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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손은 턱을 괴고서 창밖을 보며 르코르뷔지에 연필로 작은 수첩에 적은 기록.


연필의 쓱싹거리는 소리가 좋다. 고요 속 마찰음을 즐기기 위해 습관처럼 꺼내본다.


카페로 가는 길. 한 쪽에 홍시가 바닥에 떨어졌다.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이 창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리는 내부.


진공의 공간처럼 실내에는 가공된 소리가 없다. 필요한 소리만이 적막함에 기댄다.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과 모카포트 위로 스쳐 가는 아지랑이의 일렁거림이 풍경과 중첩된다.


나의 커피는 실내의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김을 모락모락 내며 식어간다.


기체의 움직임은 그렇게 안과 밖에서 3중주를 시작했다.

 

밖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안도 다다오 뮤지엄 의 중정을 떠올리게 된다.


파편화된 돌들이 가득 채운 마당은 실내와 마찬가지로 긴장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마당 우측 마련된 계단은 잘 조직된 악보일까 산책하듯 계단을 넘어오는 손님들은 피아노 건반의 움직임처럼 선명하게 내게 다가온다.

 

등 뒤를 넘어 들리는 나무계단과 구두의 마찰음은 따갑게 들려오지만 그럼에도 난 오로지 바람에 몸을 맡긴 나뭇잎의 마찰음과 바리스타의 물소리에 집중한다.

 

카페를 들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옷차림은 여름옷부터 겨울옷까지 다양하다. 이들에게 이곳의 온도는 몇 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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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간의 이야기

2017.02.20 03:25 from 0Fany/Diary


16.11.02 - 13  Cappadocia, Turkey




늦었지만 7개월간의 블로그 공백에 대한 기록을 전하려고 합니다.






#8월


저는 영어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습니다. 약 1년 동안 준비한 공부의 성과가 좋지가 않아 8월 시험을 마지막으로 시험결과에 따르는 방향으로 결론지었고 다행히도 다음 도전을 위한 자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실력이기에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9월


끊임없이 고민해왔던 포트폴리오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포트폴리오 내용으로는 건축작업뿐 만 아니라 중학교 때 부터 스케치했던 경기장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을 수록했습니다. 포트폴리오 작업과 더불어 건축 사진과 디자인 공모전에도 출품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각각 입선과 특선을 수상했습니다.




#10월


공모전과 대학원 진학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발산했던 한 달. 여수에서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프레젠테이션과 면접으로 정신없었지만, 선택에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했었던 한 달을 보냈습니다. 면접장에서는 상당히 긴장했지만, 면접에서는 편안하게 평소 생각했던 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왔습니다.




#11월


아버지를 모시고 12일간 터키 일주를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직업군인인 오랜 벗을 만나기 위해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사정상 춘천과 원주만 둘러보고 왔습니다. 김수근의 따스한 벽돌, 안도 다다오의 차가운 콘크리트의 공간을 벗과 공유했습니다. 이렇게 대학원 준비 기간 동안 미뤄왔던 저 스스로와의 약속을 실천했습니다.




#12월


대학원 합격 소식을 뒤로하고 건축사사무소에서 인턴을 하기 위해 몇 곳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냈으며 서촌에 위치한 건축사사무소로부터 연락받아 하루 만에 찾아뵙고 현상공모에 임하는 소장님의 눈빛에 반해 그 자리에서 결정했고 일주일 만에 짐을 싸 처음으로 서울에 상경했습니다. 




#1월


서촌에 위치한 1평 남짓한 고시원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서촌에 위치한 온그라운드 갤러리라는 곳에서 <옆집탐구> 전을 도왔습니다. 오로지 현상공모만을 바라보며 공간분석과 모델링, 그래픽작업을 도맡아서 하였습니다.




#2월


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 설계공모에 출품을 완료했습니다. 여행상점을 통해 준비했던 건축배낭여행의 모객 인원 수가 부족하여 여행은 출발하지 못했습니다. 그간 미뤄왔던 TEO와의 만남과 더불어 은사님, 선배, 후배와 뜻깊은 대화를 나누었고 군산여행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현상공모 결과는 낙선했습니다. 늦은 밤, 오랜 벗과 훌륭한 건축주와 건축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습니다.









by 0F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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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의 4학년 2학기 건축설계 프로젝트는 '리노베이션' 이다.


교수님께서, 올해에는 대구를 벗어나 경북으로 눈을 돌려보는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고, 그 중에서도 청도의 가능성에 대해 소개를 해주셨다. 그리고 우리는 청도군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일부 자료는 원제작자나 출처를 표기했다.


청도의 중심은 읍성이 있던 화양읍이었으나, 지금의 청도읍에 경부선 역사가 생기면서 새로운 중심지로 급속히 이동하게 된다.


먼저 청도역 주변과 청도시장 일대를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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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역앞에 비늘판벽으로 마감된 일식 건물이 있다. 꽤나 널널한 땅에 똑같이 생긴 두개의 건물이 있는데, 관사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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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시장 곳곳에서도 다양한 건축언어의 근대건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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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역 뒷편은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많은 일제시대 주택이나 한옥이 남아있다.




유천 (내호리, 유호리 일대)



청도읍내를 더 살펴 보기 전에, 우리는 청도 시내가 아닌 밀양으로 내려가는 길에 위치한 유천이라는 곳에서 놀라운 건물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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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보아도 이 건물의 정체를 어느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영화관이다. 건물 곳곳에서 많은 정성이 들어간 건물이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있다.

