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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밤과 함께 이번 일본건축배낭여행의 짧은 일정이 끝을 보인다. 물론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곳과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의 특별한 경험들은 결국 다시 한 번 재방문을 기약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와지섬에서 나와 오사카로 향한다. 이번 여행이야기로는 많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도시에 이제 막 적응하려던 시점에 대도시로 다시 버려져... 우리는 길을 잃었다... 그리고는 몇시간을 길에서 보냈고, 계획과 많 틀어졌지만,  여행의 최종목적지 마루젠&준쿠도에서 책을 사는 것은 성공했으니 만족한다. 혼돈의 시작 오사카로 다시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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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8:20_ KUROMON MARKET


오사카 서민의 식탁이라고 불리는 구로몬시장. 시장이 문을 닫기 전에 참치회와 고베규를 먹기 위해서 호텔도 이 곳과 가까우면서 최고의 번화가 '도톤보리'와 인접한 곳에 예약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고베에서 기차역을 잘못찾아 오사카에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으며, 우리의 참치와 고베규는 셔터문으로 닫혀있었다. 많은 상점들이 슬슬 문을 닫고 있는 중에 얼추 나와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외국인의 표정 또한 마치 우리의 모습을 거울로 보는 듯 했다. 그래도 역시나 유명한 시장이라서 그런지 꽤 역동적인 시장이이었다. 요즘에 나이와 함께 여행의 횟수가 늘어나면서 살짝 비린내도 나고 위생적이지 않더라도 사람의 정이 느껴지는 전통시장을 찾게 되는데, 그 도시를 쉽게 알 수 있는 서민들이 만들어가는 곳이라 많은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오사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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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8:50_ HEPFIVE


구로몬시장에서의 아쉬움을 남기고 세계 최초의 빌딩 일체형 대관람차가 있는 헵파이브를 가기로 했다. 물론 이날은 우리가 오사카 주유패스 1일권이 있어서 이 곳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최대한 노을이 지는 모습을 감상하며 로맨틱한 오사카의 모습을 감상하고 싶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오사카에서 갑자기 길치로 변해버린 나는... 또다시 길을 헤맸다. 결국 찾았지만... 오늘 운행이 취소 되었단다... . 안되려고 하니 모든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이 또한 여행의 매력이겠거니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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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9:10_ UMEDA St.


헵파이브에서 나와 오사카에서 꼭 가봐야되는 우메다 공중정원을 가야했다. 적어도 1일권 주유패스를 유용하게 쓰려면, 나와 같이 계획하면 안될 것 같다. 오사카성 - 헵파이브 - 우메다 공중정원 정도는 기본적으로 입장료가 무료이면서 장소들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꼭 다녀왔어야 했는데...오사카성은 시간이 늦어 못갔고, 헵파이브는 휴무였으며 마지막 희망인 우메다 공중정원을 가기 위해 도착한 우메다역. 또 다시 이곳에서 나를 기다리는 혼돈의 시간이 다가왔고,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도시의 고층건물밀도가 높았으며 오사카가 이정도면 도쿄는 어떠할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고층빌딩들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어서 우메다 지역에서 가장 높아 보였던 우메다 빌딩은 계속 보이지 않았다. 정말 정신이 나갈것 같았던 우메다. 역은 또 어찌나 크던지... 실내공간도 모두 휴먼스케일을 벗어난 압도적인 긴장감을 나타냈다. 그 도시의 풍경 잠시 감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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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9:44_ KIRIN ICHIBAN GARDEN, JR OSAKA St.


헵파이브에서의 아쉬움을 풀고자 계획상에는 적어두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기린 이치방가든이 눈 앞에 보였다. 기린맥주의 팝업스토어로 최근에 서울에도 상륙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맥주거품을 영하로 얼려 슬러쉬로 갈아내 안그래도 시원한 생맥주 위에 자비없이 올려둬 맥주의 탄산과 풍미를 달아나지 않게 잡아준다. 갈증해소는 물론 스트레스까지 풀렸던 프로즌비어. 실내에는 자리가 없지만, 실외에 스탠딩테이블과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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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0:30_ UMEDA SKY BUILDING


오사카를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꼭 가야하는 우메다 스카이 빌딩의 공중정원. 이번에 알게된 건축가 하라 히로시의 작품이다. 생소한 건축가이지만, 일본 내에서는 유명한 건축가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처럼 보이는 건물들이 길을 걷다보면 한두번 정도는 보게 된다. 건축가 단게 겐조가 그의 스승이라고 하니 조금은 그의 건축어휘가 보이는 것 같다


그가 선호하는 하이테크 디자인은 최초의 리차드 마이어, 노먼 포스터, 렌조 피아노의 느낌과 전혀 상반되는 느낌이다. 미래적 이미지와 일본 전통의 미학적인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설계를 하는 것 같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구글링을 통해 본 건물들을 보면, 이전의 하이테크 건축의 선구자들과는 다소 다른 느낌이다. 정확한 지식은 없지만, 유추해보면 메타볼리즘의 영향을 받은 건축가로 추측된다그러지 않고 이렇게 신기한 디자인을 해내다니... 하기야 스승이 메타볼리즘의 선구자이니 영향을 안받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이 곳은 실내외에서 오사카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실내에서도 다양한 레벨에서 각자 선택적으로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 재미있다. 외부 공간은 마치 우주에 와있는 것 처럼 형광입자들로 복도가 꾸며져 있다. 참으로 독특한 풍경 속에서 이 곳을 제외한 독특할 것 없는 오사카 야경을 둘러본다. 마치 법적으로 정해 놓은 것만 같은 빌딩들의 빛들은 아름답기 보다는 딱딱해 보인다. 멋진 풍경이지만, 건축물의 이질적인 느낌과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신기한 건축물 앞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힘들어서인지, 얼마 안있어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시도조차 못할 것 같은 건물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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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1:45_ MARUZEN & JUNKUDO


유명한 우메다 스카이 빌딩도 찾아서 가는데 거의 40분을 할애했는데 이 서점은 어찌 찾아갈꼬... 했지만, 신은 아직 나의 편이었다. 22시까지 운영하는데 정확히 15분전에 도착했고, 사고자 했던 책을 찾으려고 서적검색대로 갔지만, 영어는 지원이 안된다. 그래서 직원에게 책의 사진과 제목을 보여주고 기다렸다. 미리 한국에서 제고 파악을 하고 간 상태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고, 점원 또한 5분만 기다리면 가져다 준다니 하...그래도 다행이었다. 그리고 한바퀴 돌아보는데 1층에 비치된 안도 다다오의 서적들... 한칸을 독점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우메다 마루젠 & 준쿠도 서점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다


외관에서는 슬래브와 구조 기둥들이 외부로 노출이 되어있다. 기둥은 마치 나무처럼 보일 정도로 건축경계선을 따라 배열되어 있다. 내부에는 최소한의 기둥과 벽으로 건축물을 지지하고 있다. 서점건물이라 크게 벽들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로 파사드(입면)를 신경쓰지 않아도 창들을 모두 슬래브 끝선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 있으며 외부 동선을 추가시켰고, 불필요한 치장들을 덜어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멋들어 보이지만, 구조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절제된 건축물이다. 이 곳에서 발견한 특이한 점은 건축가의 서적이 눈에 잘 띠는 곳에 비치되어 있었다


물론, 안도 다다오에게만 그 자리를 허락한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일본에서 혹은 오사카에서 안도 다다오의 위상은 대단했다. 오죽하면 노출콘크리트 마감상태만 보고도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작품인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오사카 내에는 많은 건축물들이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나는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건축작품집을 구매했다. 최근에 발매된 책이며, 2015년도까지의 작품을 다룬 건축작품집인데, 역시나 상당히 재미있는 작업들이 내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목표 달성은 했으니, 이제 마지막 밤을 만끽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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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2:45_ DOTONBORI


사진으로 보는 오사카에서 빠지지 않았던 도톤보리. 인공수로를 기점으로 좌우로 펼쳐진 상점들은 서로 경쟁하듯 간판으로 호객행위를 한다. 인공수변으로는 건축물들의 배면이라 거의 간판으로 치장한 것 같다. 그래서 수변을 산책하다보면 마치 홍콩의 골목에서나 볼 수 있는 낡은 건물들이 보이는데 나름 분위기가 조화롭게 어울린다. 이 물이 흐르는 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색이 탁했다. 악취는 나지 않았다. 도시에서 수공간의 역할은 상당한 것 같다. 서울의 청계천도 그러하듯, 인공수로를 따라 걸으며 산책을 하면 빠듯한 도시 속 삶을 살짝 이완시켜주는 기능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심리적인 효과인데, 인간은 태아때부터 물과 친숙한 관계였기에 그런 것 같다. 기대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으며, 늦은 시간까지 운영했던 오코노모야키를 먹으며 마지막 밤을 즐겼다. 알고간 것은 아니였지만, 찾아보니 치보라는 가게인데 맛집이라고 한다. 난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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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25_ OSAKA CASTLE


간사이공항으로 가기전 조금 서둘러서 어제 가지 못했던 오사카성을 가기로 했다. 아쉽게도 시간과 재정상 천수각은 가지 못했지만, 니시노마루 정원에 들어가 잠시 아주 잠시 여유를 즐겼다. 5월이라 그런지 현장학습 또는 소풍과 단체관광객이 어울러져 상당히 복잡했다. 실제로 오사카성을 보게 되면, ...웹상에서 너무 자주 봐서 그런지 크게 감흥이 없었고, 오히려 엄청난 규모의 해자를 보니 더욱 신기했다. 해자를 넘어 보이는 도시의 풍경은 어제 느꼈던 빡빡한 고층빌딩의 밀도를 다른 풍경으로 만들어준다. 서둘러 짐을 찾고 공항으로 향했다. 5일간의 여행은 이렇게 알차면서도 아쉽게 끝났다.




COMMENT


날씨로 인해, 혹은 길을 헤매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여행을 계획한 곳보다 적은 곳을 보고 왔다. 항상 그렇듯... 이제까지 가보았던 유럽이나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오사카에서의 건축물이나 유명하다는 관광지는 도시의 운집된 고층빌딩밀도로 인해 전이감을 상실되게 만들었고, 그래서인지 내 기대와 다르게 실망감을 주었다. 물론 도시의 풍경자체가 비슷한 경제성장을 경험했던 우리와 묘하게 닮았지만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쉬움을 남긴 여행이었지만, 나오시마여행에서의 즐거움과 추억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짧은 스케쥴이 아닌 조금은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돌아본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도쿄를 가보지 않았지만, 일본의 진정한 매력은 작은도시에서 보여지는 것 같다. 작년에 다녀온 도토리현에서도 느낀 것 처럼 이번 오사카는 나에게 더욱 긴장감을 심어줬으며, 아직도 복잡하다... 


6편으로 연재해본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일본건축배낭여행이라고 지칭했지만, 일반적인 여행과 다르지 않다. 그냥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가? 여행테마를 잡아간다. 나에게는 건축없는 여행이란...아직은 상상해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다른목적의 여행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1편에 기록해 두었던 여행 경로는 나쁘지 않으니 5일정도 오사카와 나오시마를 보는데 유익한 도움이 될 것 같다. 2번의 다음 메인페이지 소개도 영광스러웠고, 스스로도 정리하고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어서 만족한다.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 기대해보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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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대도시에서 여유를 부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유라기 보다는 지난 날의 일정이 너무 힘들었고 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들이었기에 사람냄새도 잘 맞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오히려 그래서 처음 고베에 도착했을때 적응이 안되었다. 분주한 사람들의 움직임, 3개의 기차노선이 하나의 역이름(산노미야)으로 존재하며, 지옥의 신도림역을 방불케 하는 블랙홀과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베에서 꼭봐야 할 야경은 이 곳의 여느 청춘남녀의 데이트 하는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즐기니 잠시 들떠 있었던 여행의 설렘과 흥분을 잠시 안정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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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8:35_ JR SANNOMIYA St.


 고베 포트타워 호텔로 향하는 무료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산노미야역으로 왔다. 이 곳은 내일 일정을 위해서라도 똑똑하게 길을 잘 숙지해야 했던 역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차 노선의 3개 구간이 만나는 곳이자 JR, HANKYU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서 다음날 많이 혼란을 겪었다. 그럼에도 쉽게 관광객정보센터와 함께 코인락커를 쉽게 찾았으니 다행이다.  다행히도 직원이 호텔셔틀을 타는 곳을 알고 있어 이 곳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약 30분을 기다리니 일어로 적혀져 있는 호텔셔틀이 왔고 물론 우리는 이 차가 호텔차인지 모르고 멍때리고 있다가... 순간적인 예감에 들이대정신으로 물어보니 맞단다... 웃긴게 이 차에는 어느 곳에도 고베 포트타워 호텔이라고 적혀있지 않았다. 물론 영어로...얼추 고동색과 금색의 오모한 색상의 봉고차 같은 셔틀이니 혹시라도 이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은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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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1:35_ FISHERMAN'S MARKET, RESTAURANT


오늘 한끼도 못먹었다. 판단착오와 함께 밥을 먹을 상황과 기회도 계속해서 어긋났다. 그래서 결국 둘은 폭발했고, 잠시 어색한 시간을 가졌다. 솔직히 나도 안먹었고, 힘든상태인지라 많이 짜증이 난 상태이지만 화낼 힘도 없고 화내는데 열량소모와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았다. 최초에는 고베야경을 보는 수변공원쪽에 독일식 펍이 있는 줄 알고 갔으나... 망했는지 못찼았던건지 패스하고 바로 입구 앞에 웅장한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씨푸드뷔페가 있었다. 가격대가 조금 나가 잠시 고민하고, 우리는 한끼도 안먹었고 야경을 반찬삼아 천천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로였고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인기메뉴가 대게인 것 같아서, 미친듯이 먹었지만 북극해 연안에서 그대로 잡아올려왔는지 아직도 식지않고 차가웠고, 식감도 좋지 않았다. 배고프다고 뷔페를 선택하는 착오를 다음부터 하지 않을 것이고, 좋은 교훈을 남겨준 곳이지만 나름대로 야경을 감상하는데 뷰도 훌륭하고 내부공간도 크고 분위기도 좋아서, 맛보다 분위기라고 생각되면 나쁘지 않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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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2:20_ HARBOR LAND


배도 부르겠다. 소화도 시킬겸 하버랜드 산책을 해본다. 조용한 분위기의 수변공원과 함께 고베항의 야경이 펼쳐져 있다. 몇 개의 건축물 혹은 조형물들이 은은하게 조명이 들어오면서 바다물에 그대로 반영된다. 가족들과 연인들이 삼삼오오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 평화롭고 일상적인 풍경들이다. 천천히 둘러보니 나도 바다냄새도 맡고 자라다 보니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고베는 내가 자란 도시 여수보다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여기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방부제가 들어가 있는 음식과 같은 느낌? 도시에서의 삶이나 시간이 축적된 고즈넉한 풍경보다는 애초에 계획되고 몇 명의 도시나 건축업자에 의해 그려진 모습이다. 그래서 크게 감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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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2:45_ EARTHQUAKE MEMORIAL PARK, MERIKEN PARK


시간도 늦었고, 많이 피곤했던 관계로 호텔 넘어 위치한 고베의 차이나타운 '난킨마치'는 가지 않는 것으로 하고, 지진피해 메모리얼 파크와 메리겐 파크에 있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안도 다다오가 함께 설계한 피쉬댄스를 보고 숙소로 북귀하기로 했다. 95년도 1월 효고현 남부에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고베항은 동서 120KM의 해안선이 파괴되었다. 그 이후 2년 뒤 고베 개항 130년 기념식을 통해 대지진으로 부터의 부흥을 선언했다.


