하게 어울린다. 도시를 에워싸는 건물과 담장사이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참고로 좌우측면에 그래픽은 실제로 틈새호텔 내부의 1:1 스케일의 단면을 보여준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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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7:10_ ICE BREAKING


아직 설치가 완료되지 않아 담당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인근 주민으로 보이는 어르신들도 궁금한지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의외였던 점은 광주폴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며, 상당히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셨다. 예를 들어, 언제까지 설치되어있냐며 물어보시는 어르신에게 담당자는 다음날 오전 9시에 철수한다고, 최대한 불편함 없도록 작업하겠다고 대답했으나 어르신은 질문의도는 "언제 차빼냐?"가 아니라  "언제까지 이 곳에 주차가 되어있나?"였다. 어르신은 "여기에 다른 차들 주차 못하게 말해둘테니 알아두려고 한다."라는 말씀은 감동이었다. 말로만 듣던 광주시민의 참 된 모습이지 않는가? 이렇게 서서히 틈새호텔의 어색한 존재감은 주변과 녹아드는 것 같았다. 이 후에도 주민들이 지나가며 노크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나 또한 귀찮을 수도 있는 관심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최대한 홍보하고 정보전달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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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7:30_ ARRIVE SAFE


틈새호텔이 단순히 이동을 하고 괜찮은 장소에 주차한 뒤 바로 숙박하는 모습을 기대했다면... 그 모습은 그냥 이상일 것이다. 머리 속으로 상상하는 것과 현실은 상당히 다름을 이 곳에서도 쉽게 확인이 된다.  ‘틈새호텔 마크I’에서는 개폐장치 모두가 전자동식이라서 군데군데 설치된 모터들로 의해서 상당히 많은 무게가 나갔다고 했다. 그래서 자연히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포터는 10km도 주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단점을 보완한게 ‘틈새호텔 마크II’ 전자동 시스템을 수동으로 교체하고 차체의 무게를 줄이고 기존에 이동성을 향상 시켰다. 또한 주차를 하더라도 차량내부에서 이동시 움직이는 문제와 다양한 지형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자키들을 통해 틈새호텔을 보조할 수 있는 작업들이 필요했다. 마지막으로 내부에서 사용될 물을 채우는 작업까지..


손이 참 많이 간다 싶지만, 틈새호텔은 아직 대중화가 되지 않는 단계에서 그 정체성은 작품이기에 박물관 한 켠에서 박제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차라리 이렇게라도 체험운영을 한다는 점에서는 도전적이다. 그래서  ‘틈새호텔 마크Ⅲ'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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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8:00_ ABSORB


동명동의 주변풍경은 최근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가옥을 리모델링한 카페들과 함께 신축주택들은 재미있는 모습들로 동명동을 채워나가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틈새호텔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상당히 재미 있었다. 틈새호텔 내부는 비행기 내부에 사용되는 소재인 복합재인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가볍고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데 이러한 재료적 성질이 틈새호텔에 적합하다고 디자이너들은 판단한 것 같다. 실제로 호텔내부는 건축물 내부라기 보다는 기체 내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재료적 감성이라 해야될까? 호텔이라기 보다는 나만을 위한 퍼스트 클래스 룸처럼 느낌이 크다. 천천히 비좁은 이 곳에서 적응하기 위해 내부의 작동방법을 습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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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2:00_ BEDTIME


낯선 곳에서의 취침에는 샤워 후 즐기는 맥주 한 잔이 최고의 동반자이다. 생각보다 먼 거리에 있는 위치를 키오스크를 통해서 파악하고 호텔 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TV도 끄고 나면 사색의 공간의 느낌보다는 우주에 떠다니는 우주선 내부처럼 혹은 빨리 가족을 만나고 싶어하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매튜 맥커니히로 빙의되며...오묘한 기분으로 사로잡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안락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전에 포근한 이불 속에서 깊은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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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9:00_ CHECK OUT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아침 빛과 함께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소리에 눈을 뜬다. 아이디어와 기술의 집약체인 '틈새호텔'에서 예상치 못했던 모닝콜은 새로운 감성을 투여해준다. 호텔이 주는 선물이 아닌 틈새가 주는 선물. 앞으로도 '틈새호텔'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 조금 보이지만, 최소 한의 틈새주거를 위한 정량의 기능은 모두 갖추고 있으며, 만족의 열쇠는 본인 즉 체험자의 몫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좀 더 흥미로운 장소와 틈새를 발굴해 다양한 환경에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체험자에게 마련해 준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인근에 거주하며 체험을 원하는 본인과 같은 사람보다 광주를 처음 방문하거나, 특별한 하루를 위한 사연있는 체험자가 있다면, 좀 더 전투적인 홍보를 통해 '틈새호텔'의 매력을 어필하면 어떠할까? 단순히 캠핑카와 비교하는 어리석은 잣대를 내밀며 비교하지 말고, 직접 도시의 틈새에 들어가 있을 '틈새호텔'의 확장을 기대해본다.