마치 2차대전으로 폐허가 된 영국의 교회에서나 볼 법한 내부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엄청난 시간의 두께가 몸을 애워싸는 기분이었다. 


처음 경부선이 개설 되었을때, 밀양과 청도읍 사이의 이곳에 유천역이 존재했다. 이제 그 흔적을 찾기도 어렵지만, 현재 유호리 라고 불리는 이 곳은 강줄기가 만나고, 길이 모이는 곳으로써 고려시대부터 물류와 행인이 모이는 곳이었다. 이러한 자연적 특성 덕분에 여러 양조장이 있었다고도 한다.



일제의 전통주 탄압정책으로 많은 양조장이 사라졌고, 유천역은 독립군의 폭파사건 등으로 지금의 상동역으로 위치를 옮기게 되면서 유천은 쇄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영화관이 있을 정도로 번화가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재는 몇 안되는 세대 수의 노인들만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 유천이 고향인 시조시인 이호우의 시에서 옛 유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은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 살구꽃 핀 마을, 이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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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양조장이었던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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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우, 이영도 시인 남매의 생가.




와인터널이 된 성현터널


청도의 유명한 관광지 중 와인터널이 있다.

청도에서 생산된 감으로 와인을 만들어서 그 곳에서 보관과 판매를 하고 있다. 오래된 터널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NIKON | COOLPIX P5100


NIKON | COOLPIX P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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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사진이니 지금은 또 다른 모습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금의 모습이 아닌, 이곳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 이다. 


성현터널이 와인터널로써 현대적인 쓰임새를 갖게된 것은, 어쩌면 잘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 터널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안내하고 있는 친절한 표지판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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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의 입구에는, 완공 후 일본군의 한 장군이 썼다는 대천성대 라는 현판을 아직 붙어있다.

일본은 당시 경부선 터널을 뚫으면서 몇몇 터널에는 이렇게 현판을 달았다. 특히 성현터널의 경우 경부선 전체 공사중에서도 가장 험한 공사 중 하나였다. 그 공사를 완공 한 후 일본은 하늘(혹은 천황)을 대신해서 이루어 냈다는 현판을 달아놓은 것이다. 

일본이 터널 하나를 완공한데에 대해서 자축까지 한 이 공사에는, 사실 수많은 조선인을 강제로 노역시키고 총살까지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악명 높았다. 



성현터널 공사가 이렇게 힘들었던 이유는 일본이 러일전쟁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독부는 '경부철도 속성명령'을 내렸고, 군용물자가 빠른시간에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 올 수 있도록 노선을 가능한 직선화 시켰다.

그 과정에서 청도 성현의 험난한 산맥을 가로지르는 약 1.5km의 터널을 계획한 것이다.



http://prologue.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j10913&logNo=50099113893&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공사장으로 이르는 길이 협소하고 험악하여 공사 재료를 운반하기가 곤란하자, 일본은 5.7km 길이에 8개의 스위치백으로 터널의 남북 양 입구를 오가는 우회가선을 만든다. 기차가 8번이나 후진과 전진을 반복하며 이동하는 임시선로를 설치했다는 의미다. 

이는 당시 일본에서도 전례가 없던 시도로, 이 가선을 설치하는데에만 약 2개월 간 대략 1만~2만명을 투입했다. 성현터널의 완공과 함께 이 가선은 철거되었고, 지금은 그 흔적도 찾기 어렵다.


성현터널은 이정도로 고난도의 공사였고, 많은 희생이 있었던 터널이다. 





고수구길


우리 반은 공통 대상지로 청도 시내와 유천 중 한 곳을 정한 뒤 각자 건물을 선정 하기로 했고, 장고 끝에 일반인들에게 청도 근대건축물의 가능성에 대해 알리고자 하는 목적의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청도읍 고수구길로 결정했다.

고수구길은 청도역 뒷쪽에서 청도군청까지에 이르는 약 1km의 길로, 청도의 근대역사에서 가장 번화했던 길이다.

상업의 중심이었을 뿐만 아니라 일제의 소방서, 경찰서, 우체국, 전매시설 등 관공서가 밀집해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원활한 교통을 위해 청화로라는 새로운 대로를 닦았고, 이후부터 청도읍의 중심상업가로는 청화로로 이동하며 고수길은 쇠락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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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소방대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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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부터 2000년까지 경찰서가 있었던 부지. 



당시 일본은 수 많은 치안시설을 빠른 시일에 짓기위해서 공통된 몇개의 도면으로 전국에 '찍어'냈다.

국가기록원에서 그 도면과 상세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 - 일제시기 건축도면 건축도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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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덤불을 뒤로 2000년까지 경찰서 건물로 사용했던 3층짜리 콘크리트 건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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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특별한 이름이 있다.

'무덕관'이다. 무덕관은 일본이 조선인들을 일본 문화에 물들도록 하기 위한 목적 중 하나로 만들어진 건물이다.

무덕전, 무덕관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 만들어졌고 일본의 무예, 특히 검도를 가르치는 용도로 쓰였다.

주로 경찰이나 군인이 무덕관의 책임자인 경우가 많았고, 경찰서 부지 내에 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무덕전에서 독립운동가들을 붙잡아 취조하거나 고문을 했다는 증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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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건물을 이번 학기 대상 건물로 선정했다.

그리고 이 건물에 대해서 조사를 하면 할 수록, 파면 팔수록 놀라운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번 포스팅에서...




Nate Kornegay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 각 도시별로 산재해 있는 일제시대와 근대 건축물에 아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이 있다.

