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광주건축공모전


주최

광주광역시

주관

(사)광주건축단체연합회

참가팀원

김영환, 박상윤




 사연이 많은 공모전이다. 항상 이 앞을 지나거나, 광주사람들이 우다방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면, 공감하지는 못하더라도 광주에서 이 건축물이 주는 역사적, 상징적 의미가 대단한 곳 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항상 지날 때이면, 가끔씩 정리되지 않는 머리 속에서 덧칠에 덧칠을 하는 스케치를 했었다. 


하지만 실체는 표피화가 되지 않았고, 졸업작품전이랑 겹치는 바람에 등록기간도 놓쳤다. 놓쳤다라기 보다, 흥미와 관심은 있었지만 크게 염두하지 않았던 공모전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그만큼 머리 속에서 번쩍하는 그림은 없었고 하염없이 지나다가 우연히 이 공모전을 준비하는 후배의 안을 구경하면서, 갑작스레 번쩍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것을 영감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렇게 번쩍하고 단 몇 초만에 스케치를 하면서 되려, 후배에게 "내 생각에는 이렇게 이런 안이 더 낫지 않을까?"라고 반문하게 된다. 


사실 후배의 안은 확실히 대단했다. 준비기간도 나름 탄탄히 준비를 잘하고, 계획도 짜임새 있게 진행하고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안.

여튼 이렇게 번쩍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그걸 또 돌려 받았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한다. 머리 속에서 덧칠을 해왔던 수채화보다도 더 옅었던 머리 속의 그림을 천천히 스케치해본다. 잠시 눈을 감고, 공간을 느껴본다. 나쁘지 않다. 두근거린다. "아!, 하고 싶은데?!"


그래서 수소문을 통해 4학년 후배 중 이 공모전을 혼자 참가 한다고 하기에, 찾아갔다. 


0F : "너 혹시 공모전 잘 진행되가니?"

P군: "아뇨. 시작도 안했어요."


0F : "그래? 아이디어는 있어?"

P군: "있긴한데... 잘 모르겠어요..."


0F : "그럼, 형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10분만 시간내주면, 이야기 들려줄게"

       "그런데 듣고나서 조건이 있어. 이 공모전 접수마감일 알아보니까 지금 3일 남짓 남았는데, 내 생각이 좋다면, 같이 3일 간 작업하자. "

P군: "엥?, 접수가능하나요?."


0F : "응, 가능하다고 하더라. 작품접수 할 때 다시 이야기해달래."

P군: "그럼 말씀하세요."


0F : "(블라블라)"

P군: "좋은데요?!."


0F : "지금 바로 결정하지말고, 1시간 줄테니까 결정해라. 난 갈께"

P군: "네."


P군: "같이 작업해요!"



이렇게해서, 나는 처음 본 후배(사실 지난달 예비군 훈련때 처음 본 09학번 후배)였지만 가릴 처지가 아니였다.


P군은 졸업작품전 이후 공허해진 5학년 스튜디오로 짐을 옮겼다. 우리의 3일간 베이스캠프가 마련되었다. 그래 오늘은 푹자고, 내일부터 달려봅시다. 각오를 다지고 시작된 이 공모전. 뭔지 모를 자신감과 함께 무조건 한다라는 생각과 대상을 노린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목표설정까지 완벽하게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서 명확해진 이러한 상황은 처음이다. 


공모 일정



 



시상내역



 구분

수량 

시상금 

 부상

 대상

1점 

500만원 

상장 

우수상 

2점 

각 200만원 

상장 

특선 

5점 

각 50만원 

상장 

가작 

10점 

상장 및 기념품 

입선 

다수 

상장 및 기념품 



시상내역에서 핫한 부분은 광주광역시에서 진행하는 도시, 건축관련 공모전의 시상금이 상당히 쎈편이다. 이번 공모전은 지난 농촌건축대전과 비슷한 시상규모이다. 그리고 꼭 내가 상을 받아야하는 이유 중 지난 7월 내가 블로그에 적었던 나와의 약속에 관한 이유도 있었다.


2014/07/06 - [0Fany/Diary] - 140706 11월 이야기


시간을 기록한다는 것이 무섭다. 바로 위에 적은 일기처럼 말이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나는 적어도 20살 이후 나와의 약속에 대해서는 변수가 없는한 꼭 지키는 편이다. 

마치 예견한 일처럼 나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11.5~9일 대한민국건축문화제, 광주건축도시문화제가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함께 전시가 된다는 사실이...그리고 만약 수상을 한다면, 혼란스러웠던 시기 일기장에 적었던 나와의 약속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라는 것


흥분을 감추고 공모전 주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정독을 했다.