 





http://www.inbetweenhotel.com


예약 및 틈새호텔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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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투어 건축가 우규승 '빛을 향한 동행_밤'



 

 지난 3일 저녁 건축가 우규승이 광주시민 앞에 섰다. 예전 다큐멘터리에서 우규승씨를 본 이후로 몇 년이 지난 지금 실물로 뵈니 훨씬 더 나이가 들어보이셨지만, 75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그가 바라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의 시선 곳곳에 순수한 청년의 눈길로 주시하였다. 그가 생각하는 꿈은 과연 이뤄낸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레이스를 진행 중일까? 건축가의 나이 75세이면, 지금의 계절처럼 한 창 꽃을 피우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국내 혹은 세계적인 건축거장이라는 표현 보다는 보스턴 건축장인이 어울릴 만큼 그는 보스턴에서 그 만의 건축입지를 넓혀가고 있으며, 그 입지가 2005년 광주에 까지 미치게 되어서 엄청난 규모의 건축물을 설계하게 된다. 개관을 얼마남기지 않고 이제 많은 투어참가자와 함께 '빛을 향한 동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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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는 전체적으로 공간이 큼직큼직하게 설계가 되었다. 저기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스케일을 짐작하면 좋을 것이다. 저 뒤에 푸르른 유리로 감싸진 공간이 원형광정. 빛을 받아내기 위한 광정의 하나로 '빛의 숲' 컨셉을 위한 하나의 디자인적 요소이다. '빛의 우물'로도 불리는 광정은 현재 공공미술을 통해 활용방안을 모색중이다. 작품도 좋고 사실 매화나무 한 그루만 있어도 충분해 보일 정도로 작지만 편안한 풍경을 공간 속에 삽입하는 시도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외부나 내부에서 '빛의 우물'을 표현하기 위함인지 코팅유리를 사용했다. 물론 기능적 혹은 건축가의 심미적 의도일 수 있으나, 저철분유리를 통해 투명성을 강조하고, 매화나무를 통해 계절을 담아내는 역할을 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떠한 공공미술이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외로운 섬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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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문화정보원 같은 경우 천장마감과 조명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조명을 단순히 공간을 밝히기 위한 용도뿐 만 아니라 천장으로도 반사시켜, 천장재마감을 위한 치장이 아닌 조명으로써 천장을 감싸고 있다.  또한 천장을 단순히 플랫하게 연출하기 보다는 골재데크플레이트형태를 거푸집을 사용했는지 골재 사이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 바닥마감(목재)의 따뜻한 느낌과 다르게 차가우면서 하이테크건축물에서 느낄 수 있을 만한 마감과 이미지를 구현했따. 또한 건축물의 배관을 숨기기 위해서 사용된 타공판도 눈에 거슬리지도 않고 은은한 디자인의 완성을 위해 신경쓴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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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및 객석에 따라 가변이 가능한 예술극장이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큰 공간감 만큼이나 기대가 되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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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우규승이 아시아문화전당에 보여주는 디자인 특징은 참으로 손 크게 설계를 하다는 점이다. 모든 선들이 시원시원하다. 그 시원함 속에 심심함이 표출 될 수 있으나, 적당한 기교를 통해 심심함 조차 느껴지지가 않다. 상당히 절제한 설계가 오히려 편안하게 다가온다. 위의 사진에 묵직한 고가도로는 5.18민주광장과 동명동을 잇는 다리이다. 이 다리는 도시의 축을 연결시키는 상징적인 다리이나 물론 아쉬운 부분은 있다. 그럼에도 이 다리를 통해 시민들은 자유롭게 어디서든 광장으로 유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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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내부에도 거대한 광장이 있다. 바로 이 곳인데, 약간의 경사를 통해 전당 깊숙히 동선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기울기 경사가 향하는 축선이 약간 애매하다. 어쩔 수 없는 방향성이지만,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처럼 건축물을 바라보며 약간의 경사가 주는 광장의 불특정한 행위들을 기대할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다. 심지어 구 도청건물 뒤 구조 혹은 다른 이유로 설치된 그리드형 구조체는 상당히 어색하지만, 앞으로 개관 후 역할이 궁금해지는 복선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심지어 내눈에는 풍피두의 노출배관처럼 투박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아름다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증거같기도 하다. 


건축가 우규승도 이 곳에 몇 가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각화를 해봤는데 가장 좋은 이미지는 이 곳에 항상 행사가 열려서 저 곳에 그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과 같은 여러가지 재료들이 붙어서 정보전달을 해주는 역동적인 그림을 상상했다고 한다. 머리 속으로 상상하더라도, 즐거운 이미지다. 빛 공해가 되지 않는 이상 빛을 통해 여러가지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소이니 그의 기대에 잘 부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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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화원에 관해서는 지난 대한민국건축문화제 때 방문을 했었고, 그 이후 재방문이지만 지난번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소 느낌의 차이겠지만, 전시품이 없는 상태에서 이 곳은 백색의 공간으로 가득찼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색과 다양한 구성으로 채워나갈지는 기대해봐야하는 바이다. 