Nate Kornegay는 건축을 전공하거나 한국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근대 건축물을 바라보는 식견이 놀랍다.

네이트의 블로그에서 청도에 대해서도 더 많은 자료와 사진을 확인 할 수 있다.


https://colonialkorea.wordpress.com/2015/08/16/che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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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시장에 대한 설명과 분석을 담은 이전 글


2016/06/23 - 시대를 담은 아파트 - 1. 대구 남문시장 2지구




남문시장에 대한 작업 이후에도, 자료조사를 계속했다.


그러다가 부산 국가기록원에서 남문시장 건립계획서와 계획도면을 소장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직접 방문해서 열람한 후 도면의 사본을 챙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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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동의 블록형 상가아파트로 계획 된 모습.

3층 이상의 주거부분은 도로에서 상당히 물린 후 중복도형으로 계획했던 점을 볼 수 있다.

실제로는 가운데 3개 동이 조금씩 다른 중정형으로 지어졌다.


공중에서 브릿지를 통해 동이 연결되는 모습이 계획 되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1층 상가의 층고가 굉장히 높고 개방감을 줄 수 있도록 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모든 상행위는 내부공간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이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전에 대한 고려나 보차구분에 대한 고려가 좀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우리나라에 지어진 대부분의 상가건축물이 자연채광이나 오픈스페이스를 많이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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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청사진으로 인화된 도면을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계획도면이라 실제 건설된 것과는 일부 차이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청사진 도면을 최신식 대형 복사기를 거쳐 사본으로 만든 후, 가슴에 안고 대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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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것은 없애고 새로운 것으로 대치시켜야 할 것이 아니라, 다듬고 개선해야 할 대상이다.


오랜 역사에 굴곡이 많다할지라도, 그것을 왜곡하거나 새롭게 써서는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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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니시자와 류에가 말하는 열린 건축]





왠지 모르게 건축 서적을 의도적으로 경계하고 있었던 요즘. 반가운 책을 발견했다. 일본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의 에세이인데 이 책은 프리츠커상 수상 이 후에 정리해서 내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전에 건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의 속편에 해당된다고 한다. 내용들은 그간 인터뷰를 통한 내용과 더불어 강의, 메모 등의 내용들을 콜라주 해놓은 방식이다. 예전 페터 춤토르의 서적인 건축을 생각하다’, ‘페터 춤토르 분위기처럼 파편화된 조각들이 질서 없이 방치된 형태로 기록이 되어 있을까 우려했지만, 다행히도 차분하고 간결한 문장들은 최소한의 수사를 통해 명확하게 내용을 전달하고 그리고 마치 연대기처럼 차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지, 글로만 보더라도 마치 세포 분열하듯 그의 건축관은 변화를 더해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가 메모해둔 짧은 단막극들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더라도 그 풍경이 생경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를 들어, 맨하튼의 비인간적인 스케일을 담당하던 마천루의 밀집과 도로를 깊은 골짜기 아래처럼 느껴진다.”라고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 쉽게 공감이 간다. 고층 호텔방에 머무르며 쏟아지는 아침햇살을 맞으며 골짜기 아래를 보니 아직 그곳은 밤이라는 모습은 맨하튼을 가보지 않더라도 쉽게 상상이 가능했다. 지난 2012년 이화여대 김옥길 기념강좌에서 그가 발표한 내용과 더불어 강연후기는 다소 부정적인 시선들과 의견들을 접했던지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와 SANAA가 만들어내는 건축 작품에 비해서 그의 건축적 사유는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직접 경험치 못한 가벼운 선입견은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통해 쉽게 산화되었다.








#부분과 전체, 표층과 골격의 전달 방법에 대해서



“건축가가 표면과 구조에 집착하는 이유는 사람은 극히 일부를 체험해도 그 건축의 전체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개념을 체험하기 때문이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https://en.wikipedia.org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은 평면도의 모든 장소를 체험하는 방문자는 거의 없더라도 그들은 미술관의 전체적인 감상을 갖게 된다




#‘쉬운 이해’를 목표로 한다



“텍스트부터 건축까지 되도록 이해하기 쉽고 심플하게 만들고 싶다."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 없이 무심하게 감각적으로 전달되는 건축, 그런 명확함을 가지고 건축을 하고 싶다.”


니시자와 류에의 정체성이 드러난 내용이다. 그가 말하는 나는 ~하고 싶다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그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글에 양념이 없다. 그렇다고 담백하지도 않고, 날카로운 칼끝과 같은 매력이 엿보인다.



#정원 같은 집



“주택은 거주하는 사람이 재미있는 사람이면 주택도 즐겁고 재밌어집니다. 삶의 즐거움이 전면에 나타나는 주택은 매력이 있어요.”







ⓒ http://www.designboom.com/



 ‘HOUSE A’ 정원을 품은 집



세속적으로 번역하자면, 설계를 하는데 있어 경제적 압박으로 부터 자유를 주는 건축주, 비범한 건축주의 직업과 라이프 스타일, 건축가가 설득하는 대로 잘 수용해주는 건축주라면, 이정도의 흥미로운 건축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번역이 불편하겠지만, 니시자와 류에는 대중을 위해 구태여 포장한 모습일 것이다. 아마도...