고베항은 3개의 공원이 오픈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변과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하버랜드, 전시와 전망 및 산책을 위한 메리겐파크, 과거 고베의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고스란히 남겨둔 메모리얼파크. 3가지의 표정이 균형을 이뤄가며 바다를 안고 있다. 메모리얼 파크를 지나서 보이는 피쉬댄스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실제로 보아도 큰 감흥이 없었다. 한가지 썰이 있다면, 고베시에서 녹이 슬어 보기 싫었던 이 조형물을 핑크색으로 도색하려다가 그 소문이 게리한테까지 가면서 프랭크 게리는 고베시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물론 혼자가 아니라 안도와 함께 '무슨 교양없는 짓이냐며' 날을 세웠고, 결과적으로는 철갑을 두른 한마리의 생선은 다행히 껍질을 벗겨내 핑크빛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다... 



TIP : JR 간사이와이드패스를 이용해서 고베에서 아와지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버스요금은 따로 정산을 해야하지만 JR패스 구간이 마이코역까지 해당되므로 아와지섬을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팁일 것이다. 물의 절까지 가기가 무리라면 유메부타이에 내려서 지금 한창인 꽃 박람회를 보고 오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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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20_ MAIKO St.


아와지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일찍 고베에서 나왔다. 전날 숙지해 두었던 산노미야역 코인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마이코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갔다. 아카시해협을 감상하며, 저 멀리 등장한 아카시해협대교 아와지시와 아와지섬을 잇는 다리 전체길이로는 3.9K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라고 한다. 예전 티비에서 본 기억이 났지만, 실제로 보니 어마어마한 규모였으며, 기차에서 내려 터미널을 가기위해 교량의 밑을 통해 가야했는데 그 스케일을 느껴볼 수 있는 사진을 담아보았다. 마이코역의 터미널은 교량 위에 있으며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계단을 통해 올라간다. 애초에 이 곳에 터미널이 계획된게 아니라 차후에 생겨난 것처럼 보이는 철제구조물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와지고속버스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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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0:20_ WATER TEMPLE


나오시마 섬에서 나와 가장 기대되었던 건축물. 건축가 안도 다다오물의 절(혼푸쿠지)이다. 아마도 오늘의 첫 방문객 인 것 같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작품 중 대표작품을 꼽는다면, 빛의 교회와 물의 절이 있다. 물론 더 많은 작품이 있지만, 스케일면에서나 전체적인 건축어휘를 녹여낸 작품 중 최고로 꼽는다. 그래서 더욱 깊이있게 감상하고 싶었다. 그의 건축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건축적 스토리를 느껴야 한다.


그의 건축에는 배치에서 부터 재료까지 모두 상황과 의미를 부여한다. '건축의 본질'에 대한 강한 관찰과 의지가 엿보인다. 건축물의 입구에 들어서기까지 몇 번의 장면의 교차가 발생한다. 그가 잘하는 표현이다. 건축물을 쉽게 보여주지 않고 마치 축구 선수로 치면 가벼운 기술을 통해 상대를 따돌리는 것 처럼 주변의 풍경을 보여준다. 상-중-하의 명확한 표현으로 땅과 숲 그리고 하늘을 통해 속세와의 안녕을 강요한다. 


그리고 다다른 수반과 같은 형태의 물의 절. 본당은 이 연못 아래에 위치해 있다.  아직 내부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엄청난 전이를 예고한다. 속세와의 경계가 너무 뚜렷하기에 마치 성당의 문을 열기라도 한 듯 강한 종교적 기운을 발산해 낸다. 창 하나 없는 두터운 벽 사이의 계단은 천천히 심리적인 콘트라스트를 유도한다.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으로 어두운 공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본당은 원형으로 빨강페인트로 칠해진 목재로 감싸져 있다. 은은한 빛의 유입으로 내부는 금새 법당에 와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천천히 돌아 들어간 법당에서는 경건하기 보다는 소박한 곳으로 꾸며져 있다. 한번 정도는 그립을 푼 공간에서 편안하게 참배하면 된다. 그리고 다시 나와 콘크리트 벽과 본당사이를 걷게 되면 자연광과 함께 창살과 창살로 이내 재료가 변화되면서 내외부의 경계를 허무는 장소로 만들며 깔끔하게 여운을 닦아낸다. 


마침내 마지막 지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올라가는 계단(하)과 하늘(중) 그 넘어 속세와 잠시동안의 단절로 부처님(상)을 보게 된다. 마치 신이 있음을 이 곳에서 증명하고 필연적으로 조우하게 된다. 사실 속으로는 더 깊이있는 체험을 했지만, 종교건축에 관한 더 많은 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구체화 된 언급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최대한 사진과 함께 안도 다다오가 물의 절에서 보여준 건축적 스토리를 느껴볼 수 있도록 기록해 본다. 


마지막으로, 근대적 건축재료인 콘크리트가 과연 불교건축의 현대화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었을 까? 라는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향했던 물의 절은 우리가 경험했던 법당의 분위기와 색채, 대웅전 가는 길 등 여러가지 불교건축의 디테일 한 건축어휘를 복합해서 이질감 없이 녹여냈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적어도 군더더기 없는 이 곳의 종교시설은 전통건축에 관한 현대적 해석에 관한 교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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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2:00_ HIGASHIURA BUS TERMINAL


물의 절에서 나와 히가시우라 버스터미널에서 다시 유메부타이(꿈의 무대)로 향하는 길. 애초에는 마을버스가 가격이 싸서 타려고 했지만, 버스 배차간격도 1시간에 한 대라고 해서 시간을 잘 맞춰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마을버스를 타러 가는 길이라고 했던 곳에 다른 버스터미널이 등장. 당황했지만, 유메부타이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하니 10분 남짓 기다리다가 버스를 탔다. 기약 없는 기다림보다 돈을 더 내더라도 빨리 유메부타이로 넘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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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30_ AWAJI YUMEBUTAI


유메부타이에 도착과 동시에 또다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물론 우산은 없었고 시원한 비세례를 맞으며 앞으로 향했다. 실내부분과 실외부분을 적당히 눈치껏 돌아보며 비와의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아쉽게도 마지막 백단원에서 폭우가 쏟아져 안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멋진 광경을 사진으로라도 잠시 담아보고자 해서 촬영을 하고 바로 철수. 가장 많은 사진을 찍었던 이 곳에서는 그만큼 큰 규모의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건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원과 꽃들의 향연을 볼 수 있다. 또한 지금 한창 박람회기간이라 사람들도 많아서 분위기도 좋다. 


많은 미사여구보다 한마디로 이 곳은 '안도 다다오 건축박물관'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선굵은 건축형태와 배치, 계획 등이 총망라한 곳이다. 자세히 보면 정말 자신의 작품의 디테일과 조형적 요소, 빛, 수공간 등 여러가지 건축어휘들을 다 가져왔다. 하지만 이들이 번잡하지 않고 적당히 잘 섞여 있는 모습이 볼만하다. 더많은 건축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양의 공간들이 숨겨져 있어 사진과 함께 상상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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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지섬에서 마주한 안도 다다오의 대표작들인 물의 절과 유메부타이. 종교시설과 복합문화리조트시설과 함께 추모공간이 마주하고 있다. 다양한 기능들 만큼이나 안도의 다양한 건축어휘로 채워나간 이 두작품은 보기위해 오사카의 여행시간을 양보했다. 물론 후회가 없을 정도로 좋았으며,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라는 아카시해협대교를 건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육중한 건축물이라기 보다는 하나하나 장인정신이 깃든 핸드메이드 아니 웰메이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다양한 조형적 요소와 건축어휘들이 한 곳에서 마치 안도 다다오 백화점처럼 진열이 되어있다. 심지어 평면도와 스케치까지...


일본 내에서도 안도 다다오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복도에도 그의 스케치들이 하나의 작품처럼 액자 안에 모셔져 있기에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데 그만큼 일본인들 속에 안도 다다오는 깊게 자리잡고 있으며, 하나의 생활 그 일부분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음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 사진은 유메부타이 내부에 있는 안도 다다오의 바다의 교회 그리고 그가 디자인 한 의자. 의자도 그의 콘크리트 앞에서는 작품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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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간의 나오시마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이제 이누지마 섬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원래 계획은 테시마섬을 들려서 테시마 미술관과 함께 이에프로젝트를 둘러 보고 싶었으나, 지추미술관과 일정로 대체를 하며 테시마섬에서는 내리지 않고 바로 이누지마 섬으로 향했다. 나오시마에서 테시마 - 이누지마로 향하는 페리는 쾌속선을 이용한다. 시원한 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우리는 지금은 폐허가 된 구리 제련소가 있는 섬 '이누지마'로 향했다.



ⓒ BENESSE ART SITE NAOSHIMA



ⓒ BENESSE ART SITE NAOSHIMA


나는 4번과 15번의 항로를 통해 이동했다. 이 곳에서는 칼같은 시간관리를 하며 여행을 즐겨야(?) 한다. 안그러면, 섬에서 갇히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는 색칠된 시간을 선택해서 이동했다. 이누지마를 나와서 바로 고베로 이동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통해 전날 밤 계산을 했지만 지추미술관도 보고 테시마 - 이누지마를 하루만에 다 둘러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우리 다음스케쥴과 연동해야 했기에... 자세한 배편은 베네세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될 것이다. 



Tip : 테시마와 이누지마를 거쳐서 호덴항을 통해 다른 도시로 이동 할 경우 걱정되었던 짐보관소과 과연 있을까? 라는 의문점이 있었다. 사전조사로 테시마에서는 짐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이누지마에서는 어떠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들이대 정신으로 향했다. 다행이도 이누지마 티켓센터에서 무료로 짐을 맡길 수 있다.  




ⓒ BENESSE ART SITE NAOSHIMA



Tip : 항구에서 내리면 다들 티켓센터로 가서 표를 사고 짐을 보관한다. 그리고 나서 거의 세이렌쇼 미술관으로 향한다. 하지만 우회해서 이에프로젝트를 먼저 보는 것이 오히려 좋다. 뭐 정해진 순서는 없지만, 남들과 반대로 동선을 가보는 것. 그래서 처음으로 "Art House Project" / I - Art House 를 먼저 갔는데 작전은 성공. 우리 앞-뒤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 섬에서 우리는 거의 모든 작품들과 세이렌쇼 미술관은 단 둘이서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고, 작품감상하는데 있어서 몰입도도 좋았었다. 하지만 지도를 잘보고 작은 섬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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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15_ INUJIMA ART HOUSE PROJECT, I-ART-HOUSE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I-ART-HOUSE" 이 섬에 있는 이에프로젝트는 건축가와 예술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현재까지는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가 선정되어 작업을 하였으며, 최초의 작가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이누지마에 거주하며 참여를 해 온 예술가 야나기 유키노리가 작업했다. 이 작품은 유스케 코무라가 작업 한 작품. 내부는 역시나 사진촬영 금지. 허나 협소한 공간에서 굳이 사진을 남기고 싶은 생각도 없고 작품 감상하는데 있어서 넋이 나가 있었던 관계로 굳이 사진에 연연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건축물과 작품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작은 꽃밭인데 봄이라서 그런지 여러가지 종류의 꽃들이 만개를 한 상황이라 아름다웠다. 이 또한 정원디자이너(아카류 헤야)의 작품이었다니... 이 섬에서 대충이라는 것은 없다. 완벽하고 계획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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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33_ INUJIMA ART HOUSE PROJECT, C-ART-HOUSE


역시나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에 의한 전시관이다. 이 곳에서의 건축물들은 고압적이지 않고 마을과 잘 어울린다. 그만큼 마을과도 대화하고 관람객과도 대화할 수 있는 포근한 건축물. 하지만 포근함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일반민가를 개조한 작품들은 구조적 디테일과 함께 오래된 구조물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시간의 켜를 여과없이 보여주며, 긴장감을 유지시켜준다. 이 작품에서는 오래된 목조구조물과 함께 어울려져 있는 해먹과 순수히 계단을 오브제로 사용하며, 마치 수사학적으로 이 곳을 유추해 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리고 현관에는 왠지 마을주민이 키우는 채소밭이 있는데 이런 조화들이 섬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예술과 삶이라는 이야기는 이 곳을 보고 하는 소리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참고로 또래로 보이는 이 곳의 봉사자는 상당히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른 장소에서도 마주치면 인사를 해주는 모습에 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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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40_ NAKANOTANI GAZEBO, LOUNGE


볼록하게 솟은 철판지붕이 만들어 낸 그늘막은 이 곳을 찾는 방문자나 혹은 주민들에게 좋은 휴식장소이다. 가 세지마 카즈요의 작품이며, 이 곳에서 설치된 토끼모양의 의자도 그녀의 작품이다. 이 의자는 이 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앉아서 휴식을 취해본다. 그리고 이 안에서 대화를 해보는데... 소리가 엄청나게 울린다. 구부려진 철판지붕이 공명현상을 만들어 내며, 마을 곳곳으로 우리의 대화가 퍼져 나갈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불편하다기 보다는 차분하고 조용한 이 섬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이누지마의 주민은 대략 50명 정도. 대부분 75세 이상이다. 잠시나마 그들과 귓속말을 하는 장소로서 알맞는 휴게소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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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40_ INUJIMA ART HOUSE PROJECT, A-ART-HOUSE


천천히 이 곳을 둘러보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나오시마의 지추미술관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의해 작품을 위한 보이지 않는 건축을 했다. 그렇다면 이누지마의 이에프로젝트는 '열린 전시관'을 위한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의 공간에 예술가들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느낌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곳 또한 동그란 아크릴 유리에 담겨져 있는 꽃의 텍스쳐를 내부에서는 360도로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의자는 한 곳을 응시하는 데 이는 지나가는 주민과 같은 관람객을 오버랩 시켜 볼 수 있는 나만을 위한 객석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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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52_ INUJIMA ART HOUSE PROJECT, S-ART-HOUSE


마을의 틈새에 자리잡은 투명한 전시관. 골목길을 통해 연결이 되어있고, 언제 생겼는지도 모를 오래된 가옥들 사이로 한쪽은 물방울, 한쪽에는 꽃잎들이 걸려있다. 결국은 정지되어 있고 고정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진으로 보니 묘한 착각을 일으킨다. 골목길 사이로 마치 향이 퍼지듯 스며드는 물방울과, 꽃잎들... 이질적인 풍경보다는 왠지 모를 낯설음이 마을과 묘하게 닮아 있다. 내가 왜 일본여행을 와서 작은 시골 어촌마을에 와 있는지 그 낯설음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에 이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았을까? 시골이다. 소도시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예술과 문화를 경제적인 자본논리로 회의적 시선으로 바라봤던 우리 사회와는 조금 다른 이 곳에서의 마스터플랜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한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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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57_ FORMER SITE OF A STONECUTTER'S HOUSE


가옥들을 지나 몇 곳의 집에는 부엌이 밖으로 나와있다. 궁금하다...그리고 작은 터가 보인다. 작품이름을 보아하니 예전에 마을의 석공이 살던 집터이다. 섬 곳곳에 흩어져 있던 집주인의 손길이 닿았던 기둥을 모아 그의 집터에 다시 배치시킨 작품. 잠시나마 이 곳이 간직한 역사와 기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얀 패턴의 일부분은 마을주민들이 그렸다고 하는데... 왠지모를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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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04_ INUJIMA ART HOUSE PROJECT, F-ART-HOUSE


이에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곳에는 예술작품보다는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민가를 있었던 자리에 전시관을 만들기 위해 리모델링을 했다. 목구조의 건축물은 부재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데, 그 흔적을 보강하기 위한 일본에서 볼 수 있었던 나름의 보강방식으로 목구조를 재활용한다. 작년에 일본의 전통건축 복원기술자를 잠시 뵐 수 있었는데 내 또래의 청년이 장인과 함께 전통건축을 복원하는 현장에서 본 비슷한 부재들... 존경스럽다. 어느 한 곳에도 못질을 한 흔적 또는 접착을 위한 흔적없이 모든 것을 깔끔하고 정갈하게 보강과 복원 그리고 새로운 방식으로의 건축을 완성해 놓았다. 같은 목재이지만 조금씩 다른 텍스쳐를 통해서 새살을 명확히 표현한다. 내부에서 통하는 두개의 마당공간은 스테인리스로 보이는 철판을 구부려서 동물상과 식물상을 전시해 두었다. 이 작은 건축물에서 세심한 고려와 함께 건축에도 감성이 존재함을 느꼈다. 공간에서 주는 감흥이 아니라 섬세한 마감들을 통한 감흥들... 사진에서 보면 내가 왜 이 장면을 찍었지? 라고 상상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감탄사를 던지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었는데 왠지 이 친구도 건축덕후냄새가 난다. 이리저리 디테일 사진을 담아가는데... 사실 이 곳에서 작품과 공간은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건축이 압도를 해버리는 상황. 가보지 않고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도 건축을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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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와 잔디 그리고 그 경계를 나누는 유럽에서 온 듯한 돌담. 색감이 너무 인위적이지 않아서 편안하게 다가 온다. 돌담을 따라 굴뚝이 솟아 오른 폐허가 된 구리 제련소. '세이렌쇼 미술관'으로 향한다.  