2014/12/05 - [0Fany/Memory palace] - 141111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에서


궁금하다면, 위에 링크로 들어가서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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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투어 건축가 우규승 '빛을 향한 동행_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REVIEW


 10년여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많은 이슈를 안고 결국에는 ACC는 올해 정식개관을 앞두고 있다. 소문으로는 모든 공간이 정식개관하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어찌됫건 시민들에게 이 곳은 지금도 적지않는 역할을 하며 우리 도시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도시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나, 그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그 과정 중 하나로 보이는 건축가와 동행하며 건물 곳곳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물론이지, 아쉬운 점도 많이 남는다. 건축가가 구석구석 자신이 설계한 공간 혹은 이 곳은 왜 이렇게 했고 재미난 이유들이나 아이디어를 듣고 싶었으나, 욕심이 컸다. 관람동선도 생각보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진행되었다. 많은 인원들이 움직여야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 생각되지만, 어마어마한 액수가 들어간 사업임과 동시에 국내에는 최대규모의 문화공간을 설계한 건축가로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했으나, 시민들의 큰 욕구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몇 안되는 설명조차도, 디테일 하다기보다는 단문형식으로 짧게 끝내는데 이 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건축가의 잘못이라 생각된다. 지역의 거점사업을 넘어 국가적 사업에 참여한 건축가로서 대중들 앞에 공식적으로 나서는 첫 기회이지만, 그 기회조차 살리지 못했으며, 10년의 기간 동안 몇 번 정도 건축가는 지역 건축대학에서 특강을 하는 배려는 없었다. 몇 번의 언론을 통해 광주를 자주 드나 들며, 직접 감리업무를 한 것으로 아는데 그 시간동안 단 한번도 시민들에게 다가가지 않은 점은 단순히 건축은 할 줄 알았으나 민주도시 광주에는 어울리지 않는 제스쳐라고 생각된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전반적으로 ACC를 모두 이해할 수 없었지만, 사실 신축되는 공간보다 가장 기대가 되는 부분은 (구)도청본관, 도청회의실, 경찰청민원실, 경찰청본관, 상무관, 도청별관에 생기는 민주평화교류원이다. 아직 많은 보수와 구조적 해결이 필요할 정도로 한창 진행 중이나, 역사적인 건축물 사실 건축적 가치보다도 높은 역사적 가치를 안고 있는 이 곳을 얼마나 유연하게 설계가 될지 궁금하다. 우규승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마치겠다.


아래는 VMSPACE 기사 내용이다. 


[우규승과 함께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축 투어]  http://www.vmspace.com/2008_re/kor/sub_news_view.asp?idx=6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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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개발원(Institute of Asia Cultural Development)




제1회 건축생산워크숍 Architecture Production Workshop




일시

2015년3월 27일(금) - 29일(일) / 2015년 4월 2일(목) - 3일(금)

장소

아시아문화정보원 지하4층 로비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총괄기획

배형민

건축가

조남호+황동욱, 쿠마 겐고

주관

아시아문화개발원

참여학생

[광주대 건축학과] 김행용 오상훈 이동진 임지형 정원주

[목포대 건축학과] 김호성 나예진(대학원) 대주성 오지영(대학원) 박현민

[서울대 건축학과] 이신후

[서울대 조소과] 김지오 박세은 손유진 윤시연 이은희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대학원] 권석영 김민걸 박가연 수여 정다은

[전남대 건축학과] 양가영 유종현 이상희 정종윤 한상우

[조선대 건축학과] 강동균 김영환 박상윤 박솜이 박슬기 임하선 조연경




 건축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사회적 과정이다.

건축생산 워크숍은 실물 크기의 건축물 혹은 일부분을 설계하고 직접 제작해보는 프로젝트다. 본 프로젝트는 건축의 본질적 원리와 사회적 속성을 보여주고, 구축되는 구조와 공간 그리고 재료와 기술의 다양한 확장성을 탐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워크숍은 건축가, 전문 컨설턴트, 시공자, 제작에 동참하는 장인 등이 학생 및 지역 거주민과 공동체를 구성하여 직접 구조체를 짓는 과정을 거쳐, 관련 세미나와 완성 작품의 발표회 순으로 진행된다.

건축생산 워크숍은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 국내외의 중요한 건축가를 초빙하여 진행될 예정이다. 그 첫 해인 올해에는 '가벼움과 무거움'이란 현대 목조의 구축 원리를 주제로 삼고, 국내 건축가 조남호와 황동욱, 그리고 해외 건축가로 일본의 구마 겐고를 초청했다.