그가 설계한 건축의 규모는 다양하다. 이 글들을 쓰던 시점에도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장 아끼는 프로젝트로 보이는 ‘HOUSE A’는 규모와는 상관없이 장고 끝에 탄생한 건축물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 http://www.designboom.com/



건축이 없는 자연스러운 상태의 건축의 ‘HOUSE A’의 평면도


ⓒ http://www.designboom.com/



거실 같은 욕실, 거실이지만 욕조가 붙어 있는 방. 어떤 방이든 개별적 기능으로 부터 해방된 ‘HOUSE A’ 내부





#신경 쓰이는 가구, 신경 쓰이는 건축가



사리넨처럼 전구까지 디자인 하지 않더라도, 주변환경과 어떤 관계를 가지면 좋을지 상상해야한다.



http://www.filmandfurniture.com/



사리넨은 인간 활동과 관련된 모든 사물을 매우 독창적인 형태로 설계했고 그의 강력한 미래사상을 표현했다



니시자와가 말하는 미스 반 데어 로에, 임스 부부, 르꼬르뷔지에는 짧으면서 동의를 구할 필요 없이 논리적이다. 특히, 르코르뷔지에의 작은 집(어머니의 집)’을 통해서 그가 제창한 근대건축의 5원칙(자유로운 평면, 파사드, 옥상정원, 필로티, 수평창)이 모두 들어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고 한다. 이유로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인 부모님에게까지 이론을 버리지 않고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여기며 5원칙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폐허성 또는 원초성



건축가 스즈키 료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좋은 건축의 폐허성에 관한 이야기인데 루이스 칸의 작품은 그리스나 로마 특유의 폐허성을 계승한 건축이며, 르코르뷔지에는 말 그대로 원초적인 포지션을 내포한 건축이다. 이 부분은 조금더 깊은 지식이 있어야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나오는 미스와 알토, 르코르뷔지에에 관한 담론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오스카 니메예르



문득, 드는 생각인데 건축은 루이스 칸처럼 인생은 오스카 니메예르 같이라면 어떨까? 브라질을 거점으로한건축가 오스카 니메예르는 100세 넘어서도 활동하였고 2012년도 운명을 달리하기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월드컵을 위한 건축설계 감리를 직접 나갈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었다고 알고 있다. 건축가들이 사랑하는 건축가 루이스 칸과 건축가들이 존경하는 오스카 니메예르의 삶은 워낙 동화와 같아서 위와 같은 문장처럼 표현하더라도 어색하지가 않다. 니시자와 류에가 만난 그는 건축의 거장이라는 르꼬르뷔지와 미스 만큼이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관계성에 대해서



 "다양한 창조적 전개의 발생으로 관계성이 생기고 관계성을 만들기 위해 열린 건축을 지향한다."



Phase One | P 45+

ⓒ http://www.architectural-review.com/




롤렉스 러닝센터는 커다란 원룸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입체적 공간의 관계성을 만들어 낸다





책의 말미에서는 그가 최근 주목하는 3가지의 이슈에 대해 정리를 해놓았다. 아무래도 그가 강조한 것처럼, 동일본 대지진 이전의 건축적 태도였을 것이다. 첫 번째로 새로운 건축과 공간의 경험에 대해서’, 두 번째는 환경과 건축의 관계에 대해서’, 세 번째는 인간이 건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이다. 건축이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어떤 시대의 건축이든 인간은 이렇게 살아야 풍요로울 수 있다.’라는 건축은 삶의 방식을 공간적으로 제안해왔다. 그가 말하는 건축은 결국에 공간적 대안이 아닌 시대정신을 담아내고 가치관을 만드는 계기를 건축을 통해 실행해야한다고 말한다.




#지진 재해



 “이 토지에서 살아가기로 결정한 사람들의 긍지가 지역 문화 (여기에서 문화는 예술과 다른 의미의 문화이다. 예를 들어, 지역적 삶과 방식의 차이 등을 말하고자 한다.)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 아니, 반드시 그럴 것이다.”



ⓒ http://cft.or.kr/



'건축의 공공기여'에 관한 의식을 재고하는데 토요 이토가 큐레이팅한 일본관은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다음해에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동일본 대지진을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본 건축가들의 건축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변화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태도를 실행에 옮기는데 적극적이었던 이토 도요와 시게루 반은 2013, 2014프리츠커상 거머쥐었다. 이들의 연속 수상이 건축의 사회적 책임이 프리츠커상을 받기위한 자격이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도 있었지만, 오히려 정치적이라기 보다는 건축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니시자와 류에 또한 건축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위에 적힌 메시지는 건축가로서 국가와 도시를 위한 제언으로 받아드려진다.









니시자와 류에와 SANAA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살펴보았을 때, 평면과 재료와 구조, 형태적 어휘를 넘어 그들의 건축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이번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궁금증을 해소 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되었으며, 찬찬히 그들의 프로젝트를 곱씹어 본다면, 그들이 만드는 평면과 형태들은 오랜 시간동안의 팀구와 스터디가 있었기에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들이 맡았던 세계 도처의 프로젝트들은 그 시기 그들이 생각한 건축적 사고를 실험을 하는 계기 그 차원을 넘어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by 0Fany

 



니시자와 류에가 말하는 열린 건축
국내도서
저자 : 니시자와 류에(西澤立衛) / 강연진역
출판 : 한울 2016.05.16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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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남문시장을 알게 된 때는 2학년, 2009년 이었다.

동기들과 학교 프로젝트의 대상지 선정을 위해 대구 이곳저곳을 답사하던 중 처음 알게 되었다.

이 건물의 매력에 큰 감흥을 받은 나는, 이후로도 종종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영국에서 귀국한 뒤, 다시한번 들려온 남문시장 재개발 움직임에 너무 속이 상했다. 