ⓒ WORLDARCHITECTUREFESTIVAL



전경사진이 없으면, 사진이 제한되어 있는 이 곳을 이해하기가 힘들 것 같아서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이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예전 이 곳은 구리 제련소. 1909년 조업을 시작한 오래된 제련소인데, 구리 가격 폭락으로 10년 만에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 이후 일본 근대화의 모순과 역사가 응축되어 있는 이 작은 섬에 산업폐기장이 세워질 계획이었는데 이 곳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예술가 야나기 유키노리의 기획서에 의해 산업폐기장의 계획을 무산시켰다. 그는 "폐허가 가지고 있는 힘, 가능성, 역사, 섬의 자원, 그것을 이용하여 예술의 힘으로 재생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던 베네세 홀딩스의 이사장이자 나오시마 이에프로젝트를 구상했던 후쿠타케 소이치로는 이 섬을 매입했다.

 

그 후 건축가 산부이치 히로시와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폐허의 재생'이라는 예술가의 생각과 '자연 에너지가 일체화 된 미술관'이라는 건축가의 생각을 수렴시키기 위해 그들의 아름다운 노력은 이 곳에 뿌리내렸다. 그들은 자연을 착취해 에너지를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기존의 근대적인 발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혜로운 제안을 하기로 한다. 최종적으로 이 곳의 자재를 예술 작품으로 활용해 건축과 일체화 시키자는 쪽으로 결정했다. 긴시간 동안 건축가와 예술가의 협업이 가능했기에 그들은 경계없는 작업을 통해 더욱 완성도를 높혔고, 건축가와 예술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던 건축적 기능과 예술이 융합된 세이렌쇼가 실현되었다




ⓒ WORLDARCHITECTUREFESTIVAL


건축가는 처음 이 곳을 왔을 때부터 굴뚝을 상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굴뚝에 치마처럼 유리를 두르면 공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원리로 태양과 굴뚝을 이용해 완전한 자연 에너지만으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 WORLDARCHITECTURE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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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과 작품을 2주전에 관람했지만, 평면도와 단면도를 보니 꺼진 모니터를 켜지듯 기억이 바로 떠오른다. 신기할 정도로 평면과 단면이 읽힌다. 한층이라서 더 쉬울 수도 있지만, 동선과 공간 곳곳이 모두 작품과 관계를 맺고 있어서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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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50_ INUJIMA SEIRENSYO ART MUSEUM


와보지 않는 이상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는 이곳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없는 곳 '세이렌쇼', 정확히 인간의 감각 중 어느 일부분 만으로 즐기는 미술관이 아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느낄 수 있는 곳. 이곳으로 오기까지 겉은 투박하고 남성미가 넘치는 굴뚝들과 허물어 있는 벽과 담장의 모호한 존재들. 그리고 흩뿌려진 이상한 재질의 벽돌들...일부로 전이를 만들기에는 으스스한 한기가 맴도는 분위기에 끝에 작은 입구가 나오고 안내직원이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고 간단한 설명과 함께 거울에 반사된 빛을 통해 어둠의 동굴 속으로 깊이 들어간다. 


그리고 터지는 작가의 라이트 펀치. 정신을 못차리겠다. 더군다나 우리 둘 밖에 없는 미술관에서 느껴지는 예술의 기운은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이다. 그 이후 이어지는 묵직한 펀치들...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뒤섞여서 작품을 감상하게 되는 야나기 유키노리의 '히어로 건전지와 이카로스 타워' 전시의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 곳이 주는 '장소성'을 주된 이야기로 세이렌쇼는 감각과 감성을 동원해 이리저리 펀치를 날리는데 나로서는 이녀석이 인파이터인지 아웃복서인지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두둘겨 맞게 된다. 


건축물의 깊이와 우아함, 공간의 다이나믹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이거 뭐지?"라고 느껴질 정도의 '건축의 예술화, 예술의 건축화' 모호한 상황 속에서 전시는 깔끔하게 끝난다. 그리고 화장실에서도 계속해서 메시지를 건낸다. "아...어쩌라고!" 관람객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양반들 뭐하는 사람들인지 우리는 이정도로 잘했다. 어쩔래? 너네는 세이렌쇼에 왔다고! 세이렌쇼가 뭐냐고? 뭘 물어 구리 제련소였다니까! 한치의 흐트러짐없는 시퀀스다. 하... 너무 좋다. 이 거대한 작품은 건축이라 불러도 좋고 예술품이라 불러도 좋다. 마지막으로 이쯤에서 다시 궁금해진다. 건축이 예술인가? 인문학인가? 공학인가? 아니면 그냥 건축은 건축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예상치 못한 답변으로 설레게 해준다. 


그 답은 내가 적는 것 보다. 직접가서 느끼고 오는게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알차게 예술의 섬들에서의 여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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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5:40_ HODEN Pt.


이분들이랑은 마치 패키지 여행처럼 함께 다니게 되었다. 물론 의도치 않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면 이런 점도 예술의 섬을 여행하는 관람객들과의 관계맺기를 시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르면 물어보고, 여행계획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문제가 있으면 같이 해결하는 지속적이지 않더라도 잠시동안 여행객들과 알고 지내게 되고 함께 일본을 알아가는 것은 여행이 주는 교훈이다.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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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6:30_ SAIDAIJI St.


우여곡절 끝에 모든 외국인들이 사이다이지행 버스에 탑승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내가 왜 이버스를 타야하는지 모르고 탔다. 우리는 오카야마역으로 가서 신칸센 노조미를 타고 고베로 가야했는데 이버스는 사이다이지역으로 간다. 하지만 우리 뒤에 앉았던 중국인 친구들이랑 의심에 의심, 와이파이 나눔을 통해 정보를 알아내 기차환승편을 알아냈으며, 무사히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국인 친구들은 다시 나오시마로 들어가야 한단다...역시 배편 시간을 제대로 몰라서 이런 경우가 생겼다고 하는데... 역시... 이부분은 나오시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꼭 챙겨야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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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7:06_ OKAYAMA St.


약 10분 정도 기다리고 신칸센 노조미를 탔다. 이제는 도가 텄는지 얼추 시간이 척척 맞아 들어간다. 퇴근시간이랑 맞물려 자유석에 앉지 못했지만, 그래도 서둘러 기차를 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늘 하루는 정말 피곤했다. 




COMMENT


여정이 길었던 만큼 이날은 3편으로 포스팅 될 것이다.. 그만큼 많이 보았고, 많이 이동했다. 배를 타고, 마을버스를 타고, 재래식 기차도 타고, 신칸센도 타고...심지어 호텔셔틀버스를 타고 고베로 갈 예정이다. 다행인 점은 오늘은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라는 점이고 그렇게 많이 걷지도 않았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오늘 나는 한 끼도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베에 가면 만찬을 즐길 것이다. 물론 맛집 따위는 알아보지 못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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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나오시마의 밤은 비가 그치면서 어느새 수 많은 별과 달빛들로 채워져있었다. 그리고 맞이하는 아침. 싱그러운 봄날의 색감으로 가득차 있는 나오시마의 한적한 마을은 처음 이 곳에 도착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마지막 몇 시간 동안 이 곳에서 함께 할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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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05_ NAOSHIMA BATH(I♥湯)


 어제는 물에 빠진 생쥐꼴이라 작품이고 뭐고 감상할 여유 없이 바로 탕으로 향한 기억으로 오늘은 외관을 천천히 내부공간과 연관지어 둘러본다. 모자이크의 패턴과 함께 콜라주 기법 그리고 낯설게 하기 등. 상당히 이국적이면서도 그 이국이 어디인지 모르는 도발적인 작품이다. 외관의 4개의 면은 마치 여러가지로 뻗은 골목에서 한 컷 한 컷 마주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정말 궁금한 것은 이러한 재료들을 어디에서 구해왔는지가 궁금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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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15_ FERRY TERMINAL, NAOSHIMA


지추미술관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향한 미야노우라항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약 20분 동안 어제 비가와서 제대로 보지 못한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작품인 Naoshima Pavilion 과 건축가 듀오 SANAA(니시자와 류에 + 카즈요 세지마)의 여객선 터미널을 둘러 보기로 했다. 우선 나오시마 여객선 터미널은 정사각형의 평지붕과 그것을 받치고 있는 얇은 철제봉으로 가볍게 보인다. 그리고 그 안은 거울과 투명유리 노출콘크리트로 조금 채워 넣었다. 지붕으로 들어오면 금새 양과 음의 전환을 맞이하며, 내부가 아니지만 내부로 들어온 듯 착각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보이는 주변의 장면들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작은 어촌마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땅과 바다, 움직임과 멈춤, 투명성과 불투명, 가벼움과 무거움 등 모든 풍경이 대비를 이루고 있지만 비례감 있는 어울림으로 약간의 저울질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더욱 포근하다. 결국에 이 모든 장면을 만들어 낸 것은 재료에 있다고 생각한다. 저철분유리와 얇은 유리프레임, 그리고 육중한 지붕을 들고 있는 스키니한 기둥들. 풍경을 담기 위한 절제는 그다지 많은 공간을 필요하지 않는 여객선 터미널의 공간을 최소화 시키면서 풍경을 담아낸다. 멋지다. 단층의 건물을 이렇게 훌륭하게 만들어 내다니... 쉽게 지나치기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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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33_ NAOSHIMA PAVILION


나오시마에서 아직 식지 않은 가장 최신 작품이다.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나오시마 파빌리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토대로 "미래의 건축은 기하학적 구름과 같은 장소이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자신이 나아 가야 할 거대한 포부를 작은 스케일로 직접 담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은 작품처럼 보였다.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으로 하여금 커뮤니티 장소이자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든 작품인데... 왠지 앉을 수 있을 만한 곳처럼 보인 곳에 살짝 무게를 실어보니 살짝 불안했다. 구조체가 기둥으로 박혀있는 구조가 아니라 얹혀져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떨어질 것만 같았다. 런던에서 보여줬었던 2013서펜타인 갤러리와는 조금 차이가 나는 디테일들과 마감은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복잡한 구조체를 어떻게 만들었지? 라는 의구심과 함께 용접공에게 경의를 표할 정도이다. 이 디자인은 나오시마의 29번째 섬을 만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불규칙한 돌과 같은 형태로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하나의 건축물처럼 벽과 바닥 지붕을 단일화 된 모양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내부에서는 편안한 휴식을 위한 시청각적 감각을 이용해 새로운 풍경과의 조응을 기대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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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8:00_ BENESSE HOUSE ART SITE, NAOSHIMA


지추미술관을 가기 위해 베네세하우스로 왔다. 이 곳에서 무료셔틀을 이용해서 지추미술관 첫 입장을 위해 약 1시간 반 정도 이 곳을 둘러보았다. 시간관계 상 이우환미술관과 베네세뮤지엄은 이번에 생략하기로 하고, 인근에 작품들을 둘러 보기로 했다. 시원한 파도소리와 함께 이 곳에서 편안하게 숙박을 했던 사람들과 지추미술관을 가기 전 우리와 같이 대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 목적의 뚜렷한 두 무리가 어색하지만 이 곳에 생명력을 더한다. 곳곳에 뿌려진 다양한 작품과 함께 이 곳 저 곳 보물찾기 하듯 찾아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걸어가기에 적당한 규모의 이 곳은 자유로운 동선을 지향하는 하나의 미술관과 같다. 하지만 외부에 안도 다다오의 노출콘크리트 거대한 벽과 함께 외부에 전시 중인 월터 드 마리아의 Seen/Unseen Unknown/Unknown이 문이 닫혀져 있어서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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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0:50_ CHICHU ART MUSEUM, NAOSHIMA


2004년 완공이 된 지추미술관. 자연에 둘러싸인 건축, 풍경을 계승하고자 하는 주제를 한층 더 부각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땅속에 묻었다. 땅속의 어둠 속에서 공간을 떠오르게 하는 것은 ''이다. 이 거대한 미술관은 오로지 빛을 의지하고 클로드 모네와 월터 드 마리아, 제임스 터렐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공간 하나 하나가 예술가와 건축가의 최상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무엇보다 배치를 통해 세토 내해의 자연경관을 매우 드라마틱하게 관람객으로 하여금 조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왠지 이 곳에서의 작품과의 만남도 설레였지만, 사계절 그리고 다양하게 변하는 빛과 하늘을 통해 담아 낼 이 곳의 모든 공간이 궁금했다. 건축 또한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남아있기에 이 곳은 입구에서 부터 출구까지 한 군데도 놓칠 수 없는 건축물이다. 곳곳에 전이공간들은 관람객으로 지속적인 메시지를 보내온다. 나는 과연 이 곳에서 단순히 작품만 감상하는 미술관으로 여기기에는 부족하고 오히려 그 이상의 공간이라고 생각되었다.



COMMENT


과연 태풍이 오는 날씨에서의 지추미술관은 어떠한 모습으로 있었을까? 사실... 상상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지추미술관은 날씨와 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술관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거나 혹은 비를 맞고 이동 해야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오히려 어제는 여러가지 상황들로 부터 우리를 방해를 해 가지 못하게 한 이유가 바로 오늘의 지추미술관은 과연 1365일 중 가장 아름다울 때다. 라고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된다. 보이지 않는 건축을 통해 건축을 알게되고, 건축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나오시마의 아름다운 선물을 두둑하게 가슴 속에 담아내었고, 테시마 섬을 건너뛰고 이누지마 섬으로 향했다. 과연 이 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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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12_ Shin-Osaka St.