첫번째 주제, 가벼움과 무거움


 가벼우면서도 안정된 구조에 대한 수요는 건축의 역사에서 항상 존재해왔다.

목재는 무게에 비해 강도가 우수한 구조재다. 좋은 목조 구조물의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가벼운 목조의 원리를 따르는데, 이는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일관되게 적용됐다. 특히 경제성과 효율을 중요시하는 현대건축에서 이러한 특성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전통 건축은 무거운 부재와 무거운 지붕의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구조적 불합리성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해온 한국 건축의 무거움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전통 한국 건축의 무거움의 동시대적 의미와 유용성은 무엇인가? 산업 목재의 물성과 합리성에 근거해 가벼운 목재를주로 사용하는 현대건축의 풍경에서 무거움을 어떻게 인식해야 할 것인가

이번 건축생산 워크숍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실험적 과정이다.




올해 2월을 마지막으로, 솔직히 짧다고 생각되는 5년 간의 학부생의 시간을 정리했다. 


단순하게, 근황을 말하자면 졸업은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고 졸업을 했고 졸업 후 바로 취직하지 않고, 잠시 마음을 정리하고 건축에 대한 새로운 탐구와 진지한 성찰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를 갖는 시간이 필요했다. 여튼 그러하다.


그러던 도중 지인을 통해 알게된 빌딩워크샵이 광주에서 진행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2월 중에 한다고 했던 워크샵은 사정이 있어서인지 3월으로 변경되었다. 당시 나는 학생의 신분도 아니지만,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눈치 보지 않고, 컨택을 시도했고 결국 교수님과 조남호 소장님의 허락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참가동기는 정말 단순하다. 


01.

 5년을 공부하면서 목재에 관한 정확한 이해도 없었으며, 목조건축에 관해 이론적 학습만 있었지 정확한 구축적 지식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물론 시험을 치기위한 혹은 모형제작을 위한 일시적 지식은 존재했지만, 그 지식이 방부제처럼 내 머리 속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고, 개인적으로는 건축이 계획도 중요하지만 손으로 만져보고, 단순히 몸으로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년에는 콘크리트와 친밀감을 높혔고, 올해는 우연히 목재를 경험해 볼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꼭해야 했다.


02.

 지난 201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했던 '북유럽건축과 디자인' 전시에서 본 알토 대학 학생들의 목조건축 실습에 관한 영상을 보고 나서 사실 상당히 부러웠다. 학생들이 여느 목수와 다름없는 실력과 장비를 다루는 행위들이 사실 멋져보였고, 진짜 건축을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부재가 목조라서가 아니라, 건축학교에서 지양하는 건축교육의 진정한 목표를 거창한 이론이 아닌 몸으로 몸소 실천하고 스스로 문제해결과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그러기에 이번 기회는 나 뿐 만 아닌 다른 참가자 학생들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03.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프로그램 부재라는 언론의 질탄을 받으며, 그 놈의 프로그램 부재에 관한 줄다리기에 내가 몸소 무언가 할 수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감시자의 역할로 이번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싶었다. 그러기에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는 컸다. 건축관련 첫 프로그램 진행인데다, 건축아카이브를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생각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건축 뿐 만 아니라, 국내를 넘어 아시아 건축에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Session 01. 이론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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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토건축의 조남호 소장님이 전반적인 워크샵의 주제설명과 함께 우리의 최종 결과물에 관해 발표를 했다. 


주제설명에 앞서 그는 재료에 관한 몇 가지의 사례와 더불어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건축가 우규승의 <환기미술관>, 김수근의 <아르코미술관>을 사례로 "재료를 드러내는 방식과 태도의 차이"를 말해주셨다. 하... 왜 이제까지 나에게 혹은 우리 주변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이 없었을까?... 아니...소장님 감사합니다. 소장님의 발표는 정말 물흐르듯 정갈했으며, 프로젝트 소개를 위한 기승전결이 너무 좋았다. 그 정도로 너무 완벽했고,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재료적 관찰과 태도 그리고 구축에 관한 이야기는 목조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 생각 될 정도로 새겨들어야 했다. 과연 목구조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재료를 드러내야 할까? 라는 생각은 마치 "내면의 가치에 치장하기 보다는 외면적 가치를 통해 자신을 어필해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어하는 우리주변에 한 명쯤은 보이는 사람처럼" 건축도 어쩌면, 비슷한 행태들을 보여왔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들과 그들은 결국 '재료와 구축', '브랜드와 자아'를 껍데기를 통해 대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재료의 감성이다. 줄 곧 목재는 결합부를 드러냄이 결국 목조건축의 구조적 미학을 좌우했는데 기존에는 나무와 나무 그리고 철과 함께 결합하여 구조적 해결을 보완했다. 하지만 재료의 미묘한 온도차이가 존재했다. 목자와 철이라... 기능적측면에서 물론 나쁠게 없어서 이러한 방법이 생겼겠지만, 소장님의 관점에서 그 재료의 미묘한 온도차이를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실험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워크샵의 최종 결과물은 결합부를 '경질우레탄'을 사용하기로 했다. 과연 목재의 따뜻함과 우레탄의 따뜻함은 기능성을 넘어 감성적으로 어떻게 다가올지 완성 후 알게 될 것이다. 재료의 질서부터 다시 정리를 하고 이번 프로젝트의 이론적 학습은 마무리 되었다.