이 곳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서, 4학년 1학기 친환경건축물 설계 프로젝트로 이 건물을 선정했다.


이번 글에서는 그 동안 작업한 사진과 프로젝트 자료를 담아 남문시장을 소개하고, 나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남문2지구 - 시대를 담은 아파트




대구의 지리적, 상업적 중심지인 중구에 위치하고 있고 대구도시철도 3개 노선이 모이는 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중구에는 현재까지 서문시장을 포함해 약 4개의 전통시장이 남아있다. 이 시장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대형마트가 중구내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전통시장과 상호협약을 맺어야 하는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가 이 조례 때문에 입점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


남문시장 일대는 대구읍성의 남문 앞에 위치해 있었고, 민간신앙에서 중요한 곳으로 여겨졌던 남산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천주교 대구교구청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리적 중심지이다 보니 헌책방골목, 인쇄골목, 자동차골목과 같이 특색을 가진 상가 골목이 모여있다.


이와 동시에 오래전 부터 형성된 주택가가 남아 있다. 낙후된 동네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 들어 재개발사업으로 고층주상복합 아파트들이 하나둘 세워지고 있다. 

이육사가 대구에 머물렀을때 지냈던 집의 위치가 이 일대였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하는 등, 오랜 역사와 많은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남문시장 아파트는 1972년 1지구를 시작으로, 1975년에 2지구가 완공되었다. 5지구까지 차례로 주상복합 혹은 상가로써 건축 되었다.


 


남산동일대는 말할 것도 없고, 시장 내에도 1940년대에 지어진 도시형 개량 한옥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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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당연히) 길마다 난전이 펼쳐져있다. 그래서 시장이 깊어질 수록 차량의 진입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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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측면에서 1층 내부 상가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출입구가 좁고 어두워서 인지성이 떨어진다. 쉽게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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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들어가면, 영업중인 상가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모두 문을 닫았다. 

채광과 환기가 잘 되지 않으니, 쓰레기가 쌓이고 냄새가 나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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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장 상가일 수록 화재에 취약한데, 가장 큰 원인은 낡은 전기시설과 복잡한 배선 때문이다.

공공화장실 또한 사용하기가 영 꺼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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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뒷편에는 램프가 있어서, 상부층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 40년전에 지어진 건물 답게 엘리베이터는 설치가 되어있지 않고, 램프 역시 휠체어나 장애인이 사용하기에는 법적 요건보다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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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정면에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경사로와, 2층 주거부분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다행히 2지구의 지하주차장은 어느정도 활용이 되고 있다. 3지구의 지하주차장은 난전으로 인한 차량 진입이 어렵고 관리가 어려워서 인지 폐쇄되어 있다.

 

활기차지만 번잡한 난전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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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한번 꺽어 2층으로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하고 이웃끼리 마주 볼 수 있는 네모난 중정이 나온다. 

하늘로 시원하게 뚤린 중정 덕분에 햇살이 쏟아진다. 

이런 도시 한복판에서, 오히려 현대 건축물에서는 체험하기 힘든 시퀀스와 공간감이다.


유명 건축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건축물은 아닐지라도, 도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아파트가 실험되었던 6-70년대의 시대적 배경이 낳은 건축물이다. 

도시의 네모난 블럭 속에서 많은 집을 품으면서, 동시에 좋은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한 실험 중 하나가 중정형 아파트다.

특히 이 곳은 대상지가 시장인 만큼, 밖이 번잡하고 시끄럽기 때문에 내부 지향적인 중정을 입주자들이 공유하며 마당으로 사용 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멋지다.



이곳에 시대의 변화와 건축 역사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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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이면 이 속에 하늘이 담기고 구름이 흘러간다.

밤에는 보름달이 걸리고, 눈이 오면 눈송이가 살포시 내려앉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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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넘어가면서 중정에 비치는 그림자의 모습도 달라진다.

중정 너머로는 고층아파트들이 하나둘 솟아나고 있다. 40년 전에는 최첨단 이었던 이 아파트가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새것 만을 최고로 치는 우리는, 작은 집들을 허물고 솟아난 저 아파트들도 언젠가 퇴물 취급 할 것이다. 



NIKON | COOLPIX P5100


이 아파트에는 오래전부터 살아온 가족들이, 자식들은 분가시키고 두 노부부만 지내는 집이 많다. 

아이들이 많지 않아서, 중정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의 모습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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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보는 밤하늘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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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위치가 좋은 탓에, 이 곳은 오래전부터 재개발 움직임이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의 반대와 전통시장 보호에 부딪혀 번번히 실패했다.


최근, 조합을 설립하면 아파트 재개발이 훨씬 쉬워지는 법을 이용해서 재개발 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조합이 설립되면 거주자의 절반만 동의를 해도 재개발 사업이 진행된다.




                   



서두에서 설명 했듯이, 중구에는 남아있는 시장이 많지않다.  

서문시장이나 교동시장 등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찾는 큰 시장이 대부분이고, 실제 인근 거주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 찾을 수 있는 시장은 많지 않다.


전통시장 보호를 위한 조례가 있기에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남문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문시장마저 사라져 버리면, 인근 주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서 무조건 차를 타고 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교통량이 많은 중구에서 차량통행을 더욱 부추긴다면, 교통문제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시대를 역행하게 된다. 