 HAKATA 행 신칸센 NOZOMI를 탑승하기 위해 일찍 역으로 나왔다. 맥모닝과 도시락을 사들고 기차 안에서 끼니를 채우기로 결정했고, 순조롭게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철도의 왕국인 일본에서의 아침풍경은 다소 생소했다. 한국에서도 기차보다는 버스를 선호하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나에게는 아침의 역사의 풍경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했다. 간사이 와이드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자유롭게 JR노선을 포함한 신칸센 몇 구간을 자유석으로 이용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점이 JR이라 하면 철도회사 중 한 개에 속한 것이며, 오사카로 들어올 때에는 잘 확인하고 이용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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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8:00_ OKAYAMA St.


NOZOMI는 약 45분 정도 걸리는 시간으로 오카야마역에 도착을 한다. 180KM 떨어진 거리를 45분에 도착한다. 꽤 빠른 속도이면서 우리나라의 KTX보다는 훨씬 자리도 넓고 안락한 편으로 여행을 즐기는데에 좋은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퇴근시간과 출근시간에 맞물리면, 자유석을 차지하는데 있어서 힘들었다. 오카야마역에서 차야마치역으로 환승 후 우노재래선으로 우노역으로 향한다. 이 곳으로 가야지 나오시마로 향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는 항구가 있다. 재래선으로 환승하는 데 있어서 몇 번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으나 역무원의 도움으로 쉽게 플랫폼을 찾았다. 이때부터 인터넷의 정보보다는 길은 물어물어 가는게 확실함을 알 수 있었던 계기였으며, 앞으로 우리는 역무원에 의지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그들은 상당히 친절했으며, 통역어플로 직접 한국어로 알려주려는 배려들로 무한 감동을 받았다. 전날에는 퇴근시간을 지나서까지 제대로 기차를 탈 수 있도록 기다려주려는 역무원도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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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22_ UNO Pt.


아침 5:30 쯤에 기상해서 우노항에 오기까지 계획에 차질없이 왔어야 했고, 다행히도 우노항에서 나오시마(미야노우라항)으로 향하는 09:22 여객선을 탈 수 있었다. 마치 정교한 시계의 태엽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면, 오사카에서 나오시마로 가기까지 잉여시간이 생기게 되는데 그 시간이 아깝기에 교통편의 시간을 알아보는 것은 일본여행에서 필수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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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42_ MIYANOURA Pt.


배로 약 20분을 가면 나오시마 섬의 관문인 미야노우라항이 보이기 시작한다. 항구에 도착하기 전부터 슬슬 이 곳에서 예술의 향기가 풍겨온다. 보일 듯 말듯 투명성을 강조한 유리와 수평형 지붕으로 만들어진 건축가 듀오 SANAA(니시자와 류에 + 카즈요 세지마)의 여객선 터미널과 함께 중간에 운석이 떨어진 것 같은 하얀 조형물은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건축가 후지모토 소후가 완성한 작품이자 3년을 주기로 열리는 2016 ART SETOUCHI를 기념 한 파빌리온이다. 그리고 오른쪽에 빨간 호박은 나오시마의 상징이자 예술가 쿠사마 야오이의 작품이다. 3가지의 작품이 마치 자석의 끌어당기는 힘인 자성처럼 나를 예술의 힘으로 끌어 당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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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9:50_ LITTLE PLUM, GUEST HOUSE


미리 예약해 둔 게스트하우스 '리틀 플럼'에 짐을 맡기고 체크인은 17시 이후에 하기러 했다. 그리고 자전거도 빌렸는데 이 날 뻔히 태풍이 온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오시마 = 자전거여행' 이라는 생각을 고수하며, 빌렸다. 하지만, 이때부터 나에게 닥칠 불길한 기운을 알면서도 부딪쳤다. 주인 할아버지께서도 당연히 취소할 것 같은 반응이었으나... 젊음이란 무엇인가? 사서 고생하더라도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시간 아닌가?.... 태풍이 불러 온 나의 패기는 판단력을 삼켜 버렸고, 이 날 이후 나는 솜사탕과 같은 멘탈을 가지고 태풍 '노을'과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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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0:00_ FERRY TERMINAL, NAOSHIMA 


나오시마의 관문에 위치한 건축가 듀오 SANAA(니시자와 류에 + 카즈요 세지마)의 작품으로 2006년에 완공했다. 2010년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안도 다다오 이후 일본건축 3세대가 세계로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에도 2013, 2014 이토 도요, 반 시게루가 연이은 수상하게 된다. 지금까지 보고싶어도 SANAA의 작품을 접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현대건축에서 부터 전통건축의 리노베이션, 의자까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다음에는 꼭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를 방문해야겠다. 이 날은 사실 날씨도 흐리고 자전거 대여와 동시에 나오시마섬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서 제대로 살펴 볼 시간도 없이 떠나야 했으나, 다음날 이곳에서 배를 타야했기에 다음 일정에 보다 더 면밀한 관찰을 하기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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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11:00_ YAMAMOTO UDON, RESTAURANT


이번 여행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 유부우동 이다.

소박한 우동 한 그릇에 담긴 정성에 첫 번째로 반하고, 맛에 반하며, 우동을 먹는 소리를 가득 메웠던 조용한 공간에서 매료되는 신기한 음식점이다. 사전에 알아두었던 가게라 몇 번 길을 헤매다가 힘들게 자건거를 이끌고 찾았던 우동가게.

 

나오시마에서 우동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생각된다. 너무 구석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곳이라 많은 기대를 하고 갔다. 마치 시골마을의 동네 어르신만 이용하는 식당처럼 서로 조용한 눈인사 후 주문하고 조용히 우동면발을 흡입하는 소리만 들리는 이 곳. 관광객임을 느끼신 주인아주머니께서 영어로 된 메뉴판을 들고 나오신다. 주문 후 바로 면을 만드는 이 곳은 육수의 맛보다 면발이 압권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휴게소 우동과는 차원이 다른 곳. 직접 면을 반죽하고 삶아 낸 뒤 차가운 물에 여러번 헹궈 낸 뒤 육수를 얹어서 나오는데 시골의 우동 장인이 내 놓은 엄청난 깊이감이 있었으며, 아직도 여운을 남기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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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2:00_ HONMURA LOUNGE & ARCHIVE, ART HOUSE PROJECT TICKET OFFICE


자전거를 타고 나오시마 이에프로젝트를 위해 처음으로 간 곳은 혼무라 라운지. 이 곳은 나오시마에 참여한 아티스트와 건축가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는 곳인데, 이에프로젝트의 티켓이나 관련 상품도 판매하고, 여행자로 하여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이다.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가 설계한 이 곳은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 같다. 여러가지의 부재들이 절단되어 있는 면을 과감하게 보여주면서 이 곳에서 일어났었던 이에프로젝트를 담기 위한 공간들의 대부분이 재활용에 의해서 재탄생 되었음을 보여주는 재료적인 레토릭을 반영했다.






나오시마 여행지도


나오시마 이에프로젝트를 둘러보고 츠즈지소에서 베네세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로 계획했지만... 태풍과 함께 흐려진 판단력과 함께 계속해서 길을 잘못가는 머릿 속 나침반의 오류로 우리는 결국... 지중미술관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를 눈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미친 듯이 페달을 밟고 따라 갔지만, 신은 내편이 아니였고... 다음 기회를 노려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여튼 생각보다 지도에 비해 섬의 규모는 작았고, 스케일 감이 사라진 내게 많은 시련을 주었다. 여튼 나오시마 지도를 보고 루트를 잘 짜야한다. 우리는 계획은 정말 환상적으로 짰지만,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거나 길을 잘못 찾아갔을 경우 오는 정신적인 혼란이 모든 걸 망쳐 놓았다. 태풍이 나의 뇌 속 까지 파고들었다.


TIP - 미야노우라항에서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현재 보이는 지도 상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혼무라항 쪽으로 횡단으로 왕복하는 것이 좋다.만약 지중미술관으로 바로 가는 방향으로 자전거를 탄다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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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2:50_ GOKAISHO(碁会所), ART HOUSE PROJECT 03


고카이쇼는 원래 공터였기 때문에 주변의 건물 외관을 고려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맞은편은 촌장의 집이었는데, 이곳에 살았던 은자가 마을 사람들과 바둑을 두곤 했다고 하여 건물의 이름을 "기원"이란 뜻의 고카이쇼로 정했다고 한다. 이 집은 목조 작가 스다 요시히로가 맡았다. 고카이쇼의 뜰에는 작은 동백나무가 심어져 있다. 정원 반대에 위치한 두개의 다다미 4장 반짜리 공간을 2개로 만들어 대칭시키는 작품이다. 한 곳에는 동백꽃 조각을 뿌려놓았다. 서로 대칭을 이루는 공간 안에 차별을 둔 동백꽃 조각 만이 동백나무를 향하는 열린 창으로 부터 관람객으로 하여금 예술의 기운을 뿜어낸다. 하지만 너무 협소한 내부와 더불어 비가 오니 관람하는데 다소 불편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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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07_ HAISHA(はいしゃ), ART HOUSE PROJECT 02


하이샤는 "치과의원"이었다가 버려진 집을 오오타케 신로가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오오타케 신로는 마치 집을 콜라주 방식으로 가득 채워 넣었다. 벽을 칠하고 주워온 오브제를 조합한 추상화 같은 것 옆으로 일본식 통풍공간을 남겨두었다. 오오타케는 여행 작가다. 사람이나 물건과의 만남 속에서 스스로를 촉발시켜 작품을 만들어가는 타입이다. 정주형인 집을 내부에는 선박을 유추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곳 저곳에 배치 시켰다. 그래서 마치 집 내부에서 항해하는 느낌을 주며, 마지막 2층에 도착하면, 우리는 마치 배를 타고 뉴욕에 온 착각을 불러 이르킨다. 1층에서의 어두움과 함께 낡은 통풍 공간을 통해 나오시마에서의 작가의 영감을 환기 시킬 수 있는 매개공간으로 작품을 즐기기 위해서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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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3:30_ MINAMIDERA(南寺), ART HOUSE PROJECT 06


이에프로젝트의 대부분 작품은 방치되어 있는 가옥을 개조해 현대미술작품으로 만들었다. 미나미테라의 경우는 신축건물로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예술가 제임스 터렐이 작품을 설치한 작업이다. 안도는 최초에 카도야를 보고 매우 높게 평가했으며, 터렐 역시 마을 안이라 좋다며 일상생활과 예술이 직접 관련된다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하지만, 터렐의 작품이 워낙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안도는 카도야가 아닌 신축을 결정하고 공터를 찾았다. 


안도는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으며, 섬의 역사가 담긴 장소가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 원래 절이 있었던 곳을 알게 되었고, 본당이 있던 곳에 미나미테라를 짓기로 결정했다. 안도는 미나미테라의 외부마감재로 야키스기 판을 사용했다.  나오시마 목조 건축에는 일반적으로 야키스기 판이 사용되었는데, 안도 역시 주변의 경관을 고려해 신축건물이 돋보이기 보다는 담담하게 마을에 녹아들기 위한 설계를 했다. 


안도의 작품 중에서 보기 드문 지역성이 살아 있는 목조 건축물이다. 뿐 만 아니라 내부에는 터렐의 <달의 뒤편 : Backside of the moon>은  암순응을 이용한 작품이다. 이번 이에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작품 중 하나인데... 외부 목재로 마감이 되어 있어도 작은 틈이 있을 텐데 실내는 조금이라도 틈이 없어서 암실과 같은 공간이 있다. 대략 목재 안쪽 표면은 노출콘크리트로 벽체를 세워 놓은 것으로 예상된다. 그 벽체에 의존하며, 관람자들은 눈이 아닌 촉감을 동원하여 내부로 흡수된다. 칠흙과 같은 어두움 속 잠시동안의 침묵을 유지하면, 일렁이는 빛을 발견하게 되는데... 직접가서 체험해 본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전시일 것이다. 터렐은 처음에는 실내가 조금은 보이도록 구상했지만, 본래 하고 싶었던 것은 완전한 어둠에서의 시작이었다.


그는 인간뿐 만 아니라 일본인들의 습성까지 간파하며 참을성이 많은 그들로 하여금 괜찮을 것으로 판단해 처음으로 이상적 전시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안도 다다오와 제임스 터렐의 멋진 협업작업은 지추미술관에서 또 한 번 선보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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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20_ ANDO MUSEUM


미나미테라에서 멀지 않는 곳에 안도박물관이 있다. 이 곳에서는 말 그대로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를 이해할 수 있는 박물관인데, 우리나라에도 '건축가 김중업'의 박물관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건축가 박물관을 비교하면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규모 상으로는 비슷했다. 아니 비슷하다기 보다는 김중업 박물관은 소장품들을 아낌없이 전시가 되어 있는 반면에, 안도박물관의 대부분 이 곳 나오시마에 지어진 자신의 작품과 함께 초기 작품들의 모형들이 실제 재료를 통해 구현이 되어 있으며, 이 작은 공간에 조금 이나마 자신의 건축술을 보여주는 여러가지 공간구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자신의 박물관을 위해 지어진 공간(안도박물관) 혹은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우연히 들어온 공간(김중업박물관)은 서로 다른 성향으로 구축된 공간이지만,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축가 본인의 실제 건축표현방식을 도면과 모형, 사진 등으로 함께 보면서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혹시 김중업박물관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글을 참고.


2014/12/03 - [0Fany/Architecture] - [서울건축배낭여행] Episode.03 - 완결편


개인적으로는 역시나 안도 다다오의 박물관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매끄로운 노출콘크리트와 휴먼스케일을 완벽하게 이용한 개구부와 개구부간의 상관관계와 중력과 빛을 이용하는 그 만의 방식으로 해석된 공간은 작지만, 풍부했다. 신축건물이 아니라 기존의 가옥을 재활용해서 설계되었다니 더욱 감동이 크게 온다. 물론 그의 대표작을 제대로 만나본 적 없었던 지난 시간을 반성하며, 단순히 노출콘크리트를 잘 사용하는 건축가라고, 현재에는 조금 물리는 건축가라고 선입견을 갖고 이었던 나에게 처음으로 어퍼컷을 날렸던 공간이었다. 다음날 지추미술관에서 카운터펀치를 날리는데 그는 역시 복서였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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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4:55_ GO'O SHRINE(護王神社), ART HOUSE PROJECT 05


고오진자는 섬에서 씨족신을 소중히 모셔온 신사이다. 다 쓰러져가던 이곳을 어떻게든 보기 좋게 하고 싶다는 현지 주민들의 요청으로 이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재건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존의 민가를 재활용하는 것과 다르게 공동체가 가지는 정신적 역사에 접하게 되는 이 곳은 약간 까다로운 과정을 지나왔다. 예술가 스기모토 히로시의 작업으로 이 곳을 전통 종교 미술의 조형적 해석과 함께 건축적인 이해의 접점을 통해 의미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사실 이 곳에 도착했을 때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이라 작품을 제대로 관람하기 힘들었다. 진흙탕에서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금세 보고 다시 내려가려는데 관리자가 손전등을 주면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란다. 우리는 올라올 때 나무가 쓰러져 있어서 다른 길로 가라고 안내해주는 것으로 착각했다. 걸어가면서 왜 손전등을 주지? 하면서 내려가니 어깨폭도 안되는 상당히 좁은 굴이 나왔다. 마치 비밀통로와 같은 곳으로 비스듬히 들어가 걸어갔다. 