잠시후 계획안이 발표되었고, 작업순서는 재료(각재 60x60)를 모듈화 된 순서별로 정리하고, 유닛을 각 조별로 만든다. 그 다음 순서 별 유닛의 조합이 이뤄지면, 구축적 공간체(7500x7500x7500)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피막(한지) 작업을 마지막으로 하면, 우리의 워크샵은 끝난다. 


물론, 이론과정에서 부족한 점도 있고 학생들이 더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운영상 그러기에는 힘들었다고 한다. 다음에는 보완이 되었으면 한다. 서로의 시각차이겠지만, 워크샵 후 다양한 곳에서 목소리를 들어보면 좋지 않는 이야기도 들렸다. 물론 나와 같이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한다고 한 사람은 그런 말조차 꺼낼 수 없었다. 왜냐? "아직 난 배부른 소리 할 시간이 없다." 

그러니 앞으로 프로그램의 선발과 함께 있어서 참가자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하게 된다면, 이 곳에서는 열정만 불태우면 된다. 




Session 02. 실습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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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서울에서 모듈에 맞춰서 배송이 되었고, 우리는 모듈별 재료를 정리 후 각 조에 해당되는 재료를 받아가는 방식으로 워크샵 실습의 첫 노동을 시작했다. 참고로 남자는 파랑, 여자는 노랑, 스탭은 빨강색의 텔레토비를 연상하게 되는 강렬한 비비드 컬러로 성별, 계급별 차이를 두었다. 계급이라 하면 빨강색 입으신 분이 갑처럼 보이겠지만, 3일 간의 워크숍 후에는 그들은 오히려 을처럼 열심히 우리를 보조해 주셨다. 밑에 계신 분은 조남호 소장님과 함께 이번 워크샵을 준비 해주신 황동욱 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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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각자 학교별로 구성되었다. 각자 받은 구조디테일 도면과 유닛의 설명서는 벽에 붙이고 작업준비를 완료했다. 이제 남은 것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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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공간 중에서 유독 뜨거운 열을 발산하는 중정마당에서의 우리작업를 보시고, 소장님은 워크샵 소개를 하신다. 누군가의 노동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특히 무엇보다 건축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먹이먹는 것보다 사실 더 유익한 볼거리라 생각된다. 앞으로도 이러한 역동적인 모습들이 정적인 이 거대공간을 가득 채워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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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에 반영된 모듈처럼 한 번에 만들어 졌으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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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03. 설치 및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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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간의 워크숍 모든 과정이 촬영된 영상이 설치가 마무리 된 공간체 외벽에 나타났다. 과정은 중요하다. 과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기록. 우리의 과정이 기록된 영상은 '구축적 공간체'라는 결과를 위함이 아닌 우리가 주인공이 이었다. 영상을 찍어주신 관계자 분과 잠시 몇 마디 나눴던 시간에 그 분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다는 그 장면들은 모두 우리였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12년도 베트남에서 집짓기 봉사활동을 했을 때는 질질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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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체가 설치된 장소는 지하 4층의 로비였다. 오후 5시가 넘어갈 때 빛은 깊숙하게 이 곳까지 당도했고, 우연한 상황이 만들어낸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다. 몇 장을 사진을 통해 따뜻함을 느낀다. 결과물이 눈에 천천히 들어올때쯤 의문이 생겼다. 이 녀석 안에 조명이 있으면 안될까? 물론 조명이라하면, 상황상 인공조명을 생각했다. 천천히 이번 워크샵을 곱씹어보면, 조명...필요 없는게 답인 것 같다. 목조라고 꼭 보여줘야한다? 그런 선입견을 버려야 했다. 드러내지 않더라도 이 곳에 와보면 뭔지모를 재료의 따스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인공조명을 받았을 때는 사실 메밀묵이 썰려있는 것 같다. 그 만큼 어울리지 않다. 외피가 한지인데 한지가 형광등과 어울리는 소재이겠는가? 그러하니 대중에게 공개될 때에는 다른 양지 바른 곳으로 가길 바란다. 새 것이지만, 새 것의 냄새가 아닌 은은한 딱풀향이 감도는 이 공간체는 몇 가지의 결합 방식을 달리하여, 가벼움과 무거움을 보여주고자 한다. 혹시 문화전당 찾았을 때 이 공간체를 본다면, 천천히 둘러 보시면서 이 녀석의 36.5℃를 느껴보시길 바란다.