주제


문화도시 광주의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이끄는 촉매제로서 오랜 시간 교류와 만남의 장소였던 

광주우체국 건축물과 광주우체국이 위치한 도시블록의 발전을 위한 장소성 부활


설계 주안점:

1) 계획부지의 장소성과 역사성에 대한 재해석

2) 계획부지 및 기존 건축물(광주우체국)에 대한 보존

3) 건축물 공간프로그램 및 계획


다 좋은 말들이다. 그렇다. 보여줘야한다. 계획 해야한다. 시간이 없다. 3일도 남지 않은 시간. 렌더링부터 도면, 패널 모두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우리 안에 맞는 작전이 필요했다.




스케치(낙서)










최종결과물







기억의 영속 : REVIEW


 구체적인 스케치 뒤에 건축개념들은 도시, 번화가 속의 광주우체국의 장소적 의미와 건축적 해석이 필요했다. 간략하게 나는 많은 기능을 담는 공간보다는 모든 공간을 해체시키고 하나의 라운지의 개념으로 진행했다.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광장과 같으면서도 광장의 기능을 담는 건축의 경계로서의 우체국의 역할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단은 패널 첫 장에서 보여주는 현재의 우체국의 큰 사진. 누가보면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그냥 넣은게 아니냐?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모든 파사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 곳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행위의 반복과 함께 건물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였다. 그리고 우리는 미래에도 이 파사드는 그대로 이길 바란다. 과거-현재-미래 모두가 이 파사드 앞에서 일어나는 행위를 동시대의 세대가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기억의 뿌리이자, 벽이 아닌 기둥으로 작용하길 바랬다. 


이 곳 파사드의 루버의 입면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곳을 남기는 대신 하나의 축이라고 생각하며, 내부를 각각의 공간으로 마련하고자 했다. 이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던 부분은 2013년도에 네델란드건축전에서 봤던 <루드허호프>프로젝트를 참고했다. 기존 벽을 유지한 채 내부와 외부를 전환하는 과감함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그 건축개념과 함께 내부에 계단형 광장을 만들고 싶었다. 나에게 우체국의 이미지는 그랬다. 그래서 로마광장의 이미지에서 그 힘을 빌리고자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최종안은 파사드의 안쪽면을 코어벽으로 양 옆 계단이 존재한다. 양 옆은 계단은 몇 번의 장면의 변화를 거쳐 옥상층으로 향한다. 파사드와 내부계획 만큼이나 중요했던 우체국의 뒷 편에 관한 계획. 뒷 편에는 '렘 쿨하스의 <투표>'라는 폴리가 있다.

나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 길을 지나면서, 만약 우체국이 리노베이션을 한다면 꼭 뒷 마당을 계획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했다.


즉, 담장허물기는 필수조건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담장을 허물고, 뒷 마당 바닥 슬래브를 경사지로 계획했다. 결국 우체국의 유입을 위한다면, 한 번의 물리적 동선의 변화는 일으킨다. 이렇게 진입에 관한 몇 번의 변화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자 했다.  많은 계획개념이 있었지만, 생략.


마지막으로, 배면의 오픈으로 인한 배면디자인이 필요했는데, 사실 마지막 사진의 렌더링과 내가 생각한 이미지는 많이 다르다.

원래는 펀칭메탈로 우체국의 심볼로고를 새기고자 했다. 공교롭게도 이 우체국이 이전하던 년도와 우체국 심볼마크가 바뀌게 된 년도가 같다. 그래서 이 곳에서 사용하던 마지막 우체국의 로고를 추상적으로 디자인 하고 싶었으나, 마감시간이 2시간 앞으로 다가와 서둘러서 마감을 하고 제출했다.


프로젝트를 마감하며, 사실 뜯어보면, 많은 헛점을 찾을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디자인과 건축개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정립되었고, 다소 표현하고 만드는 시간이 많이 든다. 그리고 사실 이 공모전은 3일 만에 한다는게 솔직히 말도 안된다. 혹여 오해를 살수있는 상황이기도 한다. 그래도 마감은 했고, 나는 11월 아시아문화전당 한 켠에 작품을 전시했다. 




마지막으로


 3일 간 노예처럼 함께 일해준 P군 감사하다. 또한 함께 즐기면서 3일 간 작업한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또한 5년 간 몇 번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건축에 대해서 다소 어휘적인 정리의 편향과 함께 디자인에 관한 존재가치의 가벼움(?)을 느끼며, 이게 과연 내가 생각한 개념에 맞는 디자인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그 부분에서는 스스로 많은 갈증을 해소한 계기가 되었다. 물론 상을 받아서 해소를 했다기 보다는 상을 받지 않더라도, 나와 후배로 하여금 너무 즐겁게 건축적인 생각을 마치 보드게임처럼 즐기게 된 기회였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광주건축사협회에 제출을 하고 광주역 앞 편의점에서 하루종일 밥 한끼 먹지 않았지만, 함께 캔맥주 먹으며, 탄산의 깊은 맛을 느꼈던 청량감 있었던 프로젝트였다. 이 성취감이 건축학도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마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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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0Fany 트랙백 0 : 댓글 2