어두움과 함께 심리적으로 점점 불안해질 때즈음 유리로 된 계단이 나오며 지하를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뒤돌아서 나오는 통로를 통해 새토 내해가 훤히 보이는데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위에 사진은 극명한 빛의 대조로 마치 엄숙해보이지만, 저 뒤로 보이는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단순히 동선을 갔다가 오는 방식으로 이와 같은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구현된 고오진자 아래의 석실은 예전부터 고분이 발견된 예가 많아 참고했다고 한다. 신사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정신적인 측면과 함께 지역의 현상에 대해서 특유의 방식으로 엮어나가는 고오진자는 악천후 속에서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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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5:15_ HONMURA LOUNGE & ARCHIVE, ART HOUSE PROJECT TICKET OFFICE


라운지로 다시 돌아왔다. 이에프로젝트 카도야와 긴자, 이시바시가 더 남았지만, 카도야는 사진도 없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이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긴자는 운영하지 않았으며, 이시바시는 지도상으로 꽤 거리가 있어보일 뿐 만아니라 지추미술관으로 가는 동선과 반대여서 가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굳이 아픈기억 꺼내서 기록하고 싶지 않아서 포스팅하지 않으려고 한다. 정말 오랜만에 지붕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순간이라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내가 입었던 우비는 사이즈도 안맞고, 단추도 불량이어서 그냥 쓰레기 봉투 뒤집어 쓴 사람처럼 보인다. 하...사진을 보니 슬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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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7:00_ NAOSHIMA BATH(I♥湯)


점점 사진(?)의 화질이 구리거나 없는 상황이다. 그날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서 기억에 더 오래가지 싶다. 지추미술관으로 향하는 마지막 셔틀버스를 놓치고 나서 천천히 숙소로 귀가했다. 체크인을 하고 서둘러 나오시마 목욕탕인 "I(아이러브유)"로 향했다. 나오시마의 대중목욕탕인 아이러브유는 예술가 오오타케 신로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 이 곳의 외관과 내부는 에로틱하고 그로테스크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향 모두가 작가의 어릴 적 목욕탕의 기억이라고 하니 재미있다. 그는 목욕탕말고도 하이샤를 작업했는데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 하면 콜라주 기법으로 건축을 하나의 캔버스처럼 사용한다라는 점인데 목욕탕 역시 강력한 자성을 가지고 작가가 의도한 생각들을 무한대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무질서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동네목욕탕을 이용하는 할아버지와 손자, 여행객, 혹은 한 번도 목욕탕을 이용해보지 못한 외국인으로 하여금 판타지 욕망을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남탕과 여탕을 구분하는 코끼리 조각상(사다코)는 순수한 눈으로 남녀의 탈의를 지켜본다. 뭐 이런 공간이 있나 싶지만, 탈의실에서 부터 타일과 수도꼭지까지 세심한 구성들로 알찬 이 목욕탕에서 잠시 반신욕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데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PM 19:50_ LITTLE PLUM, PUB


오늘 하루를 리뷰하며 펍에서 저녁 밥과 함께 맥주 한 잔으로 마무리했다. 밥은 생각보다 맛있었으나, 미리 사전조사했던 혼무라 인근에서의 저녁만찬을 즐기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이 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즐겼다. 나오시마의 밤은 비가 그치면서 어느새 수 많은 별과 달빛들로 채워져있었다. 그렇다 내일은 말도 안되게 날씨가 좋아서 나오시마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지? 이렇게 나오시마에서의 하루가 지나갔다.

 

 


COMMENT:


나오시마의 이에프로젝트와 지추미술관 등 여러 곳은 사진촬영에 있어서 많은 제한이 있다. 물론 작품을 감상하는 데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인데, 이렇게 까지 엄격하게 제한을 두는 것은 사실 먼 곳에서 찾아 온 관객객들로 하여금 비싼 관람료를 내고 얻는 부분이 상당 부분 갈증이 난다. 물론 훌륭한 작품들이 나오시마에서 예술이 방출되는 기운을 받을 수 있지만, 미술관이나 전시관이라 함은 대중들에게 작품을 박제를 통한 공개도 있지만, 관람객으로 하여금 기분 좋은 기억과 영감을 주는 훌륭한 장소이면서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니 엄격한 촬영제한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는 적절한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술에 대해서 너무 감추려고만 하는 나오시마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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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노을'이 세토 내해를 지나가는 자정 무렵 나오시마의 게스트하우스 'Little Plum'에서 지추미술관을 보기 위해 여행 일정을 수정했던 아픈기억.



Prologue.

 

오사카성을 풍경 삼아 벗꽃을 즐기는 낭만적인 여행을 꿈꾸었다. 하지만, 가난한 백수건달에게는 성수기 항공권은 얻기 힘들었으며 여러가지 일정과 상황을 보고 판단해 여행기간을 잡았다. 무려 2개월전에 구매한 항공권. 피치 못해서 탄다는 일본의 저가항공 '피치항공' 김해-오사카를 왕복권으로 일단 구매하고 천천히 일정을 잡아보기러 했다. 이번에는 특별히 여자친구와 동반하게 됬는데 이 친구는 외국여행도 처음이고 비행기도 처음 탄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일본에 도착하는 순간 그녀의 능력은 어마어마하게 발휘되었다.

 

45일간의 일정이지만, 말이 45일이지 여행시간으로 따지만 약 4일도 안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만큼 위기의 순간도 자주 다가왔고, 그 상황을 즐기다보니, 계획대로 못가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2006년 부터 시작된 나의 배낭여행 중 가장 기억이 남는 여행이라고 생각된다.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앞으로의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기록하려고 한다.

 

이번 글에서는 간략한 이번 여행일정과 계획, 그리고 계획이 아닌 실제로 다녀온 곳에 대해서 피드백을 해봐야겠다









여행 이동경로

 

이동경로에 관해서는 각자 개인차가 있겠지만, 이번 여행컨셉은 '도시, 건축, 예술'을 바탕으로 했기에 짧지만, 조금이나마 단 시간에 도시를 이해하기 위한 경로를 계획했지만, 물론 45일 동안 무엇을 이해하겠냐만은 다음에 재방문을 위해 사전학습 정도로 생각하고 여행을 다녔다. 그래서 짧은 여정기간 치고 피곤한 일정을 계획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추억도 많았다.

 

항공권(피치항공)에서 부터 간사이 와이드패스를 통해 일본에서 가장 빠르다는 신칸센의 노조미부터 재래선 이용, 페리, 마을버스, 자전거,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 사용된 우리의 다리는 이번 여행에 있어서 히어로였다. 여행 이동경로는 위 사진에 함께 기재해놓았다. 이동시간에 대해서는 몇 개는 정확하지 않는 시간일 수 있으니 참고만 해야한다.

 

일본 여행에 있어서 기차시간, 버스시간들 모두 완벽하게 체크하고 다닌다면, 그 만큼 대기시간을 줄이고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부분에서 몇 번의 착오가 있었지만, 그 또한 여행의 매력이지 않는가? 그래서 일본의 기차시간을 조회해볼 수 있는 http://www.hyperdia.com/ 를 추천한다. 우리는 호덴항에서 사이다이지역을 가는 도중 중국인 관광객의 도움으로 알게되었다.

 

마지막으로 최초에 계획했던 계획에서 어긋난 부분은 '테시마'를 못간 것이다. 물론 갈 수도 있었지만, 전날 태풍과 길을 잃어버리는 실수 등으로 가지 못했던 '지추미술관'을 가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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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통해 만나보고 싶었던 건축가들(안도 다다오, 카즈요 세지마, 후지모토 소우 등)의 작품과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여행의 깊이감을 더해주었다. 태풍의 영향도 오히려 도시의 태풍이 아니라 한적한 섬에서 만나서 새로운 기억을 얻어가게 되었으며 뿐 만 아니라 태풍이 있었기에 나오시마의 어둠을 밝히는 별들을 볼 수 있었고, 다음날 화창한 날씨를 통해 나오시마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다.

 

이 작은 섬에서의 매력은 예술도 있지만, 한 번 마주친 사람은 여러번 보게 되는 마치 작은 섬들이 하나의 박물관처럼 느껴질 정도로 정이 넘치는 예술섬이기에 혼자 여행을 온다면, 다른 여행자들과 친해져 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어떨까?

 

앞으로의 포스팅은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정보전달의 성향보다는 사진과 함께 그 날의 여정을 회상하는 에세이를 통해 담아낼 예정이다




15.05.11 - 15  Island of Art ,  Naosh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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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_ 마지막


 전날의 피로와 컨디션 조절의 실패로 온 장염의 기운을 가지고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마지막 날의 일정은 오전에 현대미술관의 무료셔틀버스로 경제적 시간적 체력적 손실과 부담을 줄였다. 정말 편하게 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덕수궁관 <~>과천관 무료셔틀버스 운행시간 참고*

http://www.mmca.go.kr/pr/newsDetail.domenuId=6010000000&bdCId=201311120004086&searchBmCid=200902260000002


사실 마지막 날 일정은 이동거리가 꽤 있어서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고, 이동해 더위에 많이 지쳐있었다. 사실 이 날은 버스를 타고 광주도 가야했기에 안양에서 체력을 모두 소진할 생각이었다. 생각대로 거의 모든 체력이 바닥났고, 마을버스는 제 시간에 오지 않아 다소 긴장된 시간이었으나, 그래도 막차 시간은 맞춰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안양예술공원까지 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어서 걷는 중간 과일가게에 들러서 자두 한봉다리 사서 한 입씩 물고 걷자니 여행할 맛이 났던 하루였다. 시간관계상 안양예술공원에서 MVRDV가 설계한 전망대를 가지 못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나는 맛 또한, 다음 여행의 기다림을 위한 것 임을 잊지 않고, 이번 서울건축배낭여행 일정을 마무리 했다.


건축배낭여행 x SEOUL


140801_ 03일 차 




01.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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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에어컨이 아낌없이 나오는 아트버스


아트버스 운행은 현대미술관의 서울관과 덕수궁관, 과천관을 운행하는 버스이다.


서울관 혹은 과천관에서 관람할 때 시간을 잘 숙지하고, 관람을 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가난한 배낭여행객에게는 서울과 과천을 잇는 무료버스로 이용 가능하다. 이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인원이 탑승했다.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 없었음)


과천관에서 관람을 마치고 안양을 가야했기에, 나는 과천관 셔틀을 타고 전철역에 내려서 안양으로 향했다. 현대미술관의 교통편은 상당히 잘 되어있음을 몸소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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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내부 동선


개인적으로는 정기용 아카이브 전보다 전체적인 전시 큐레이팅과 작품들의 수준이 상당히 멋들어지게 어울리고 있었다.

정기용 선생님 같은 경우는 당신의 건축관, 작품에 관한 고뇌와 스케치를 생 날 것을 그대로 기록해 놓은 전시 성향이라면, 이타미 준의 전시는 건축가와 건축 그리고 그 과정에 담긴 예술의 혼이 담겨있다. 그래서 관객들로 하여금 조금 더 건축이 편하게 와 닿을 것이며, 다양한 드로잉의 시도와 정갈한 모형들은 시종일관 묵직하다. 


전시의 끝자락에는 제주 프로젝트를 전시한다. 드로인과 모형, 사진, 그리고 영상까지 아낌없이 이타미 준의 건축을 보여준다.

마치 그의 프로젝트가 있는 제주도로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한 것 처럼 영상물은 좁은 공간에서 압도적으로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이타미 준 선생님의 아뜰리에(작업실)을 통해 건축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모든 소품은 실제 이타미 준의 방에서 옮겨온 것으로, 그의 작은 방에서 느껴지는 영감의 도구들은 하나하나 놓칠 수 없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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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목탄화 같은 도면은 하나 하나 드로잉을 하며, 선을 그으며, 빛이 들어오는 각도와 방에 비춰지는 생명의 에너지를 생각했을 것이다. 자세히 보면 놀랄 정도로 손 때가 그대로 도면에 남겨져 있다. 디지털화 되어버린 건축의 도면에 우리는 그와 같은 사고와 고민을 얼마나 자주 해보았을까? 라고 반문하며, 반성하게 된다.


오후 5시와 같은 저 빛줄기를 보라, 빛줄기를 통해 공간의 기능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단순히 건축드로잉을 넘어선 하나의 그림이자 예술로 비춰진다. 사실 이타미 준은 원래 화가를 꿈꿨던 사람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건축가가 되기로 하였으나, 그가 당대 화가들과 어울리며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자는 표현 기법을 건축과 잘 조화를 시켜 그려내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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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그의 스케치에서 주목했던 점은 그는 항상 건축을 사랑했고, 건축을 생각했고, 건축을 통해 영감을 얻기를 기대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호텔의 메모장, 스케치북, 연습장, 공책, 신문지의 한 켠 등 생각을 기록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그는 무조건 스케치를 했다. 그 스케치의 디테일이 정확하든, 완벽하게 마무리게 되었든지간에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빠르게 자신의 생각을 담아 온 생각의 조각 조각이 파편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의 건축세계를 엿볼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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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모형의 재료는 주로 발사나무와 크라프트지를 이용해 만들었다. 물론 중간 중간에 다른 재료도 있었지만, 나무를 이용한 갈색 톤의 모형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전시장에 있는 모형재료의 일관성으로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 했던 것 같고, 모형에 크게 멋을 부리지 않고, 절제를 함으로써 오히려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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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오른쪽 한 켠에 전시된 여러 개의 여권은 그가 이타미 준과 유동룡(한국이름)으로 재일교포의 신분으로 일본과 한국을 자주 오가며 작업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신분 때문에 일본에서 일정 기간마다 외국인 등록을 위해 10개 지문을 모두 날인해야 하는 불편함과 수모를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평생 일본에 귀화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긍지가 강했음을 느낄 수 있다. 작업실 내부에는 그에게 영감을 준 도자기와 민화, 책 등이 함께 전시가 되어 있었다. 책장 한 켠에는 공간지도 자리잡고 있었다.

건축가의 작업실도 전시가 될 수 있다니... 비단 건축가 뿐 만 아니라, 미술가나 만화가 예술가 등 그의 은밀한 공간들 엿보는 것도 작품과 별개로 새로운 감흥을 줄 수 있음을 느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展] : REVIEW


해마다 나는 국내에서 열리는 건축관련 전시를 최대한 다 챙겨보는 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뭔지 모를 갈증을 느낄즈음 만나게 된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展 은 매말라가는 건축전시의 흥미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사실 나는 전시를 보기 전 이타미 준의 몇 개의 작품과 그 작품에 관한 내용과 이미지를 알고 있을 뿐 더 알려고도, 알지도 못한 상황에 정말 적절하게 만나게 된 이번 전시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돌아 본다면, 그가 만든 건축공간의 공간감과 감정을 느낄 수 없지만, 간접적으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 되었다.


초기 그의 그림과 디자인한 소품들을 통해 그의 예술적 감성과 생각을 유추해 볼 수 있으며, 자연적 소재의 탐색을 통해 보다더 풍부한 재료의 언어를 구축하기 위한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흔적이 파편처럼 시각화가 되어서 건축 혹은 조형적인 작업으로 구현이 되었고, 공간이 만들어 졌다. 