Session 04. 세미나/구축적 공간체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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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4세대 건축가 쿠마 켄고가 왔다.  사실 그의 건축작품 보다는 그를 책으로 만나 오히려 텍스트가 친숙할 정도로 그의 작품에 대해서는 사실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지난 4월 영국왕립미술원(RAA)에서 열린 <공간을 감각하다: 다시 상상한 건축>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건축적 구축술이 아닌 감각(후각)을 이용한 전시였기에 그가 감각에 관한 탐구의 결과물을 보여준 것은 내 졸업작품에 있어서도 좋은 레퍼런스였기에 이번에 직접 질문할 수 있었던 기회도 있었다. 이럴때 아니면, 언제 'Starchitect'와 말을 섞어보겠나... 


<공간을 감각하다: 다시 상상한 건축> http://www.vmspace.com/2008_re/kor/sub_emagazine_view.asp?category=artndesign&idx=11826


쿠마 켄고는 이번에 광주에 방문에서 다음에 자신이 보여줄 구축적 공간체에 관한 컨셉아이디어를 설명했다. 그냥 한눈에 보더라도, 가벼움과 무거움을 보여주는 쿨한 디자인이었다. 근데 아직 구축의 방법에 관해서 정해진게 아니라 정확히 정해진 디자인은 아닌 것 같아보였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맞춰서 그 전에 작업을 할 것 같다니 주목보자. 물론 그때도 시간이 나면 참가할 예정.




제1회 건축생산워크숍 Architecture Production Workshop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REVIEW


제 1회라는 명칭은 사실 어디에도 기재가 되어있진 않다. 하지만, 이번 워크숍이 일회성을 갖고 단지 이벤트 형식이 아니길 기원하는 마음이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 정도로 사실 재미있다. 첫 날 목재를 옮길 때 빼고는 크게 무리가는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국내 혹은 국외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와 학생들이 함께 이러한 과정을 직접 지켜보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은 건축을 몸소 실천하며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몇 가지 보완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피드백을 통해 보완이 되면 좋겠으나,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워크숍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회를 거듭한다면, 상대적으로 서울에 비해서 젊은 건축가가 설 곳 없는 척박한 지방에서 지역의 젊은 건축가들이 학생들과 함께 건축적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이 곳에 찾는 사람들이 관람객 뿐 만 아니라 참가자로서도 이 곳을 노크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로서 이번 운영을 맡아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조남호+황동욱 소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아래는 VMSPACE 기사 내용이다.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아시아문화전당 건축생산워크숍] http://www.vmspace.com/2008_re/kor/sub_news_view.asp?idx=6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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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EO

 

 어느덧 너를 본지 한달이 되어가네? 그리고 최근에는 네생일도 지났고, 우리가 블로그를 운영한지도 1년이 지났나? 신기하구나 그래도 마음먹은 일들을 서로 기록하고, 해나가는 것들이 재미있는 것 같다.

 

나를 보러 온 것인지 파리를 보러 온 것인지는 몰라도, 형은 네가 형을 보기위해 먼 발걸음 해줬다고 생각해 그리고 너무 반가웠고 잠깐 이야기 나누고 파리의 밤거리를 거닐면서 참 이런저런 추억을 남긴 것 같아서 돌아와서 보니 행복하다.

 

최근에 너도 이제 런던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로 한 일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나눴는데 항상 응원할께. 물론 형은 좋은 선택이자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걱정도 되지만 잘 해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아.

 

한 번은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남겨본다. 물론 하고 싶은 말과 해야되는 말도 많지만 그런 수다스러움은 만나서하는게 더 제 맛이라고 생각해.

 

여튼 너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고, 형도 새로운 곳을 향해 조금씩 준비하는 중이야. 시간나는대로 너의 엽서에 답장을 해야하는데 게을러서인지 아니면 너한테 답장할 말이 없는지 쉽게 펜이 잡히지 않네. 농담이고, 너보다 예쁜 엽서를 찾기가 힘들어서 찾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 형이 이런거 고르는 센스가 부족함.

 

별 일 없이 잘지내고 있으렴.

 


 

From. 0F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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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보이지 않는 집, MAISON INVISIBLE]


그를 알게된 시간은 얼마되지 않았다. 우연히 인터넷 뉴스로 접하게 된 그는 2010년도 폴 메이몽 건축가 상을 수상한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수상을 한 젊은 건축가이다. 


여기서 폴 메이몽 건축가 상이란 무엇인가?

프랑스 전통 건축가,엔지니어 협회에서 1968년 이후 해마다 프랑스 그랑제콜 건축학교 20곳으로부터 각 학교마다 최우수 졸업작품을 추천받아 누가 최고인지 가리는 자리.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된 그에 대한 관심 즉, 한 명의 젊은 건축가에 대한 삶에 대해서 궁금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페이스북 친구를 맺어 그의 글들에 공감을 하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마치 페이스북에 게시된 그의 아름다운 글과 사진들은 복선처럼 느껴졌다.