또, 남문시장 자리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바로 옆에 위치한

헌책방골목, 자동차골목, 인쇄골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요즘 도시들은 모두 특색있는 거리와 관광자원을 개발하는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문시장의 납작만두와 대구 3대 통닭으로 꼽히는 진주통닭 등을 모두 없애버리고, 특색있는 골목을 고사시키는 행위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원본 자료 출처 :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 장림종_박진희, 효형출판사



남문시장 2지구 아파트는, 우리나라에 지어진 중정형 아파트 중에서도 중정의 폭이 상당히 넓은 덕에 채광이 유리하고 거주환경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대표적인 중정형 아파트들의 중정 체적. 가장 오른쪽이 남문2지구 아파트.


동대문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중정의 폭이 좁고 환경이 그리 좋지않음에도,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서 보존 하기로 결정되었다.



45살 동대문아파트, 예술공간으로 ‘회춘’-한겨레


서울시가 26개 뉴타운 지구 가운데 오래된 아파트를 철거하는 대신 직접 사들여 리모델링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진희 연구원은 “국내에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중정형 아파트를 보존함으로써 무조건 철거한 뒤 재개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도시 재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대문 아파트 ⓒ박종오 기자






남문시장을 위한 제안



이런 문화적, 건축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남문2지구 아파트가 재개발로 철거 된다는 것은 너무나 속상한 일이다.

이 건물에 대한 애정으로 한 학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건물에 대해 더 알고, 사람들에게 가치를 알릴 수 있길 기대했다.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싶었다.


구청과 시청에 다 연락을 해보았지만, 도면을 구할 길이 없어서 실측을 하기로 했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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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친환경건축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학기말 작업을 마무리 했다.

친환경, 지속가능성, 탄소발생최소화 등의 목적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도시농업 등 다양한 친환경 요소를 도입했다.


여기까지의 작업은 1단계라 하고싶다. 

2013년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기존 아파트의 증축이 가능하므로, 수직 증축이나 공간적인 개선 등 더 많은 것을 풀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친환경적인 요소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이 건물에서 가장 개선이 시급한 부분을 중심으로 나의 제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1층 상가의 채광과 환기의 어려움으로, 상가 내부가 활용되지 못한 채 어둠과 쓰레기로 가득 찬 것에 대한 공간적 개선이다.

2층의 중정 바닥에서 채광이 가능하도록 뚫어주기만 해도, 전기설비없이 충분한 채광이 가능하다.


상행위가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에는 이곳에서 플리마켓(벼룩시장)이나 시장상인, 거주민과 연계한 쿠킹클래스(요리교실) 같은 프로그램을 열어 반월당이나 동성로로 부터 젊은 층을 끌어모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단순히 시장에 아케이드만 설치하는 한계를 넘어, 진정한 시장 현대화가 될 수 있다.

기존에 버려진 공간을 적극 활용해, 전국 어디에도 없는 특색있는 시장을 보여줄 수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유럽에서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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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스페인 발렌시아 / 스페인 바르셀로나




겨울철에는 중정으로 인해 에너지 손실이 많은 만큼, 지붕을 덮어주는 아이디어를 더한다면, 조금 더 환경이 개선 될 수 있다.

위 그림의 연출은 아이디어적인 측면이 강하고, 현실적으로는 좀더 고민이 필요하다.


중정 내부에는 거주자만 들어올 수 있도록 동선의 분리가 되어야 한다.




단면의 모습은 이렇다.

우측을 보면 기존의 경사로를 털어내고, 엘리베이터와 비상계단을 신설한 것을 볼 수 있다.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배려 뿐 아니라, 차후에 수직증축을 위해서도 엘리베이터가 필요하다.



여기까지가 1단계 작업이고, 각 세대의 평면 개선이나 증축 등에 대해서 충분히 더 많은 작업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남문시장 전체를 개선하고, 전통시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아이디어 스케치도 해 둔 상태다.







남문시장은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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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지금, 구시대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좋은 사례들을 볼 수 있다. 


근대건축물이 즐비한 북성로 일대에 리노베이션 사업을 적극 장려헤서 특색있는 거리로 탈바꿈 중인 [북성로의 재발견 프로젝트]와 대구의 근대적 유산과 이야기를 잘 활용한 [근대로의 여행] 등이 그것 이다.

철거와 재개발이 아닌 보존과 가치 재발견의 좋은 사례가 되었고, 문화컨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남문시장 일대 또한 관광상품으로도 가공할 수 있는 좋은 컨텐츠들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남문2지구는 공간적으로 잠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남문시장을 통해 대구에서 또 한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음을 믿는다.



남문시장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그 가치의 재발견으로 이어져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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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시장 재개발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시는 분들의 생각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건축과 도시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남문시장이 철거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남문시장의 가치를 알리고,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재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만큼, 재개발을 막아야 할 이유도 있습니다.


김태호(teo@archist.kr)





*마침 2016리모델링 건축대전 학생부문 공모분야가 '정비 및 개량이 필요한 도심 재래시장, 구역 또는 거리' 입니다. 남문2지구 도면이 필요하신 분은 실측한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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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8. 19 ~ 27,  LONDON, UK 


with 0Fany x Teo







작년 12월 처음 여행상점 대표님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런던에서 귀국한 태호와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여행메이트로서 프로그램을 완성했으며

마침내, 계약서 사인과 함께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상점'이 정식으로 오픈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많은 호기심과 함께 말도 안 되는 의심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광주까지 우리를 만나기 위해 먼 발걸음 해주신 대표님과의 대화는 의심을 확신과 기대로 바꾸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인 만남이었습니다.


과연 우리 블로그가 타자로 하여금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가? 