그가 활동했었던 2000년대에도 그는 근대주의와 다양한 건축의 언어들 속에서 자신 만의 신념과 가치관인 자연의 건축을 위해 끊임없이 관계맺기를 했다. 다소 재료적인 원시적인 느낌과 감각적인 드로잉은 묘하게 그의 건축과 결부가 되었고, 닮아갔다. 그의 말년에 진행한 프로젝트 '제주 프로젝트'는 자연과의 감성을 잘 닮은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직 가보지는 않았지만, 꼭 그의 건축을 몸소 체험하기를 기약하는 자리였다. 


이타미 준의 건축에서 크게 긴장감이나, 우아함 그리고, 다양한 건축 기술 등은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건축과 공간의 본연의 모습보다 자연을 닮은 공간과 건축을 생각했고, 담기 위한 노력을 했기에 마치 바로 앞의 나무의 하나 하나 생김새를 만든게 하니라 숲을 만들어 나가는 건축가로 비춰진다. 


건축가 개인의 생각이 대중과 얼마나 호흡을 하고 공감할 수 있는가의 전시였던, 이번 전시는 그 간 내가 왜 건축전시에 갈증을 느꼈고, 왜 이번 전시로 하여금 단비와 같은 비유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건축가 개인의 사유 기호를 어떻게 정리하고 보여줄지는 자기 스스로 정리하겠지만, 이번 전시는 고민도 고민이지만, 그는 건축가인 만큼 최대한 시도를 통해 보여줬다. 


어떠한 방법이 되었든지... 다소 거칠고, 정제가 되지 않은 모습들이 오히려 이타미 준의 건축과 그의 사고를 보여줬고, 전시의 자료정리나 표현들이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줘서 기분 좋은 전시였다. 




02. 김중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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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업 선생님의 건축을 소개하며, 내부 창은 고스란히 김중업 선생님이 설계했던 유유산업 공장을 조망한다. 모형으로만 건축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중간 중간에 열린 창을 통해 건축어휘의 발견과 작품의 감상이 자유로운 이 곳은 장소성만 하더라도 김중업 박물관으로 불릴 자격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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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업 박물관에서 바라본 풍경. 비움과 채움, 흔적과 재해석이 공존하면서 공장의 기억을 부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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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업박물관 : REVIEW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이 만든 공장이자, 고려시대의 건축 흔적이 공존하는 이 곳은 (주)유유산업(제약회사) 안양공장 이다.

안양 석수동에 위치한 이 곳은 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공장주가 김중업 건축가에게 의뢰해 지어진 건물이다. 부지 내에는 보물 제 4호로 지정된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고려시대 삼층석탑 등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는 김중업관, 문화누리관, 안양사지관, 어울마당 4개 동의 건축물이 리모델링 되어서 안양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중업박물관 내부에는 건축가 김중업의 생애와 그의 작품과 생각을 담은 노트 자료 등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건축가 본인이 설계한 건축물에 자신의 모든 것을 전시해 놓은 이 곳은 대한민국 최초의 건축가 박물관이라고 생각된다. 최근에 정기용, 이타미 준 건축가의 기획전시로 아카이브형의 모습을 전시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단순히 유유산업 안양공장이 건축가 김중업 작품이라 하더라도, 적지 않은 부분이 비워지거나 리모델링이 된 상황이라 그의 건축어휘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아서 아쉽다. 그래도 그 장소성 하나 만으로도 손색이 없긴 하다.


건축과 문화, 역사의 삼위일체가 공존하는 이 곳. 더 많은 건축과 문화, 역사의 담론의 장이자 지역민들이 사랑하는 장소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03. 안양파빌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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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파빌리온 : REVIEW


안양예술공원 내 재미있는 작품들을 뒤로하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이 곳은 꼭 보고가야지 라고 생각했던 곳.

2006년 완공된 후 "알바로시자홀"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2013년 "안양파빌리온"이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한 이 곳.

사실 이 곳의 이름이 알바로시자홀 혹은 안양파빌리온으로 불리는지에 대해서 사실 잘 모르겠다. 심지어 이름이 어울리지도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도 유추할 수 없은 건물의 이름이다. 그래서 너무 아쉽다. 정체 불명의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그 안의 공간은 어찌나 이렇게 잘 해놓았는지 참 아이러니하다.


이 곳을 설계한 사람은 건축가 알바로시자(ÁLVARO SIZA). 이 할아버지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건축가이자, 건축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1992년에 수상한 건축 거장. 최근에 그의 작업이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미메시스와 이 곳 안양파빌리온을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 연구소 등 국내에도 많은 활동 하고 있는 원로 건축가.


같이 작업한 알바로 시자(중간)의 제자이자 국내 건축가 김준성(오른쪽).국내에 알바로 시자의 작업은 주로 제자인 김준성과 함께 작업하는 것 같다. 항상 공동설계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출처:http://zoonggun.tistory.com/130)


개인적으로 알바로 시자는 좋아하는 건축가 이다. 

말끔하지 않지만 선 하나 하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스케치와 선 굵은 곡선의 조형적 감각 그리고 순백색의 건물와 어울리는 빛의 콘트라스트는 건축 그 자체를 말로 포장하지 않더라도, 정말 잘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그 야말로 건축노장의 노련미가 보이기 때문이다. 작년 겨울 그의 작품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태호가 비슷한 기간 다녀왔을 때 미메시스에 작품들이 다 반출되어서 생 날 것의 공간을 체험해 볼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듣고, 파주를 갔지만 아쉽게도 전시 준비중이라 추운 파주의 하루를 보낸 것으로 기억이 난다.

  

(출처:http://zoonggun.tistory.com/130)


내가 감동했던 그의 스케치(미메시스 뮤지움)와  동아대에서 현대건축론을 공부했을 때 교수님께서 알바로 시자에 관한 여담으로 그는 시가를 물고, 직원에게 시켜 벽에 전지를 붙여 놓게 한 후 하루 종일 펜을 가지고 스케치를 한다고 한다. 

최근 유투브를 통해 본 시자의 모습 중 추가로 그는 비틀즈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마도 작업에 몰두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재미난 이야기는 이 할아버지가 그린 조감도나 평면도는 신기하게도 스케일자로 대보면 얼추 스케일이 비슷하게 스케치를 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위의 스케치에서도 보이는 것 처럼 그는 부분 투시도를 간결한 선으로 그려 놓는데 거의 비슷하게 시공이 되어서 비슷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정말 소름 돋는 할아버지다...


여튼 미메시스를 보지 못해도 안양파빌리온 이 곳이라도 내가 국내에서 눈치 안보고 알바로 시자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 더욱 설렜다. 사진의 모습처럼 그의 과감한 곡선처리와 시간에 따라 내부에 유입되는 채광창과 지붕에서 뿜어 나오는 자연광은 은은하다. 순백의 공간 조명이 없이도 내부는 충분히 멋드러졌다.


내부 공간의 가구들 또한 오묘하게 파빌리온의 공간과 어울리면서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인근에 계곡이 있는데 여름철이 되면 많은 피서객들이 오는 곳 같았다. 근데 주변에 화장실이 없는지 이 곳 파빌리온의 외부로 나있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악취와 보기 민망한 청결도는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모래로 막혀버린 세면장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공간이 갖는 공공성의 모습과 함께 주변 계곡을 이용하는 안양시민의 공공에티켓이 잘 발휘가 되어서 보다 깔끔하게 관리를 하면 어떨까? 이 작은 건축물의 진정한 힘은 프로그램이었다.


국내 유일의 종이로 만든 공공예술 전문 서가 [공원도서관]과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프로젝트 아카이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몇몇 젊은 학생들이 디자인을 하는지 열심히 깍고 붙이고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이 곳에서 디자인과 관련한 장비 혹은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았다.


시자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작은 프로젝트이지만, 그 프로젝트에도 적당한 긴장감이 흐르는 힘이 느껴지니, 적어도 그의 진심이 담긴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이 곳에서도 정신 못차리고 사진을 찍었는데, 미메시스와 다른 곳을 가보면 어떨까?


마지막 사진들은 가장 가보고 싶은 알바로 시자의 작품이다. 언젠가 남미 그 중 브라질을 가게 된다면, 이 곳은 꼭 가야겠다.

자연을 닮은 건축 그리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 건축물. 블로그를 통해 리뷰할 기회가 꼭 왔으면 한다.






Iberê Camargo Foundation Museum, Porto Alegre, Brazil; designed by Alvaro Siza Vieir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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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배낭여행 x SEOUL


140731_ 02일 차 






05. 대림미술관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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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대림미술관은 런던이 주목하는 천재 아티스트 트리오 - 트로이카(TROIKA)의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전을 개최합니다. 조각, 드로잉, 설치 등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트로이카는 자신들만의 실험적인 제작 방식을 발전시키며, 과학과 예술을 교차시키고 기술과 감성을 융합하는 흥미로운 작업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런던 히드로 공항에 설치되면서 크게 주목 받은 ‘Cloud’와 2010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스와로브스키(Swarovski)와의 협업작품 ‘Falling Light’이 국내 최초로 선보입니다. 여섯 가지 스토리(소리로 들어가다/ 시간을 담다/ 물을 그리다/ 바람을 만지다/ 자연을 새기다/ 빛으로 나오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관객들에게 구름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빛의 수면 위를 걷는 등 인공적인 기술이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순간을 경험하게 할 것입니다.

대림미술관은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전시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어 사라져가는 테크놀로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과학의 언어로 표현된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출처: 대림미술관]


트로이카 (Troika)


트로이카(TROIKA)는 코니 프리어(Conny Freyer, 1976년 독일 출생), 세바스찬 노엘(Sebastien Noel, 1977년 프랑스 출생), 에바 루키(Eva Rucki, 1976년 독일 출생) 3인으로 결성된 아티스트 그룹입니다.

사진, 엔지니어링,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춘 이들은 2003년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에서 함께 수학하며 만나 런던을 기반으로 전세계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계장치나 전자기기 등의 인공적인 기술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구현해내는 이들의 작업은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Victoria & Albert Museum),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뉴욕 현대미술관(MoMA),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전시되었으며 영구 소장 되기도 하였습니다.

2010년 상하이 월드 엑스포(World Expo Shanghai)에서는 영국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어 80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에게 소개 돼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출처: 대림미술관]


공간학생기자로 함께 했던 유수빈양의 무료관람티켓을 선물받게되어 다녀왔다.


작품하나하나 곱씹으며, 리뷰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은 감성을 디자인했다라는 점에서 상당한 흥미를 갖게된 전시이다. 전시 주제 처럼 그들의 작업은 "소리, 빛, 시간 감성" 을 통해서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그리고 그들은 말보다는 실제 작품과 주제와의 연결고리를 아주 성실히 대입시켜서 보여준다. 

전시는 대림미술관의 동선상 2층은 2개의 주제, 3층은 3가지의 주제, 마지막 4층에서는 1가지의 주제 총 6가지의 상상을 했다.


먼저, 2층은 소리로 들어가다 / 시간을 담다 중 작품 Electroprobe는 전자기기들에서 나오는 소리를 마이크로 그 작은 소리를 확대해서 관람객에게 들려준다. 작은 소리에도 귀기울리며, 각자 다른 소리를 내는 디지털 기기에서  새로운 감성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The Weather Yesterday에서는 지금 현재 '어제'의 날씨를 보여줌으로써, 기술의 극단적인 발전에 대해서 비판하고, '우리가 과연 어제의 시간을 기억하며 살고 있나'의 질문을 던진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감성보다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단순히 연출된 아웃풋은 커플들의 기념샷의 성지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의도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상당히 매력적이고, 심오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과연 우리의 어제? 기억보다도, 그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는 사회 속 현재의 메말라 버린 감성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3층에서는 자연을 새기다 / 바람을 만지다 / 불을 그리다 라는 주제였다.

하나의 모빌이 각자 다른 크기와 범위로 구성된 The Sum of All Possibilities는 다른 속도로 회전하는 톱니바퀴가 시간과 공간의 유한함을 표현해냈다. 그리고 바람을 만지기 위한 작품 Persistent Illusions 는 물줄기 대신 형형색색의 밧줄을 뿜어내는 분수를 통해, 현실은 곧 환상이며, 환상은 곧 현실임을 경험하도록 전시했다. 


4층은 빛으로 나오다 Arcades 라는 작품이 전시의 끝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거울을 통한 빛의 굴절을 통해 빛의 아케이드를 만들어 냈다. 어두운 공간에 펼쳐진 아케이드를 가시화 시킨 그들의 작업에서, 어둠속 형태의 연속성 또한 물리적 형태인 아케이드가 주는 공간의 느낌을 다르게 표현해 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단순하지만, 형태의 반복과 정량의 스케일이 주는 감동은 잊을 수 없다. 또한 어둠 속의 빛이 먼지와 마찰을 일으키면서 신성한 공기처럼 보이는 기묘함을 선사했다. 


그들이 말하는 이해하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에서의 믿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 관람객들은 다들 물음에 응답했을까?


최근 전시 중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전시였다. 공간의 규모에도 딱 맞는 이들의 작품들의 전시. 앞으로 그들이 작업하게될 주제와 전시품들이 상당히 기대가 된다.




06. 통의동 보안여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Your action is prohib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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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속 보안여관


지방 촌놈이라 서울에 대한 정보가 많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서촌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서촌 통의동 보안여관이라 불리는 이 곳은 청와대가는 한적한 길목 경복궁 영추문 앞에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은 1930년대 지어진 적산가옥으로 당대 문학인들이 투숙했었던 장소였다고 한다. 당시 서정주 시인과 김동리, 김달진 등이 장기투숙해 글을 썼던 곳으로 문학역사를 담는 공간으로 남아있다. 90년대 철거 위기를 맞았지만 일맥문화재단의 인수로 현재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늦게나마 알게 된 보안여관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국내 문학역사문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장소성과 함께 예술가들의 전시를 공간과 함께 전시가 된다니, 설레임을 넘어 흥분감을 감출 수 없는 이 곳. 


공교롭게도 박윤주 개인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이 전시 중이었다. (그래! 여기서 이러지 말고 빨리 들어가자!)

보안여관의 공간은 특별하지 않아 보이지만, 하지만 리노베이션도 되지 않은 이 생 날 것의 공간이 보여주는 세월이 깊이와 마주한 작품들의 전시는 상상 이상으로 신비롭다. 협소한 공간 공간 비워진 듯, 채워나간 작품들 하나하나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합성체로 보여진다. 


대림미술관에서 디지털이 주는 감성에 젖어 마르기도 전 어느 한 작품에 오래동안 머무르게 되었다. 


"우리는 터무니 없이 희망적이다."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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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한 켠에 적힌 메모

"바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 말아주세요. 작가의 노고와 작품을 존중해 주십시오."


바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트로이카는 바람을 만지기 위해 밧줄의 불규칙한 서커스를 보고 있었으나, 박윤주 작가의 바람의 시각화 작업은 상당히 서정적으로 풀어 냈다. 퍼포먼스가 아닌 기록된 바람의 시각화.


그리고 경복궁의 담과 은행나무, 사람과 어울러진 연필을 매달아 놓은 끈들은 상당히 정교하게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각자의 움직임으로 기록된 종이는 

현재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일까?



보안여관의 구석구석 공간의 기능을 잘 관찰해 전시한 작가의 작품들 모든 풍경이 너무 환상적이고 몽환적이었다. 