마침, 그는 첫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 책은 [파리를 놀라게 한 백희성의 환상적 생각] 이다.  사실 온라인에서 몇 번 접했던 그의 감성적인 글과 사진들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책처럼 어색함이 없는 내용들이 었다. 또한 '보이지 않는 집'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으로는 마치 2편을 먼저 본 사람들로 하여금 찾아서 읽어보기를 강요하지 않고 궁금증을 야기 시킬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 정도로 건축가 백희성씨는 상당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의 모든 글과 사진, 건축작품에 대해서 알지 못하지만, 이번 '보이지 않는 집'을 통해서 적어도 독자와 작가 간의 간극을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쉽게 공감하게 만들면서도, 아차! 싶을 정도로 깊은 생각을 하는 그러한 사람이다.  



선입견


나는 그와 직접 대화를 하거나 만난 적도 없다. 사실 나는 그를 알게 된 것도 신문상에서도 프랑스 유학을 했던 젊은 건축가이자, 그의 작품으로 폴 메이몽 상을 수상해 현재는 프랑스의 자랑이자 현대건축가 중 거장이라고 불리우는 장 누벨 건축사무소에서 일했던 사람이니 대단하게 볼 수 밖에 없었고, 왠지모르게 자기개발서에 자주 등장하는 성공한 사람 처럼 보인다.  물론 그의 책  [파리를 놀라게 한 백희성의 환상적 생각] 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 등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었고, 세바시라는 프로그램에서 자신에게 단호하면서도 겸손하게 자기를 표현했다. 그래도, 마치 그가 걸어온 길이 대중으로 하여금 비현실적인 드라마틱한 부분이 많았기에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이번에 그의 두번째 책인 [보이지 않는 집]은 호기심이 생기기 이전에 나는 어느 신문기사를 읽고, 또 다시 선입견을 갖게 되었다...

“쉿! 저 기품있는 파리고택의 비밀을 말해줄게”… 한국 건축가, 저택구경담을 팩션으로 풀다 (동아일보)

지금에서야 상당히 바보같은 생각을 한 것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기사의 제목을 통해 별로 흥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 왠지모를 선입견으로 "뭐야?! 이번에는 그냥 파리주택이야기를 하는 건가? 이 곳은 어떤장식이 있으며, 어떠한 생각을 갖고 만들어졌다. 아르누보 어쩌고 저쩌고 하며, 마치 교과서적인 지루한 건축교양서적인가?" 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마치 난독증 환자처럼 기사도 대충 훑어보면서 추측했던 그 생각으로 사실 백희성이라는 사람은 좋았지만, 이번에는 내가 크게 흥미를 못느낄 것 내용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시간은 흘러갔다. 



Hee sung Baek


탐닉


선입견을 갖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백희성씨가 이벤트로 진행한 한정판 [보이지 않는 집] 리폼책을 여자친구가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그 선물을 받은 타이밍이 절묘하게 내가 파리를 다녀온지 몇 일 지나지 않은 시점이고, 아직도 꿈에서 파리가 나올 정도로 여운이 남아있는 시기라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책을 펼쳤다....


표지에서부터 마지막 바코트 인쇄면까지 구석구석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닌 건축가의 솜씨가 묻어났다. 표지에 새겨진 정성들(시각화)은 그의 글에서 나오는 글귀처럼 "바니쉬 칠이 마르기 전에 소중한 것을 놓아두면 책상이 그걸 평생 기억해 준단다." 바니쉬 칠처럼 책은 날카롭고 투박해 보일 수 있는 칼집의 흔적은 독자들로 하여금 백희성씨가 주는 아마추어 책상이 아닐까? 여러분의 아마추어 책상...(책 내용을 보면 아마추어 책상이 주는 큰 감흥을 느낄 수 있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나는 그가 설정한 3곳의 공간을 왔다 갔다 했다. 몽마르뜨 언덕의 그의 월세집과 시테섬에 위치한 고택, 그리고 시테섬의 고택의 집주인이 있는 스위스의 요양병원. 소설인지 사실인지 모를 정도의 중간 경계 팩션의 방법으로 글은 상당히 박진감이 넘친다.  그래서 더욱 나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줄이고, 상황을 머리 속으로 상상하며 재현해 본다. 마치 내가 그 곳에 있었던 것 처럼...

lle de la Cité


4월 15일의 건축가


책은 작가의 실화를 비롯한 약간의 과장을 더한 이야기로 전개해 나간다. 물론 과장 또한 불편함이 없이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아름다움 혹은 놓칠 수 도 있었던 상황을 정말 섬세하고 동화처럼 만들어 나간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많은 부분 아름다움으로 해석하려는 마음이 보인다. 기분 좋다.