그 물음의 첫 응답자로 '여행상점'과 함께 새롭고, 설레는 동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행상점과 더불어 저희와 함께 동행할 수 있는 여행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여행상점' 공식 홈페이지 방문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www.sellyourtravel.com








* 시커먼 남자 둘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 자칫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나, 

보기와 다르게 '극세사감성'을 보유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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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 끝자락에서 만난 여수 오포대




이 곳을 알게된 것은 불과 이틀 전 MBC 뉴스데스크가 끝나고 이어지는 지역소식을 다루는 뉴스에서 오포대에 관한 소식을 접했다. 여수시는 원도심에 위치한 오포대 일대 부지를 10억여원을 들여 매입했었고 복원통해 여수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 공원을 완공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보다 시선을 압도했던 조적구조물은 당장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만나게 된 이 곳. 여수 오포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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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숙하게 따지고 들지는 않았지만(혹시라도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정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얼추 인터넷이나 오포대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오포대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포는 예전에, 정오를 알리는 대포를 이르던 말로 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정오를 알리던 신호이며 오포대는 오포를 쏘아 올린 곳이다. 오포는 오정포의 준말로 처음에는 포를 쏘아 정오의 신호를 삼았기 때문에 이 이름이 생겼으나, 그 후 사이렌으로 정오를 알린 뒤에도 여전히 '오포 분다'고 하였다. 


구전된 이야기 외에 기록으로 정확하게 남겨진 오포대에 관한 내용은 상당히 빈약해 보인다. 오포대 옆에 적혀진 소개에서도 '최근 알려진 바로는 '일제 강점기 군사적으로 이용하였다'라는 설도 있었으나 현재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하지 않는 근대 시설물로 남아있다.'라고 되어있는데 나만 뭔소린지 이해를 못하는 건지...전개가 오묘하다.


이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니 작년 순천대학교 지리산문화원 여순센터장인 주철희는 '일제강점기, 여수를 말한다'라는 책을 출간하며, 그 내용에 오포대는 조망등(써치라이트) 부대가 주둔했던 곳으로 밝혀냈다라고 한다. 책을 읽어봐야지 알겠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구조물이 감추고 있는 이야기는 상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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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둥 형태의 구조물 옆에 박공모양의 건물이 붙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다. 이 부분은 언제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구조적인 불안정으로 철거했다라고 하는데... 사실 그냥 썰인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그리고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다양한 상흔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는데, 창문에 위치인 것 같기도 하고, 쉽게 판단하기 힘든 흔적들이다. 확실한 것은 망루부분은 기존의 시멘트를 제거하고 새로운 벽돌로 대체했으며, 문도 달렸다. 크게 변화가 없다. 10억이 투자된 사업에 비해 오포대에는... 주변이 참 말끔하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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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용지 절반도 안될 것 같은 오포대에 관한 소개는 이들이 오포대에 관한 역사적 고증을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를 알 수 있었으며, 주변정비에 관해서도 고소동 벽화마을과 오포대의 경계가 애매할 정도로 불분명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오포대 앞 새롭게 마련된 전망대 같은 경우... 제일 나빴다. 오포대에 조명은 설치했지만, 전망대 때문에 시야는 가리는 현상을 나을 것으로 예측되며...무슨 말을 더 쓰고 싶지만, 아무 죄없이 시키는 대로 블록을 쌓느라 고생하신 분들의 노력이 있으니 생략해야겠다. 전망대 사진은 위에서 두번째 사진을 참고하면 된다.



ⓒ 블로그 '여순연구소'


어렵지 않게 내부 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 마치 윤동주 문학관의 물탱크의 내부공간 처럼 세월의 흔적과 한 줄기의 빛이 장소적 힘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 현재 내부는 들어갈 수 없으나 저기 생전 처음보는 문을 열면 어떠한 광경이 펼쳐질지는... 오포대가 원했던 원치 않았던, 현재는 이른바 광장과 같은 형상의 공허한 공간에 마치 고소동 벽화골목의 오벨리스크 처럼 외롭게 남겨져 있다. 이 날의 그림자의 무게는 무척이나 더 무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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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 의한, 인스타를 위한, 1913송정역시장



 

현대카드와 건축의 만남은 유쾌하면서도, 상당히 높은 질적 만족도를 고객들에게 제공을 해왔다. 예를 들어,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트래블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가 있다. 곧이어, 쿠킹 라이버리도 신사동에 오픈할 예정이다. 다가보지는 않았지만, 지인들의 의견과 더불의 내 경험에서도 상당히 훌륭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건축공간 자체도 현대카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담아내고 있는 듯 하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건축과 디자인에 관한 특별한 관심은 기업차원에서 빠르게 현실화 되었고, 대중들의 반응도 괜찮은 것 같다. 최근, 광주에 처음으로 현대카드가 주도한 프로젝트는 '송정역시장' 재생이라는 과제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진행했다. 