심지어 재미난 사실은 여관의 계산대에는 여관의 주인이 아니라 작가로 보이는 분이 지키고 있었다. 다행히 전시가 무료라 돈을 주고 받는 행위는 하지 않지만, 마치 공간의 지배자로서 작가도 그 공간에 머무는 장소성의 완결성을 보여주는지라 더욱 재미있게 감상하게 되었다. 공간과 어울리는 전시를 하기란 대단히 힘든 작업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보안여관에 작품을 전시하기 위함이라면, 작가들은 이 보안여관의 장소적 특징, 역사적 사실과 공간이 기록하고 있는 흔적들을 잘 이용하기를 기대하며, 이 곳과 작별을 한다.




07. 윤동주문학관


올해 초 추운 겨울날 태호가 먼저 다녀온 윤동주문학관 태호가 런던으로 출국 전 광주에 왔을 때, 잠시 이 곳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한 호기심 어린 눈으로 꼭 가봐야 하는 곳이냐고 되물었던 곳. 묻고 따지기전에 꼭 가봐야할 곳으로 변한 이 곳.



2014/01/22 - [Teo/Travel X Photo] - 140116 윤동주문학관



태호가 보지 못했던 여름을 담기 위해, 여름의 그 공간을 감상하기 위해 찾았다. 서촌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통인시장 방면으로 오다보면, 마을버스 타는 곳이 있다. 마을버스를 타고 굽이 굽이 산을 오르다 보면, 비탈진 곳에 보이는 하얀 건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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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문학관이 된 수도가압장


이 지역 일대 오랫동안 수도가압장으로 쓰인 이 곳을 건축가 이소진이 리모델링을 통해 만든 윤동주문학관 


건물의 첫 인상이 강렬하지 않지만, 윤동주 시인의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게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

반면에 제 2 전시실에서 느껴지는 낯선 물때의 거친 흔적들.


다시 무거운 철문을 닫고 드리운 어둠 속 하나의 빛줄기 그리고 그림자.

제 2, 3 전시실은 양과 음, 비움과 채움을 통해 공간의 극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다. 


오히려 이 공간은 푸르른 봄과 여름 보다는 물때의 흔적 그리고 재료의 마감에서 유추할 수 있는 가을과 겨울의 색감과 어울릴 것 같다. 공간 자체도 따스함 보다는 차라리 냉기가 흐른다면, 수도가압장의 체온과 오버랩 시켜서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소박하고, 단순한 공간 구성이 주는 동선의 강약 중간약 템포조절은 세련되보인다.

뿐 만 아니라, 옥상에 마련 된 정원에서 마주한 마지막 사진 한 장은 절제미의 끝을 보여준다.


고민의 흔적과 물때의 흔적이 만들어낸 윤동주 시인의 작은 공간. 장소적 특징이 주는 공간의 체온을 계절별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건축가는 마련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들러 잠시동안 사색할 수 있는 곳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08. 인사동 쌈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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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에 길을 수놓다.


쌈지길은 사실 여러번 다녀온 곳이다. 하지만 한 번 정도는 기록을 해놓아야 할 좋은 건축물이다.

둘레길, 쌈지길, 올레길 등 어느 순간 유행처럼 번진 길 마케팅... 그 선봉에 건축물에 멋진 길을 만든 최문규 건축가의 작품이다. 


목적없이 이 곳을 탐닉하자면, 다양한 볼거리들이 넘쳐난다. 중정마당에서 이뤄지는 비일상적 행위, 곳곳에 마련된 계단실의 페인팅 작품과 입구 옆에 위치한 스탠딩 공연 등... 볼거리 천국과 쇼핑 및 다양한 휴식을 위한 공간들이 즐비한 이 곳을 드러서면

중정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경사진 동선을 따라 올라가는 사람들은 구경하다 보면, 끊임없는 욕망을 위한 인간의 발걸음을 보는 듯하다. 

단순한 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는 이 곳을 보기위함인지 개인적으로는 쇼핑을 위한 공간이기 보다는 관광지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이 곳의 역할이 참 모호해지는 풍경이다. 


다양한 시선을 마련함과 동시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니 인사동에 온다면, 꼭 한 번쯤은 들리게 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09. 동대문디자인프라자 / 낙산공원 성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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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표피적 시간의 켜가 충돌하다.


동대문디자인프라자(이하 DDP)와 낙산공원 성곽길 참으로 재미있는 여행의 마무리 목적지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첫날 제대로 DDP의 모습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찾았다. DDP에 관한 다양한 입장과 나의 의견은 많이 거론했기에 이번에는 그냥 답사에 관한 후기 정도만 남기고자 한다.


전체적으로 완공의 완성도는 높다라고, 생각되고, 기회가 된다면 빨리 내부공간과 전시가 어울어진 모습을 보고 싶다. 

이날 야경이 들어오기 전부터 들어온 후까지 낮과 밤의 DDP 모습을 보고 난 후, 크게 여운을 남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건축물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동대문에서 나와 낙산공원 성곽길을 산책하며, 저멀리 서울의 밤이 한 눈에 보인다. 


이렇게 서울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DDP로 하여금 미래까지 담아내면서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 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줬다.

내 고향 여수도 그 모습을 담지 못하고 있고, 현재 거주 중 인 도시 광주 또한 이렇게 표피적 시간의 켜를 유지 혹은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다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DDP의 존재감은 참으로 뚜렷하다.


그리고 낙산공원 길에서 마주한 서울의 동네풍경 또한 감칠맛난다.


예전에는 건축물을 답사하고 기록하는게 좋았지만, 요즘은 답사보다는 분위기를 관찰하는게 너무 재미있다.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게 도시, 건축, 환경적 요소라고 생각되지만 결국은 사람의 발길, 손길이 닿아 만들어진 시간과 흔적의 때가 만들어낸 분위기를 절대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 유형의 분위기보다 압도되는 것은 결국 무형의 분위기...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왜 중간에 한 번씩 들렀나?!


현대미술관의 위치적 장점이 이번 여행동선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숙소이동에 따른 배낭이 무거운 짐이 되어버려서, 찌는 듯한 8월의 폭염을 견디기에 너무 연약한 건축학도이기에... 


짐을 무료로 맡길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자, 텀블러에 시원한 물도 무료로 눈치없이 받아갈 수 있는 곳. 그리고 3일 차에도 방문하게 되는데 과천관을 이용하기 위한 무료셔틀버스 운행까지! 


여러가지 장점이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국내외 여행을 수없이 하다보니 나름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나보다 고수도 있겠지만, 여튼 이번 3일간의 건축배낭여행에 있어서 서울관은 큰 역할을 차지했다. 


그리고...


트윈트리 타워와 아름지기 사옥의 리뷰는 왜 없는가?!


트윈트리 타워는 내부가 회사 사옥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솔직히 들어갈 엄두도 내지 않았으며, 들어가서도 딱히 외부보다 더 큰 흥미는 못느낄 것 같아 과감히 생략했고, 아름지기 사옥 또한 마찬가지로 입구에서 부터 정중히 거절하셔서 들어가지 못하고 단 한 장의 사진만 남기고 왔다. 


여담으로 나에게 트로이카전 관람을 선물해준 유수빈양이 아름지기에서 인턴을 했었다고 한다. 이런 우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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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_중간


 첫날 일정을 소화를 하고, 둘째 날과 셋째 날에 대한 동선을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 첫날 밤 나는 새벽 4시까지 동선을 숙지하고, 잠을 청했다. 그래서 처음 일정을 짠 시간보다 지각을 했지만, 사실 시간이 조금 늦어도 상관하지 않았던게 둘째 날은 주로 경복궁을 기준으로 좌측인 서촌지역과 통의동 그리고, 우측으로 안국동, 인사동으로 최대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포스팅 될 내용은 전적으로 계획 중에 적힌 장소를 중심으로 꾸며갈 예정이다. 


참고로 둘째 날은 동선자체도 길지 않았서인지 여유가 있으며, (사실)이 지역은 그냥 동네자체가 박물관이고 즐길거리라 크게 부담감이 없었다. 다이나믹한 날씨 변화로 우연치 않게 비도 맞으면서 인사동 길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으로, 대학로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며, 추억을 마무리하고 싶었으나 장염이 찾아오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건축배낭여행 x SEOUL


140731_ 02일 차




01. 공간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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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작년 한 해, 인연이 닿아 활동한 공간학생기자 활동을 하면서 월간 회의를 이 사옥에서 했었고, 홈커밍데이도 진행 하면서, 나름의 추억을 쌓았던 곳인데 지금은 아라리오 미술관으로 리모델링 중에 있다. 현재는 당연히 실내는 들어가 가볼 수 없고, 주변만 돌아 보려고 했으나 그 또한 쉽지가 않았다. 현재 입구쪽에서 공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관리자 분께서도 곧 오픈하니 그때 방문하라고 하시니... 지금은 완전히 외부인으로서 그저 여름을 알려주는 담쟁이덩굴만이 나를 반겼다. 


현재까지는 크게 사옥을 뜯어 고치거나 하는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을 안했을 수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여전히 힘이 느껴진다. 미술관으로써 공간사옥의 새로운 변화는 사실 기대가 많이 된다. 뿐 만 아니라 항상 공간사옥은 한국현대건축의 교훈과 같은 존재로 남아있었으나 사유지라는 점에서 접근이 사실 쉽지 않았으나, 대중적인 갤러리 공간사옥의 개방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기능이 바뀌어도 그 힘이 남아 있을지 아니면 그 힘을 이용해 더 멋진 공간으로 태동할 지 주목해야할 것이다. 





건축가 ㅣ 김 수 근


 공간사옥을 설계한 김수근은 한국의 건축문화 뿐 만 아니라 당시 사회적 여건상 일상 속에서 문화와 예술에 관한 남다른 열정으로 건축과 동시에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훗날 그의 작품에서는 시대적 경향을 잘 해석해 만들어진 건축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경동교회, 부여박물관, 마산 양덕성당, 국립청주박물관 등이 있다.


(구)공간사옥


대한민국 현대건축물의 백미인 공간사옥은 총 3번에 걸쳐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초기 김수근(1971-77)으로 시작해 장세양의 신사옥(유리건물,1996-97) 이상림의 한옥(2002)까지 이 좁은 땅에 시공간을 넘어선 현대건축의 켜가 담겨져 있다. 그만큼 공간사옥은 단순히 오피스의 역할이 아닌 건축의 담론을 넘어서 문화예술의 소통의 장으로 통했다.


사옥에 관한 재미있는 사연들을 듣다보면, 더 매력에 빠질 것이다.





02. 송원아트센터



ⓒSAF2013

ⓒSAF2013




2014년 상반기 가장 핫한 건축가인 조민석씨의 작품인 송원아트센터는 항상 안국동에서 길을 헤매다 보면, 항상 이 건물을 기점으로 나는 방향성을 다시 인지시켜주곤 한 건물이다. 외부에서 보이는 특이한 조형에 이끌려 내부를 감상하고 싶었다. 단순히 조형미 보다는 갤러리 내부의 빛이 어떻게 투영이 될지가 항상 궁금했기에 천천히 감상하고자 했다. (건물전경사진은 도저히 폰카로 담을 수가 없어서...) 또한 단순히 빛에 대한 이용보다는 이 곳의 대지가 상당히 흥미로운 형상이다.


부지는 약 297㎡의 부정형의 대지로서 북촌의 초입에 3m의 레벨차가 있는 12M 도로와 레벨차가 없는 6M 도로가 예각으로 만나는 코너에 위치해서, 작지만 인지성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나 또한 곧 졸업이고 실무로 나가야 하는 학생에 입장에서도 이렇게 등고가 여러방향으로 나와 있으면, 어떻게 계획을 할지 많이 주저하는 편이기에 더욱 이 땅에 대한 건축가의 해석이 흥미롭게 여겨졌다. 다음은 2013서울건축문화제 우수상 수상 당시 건축물에 관한 내용을 담아왔다.


건물의 형태는 작은 삼각형 부지에서 기인하는 평면 형태와, 길 건너 마주한 문화재로 지정된 윤보선가로 인한 문화재 앙각 단면 규정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 이 평면적, 단면적 제약 조건에 의해 규정 지워지는 형태가 품을 수 있는 지상의 평면 면적은 법적 허용된 용적률 150%의 2/3정도 되는 것이어서, 전체 면적의 반정도(약 45%)에 해당하는 면적은 요구된 전시 공간을 위해 지하 공간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건물은 지하3층, 지상 2층으로 지하 2~3층은 전시공간, 경사지로 인해 생겨난 반지하1층은 주차장 및 보조 공간, 그리고 지상 1, 2층은 식당 및 사회적 기능을 하는 공간이다.

또 하나의 제약 조건으로, 실내 면적에 비례하여 요구되는 주차 7대를 협소한 땅에 만족 시키기 위해, 낮은 쪽 6m 도로 전면 반 지하 1층 레벨에서의 필로티 주차가 유일한 해결 방안으로 제시 된다. 협소한 공간 이용을 최적화 하기 위해 지상부 매스를 최소한의 구조체로 지지하면서 지하 전시 공간을 위한 입구와 계단 공간을 만들어내는 두 개의 삼각형 벽이 부지의 코너에 도입된다. 지상부 매스는 경사 지붕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수평, 수직의 콘크리트 판으로 이루어져 일체화된 단단한 shell과 같은 구조로서 “피라미드”와 같은 볼륨을 만들어내는 코너의 구조체와 주차장 반대편의 기울어진 기둥에 의해 지상부 매스가 지지된다. 이러한 “조용한 곡예”를 통해 이 건물은 지면 위에 근접하여 부유하듯 인지된다.

단면적으로 필로티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식당/사회적 공간의 지상부와 전시 공간의 지하부로 양분되는 이 건물은 부지의 예각 코너에 근접되었을 때 행인들에게 두 개의 창문을 통해 각각 내부 공간을 노출시키면서 강력하게 존재감을 들어낸다. 지상부 매스는 코너 부위의 아크릴 재질의 곡면창을 통해 7m~11m 높이의 내부 공간을 올려다보게 하며, 동시에 지하부는 지상부 매스를 지지하는 삼각형 구조물 사이에 설치된 같은 재료의 삼각형 창을 통해 8m 깊이의 지하 전시 공간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로써 지하3층부터 지하1층까지 도합 10.4m의 예기치 않았던 “현기증의 순간”이 지하3층 전시공간 건물 외부 코너에 근접했을 때 이루어진다.


대충 이런 내용인데 결국에는 법규와 지형이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석이 디자인을 창출시켰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마감에 대한 시도들은 지나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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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갤러리가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공간과 어울리는 작품들이다. 이 곳에서도 나름 공간을 잘 이용한 작품이 있었다.

권동현씨의 <모각>은 콘크리트로 만든 작품인데 예각에 투과된 빛의 반사를 잘 흡수하며 콘크리트를 이용한 재료의 느낌은 한 층 더 부각시켜서 공간을 더 풍부하게 채웠다. 


공간을 감상하던 중 어디서 일본어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일본인들 한 무리들이 들이 닥쳤다. 카메라를 들고 이 곳 저 곳 찍으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으나, 대충 냄새는 맡았다. 건축학과 학생이 서울에 견학을 왔나보다. 그러고보니 조민석씨는 올해 한국건축계에 좋은 소식을 전해왔었다. 2014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제껏 한국건축은 세계 속에서 변방(?)에 있었으나, 이 계기로 인해 한국건축의 저력을 보여주는 단초를 마련했다. 


일본에서도 조민석씨의 수상소식을 접해서 인지 이 곳을 찾았나 보다. 사실 그는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건축가들 중 영향력이 상당하며, 개인적으로도 조민석을 먼저 알기보단 조민석의 건축물을 먼저 접하고 좋은 인상을 남겨서인지, 그의 화려한 커리어로 눈 속임 하지 않는 항상 신선한 작업들이 매력적이며, 대중에게도 자신의 디자인적인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편이라 항상 그의 작업은 주목하는 편이다. 