이 책의 주인공은 희성씨가 아니다. 생소하지만 책장을 넘길 수록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물인 건축가 '프랑스와 왈쳐'가 주인공이자 결국 책의 내용 전부인 사람이다. 그가 없었으면 과연 작가는 "모든 이들의 기억의 장소는 바로 집"이라는 주장을 할 수 있었을까?

4월 15일을 위한 건축을 한 건축가와 그 속에 담긴 어마어마한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아름다움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수북히 쌓인 먼지를 털어가며, 시대를 초월한 건축가들의 교감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마치 꿈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에 너무 소름이 돋는다. 전과 다르게 이번 건축에세이는 사진이 없다. 오로지 글로만 채워져 있고,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도록 몇 개의 평면도와 배치도만 존재한다. 완벽한 보조재의 역할을 했으며, 이 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인증사진이 아니라 작가가 바라 본 시점에 의존하면 된다. 


하이(Hi? High)건축


이야기 없는 집이 어디 있을까? 

건축가의 깊이가 빗어내는 이유있는 건축적 어휘와 시간이 지나 그 어휘를 올바르게 해석을 하거나 혹은 의도된 내용과 다르게 해석이 되거나 하는 것들도 다 이야기이고 건축이고 공간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 예전 독락당을 답사하고, 진행했던 한국건축사 과제의 주제로 '조선시대 주거건축과 서원의 건축공간에서 나타나는 유교미학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었던 기억을 상기시켰다. 책에서 처럼 직접 보고 듣고 기록하면서 실마리를 찾아나가지는 않았다. 학문적 분석을 토대로 보고 기록했지만, 그 안에서 유교미학과 선비정신에 대한 건축어휘 혹은 그 분위기를 찾아내기 위해 혼자 끙끙 앓고 발표했던 기억이 난다. 


건축가의 의도 혹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의도했다고 생각하는 건축가의 소소한 디테일과 장치들은 실제로 마주하지 않고는 그 설레임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시시콜콜하게 건축의 조형이나 공간, 어휘 등의 언어로 포장된 건축보다는 궁극적으로 사소한 배려 혹은 미쳐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발견되는 디테일에 많은 감동을 받고, 그 부분을 찾기 위해 건축여행을 하는 것 같다.


마치 이러한 여행처럼 백희성씨는 우연히 만나게 되는 프랑스와 왈쳐라는 건축가의 고택과 요양병원을 오가며, 그 건축가의 섬세하면서도 이유있는 디테일(?)이라기 보다는 더 감수성있는 표현이 있을 것 같은데 생각나지 않는다. 왠지 여기서 디테일이라는 표현은 뭔가 테크닉한 어휘같아서 어울리지 않는데... 여튼..섬세한 마감과 감성적인 요소들을 맞이하게 된다. 이유있는 건축적 장치들... 그 장치들을 알아 낼 수록 전율이 일어나고, 결국 미소로 까지 번지는 오묘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킨다. 



그 이유로는 건축가의 매우 지능이 높은 수수께끼와 같은 비밀로 건축을 만들었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작가=건축가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High 한 건축을 맞이한다. 여기서 High는 건축적으로 우연을 빙자한 필연적 사유로 만들어낸 공간으로 만들어졌고, 그리고 그 스토리텔링이 이 책에 적혀있다. 솔직히 믿기 힘들지만, 믿어야 한다. 그게 건축이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우리가 당도한 공간과 건축의 아름다움은 결국 의도된 건축가의 아름다움의 표현이기에...


많은 말보다 이 책은 읽으면서 상상하거나 혹은 직접 그려보면서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단지 읽기 위한 책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주고자 하는 의도가 작가=건축가의 디테일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래서 단순히 활자를 담은 책이라기 보다는 활자로 최대한 감성을 담기위해 노력했고, 팩션을 위한 포장의 도구를 절제했고, 향기를 간직하고,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순수하게 건축을 느끼고자 한 독자라면 이 책은 무조건 추천한다. 대게 무수히 많은 건축적 어휘와 공감하기 힘든 이기적인 미적강요보다는 순진무구한 아름다움을 봄날의 흩날리는 민들레 씨앗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책의 말미에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의 모든 불편해 보이고 부족한 것들은 어찌 보면 깊은 사연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간편하거나, 화려하거나, 과하거나, 부족하거나, 편하거나, 불편하거나 결국 다 사연이 있고, 우리는 그 안에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연을 아직 묻지 않았거나, 관심도 없어서 그저 보이는대로 생각하는대로 판단하고 살아왔다. 그동안 우리 주변은 어떠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었고,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지금이라도, 궁금하다면 귀를 기울려 보자.




보이지 않는 집

저자
백희성 지음
출판사
레드우드 | 2015-01-2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저자를 닮은 주인공, 루미에르 클레제, 세대를 넘나들며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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