(좌) 디자인 라이브러리, 삼청동 (우) 뮤직 라이브러리, 한남동

ⓒ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현재 광주 송정역은 KTX 개통 1주년을 맞이 했다. 그리고 앞으로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추진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광주교통의 요지로 송정역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 이 좋은 역세권 앞에 과거 '송정역전매일시장'이 위치해 있다. 하루 평균 송정역 이용객 1만 3000~5000명인데, 계속되는 유입인구로 하여금 '송전역시장'의 재생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위치성과 경제성 그리고 역사성까지 모두 안고 갈 수 있는 기회를 디자인에 관한 철학이 확고한 '현대카드'가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되는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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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부터 잘다듬어진 폰트는 역시나 가독성을 높였고, 콘타모형들이 송정역시장의 전반적인 지도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정육점부터 슬슬 분위기가 세련됨이 물씬 풍겨온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장의 향기와는 다른 전이단계다. 하지만, 수평으로 쭉뻗은 축을 따라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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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부터 캐노피 그리고 상품배치 등 모든 것이 조금씩 바뀌었다. 마치 도시설계에서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처럼 튀지 않으면서 일정한 질서가 있어보이는 다양한 시각디자인들은 지방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생경한 풍경을 자아낸다. 시각적인 만족도는 개개인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현대적인 혹은 레트로한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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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훌륭해 보였던 공간이다. 휴식공간과 함께 마련된, 짐보관소와 실시간열차시간표는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었다라기 보다, 배낭여행이나 여행을 조금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겪는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장소이자 오아시스와 같은 장소라고 생각된다. 추측하건데, 이 공간은 계속해서 변화가 가능할 수 있는 능동적인 장소로 설정값이 세팅된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면, 위 사진에서 보이는 긴줄은 기존 장터의 긴 보행도로를 막고 있다. 한 곳 뿐 만이 아니라, 몇 곳(얼추 맛집이라고 소개된 신생 가게로 추측됨)에서 이러한 현상이 보여줬고, 보행에서도 불편하고 경관적인 측면에서 짜증을 유발한다. 전통시장에서 줄이라니... 그리고 상점들을 주목해서 보진 않았지만, 품종들이 타지역에서 유명했던 소재들을 이 곳 스타일로 리뉴얼해서 파는 것 같던데, 마치 전국 맛집 투어를 한 방에 할 수 있도록 공간에 마련되어 있다. 너무나 식상할 뿐더러 이 곳의 장소와는 맞지 않은 상당히 자본주의적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KTX를 타고 광주를 처음와서 이 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전통적인 광주의 음식을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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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역시장에서 시선을 끌었던 밀밭양조장'이다. 이 건물이 본래 양조장임은 확인할 수 없지만 양조장을 컨셉으로 인테리어를 꾸며놓았다. 창틀 또한 런던 브릭레인의 양조장을 떠올릴 만큼 서양의 빈티지한 디자인이 거칠게 표현되었다. 의구심이 드는건 이 곳에 있는 전반적인 건축물 리노베이션은 누가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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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잘 띄지 않는 2층 상가는 폐허로 남아있다. 아니면, 단계적 개발을 기다리는 아이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 거칠어진 역사의 기록은 이 곳이 정말 오래된 곳임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예쁜 상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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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봉했었던 영화 '배트맨 V 슈퍼맨'처럼 이 곳도 나에게는 상생보다는 현대 VS 과거, 자본 VS 삶의 경계로 나눠지는 것 같다. 이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동거로 보이거나 혹은 불편한 동거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깊은 속내를 모를 뿐더러, 이 프로젝트가 진행초기에 겪었을 많은 갈등들을 정말 잘 해결해서 지금의 결과로 마무리 되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수고가 엿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보았을 때는 아직은 물과 기름처럼 확실한 경계를 드러내보인다. 단순히 비평적인 시점으로써가 아니라 함께 동행한 지인들의 의견들도 거의 비슷했다. 시장은 조연이 되었고, 전체적으로 잘 다듬어진 청년상인들이 주연처럼 보였으며 기존의 상인들은 관광객들이나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은 배제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전통시장의 기존 상인들의 판매타겟층이 다르기 때문이지만 이 대안은 크게 마련하지 못하고 오픈이 되어서 마음 한 구석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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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글의 제목처럼, "인스타에 의한, 인스타를 위한, 1913송정역시장"은 비판적인 생각보다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 보는 견해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최근에 한남동에 새로 생긴 대림미술관 디뮤지엄에서 'Color you life'라는 전시를 진행 중인데, 관련된 기사를 읽던 중 주목하게 된 표현이 있었다. 디뮤지엄은 젊은이들의 인스타 인증을 위한 장소적 마케팅을 이용한 성공이라고... 건축공간도, 전시의 질이 아닌 관람객들의 인증샷을 남기기에 최고의 장소라는 말은 한편으로는 씁쓸하면서, 아... 시대가 이렇게 변했고, 빨리 인정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인증샷과 감성사진들(본인도 아주 잘 동참하고 있음^^)의 기록은 이제 기업의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는데 이제 필수가 되었다. 


그 부분에서 1913송정역시장도 늦지 않은 시기에 디뮤지엄과 크게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다. 먼 길을 걷지도 찾지 않더라도 그럴싸한 레트로+모던의 경계를 쉽게 오고 갈 수 있다. 어느 포인트에서 찍을만 고민하면 그만이고, 낮에 올지 밤에 올지 선택하면 되는 다양한 모습을 지닌 곳이다. 물론, 첫 시작이기에 아쉬운 점이 보일 수 있더라도, 현대카드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단순히 창조경제를 이바지 하기 위한 행정적인 선행사례가 아니라 상생에 관한 키워드를 놓치지 않기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중적인 하드웨어 디자인은 잘 마쳤으니, 이제 보이는 부분보다 더욱 세련된 소프트웨어와 디테일들이 자리잡게 된다면 정말로 지역의 모든세대가 공감하고 아우를 수 있는 근사한 전통시장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스타의, 인스타에 의한, 인스타를 위한 1913송정역시장으로 지배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추가적으로, 위에 언급했었던 대림미술관 디뮤지엄에 관한 리뷰.


http://photohistory.tistory.com/16382


 



Posted by _0Fany 트랙백 0 : 댓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