 건축가 ㅣ 조 민 석 (Mass Studies)


조민석의 건축이 던져주는 시사점은 단지 형태적인 독특함, 재료의 과감함이나 발상의 신선함에 그치지 않는다. 혼성, 다원, 불균질. 현대 대량생산체제에서 그가 시도하는 건축의 키워드다. 그는 현대 한국 사회와 도시를 가장 최전선에서 탐구하고 유희를 만들어내는 건축가다.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했다.

2010상하이엑스포 한국관 


엑스포는 주최국이 각자 주제를 갖고 전시를 하는 행사이다. 그만큼 많은 공간이 필요하고, 각자 개성있는 건축물들로 마치 미스코리아를 선발하는 분위기 처럼 건축디자인의 경연장이라고 해도 될 만큼인데, 그가 설계한 2010상하이엑스포 국가관 한국관은 건축부분 은상을 수여했다.

한글을 소재로 형태화하고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상당히 매력적인 이 건축물은 미술가 강익중씨의 아트타일로 마감이 되어서 한글과 건축의 만남 속에서 어색함을 없애주고 있다.




03. 국제갤러리 3관(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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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


ⓒS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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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지은 국제갤러리 3관(K3)은 건축그룹 SO-IL의 작품이다.

삼청동의 한옥들과 기존의 갤러리의 풍경을 헤치지 않기 위하여 사용했다는 메탈매쉬의 막형성으로 인해 생긴 곡선들은 건축가의 초기 의도인 도자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사실 도자기의 굴곡보다는 예전 밥상을 미리 내놓은 할머니들이 밥상 위에 올려 놓은 보자기처럼 보인다.

갤러리이기에 메탈 매쉬의 장식화는 용납이 되지만, 어설픈 우리 전통적 미학의 가치를 저 링으로 된 메탈이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나, 그럴싸하게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아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상당히 소규모의 갤러리 임에도 디자인적인 해결방안을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좁은 곳에 자신의 작품철학을 남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과연 삼청동의 한옥들과 어울리는 건축물인지는 잘 모르겠다. 재료를 통해 경계를 흐릴려고 했으나, 내 눈에는 명확히 선을 그어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쉬우면서도 신선한 건물이다. 내부를 들어가고 싶었지만, 전시 준비 중 이었다.

이 곳에서도 송원아트센터서 봤던 일본인 건축과 학생(추측)을 만났다. 나는 이들의 정체에 대해서 확신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건축가 ㅣ 건축 그룹 SO-IL


뉴욕 브룩클린에 소재한 촉망받는 젊은 건축가 플로리안 아이덴버그를 주축으로 하는 건축가 그룹이다. 미국의 유명 건축상인 AIA뉴욕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그들은 국제갤러리 3관의 디자인 컨셉과 작업 모델을 미국의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 영구 소장에 있다. 첫 날에 보았던 YAP에서 신선놀음을 작업한 '문지방'의 박천강씨는 SO-IL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YAP : Pole Dance(2010)


2010년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뉴욕)에 당선된 SO-IL의 "Pole Dance"는 정기적으로 분사되는 물줄기와 시원한 색감의 공, 그 공을 들어 올리고 있는 흰색 그물을 통해 관람객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단순히 이 폴들은 구조적 기능이 아닌 관람객의 행위를 유도하며, 음악과 퍼포먼스가 어울러 질 수 있도록 한다.



04. 코코브루니(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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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인근에 있는 카페 코코브루니(삼청동)는 최근에 보게 된 몇장의 사진들이 나를 이끌었다. 미술관은 자주 방문했지만, 이 카페는 크게 눈에 튀는 건축물도 아니었다.(파사드만 보면 여느 모더니즘한 디자인) 하지만, 내부 공간을 보면은 상당한 매력으로 중무장한 곳 임을 금세 알게 될 것이다. 


사진을 보며 다시 이 곳을 찬찬히 탐닉해 본다면, 입구에서 부터 전통과 트렌디의 조합을 알 수 있다. 헤르조그&듸 뫼롱의 <Dominus Winery>의 마감재로 사용된 개비온 월을 사용해 옆 대지와의 장벽을 만들고 정면의 입구는 한국 전통건축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기단으로 이뤄져 있다. 1차적으로는 기단의 오름과 2차적으로는 개비온을 통해 입구로 도달하게 된다. 


기존의 카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퀀스의 연속선상에서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리고 내부는 깔끔한 디자인의 백색공간이 보인다. 그리고 외부의 개비온월은 실내까지 투과되어 연속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측에는 기존의 삼청동에 있었던 한옥을 리모델링해서 단체석 공간을 마련했다. 이 카페의 백미인 한옥의 공간 또한 현대와 과거의 만남을 적절히 간을 잘 맞춰서 표현을 해두었다. 이 공간은 말보다는 사진으로 보시면 쉽게 느껴진다.


한옥 부분의 리모델링의 마감부분이 상당히 깔끔한 편이라 만족했다. 늦었지만 찾아보니 이 곳을 설계한 팀은 "Studio VASE"라는 곳인데, 다른 코코브라우니 지점도 설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건축적 공간의 느낌이 흥미롭다기 보다는 재료적 선택과 개구부로 비춰지는 풍경에 대해서 주변 컨택스트를 잘 읽고 설계를 한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건축물도 건축물이지만 주변의 풍경이 거의 8할을 가져간 흥미로운 대지를 잘 해석하고 노력해 준 결과로 보였다. 1층에서는 한옥의 풍경, 2층에서는 현대미술관의 테라코타마감이 정면이 보이는 풍경, 3층에는 인근의 한옥지붕과 국제갤러리 3관의 메탈메쉬와 어울리는 모습이 흥미롭게 보여진다. 그리고 저멀리 창 넘어 보이는 인왕산의 풍경도 장관이다.


더운날 미술관 관람하시고, 이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신다면 좋을 것 같다.



여행의 둘째 날 일정에서 다녀온 곳이 많아 분할해서 글을 남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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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_ 시작


워크샵을 마치고 집에 내려가 휴식을 조금 취하고 서울건축여행을 기획했다. 기간은 2박3일로 학기중 보고싶었던 프로젝트와 전시들 등의 목록을 기록했다. 사실 올해는 경복궁 야간개방을 너무 보고싶었으나, 5년간 수강신청에서도 항상 원하는 과목을 못들었던 나는 물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야간개장의 광클전쟁을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이번 건축배낭여행[서울편] 포스팅에 중점적으로 다룰 사항은 2박3일간 나름의 합리적인 동선 안에서 볼 수 있는 건축, 문화, 전시 등에 중점을 맞췄다. 그래서 이 기간에 여행을 계획하신 분이라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건축배낭여행 x SEOUL


140730_ 01일 차





여행을 계획한 첫 날은 7월의 마지막 주의 수요일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문화의 날의 혜택을 활용하고자 했다. 


문화의 날이란 무엇인가? 


문화포털




'문화가 있는 날'


영화관을 비롯한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 전국에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어 보다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융성위원회와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4년1월부터 시행한 제도이다.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된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전국의 주요 문화시설을 할인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그래서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신선놀음>과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무료관람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전으로 전시 중인 <오르세미술관展>은 관람료의 50%를 할인(오후 5시 이후) 받았다. 여자친구와 함께한 여행이라 비용절감에 참 좋은 혜택이었다. 


이번 Episode. 01에 포스팅할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문지방'의 <신선놀음>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15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이다.



LG Electronics | LG-F320S'문지방'의 <신선놀음> 설치작품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15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국립현대미술관이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서울관의 첫 건축전시라고 할 수 있다.

<젋은 건축가 프로그램: YAP>은 젊은 건축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실제 프로젝트의 기회를 주어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이다. 1998년 뉴욕을 시작으로 2010년 칠레 산티아고의 컨스트럭토, 2011년 이탈리아 로마의 국립21세기미술관, 2013년 터키 이스탄불의 근대미술관이 차례로 국제네트워크에 참여하여 현재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올해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참여한 것이다.


1차 후보군으로 선정 된 건축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비록 미술관 마당 프로젝트를 위해 제안 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젊은 건축가들의 창의력과 실험성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를 하였다. 


최종 후보군 및 최종선정 건축가의 전시도 함께 구성이 되어있는데 최종후보군에는 김세진, 네임리스 건축(나은중, 유소래), 이용주, AnLstudio(신민재, 안기현, 이민수), 프로젝트 팀 문지방(권경민, 박천강, 최장원)이 올랐고, 이 중 문지방이 최종건축가로 선정되었다. 전시를 통해 각 팀이 자신들의 제안을 준비하고 최종발표를 위해 사용한 도면, 스케치, 모형, 영상 등의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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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쳐프로그램15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문지방 <신선놀음> : REVIEW


 전시에 앞서 다른 건축단체에서 주관한 행사가 아닌 현대카드의 컬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건축전시는 그만큼 전해주는 메세지가 크다. 대중에 대한 건축문화 보급을 기존의 건축이권단체가 아닌 카드회사가 진행했고, 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첫 건축전시를 했다는 점에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 팔로우로 있는 현대카드 사장인 정태영씨의 건축문화에 사랑은 평소에도 자주 느껴졌지만, 그의 첫 도전이라고 생각되는 건축전시는 신선하게 다가웠고, 항상 건축잡지에서 접했던 YAP 프로젝트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접한다 한들 직접 체험해보지 않으면 그다지 쉽게 와닿지가 않는 프로젝트이다.


그런 점에서 최종 우승작인 문지방의 <신선놀음>은 상당히 재미있는 체험형 건축프로젝트이다. 

신선을 넘어선 즐거운 이 프로젝트는 여러가지의 장치들이 조화를 이뤄 그들이 말하는 컨셉을 말한다. 컨셉이자 건축적 목표이자, 그들의 프로젝트 이름인 <신선놀음>은 그 자체가 많은 수식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직접 체험해 본다면, 쉽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간략하게 그들의 프로젝트를 설명하자면 이들은 공기풍선, 목재다리, 트렘볼린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여러 개의 공기풍선은 각자의 크기와 모양이 조금씩 다르게 설계가 되어있다. 이들이 조합을 이뤄 풍선군집을 만들어 내는데 마치 구름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조금 떨어져 종친부와 인왕산을 오버랩 시켜서 작품을 감상한다면, 더욱 흥미롭다. 그리고 목재다리는 그 구름사이를 건너는 동선이자 산책로가 된다. 다행히도 이 안은 초기안에서 없었던 종친부쪽을 잇는 해결방법으로 제안이 되어서 상당히 건축적인 해결의 완성도를 높혀주었다. 만약 초안으로 완성이 되었다면, 건축적인 해석이 조금 배제된 느낌이 들 수 있었다라고, 추측해본다. 그래서인지 문지방의 <신선놀음>은 하나의 오브제적 작품이라기 보다, 현대미술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건축작품으로 완성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장치는 트렘볼린인데, 쉽게 말해 어릴적 많이 타던 콩콩이다.  관람객은 풍선 사이 사이 연결된 트렘볼린에서 풍선 사이 공간에서 비춰지는 장면들을 체험한다. 그리고 작품 밖에 있는 사람들은 풍선들 사이로 보이는 뛰는 사람들을 통해 모호한 경계성을 감상하게 된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미스트이다. 더운날 조금이나마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원하게 해주는 촉각적 전달요소이자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혀주는 장치이다. 안개와 구름 그 사이에 관람객은 구름을 걸어 보면서 서울을 느낀다. 구름 아래에서는 그늘아래서 신선놀음을 즐기고 구름 위에서는 시원한 미스트를 맞으며 신선놀음을 즐기니 무더위에 딱 알맞는 프로젝트이다. 그들의 최종안 렌더링을 보고 저 안이 과연 현실에서 어떻게 표현이 될까? 정말 많은 의문이 있었지만 직접 체험해보면서 그 의심은 미스트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작년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의 여운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찾아간 오르세미술관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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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립중앙박물관은 처음 가보았다.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중앙박물관은 상당히 압도적이었고, 그 압도된 스케일만큼이나 압도될 만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티켓팅을 하였다. 입장까지 40분 가량 대기를 하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실 미술품 관람하는데 제정신으로 하기 힘들었지만, 중간 중간 발길을 멈추게 하는 작품들이 있었다.  총 6가지로 분류된 전시는 인상주의와 그 이후로 부터 상징주의와 나비파까지를 다루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orsay2014.com/main/ 에서 확인




그리고 마지막 일정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개관 전부터 끊임없는 건축계의 논락 속에서 결국에는 알을 까고 나타났다. 최근 뉴스에서 '혈세 먹는 하마'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DDP는 재정자립도가 84%가량 된다는 점에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재다은 내년부터는 운영비 100% 자체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하니 일단은 건축적인 이야기를 빼고 이야기를 한다면 나쁘지 않는 결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실제로 DDP의 모습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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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첫날에 방문한 DDP에서의 목적은 야경촬영이었으나, 이날 가지고 온 나의 A55가 핀문제로 인해 고장이 났음을 알고 여행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3일간 폰카로만 촬영을 해야되다니...하지만 G2 카메라는 이제껏 나에게 신뢰를 많이 줬기에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진을 담고자 했다. 하지만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에 내부 공간을 담기에는 너무 많은게 변해 있어서 굳이 담을 만한 컷이 없었다.


많은 공간들이 입점이 된 상황에서 나는 이 곳이 DDP인지 백화점의 일부부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물론 사진을 담을 필요성도 못느꼈다. 내부 공간은 여행 2일차때로 미루고 외부 산책로를 통해서 감상을 했다. 생각보다 훌륭했다. 이 훌륭하다라는 의미는 결국 생소함에서 다가오는 나의 감정을 말하는 것 같다. 마치 처음이라서 느껴보는 신기함 정도? 사실 외관에 대해서는 DDP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없는게 땅이 같고 있는 흔적은 역사를 품고 있지만, 주변경관 즉 DDP를 둘러싸고 있는 풍경은 역사를 담기보다는 현재를 말해주고 있는 상황이었고, DDP는 역사적 흔적 위에 조심스럽게 착륙해 앉아있다. 


그리고 주변의 현대적 풍경을 자신의 미래적 자화상과 함께 오버랩시켜 환유의 풍경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최종안에 사라진 지붕층 산책로는 그 완성도를 높혀주었을 것으로 생각됬지만, 여전히 아쉽다. 제대로 DDP를 훑어본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내 주변에 있는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디자인과 건축적 해석이며, 이 곳 DDP를 대하는 시민들 혹은 방문객들의 표정을 보면 DDP가 갖고 있는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해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여행의 첫 날 일정을 마치며, 평소에 서울을 가면 좋아하는 광장시장에 들러 빈대떡과 육회를 먹으며, 하루를 정리했다.

DDP에서 부터 청계천을 건너서 도착한 광장시장. 늦은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후였지만, 오늘 하루 다녀간 곳은 결국 편안하다기 보다 어색하고 이해의 마음을 열며 누려야했다. 그만큼 발걸음은 빨라지고, 더 방황하며 정신없이 감상했다. 그래서인지 사실 첫날에 큰 인상을 남긴 곳은 없었다. 눈이 반응하기 보다 내 마음이 반응하는 공간은 아직 발견을 못했지만 2일차 3일차에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무리는 편안한 빈대떡 집에서 했으니, 마음의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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